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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by mubnoos 202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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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 것은 오로지 아무도 없는 풍경 뿐이다.
  • 그러나 아무리 잊으려 해도 내 속에 희뿌연 공기와도 같은 덩어리가 남았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덩어리는 점점 더 또렷하고 단순한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나는 그 덩어리를 말로 바꾸어 낼 수 있었다. 바로 이런 말이었다.
  • '죽음은 삶의 대극이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한다.'
  • 말로 해버리면 평범하지만 그때 나는 그것을 말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공기 덩어리로 몸속에서 느꼈다. 우리는 그것을 마치 아주 작은 먼지 입자처럼 폐속으로 빨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완전히 삶에서 분리된 독립적인 존재로 이해했다. 다시 말해 죽음은 언젠가 우리를 잡아챌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자면 죽음이 우리를 움켜쥐는 그날까지 우리는 죽음에게 붙잡히지 않는다라고. 그것은 나에게 너무도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었다. 삶은 이쪽에 있고, 죽음은 저편에 있다. 나는 이쪽에 있고, 저쪽에 있는 게 아니다.

  • 모두가 자신을 표현하려고 하지만 정확하게 표현이 안 되니까 초조해하지.
  •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사진을 붙여 놓았다. 금문교를 보면서도 과연 자위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었다.
  • 남들과 똑같은 것을 읽으면 남들과 같은 생각밖에 할 수 없잖아.
  • 나는 늘 텔레비전 야구 중계를 켜 놓고 보는 척 했다. 그리고 나와 텔레지번 사이에 깔린 막막한 공간을 둘로 나누고 그 나뉜 공간을 다시 둘로 갈랐다.
  • 미도리- 녹색
  • 여자애들이 생리를 하는 것처럼 남자는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거야.
  • 밤중에 떨어졌을 때 괴로운 거, 뭐 그런 것들 때문에 그래서 그만 뒀어. 어떤 것이든 그렇게 사로잡히는 걸 좋아하지 않아.
  •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믿음은 가, 아빠에게.
  • 열려고 하면 열 수 있는 사람 - 마음을 열면 어떻게 되죠? 회복하는 거지.
  • 죽은 사람은 언제까지고 죽은 채이지만 우리는 앞으로 더 살아가야 하니까.
  • 닥치는 대로 여자애들이랑 잘거야? 계속 마스터 베이션을 하면서 오로지 기다려야 할까요?
  • 자기 인생이니까, 스스로 정하면 돼.
  • 대학생 때보다 더 많은 걸 열심히 배워. 공부도 많이 하고, 그런게 즐거워, 아주 많이.
  • 충분하다와 아주 부족하다의 중간 정도.
  • 먼저 좋아하는 것만 자꾸 먹어버리면, 나중에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거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라고.
  • 나는 그런 어둠 속으로 몇 번이고 손을 뻗어보았다. 손가락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자그마한 빛은(반딧불이) 언제나 내 손가락 끝의 바로 조금 앞에 있었다.
  • 나는 개츠비가 강 건너편의 작은 불빛을 매일 밤 지켜보던 것처럼, 가늘게 흔들리는 그 불빛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 뭘 어쩌겠다는 그런 문제가 아니야, 이건. 세상에는 시간표를 조사하는게 좋아서 하루 종일 열차 시간표만 들여다보는 사람도 있어. 또는 성냥개비를 연결해서 길이 1미터나 되는 배를 만들려는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 너를 이해하려는 사람이 하나 정도는 있어도 괜찮잖아?
  • 그것은 분명 진실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죽음을 키워 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 그는 내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독서가였는데, 사후 삼십 년이 지나지 않은 작가는 기본적으로 읽지 않았다. 그런 책만 신용할 수 있어, 하고 그는 말했다.
  • 이 허망한 짓거리에 환멸을 느낀다면 네가 제대로 된 인간이라는 증거고, 진짜 환영할 일이야. 처음 보는 여자하고 그 짓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자기 혐오와 피로뿐이니까.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 고독한 걸 좋아하는 인간 같은 건 없어. 억지로 친구를 만들지 않는 것 뿐이야. 그러다가는 결국 실망할 뿐이니까.
  • 자니, 뭐랄까 말투가 참 묘하네.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남자를 흉내라도 내는 것 같아.
  • 우린 다 이상하게 비틀리고 꼬여서 버둥거리기만 하다가 점점 깊은 물에 가라앉는 사람들이야.
  • 그러다가 망치면 망친 상태에서 다시 생각하는 거지.
  • 이런저런 사람이 나오는 데 그 모두에게 각각 사정과 이유가 있고, 모두가 나름대로 정의와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 탓에 모두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 빠져요. 그건 그럴 수 밖에 없어요. 모든 사람의 정의가 실현되고 모든 사람의 행복이 달성되는 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니까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카오스 상태에 빠지고 말죠. 그러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이게 정말 간단합니다. 신이 등장합니다 - 데우스 엑스 마키나
  • 단순하고 신선하면서 생명의 향기가 나요. 좋은 오이에요.
  • 많이 먹고 정액을 많이 만들어야지. 그러면 내가 부드럽게 빼 줄게.
  • 고마워 나는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 어디나 그럭저럭 일거리는 있었다.
  • 내 농담에 그녀가 쿡쿡 웃으면 그 진동이 페니스에 전해졌다.
  •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그러나 거기가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인지 모를 곳을 향해 그저 걸어가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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