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에서 존재로 _김상욱
ㆍ정보는 자료이며 데이터이고 상태이자 지식이다.
ㆍ제임스 글릭은 '정보'를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보며 이에 대한 답을 구해간다. 역사, 이론, 홍수가 그것이다.
ㆍ모든 정보는 수로 표현 가능하다. 수는 문자의 가장 오래된 원형이자 정보의 중요한 형태이다. 수를 다루는 학문을 수학이라 한다. 수학은 논리의 언어로서 철학의 가장 단단한 기반이기도 하다. 이제 수는 수학의 도구만이 아니라 정보를 표현하는 궁극의 기호가 되어, 수학 그 자체의 모순을 드러낸다. 바로 수학적 공리체계 자체의 불완전함을 보여준 괴델의 '불안정성 정리'이다.
ㆍ세상의 모든 사고와 논리는 정보처리에 불과하며, 정보는 수로 나타낼 수 있다. 결국 사고와 논리는 계산이고, 계산은 알고리즘이다.
ㆍ정보를 정량화하는 것은 정보의 시작이자 끝이다. 섀넌은 정보는 엔트로피로 정량화한다. 의미를 버림으로써 정보를 정량화할 수 있었다. 모르는 것이 많을수록 섀넌의 엔트로피는 크다. 엔트로피는 앎의 척도가 아니라 무지의 척도이다. 또한 무질서한 것, 복잡한 것은 엔트로피가 크다.
ㆍ결국 생명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계이다.
프롤로그
ㆍ비트는 정보를 측정하는 단위이다.
ㆍ정보는 개념을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보 개념을 단순화하고, 정제하고, 비트라는 단위로 세면서 정보는 모든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섀넌의 이론은 정보와 불확실성, 정보와 엔트로피, 정보와 카오스를 잇는 다리를 놓았다.
ㆍ'비트에서 존재로' 정보는 모든 존재를 낳는다. 모든 입자, 모든 힘의 장, 심지어 시공연속체 자체를 낳는다.
ㆍ우리가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은 '예-아니오'의 질문을 제기하는 최종 분석에서 생겨난다. 모든 물리적 대상은 근본적으로 정보이론적이며, 이것이 바로 참여 우주이다. 따라서 전체 우주는 하나의 컴퓨터, 즉 우주적인 정보처리 기계로 여겨진다.
제1장 말하는 북 -코드가 아닌 코드
ㆍ이진법에서 선택은 '어떤 것' 혹은 '아무것도 아님'으로 나타난다.
ㆍ정보는 정신적인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제2장 말의 지속성 -마음에는 사전이 없다
ㆍ기록된 기호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범위를 시공간적으로 무한히 확장한다. 다시 말해 글은 작가의 저인에 육신의 삶에 대비되는 생명, 즉 잉크와 종이 그리고 독자들에 의해 지속되는 생명을 부여한다.
ㆍ호메로스의 서사시에는 삼단논법이 없다. 경험은 범주가 아니라 사건을 기준으로 나열된다. 이야기 구조는 기록을 통해서만 일관되고 합리적 논증을 할 수 있다.
ㆍ기본적으로 문자는 음성을 나타내는 형태이다. 따라서 문자는 눈이라는 창을 통해 머리로 들어오는 사물을 표상한다.
제3장 두 개의 단어집 -글의 불확실성, 철자의 비일관성
ㆍ주제별 목록은 사고를 자극하고, 불완전하고, 창의적이었다. 반면 알파벳순 목록은 기계적이고, 효율적이고, 자동적이었다. 알파벳순으로 생각하면 단어들은 각각 홈에 놓인 표시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상 숫자와 다를 바 없는 것이다.
ㆍ사전은 언어가 성장하지 못하도록 가로막으며, 언어를 어렵고 융통성 없게 만드는 악의적인 문학적 도구이다.
ㆍ가장자리는 언제나 흐릿하다. 단어와 비단어 사이에는 분명한 선을 그을 수 없다. 따라서 할 수 있는 만큼 세는 것이다.
제4장 생각의 힘을 기어 장치에 -보라, 황홀경에 빠진 산술가를!
ㆍ로그는 산술과 기하학에서 계산을 더 쉽게 만들기 위해 발명된 수이다. 산술에서 로그를 활용하면 모든 까다로운 곱셈과 나눗셈을 피하고, 곱셈을 덧셈으로, 나눗셈을 뺄셈으로 대체할 수 있다.
ㆍ단어의 의미를 놓고 혼란이 생기면서 모순이 발생했다. 모호함과 잘못된 비유는 분명 사물의 속성에 내재한 것 아니라 기호를 부적절하게 선택하면서 생긴 것이다.
ㆍ계산 과학은 우리가 진보하는 매 단계마다 거듭 필요성을 더할 것이며, 틀림없이 과학을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모든 일을 관장할 것이다.
