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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되겠지 / 김중혁

by mubnoos 2021. 1. 23.

  • 재능이란 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 뭐라도 되겠지.
  •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기록은 정지한다.
  • 인생은 예술을 존재하는 게 아니다.
  • 인생이 예순부터라면, 청춘은 마흔부터다. 마흔 살까지는 인생 간 좀 보는거고. 좀 놀면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찌
  • 마흔 이전에는 절대 절망하면 안되고,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체념해서도 안되는 거다. 마흔이 되어보니 이젠 뭘 좀 알겠고 이제 뭘 좀 해볼 만하다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할수 있는 나이가 된것 같다.
  • 낭비하는 심정으로 소설을 썼다. 낭비해봤자 본전이었다. 낭비하는데도 시간은 낭비되지 않았다.
  • 나는 소설 덕분에 바뀌었다.달라졌고 조금 나은 사람이 됐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됐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 더 열심히 듣게 됐다.
  • 언제나 똑같다. 하나를 취하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 버린 것은 돌아보지 말아야 하고 취한 것은 아껴 써야 한다.
  • 한 가지 확실한 건, 대학 시절 캠퍼스에서 지나가는 학생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던 시간, 정신줄을 놓은 채 목숨 걸고 놀던 시간, 그 완벽한 진공의 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
  • '싱글'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라이프'가 뭔지 깨닫기 위해서다.
  • 흙은 소유할 수 없다. 흙은 나눠 가지는 것이고 함께 서 있어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알게 된 후부터 소유의 개념이 생겨났다. 우리들에겐 플라스틱보다 더 오랫동안 썩지 않는 '공유 정신'이 있다.
  • 스티커란 하나의 상징이자 압축된 시간이다. 모든 위대한 사건은 스티커처럼 작은 공간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 아무것도 되지 못할까 봐 자주 두려웠다.
  • 1중혁, 김중혁이 하루에 쓰는 원고의 양으로 대략 원고지 0.5매다. 보통 이렇게 쓰인다.
  •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다른 무엇을 포기하고 있었다. 시간을 포기하고, 돈을 포기하고, 또 다른 어떤 것을 포기한 다음,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인생은 어떤 것은 포기하는가의 문제다.

  • 나는 가끔 예전의 심심한 라디오가 그립다.

  • 우리는 실패할 확률이 높은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실패는 아직 작은 실패일 뿐이다. 스무 살 때 그걸 알았더라면 좀 더 많은 실패를 해보았을 것이다. 실패가 행복이란 걸 알았을 것이다.
  • 세상이란 공포였고, 죽음이란 블랙홀이며, 삶이란 지루함이었고, 내일이란 불필요한 희망이었다.
  • 세상에 무릎 꿇지 않고, 세상을 비웃어주어야만 내가 다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커트 보네거트에게서 배웠다.
  • 숫자로 생각하면 가끔은 모든 게 허망하다.

  • 소설은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주제로 나아가야 한다_스티븐 킹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거창한 이념보다 사소한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더 믿음직스럽다.
  • 스스로의 기쁨을 제대로 찾아낼 수 없는 사람이라면 세상을 구할수 있는 기회가 온다해도 세상을 구할수 없다.
  • 우리가 어린시절을 그리워 하는 것은 그 시절에 발견했던 온전한 기쁨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 인간은 자신보다 힘이 없는 자에게 절대 관대할 수 없는 걸까?
  • 예술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예술을 배운다는 것은 더 많은 질문을 배우는 것이다.
  • 왜 자꾸만 물음표를 우그러뜨려서 마침표로 만들려는 것일까.
  • 파괴된 인간관계의 불합리를 농담으로 덮어버리고 나면 결국 우리 손해다.
  • 말이 칼이 되고 덫이 된다. 말이 길면 꼬리 잡히고, 허술하면 조롱당한다. 쉽게 말했다가는 크게 당하고, 생각없이 말했다가 걱정만 떠안게 된다.
  • 사적인 공간에서의 의견을 광장으로 끌고오는 것은 반칙이다. 광장으로 끌고 와서 그걸 공론화하고 우리에게 어떤 여론이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폭력이다.
  • 나와 네가 손을 잡으면 우리가 된다. 나와 네가 손을 잡는 이유는 한 줄로 서서 더 먼 곳까지 뻗어나가기 위해서다. 원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와 네가 손을 잡아 동그란 원을 만들어버리면 다른 사람은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울이 되고 만다. 그곳에 갇히는 순간 우리는 무서워진다.

  • 삶이란 선택하고 실패하고, 또 다른 걸 선택하고 다시 실패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유연성이다.
  • 곰곰히 생각해보면 학교를 다니던 시절, 우리는 모두 예술가였다. 미술시간에 무엇인가 만들었고, 매일 노래를 불렀으며, 수업 시간에 뒷자리에 앉아 낙서를 했고, 교과서 한 귀퉁이에다 스톱 모션 에니메이션을 만들기도 했다. 뉴욕의 그 어떤 아티스트보다도 많은 양의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