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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사람들, 계엄령 / 알베르 카뮈

by mubnoos 2021. 10. 25.

 

 

정의의 사람들

 


 

 

 

막이 열리면 다섯 사람의 테러리스트가 한데 모여 모의를 한다. 시인으로 행복과 아름다움을 애호하며 삶에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목적 하나로 살인을 감행하는 이반 칼리아예프, 그룹의 지도자이며 인정 많은 인물 보리스 아넨코프, 극단주의자 스테판 페도로프, 열정적이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젊은이 알렉시스 부아노프, 그리고 사랑과 정의의 감정에 넘치지만 연민의 정 또한 억제하지 못하며 칼리아예프를 사랑하는 도라 둘보프가 그들이다.

그들은 이제 면밀하게 세운 계획에 따라 세르게이 대공이 마차를 타고 지나갈 때 폭탄을 던져 그를 살해하려고 한다. 폭탄을 던지기로 한 칼리아예프는 정의감에 차 자신만만해 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대공의 어린 두 조카가 마차 안에 함께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만 뒤로 물러나고 만다.

내세우는 대의명분이 아무리 혁명이라고 해도 어린아이를 살해하는 행위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을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사가 지연되자 테러리스트들 사이에는 심각한 토론이 벌어지고 서로 간에 의견 차이가 노출된다.

내일의 러시아를 위해서라면 희생시키지 못할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 스테판, 그리고 인간주의를 앞세우는 칼리아예프와 도라는 격렬하게 논쟁하며 대립하지만 결국 리더 아넨코프의 결정에 따라 칼리아예프는 다음 기회를 얻게 되고 결국 성공한다. 그리고 그는 체포되어 사형당한다.

 

 

제1막

 

ㆍ오직 폭탄만이 혁명적이야. 

 

ㆍ불의를 고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불의를 물리치기 위해서 생명을 내던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였어요. 이제 저는 행복합니다. 

 

ㆍ전쟁을 할 때 일본 사람들은 항복하는 법이 없어. 차라리 자살해버리지.

 

ㆍ자살을 하려면 자기 자신을 몹시 사랑해야만 해. 진짜 혁명가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없어.

 

ㆍ나는 인생을 사랑해. 나는 인생을 사랑하기 때문에 혁명에 뛰어든거야. 

 

ㆍ나는 인생을 사랑하지 않아. 그보다는 정의를 사랑해. 그건 인생 이상의 거야. 

 

ㆍ저마다 나름대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거지. 우리는 각기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서로 사랑해야 옳아. 

 

ㆍ이념을 위해 죽는 것, 그것만이 이념의 눈높이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이야. 그것만이 나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어. 

 

 

 

제2막

 

ㆍ예상 못한 일이었어. 어린애들은, 특히 어린애들은. 자네, 어린애들을 쳐다본 적이 있어? 가끔 그 아이들이 던지곤 하는 그 심각한 시선을 말야. 

 

ㆍ어린애들이 타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 정말이지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야. 그 심각한 표정을 한 두 개의 작은 얼굴이 거기 있는데 나는 그 무서운 폭탄을 손에 쥐고 있는 거야. 바로 그 얼굴에다가 폭탄을 던져야 하는 거였어. 거기다 대고 정통으로, 아, 못 해! 그렇게 할 수가 없었어.

 

ㆍ그 두 아이를 죽이지 않음으로써 수천 명의 러시아 어린이들이 앞으로 몇 년 동안 두고두고 굶주려 죽을 텐데. 너희는 어린애들이 배고파서 죽는 모습을 본 적 있어? 나는 봤어. 그런 죽음에 비한다면 폭탄에 맞아 죽는 것은 차라리 감사애햐 할 일이지. 

 

ㆍ그까짓 어린애 둘쯤 죽는 것이 뭐 그리 큰 문제가 된단 말인가? 너희에겐 모든 권리가 있어. 내 말 알아듣겠어? 모든 권리가 있단 말이야. 그런데도 어린애의 죽음 앞에서 주춤 하는 것은 너희 자신의 권리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야. 너희는 혁명을 믿지 않는거야.

 

ㆍ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아니야. 우리는 그 무엇이야. 잘 알잖아. 오늘 자네가 이렇게 소리치는 것도 자네의 자존심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야. 

 

ㆍ내 자존심이야 나 개인만의 문제지. 그러나 인간의 자존심. 인간의 반항, 인간이 참고 견디고 있는 불의, 이런 것들은 우리 전부의 문제야. 

 

ㆍ인간은 정의만 먹고 사는 것이 아냐. 

 

ㆍ그렇다면 빵을 빼앗긴 인간은 정의말고 무얼 먹고 살지?

 

ㆍ정의와 순수를 먹고 살지. 

 

ㆍ명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남은 재산이야. 자네도 알 거야. 그리고 혁명이란 명예가 걸려 있는 일이라는 것도 알 거야. 우리가 기꺼이 죽기로 한 것은 바로 그 명예를 위해서야. 자네가 어느 날 채찍을 맞으며 버틴 것도, 오늘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바로 그 명예를 위해서야. 

 

ㆍ나는 살인이 승리하면 안 되겠기에 죽기를 선택한 거야. 나는 순수를 선택한 거란 말야. 

 

 

제3막

ㆍ무서워요. 무서워한다는 것이 부끄러워요. 

 

ㆍ감옥에서는 스스로 결정할 일이 없잖아요.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 더 이상 결정을 내릴 일이 없는 거예요. 탈옥을 하지 않으면 결정은 딴사람들이 내려 주는 거죠. 

 

ㆍ제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속죄 방법은 분수를 알고 인정하는 겁니다. 

 

ㆍ우리 모두가 겁쟁이지. 다만 그것을 확인할 기회가 자주 있지 않을 뿐이야. 