제5장 지구의 신경계 -몇 가닥 초라한 전선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ㆍ글자를 이렇게 인코딩하는 방식은 어떻게 보면 이진법을 따른 것이었다.
제6장 새로운 전선, 새로운 논리 -다른 어떤 것도 이보다 미지에 싸인 것은 없다
ㆍ기록의 발명은 추론을 논리적으로 사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논리학을 촉발시켰다.
ㆍ수학자에게는 어떤 주장이 모든 세부적인 면에서 완벽하지 않으면 틀린 것이다. 수학자는 이것을 엄밀한 사고라고 한다. 반면 전형적인 엔지니어는 이를 사소한 것에 대한 집착이라고 한다. 또한 수학자는 자신이 맞닥뜨린 모든 상황을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다. 수학자에게 기체는 이상적이고, 도체는 완벽하며, 표면은 평탄하다. 수학자는 이를 본질에의 접근이라 한다. 하지만 엔지니어는 이것을 사실의 무지라고 할 것이다.
ㆍ전신에서 메시지 전달의 근본 단위는 처음부터 이산적인 점과 선이었다. 반면 전화에서 유용한 정보는 주파스 스펙트럼을 따라 긴밀하게 섞이면서 서로 변해가는 소리와 색깔처럼 연속적이라는 사실 역시 분명했다.
제7장 정보이론 -내가 추구하는 것은 평범한 두뇌일 뿐입니다
ㆍ튜링은 계산을 기계적인 절차, 즉 알고리즘으로 정의했다. 인간은 직관, 상상, 통찰의 번뜩임 같은 분명히 비기계적인 계산, 아니면 절차가 드러나지 않은 연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튜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제거해야 했다.
ㆍ튜링이 자신의 기계에 반드시 필요한 최소 항복으로 열거한 것은 _ 테이프, 기호, 상태 이다.
1) 테이프는 타자기의 종이에 해당한다.
2) 기호는 한 칸에 하나씩 테이프에 표시된다.
3) 상태는 각 동작이 완료된 후 기계는 새로운 상태가 된다. 이 새로운 상태는 이전고가 똑같거나 다를 수 있다.
이것이 전부였다.
ㆍ모든 연산 가능한 수에는 거기에 해당하는 기계 수 machine number가 있어야 한다.
ㆍ모든 형식 체계는 결정 불가능한 명제를 가질 수밖에 없다. 수학은 결정 불가능하다. 이 불완전성은 연산 불가능성에서 나온다.
ㆍ언어에서 본질적인 것은 단순한 말소리가 아니라 범주화와 형식적 패턴화이다. 언어는 하나의 구조로서 내면에 사고의 틀을 지닌다.
ㆍ정보는 불확실성, 의외성, 어려움, 엔트로피였다.
ㆍ섀넌의 '정보이론'
제8장 정보로의 전환 -지성을 구축하는 기본 요소
ㆍ"기계가 생각한다는 발상은 결코 우리 모두가 꺼림칙해할 것이 아닙니다. 사실 저는 인간의 두뇌 자체가 무생물로 그 기능을 재현할 수 있는 일종의 기계라는 역발상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생명력이나 영혼처럼 만질 수 없고 도달할 수 없는 대상을 가정하는 것보다는 더 유용하다.
ㆍ행동주의자들에게 길을 터준 것은 정보이론이었다.
ㆍ통신의 근본 문제는 한 지점에서 선택된 메시지를 다른 지점에 정확하게 혹은 비슷하게 재현하는 데 있다. - 섀넌
ㆍ정보의 속성과 측정에 대한 새로운 개념으로 인해 귀의 정보 능력을 정량적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다.
ㆍ숫자는 절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변하지는 않는다.
ㆍ정보이론의 개념과 척도는 의문들을 정량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제공했다. 자극 물질에 눈금을 새기고 실험대상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을 정보이론이 마련해 준 것이다.
ㆍ섀넌은 수치 계산을 하는 컴퓨터가 완벽히 체스를 둘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제9장 엔트로피와 그 도깨비들 -섞인 것을 휘저어 나눌 수 없어요
ㆍ정보는 물리적이다.
ㆍ하나의 물질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요? - 비슷한 환경에서 무생물이 계속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 움직이거나 환경과 물질을 교환하는 등 어떤 일을 계속 할 때 우리는 살아 있다고 합니다. - 슈뢰딩거
ㆍ유기체는 네거티브 엔트로피를 먹고 산다. 신진대사에서 본질적인 것은 유기체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생성하는 모든 엔트로피로부터 벗어나는 데 성공한다는 것이다. 유기체는 주위에서 질서를 빨아들인다.
제10장 생명의 고유 코드 -유기체의 완전한 설명서는 이미 알에 적혀 있습니다
ㆍDNA의 유일한 기능은 정보를 담는 것이다.
ㆍDNA는 두 가지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1) 정보를 보존한다. 2) 정보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ㆍDNA 복제는 정보를 복사하는 것이다. 단백질 제조는 정보를 전송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ㆍDNA의 오류, 즉 오식은 돌연변이를 초래한다.
