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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4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김영하 1. 마라의 죽음 ㆍ압축의 미학을 모르는 자들은 삶의 비의를 결코 알지 못하고 죽는다. 2. 유디트 ㆍ차가 급가속을 하는 동안 그의 몸은 마치 뒤로 끌려가는 듯하다. 강한 힘이 그를 잡아당기는 것이다. 관성이다. 운동을 지속하려는 경향. 그의 몸은 머물러 있으려 하고 택시는 그를 빠른 속도로 앞으로 이동시키려 한다. 그는 여릿한 현기증을 느끼지만 불쾌하지 않다. 이 세계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그를 이동시켜왔고 지금 그에게 이 스텔라는 세상의 전부와 마찬가지. 곧 이 속도에 적응할 것이다. 그의 육체는 곧 택시의 속도에 자신의 속도를 조율하고 관성의 법칙은 택시의 속도를 따를 것이다. ㆍ사람은 딱 두 종류야.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사람과 죽일 수 없는 사람. 어느 쪽이 나쁘냐면 죽일 수 없는 사람들이.. 2023. 3. 7.
보다 읽다 말하다 / 김영하 ㆍ’보기‘는 기본적으로 입력의 과정이다. 반면 ’말하기‘는 출력이다. ㆍ책은 독자를 읽기 전과는 다른 상태로 만든다. 무엇보다 독서가 강력한 것은 독자를 독립적 사고를 하는 개인으로 변모시킨다는 점이다. ㆍ책을 통해 타인의 생각을 흡수하여 소화한 사람은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되고, 전과는 다른 방식과 내용으로 말하기 시작한다. 보다 1부 부와 가난 ㆍ진짜 부자는 소유하지 않는다. ㆍ붕괴는 기정 사실이지만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도 지도층의 임무입니다. ㆍ새삼 당연한 얘기지만, 여행을 하고 안 하고는 단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2부 삶과 죽음 ㆍ인간사는 정의와 무관하다. ㆍ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오지 않고, 죽음이 오면 우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ㆍ죽음은 우리를 똑같은 .. 2023. 3. 7.
작별인사 / 김영하 ㆍ머지 않아 너는 모든 것을 잊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모두가 너를 잊게 될 것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ㆍ파란 하늘 위에는 뭐가 있을까? 파란 하늘 너머에는 검고 광막한 우주가 있겠구나. 중국인들은 낮의 하늘이 아니라 밤의 하늘이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낮의 하늘은 자꾸만 변하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었던 거야. 아침엔 붉었다가 낮에는 바랬다가 저녁엔 다시 붉어지잖아? 흐린 날에는 회색이고, 하지만 밤은 늘 검지. 그리고 중국인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점을 쳤기 때문에 밤하늘이 더 의미가 있었을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중국인들이 옳았어. 검고 어두운 하늘이 진실에 가깝지. 낮에는 태양의 강렬한 빛 때문에 오히려 우주의 본모습이 가려진 거고. 지금도 우주 관측은 깊은 산속의 천문대에서 밤.. 2023. 3. 7.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오직두사람 어떤 격언은 뒤집어 놓으면 더 의미심장해 보인다. 알렉산더 대왕이 칼로 매듭을 확 잘라버렸을때의 기분? 건강에도 나쁘고 담뱃값도 비싸니 이참에 끊자고 결심을 하고 성공도 했어요. 그런데 공허해요. 늘 적막한 시골길을 걸어가는 느낌이에요. 공기도 좋고, 경치도 아름답고, 그런데 한량없이 권태롭기만 한 기분. 이 모든 것이 결국은 내것이 아니라는 느낌. 나를 밀어낸다는 저항감. 아이를 찾습니다. 무지는 인간을 암흑속에 가둔다. 인생의 원점 하지만 진심이라고 해서 그게 꼭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법은 없어 옥수수와 나 한 정신병원에 철석같이 스스로를 옥수수라 믿는 남자가 있었다. 오랜치료와 상담을 통해 자신이 옥수수가 아니라는 것을 겨우 납득한 이환자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귀가 조치되었다. 섹스파트너와.. 2021.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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