 

ㆍ사랑? 사랑이 무슨 소용이야. 

 

ㆍ인민은 말이 없어. 이 막막한 침묵, 이 막막한 침묵......

 

ㆍ사랑이란 바로 그런 거야. 모든 것을 다 주는 것, 보상받을 희망도 없이 모든 것을 다 희생하는 것 말야. 

 

ㆍ잠시 동안만이라도 다 잊어버리고 제 생각에만 몰두하는 것, 그런 걸 생각해볼 수 있어? 그게 바로 부드러움이라는 거지. 

 

 

 

 

제4막

ㆍ사실 자유가 있고 없고 간에 술을 너무 퍼마신다는 것은 절대로 좋은 게 아냐. 

 

ㆍ당신은 나를 죽일 수는 있어도 나를 심판하지는 못해요. 

 

ㆍ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살려고 결심하는 것, 바로 그거요. 

 

ㆍ한 사람이 죽게 되면 함께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 많지요. 

 

ㆍ인간은 혼자 죽는 거예요.

 

 

 

 

제5막

ㆍ우리의 규율은 죽이는 거야. 그 이상 또 무엇이 있어? 지금 그이는 자유야,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된 거야. 

 

ㆍ희생의 순간을 맞는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살아서의 행복을 거절했는데 죽음과 동시에 행복을 얻지 못했다면 그건 너무 부당한 일이지. 

 

 

 

 

 


 

ㆍ극예술은 본질적으로 시사성의 예술이다. 

 

ㆍ인간의 뜻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하여 작용하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역사의 정의는 살인적이다. 그러므로 정의와 인간애는 근본적으로 양립 불가능한 것이다. 

 

ㆍ현실성이란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자연스러움이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ㆍ형태를 갖지 않은 것에 형태를 부여하는 일, 그것이 모든 작품의 목표다. 그러므로 창조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정이 존재하는 것이다. 

 

ㆍ카뮈는 살아 움직이는 존재를 사랑한다. 그가 주로 관심을 갖는 것은 인간관계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타자와의 접촉을, 인간적인 촉촉함을 원한다. 

 

ㆍ결국 사유의 엄격함에 맞추어진 형태의 엄격함, 바로 이건이 <정의의 사람들>의 열쇠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계엄령


배경은 스페인의 항구 도시 카디스. 갑자기 불길한 혜성이 출현하여 도시는 한순간 공포에 휩싸이는데 그 와중에 누군가 쓰러지고 그가 페스트에 감염되었음이 밝혀진다.

민중들은 우왕좌왕하지만 총독이나 시장, 판사, 신부 등은 앞에서는 혼란을 무마하는 한편 뒤에서는 자신의 안전을 챙기기에 바쁘다. 이때 제복을 입은 두 사람이 나타난다. 여비서를 대동한 그 남자는 자신을 '페스트'라고 소개하고 총독의 모든 권력을 빼앗아 도시를 장악해나간다.

페스트가 통치하는 도시는 공포와 침묵, 그 자체다. 사람들은 죽어가며, 식료품은 배급되고 집은 징발된다. 통행과 회합 역시 제한받고 사람들은 재갈을 입에 물고 있어야 한다.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정의를 앞세운 청년 디에고는 공포 속에서도 용감하게 페스트에 맞서는데 사랑
하는 여인 빅토리아를 구해내는 대신 자신을 희생한다. 디에고와 민중들의 저항과 사랑의 힘에 페스트는 일시적으로 물러난다. 하지만 카디스에 아직 평화와 행복은 오지 않았다.


 

제1부

ㆍ세상의 종말이다!

 

ㆍ하느님은 그저 옆에서 굿이나 보는 거야. 

 

ㆍ이 세상에는 믿을 게 아무것도 없어, 술만 빼고, 또 하늘나라에도 믿을 게 없기는 마찬가지고. 

 

ㆍ바로 그거야. 이 세상을 아주 끝장내야 해!

 

ㆍ명예란 과거나 미래의 천체 현상에 불과해. 없애버리자고. 

 

ㆍ조심은 하면 할수록 좋은 겁니다. 

 

ㆍ너는 모래 위에 서명하였으니, 너는 바닷물에 글을 썼으니, 남는 것은 오로지 고통뿐이로다. 

 

ㆍ페스트도 우리의 행복을 바라지만,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행복이 아니라 페스트가 원하는 행복인 거야. 그것은 강요받은 즐거움, 차가운 삶, 영원한 행복이라네. 모든 것이 고정되어, 우리의 입술에 지난날 같은 신선한 바람을 느낄 수 없다네. 

 

 

 

제2부

ㆍ서서 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무릎 꿇고 사는 쪽을 택하는 거다. 그러면 세계는, 교수대처럼 직각을 이룬, 조용한 죽음들과 이제부터 얌전해질 개미떼들이 함께 누리는 질서를 찾게 된다. 

 

ㆍ허무 만세! 이젠 아무도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게 되었으니 드디어 완벽한 순간이로구나!

 

ㆍ그건, 자유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당신이 똑바로 알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야. 

 

ㆍ우리가 당하고 있는 이 억울한 고통 외에 이 세상에서 극복해야 할 것이 뭐가 또 있어? 당신 속에 있는 바로 그 불행! 그것만 극복한다면 나머지는 저절로 해결되는 거야. 

 

 

 

 

제3부

ㆍ항상 뭔가는 남아 있는 법이지. 모든 것이 계속하지 않기를 계속하는 거야. 

 

ㆍ내 인생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소중한 것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란 말이야. 나는 개와는 달라. 

 

 

 

 

 


 

ㆍ우리의 20세기는 공포의 세기다. - 카뮈

 

ㆍ'반항의 애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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