ㆍ유전자는 미리 계획하지 않는다. 유전자는 단지 존재할 뿐이다. 그것이 전부이다. - 도킨스
ㆍDNA 염기쌍은 유전자를 인코딩한다. 유전자 자신은 비트로 구성된다.
제11장 밈 풀 속으로 -당신은 나의 두뇌를 감염시킨다
ㆍ밈은 넓은 의미에서 모방이라고 볼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두뇌에서 두뇌로 건너뛰면서 밈 풀 속에서 자신을 번식시킨다.
ㆍ밈은 의식적 행위자가 아니라 이해관계를 가진 독립체로 자연선택에 의해 움직일 수 있을 뿐이다. - 도킨스
제12장 무작위성의 감각 -죄악의 상태에 빠져
ㆍ무작위, 단순한 단어일 뿐 아니라 누구나 그 뜻을 안다. 누구나 안다는 것은 말하자면 아무도 모른다는 뜻이다.
ㆍ확률은 시간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개념이며, 따라서 확률에 수반되는 모호성은 인간이 책임을 져야 한다.
ㆍ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무작위성에 반대되는 것 세 가지를 선택해 무작위성 문제를 다룬다. 세 가지는 바로 지식, 인과성, 계획이었다. 이미 알려진 것이나 인과관계로 결정되는 것, 혹은 계획에 따라 조직되는 것은 무작위적일 수 없었다.
ㆍ우연은 무지의 척도일 뿐이다. 우발적인 현상은 정의상 우리가 그 법칙을 모르는 것이다.
ㆍ무지는 주관적이다. 무지는 관찰자의 속성이다. 무작위성은 사물 자체의 속성일 것이다. 인간을 배제하면 사건, 선택, 분포, 게님, 혹은 가장 간단하게 수는 무작위적이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ㆍ메시지는 알고리즘이다. 수신자는 기계이다. 즉 창의성도 없고 불확실성도 없으며 기계 안에 내장된 지식 외에는 아무런 지식도 없다.
ㆍ어떤 기본적 과정이 개입하든 물리적이든 생리적이든 간에, 연산과 닮아가기 시작하는 어떤 것이 진행된다.
제13장 정보는 물리적이다 -비트에서 존재로
ㆍ비무작위적인 전체가 무작위적인 부분들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은 양자역학에서 가장 반직관적인 부분이지만 중첩 원리의 결과로 일어나며 우리가 알다시피 자연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사람들이 처음에는 안 좋아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것이며, 다른 대안들은 훨씬 나쁘다. - 베넷
ㆍ파인먼은 연산, 즉 컴퓨터로 양자물리를 모사하는 일의 문제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았다. 바로 확률이었다.
ㆍ남은 과제는 바로 의미의 확립이었다. 이는 비단 과학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제14장 홍수 이후 -바벨의 거대한 앨범
ㆍ우주는 자신의 운명을 연산하고 있는 것이다.
제15장 매일 새로운 뉴스 -그리고 비슷한 뉴스
ㆍ너무 많은 입과 너무 많은 귀 중에 어느 쪽이 더 나쁜가?
에필로그 -의미의 귀환
ㆍ완벽함은 언어의 본질과는 반대된다.
ㆍ의미 있는 질서라는 안도감을 주는 환상이 없기에 우리는 무의미한 무질서의 얼굴을 직시하는 수밖에 없다. 의미가 확실하다는 느낌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글이 '의미할지도 모르는' 모든 것들에 압도당하게 된다.
ㆍ무한한 가능성은 나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이다. 무의미한 무질서는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도전해야 할 것이다. 언어는 사물과 감각과 조합의 무한한 세계를 유한한 공간에 나타낸다. 세상은 언제나 고정된 것을 덧없는 것과 섞으면서 변화하며, 우리는 언어가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판마다 다를 뿐만 아니라 순간마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안다. 모든 사람의 언어는 다르다. 우리는 압도당할 수도 있고, 아니면 대담해질 수도 있다.
ㆍ네트워크는 구조를 가지며, 그 구조는 역설 위에 세워진다. 모든 것은 가깝고, 동시에 모든 것은 멀다. 사이버공간이 사람들로 들끓는 것처럼 느껴질 뿐만 아니라 외롭게도 느껴지는 이유이다. 우물에 돌을 떨어뜨려도 돌이 물에 빠지는 소리를 결코 듣지 못할 수 있다.
ㆍ도서관은 오래 지속될 것이다. 도서관은 우주이다. 우리로 말하자면 모든 것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우리는 유령이 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복도를 걸으면서 서가를 뒤지거나 재배치하고, 불협화음과 허튼소리가 모인 곳 한가운데서 의미 있는 행들을 찾고, 과거와 미래의 역사를 읽고, 우리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수집하며, 종종 거울을 힐끗 보면서 우리는 정보의 피조물을 알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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