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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의 영혼 / 사이 몽고메리

by mubnoos 2021. 7. 28.

The Soul of an Octopus: A Surprising Exploration into the Wonder of Consciousness

Sy Montgomery

"머릿속에 위장이 있고 발에 생식기가 달렸으며 뼈 없이 흐물대고 빨판으로 끈적거리며 교감하는 이 외계생물 같은 문어에게도 영혼이 있을까?"

 

 



1장 아테나: 연체동물의 정신과 마주치다

  • 문어만큼 인간과 다른 동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문어의 몸뚱이는 우리와 구조가 다르다. 우리는 머리와 몸과 팔다리가 있다. 문어는 몸과 머리와 팔이 있다. 문어의 입은 겨드랑이에 있다. 어니, 문어 팔을 우리 팔이 아닌 다리에 비유하고 싶다면 입이 다리 사이에 있는 셈이다. 문어는 물속에서 호흡할 수 있다. 팔은 교묘하게 움켜쥘 수 있는 빨판들로 뒤덮여 있다. 포유류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구조다.
  • 암컷 문어는 여자와 마찬가지로 에스트로겐이 있다. 
  • 문어는 몸 전체로 맛을 볼 수 있지만, 미각은 빨판에서 극도로 발달해 있다. 
  • 뇌 없는 동물이 무언가를 원할 수 있을까? 더구나 자신의 욕구를 다른 종에게 전달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2장 옥타비아: 어떻게 이런 일이, 고통을 맛보고, 꿈을 목격하다

  • 융의 해석으로는, 물고기가 꿈에 나타나면 그것은 무의식이라는 내밀하며 광대한 신비로부터 솟아오르는 직관을 상징한다.
  • 문어의 신경세포는 대부분 뇌가 아닌 팔에 있다. 이런 구성은 지극히 동시다발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 동물인 문어가 환경에 적응한 결과일 수도 있다. 팔들을 조화롭게 움직이고, 색과 모양을 바꾸고, 학습하고 생각하고 결정하고 기억하면서 동시에 인간과 흡사하게 발달된 눈에서 받아들이는 불협화음 같은 시각적 형상들을 이해하고, 피부 곳곳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맛과 촉감에 대한 정보의 홍수를 처리하는 일.
  • 문어 눈은 우리와 놀랄 만큼 비슷하다. 둘 다 수정체를 통해 초점을 맞추고, 투명한 각막이며 빛을 조절하며 홍채, 눈 뒤에 빛을 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신경신호로 변환하는 망막이 있다. 그렇지만 차이도 있다. 문어 눈은 우리와 달리 편광을 감지할 수 있다. 문어 눈에는 맹졈이 없다. 우리 눈은 쌍안이며, 전방 사물을 보려고 앞을 향해 있다. 우리의 일반적인 행정 방향이다. 문어의 광각안은 360도 전경 시야에 적응되어 있다. 그래서 각 눈은 카멜레온 눈처럼 제각기 회전할 수 있다. 우리 시력은 지평선 너머까지도 미칠 수 있으나, 문어가 볼 수 있는 거리는 2미터 남짓에 불과하다.
  • 인간의 눈에는 시각세포가 셋이어서 색을 알아볼 수 있게 한다. 문어에게는 시각세포가 단 하나뿐인 탓에, 반짝반짝 무지갯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 위장을 명수는 사실상 색맹인 셈이다.

 


3장 칼리: 물고기들의 우정

  • 붉은 문어는 특히 뭉툭한 갈색 맥주병 속에 살기를 좋아한다.
  • 오른쪽 세 번째 팔 끝을 보면 구분할 수 있다. 팔 끝에 빨판이 온통 몰려 있으면 암컷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팔은 교접완이라 불리게 되며, 수컷 문어를 의미한다. 수컷 문어는 이를 둥글게 말아 보호하고 있다. 설형음경은 암컷 안으로 정포를 옮기려고 분화한 기관이다. 
  • 문어가 색을 바꾸는 까닭은 무수하다. 물론 문어는 주변 환경과 같아지거나 주변 환경에 섞여서 자신을 안 보이게 하려고 색을 바꿀 수도 있다. 문어와는 다른 무언가로 보이려고 바뀔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기분을 반영하는 것이 분명하다. 이제까지 누구도 색 변화 하나하나의 의미를 다 파악하지는 못했다. 
  • 문어가 놀라서 먹물을 쏘기라도 하면, 문어 자신을 비롯해 물 전체에 독을 퍼뜨릴 수 있었다.
  • 문어는 짧게 날기로 유명하며 대부분 사회생활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4장 알: 시작과 끝 그리고 변모

  • 옥타비아의 팔 가운데 하나가 자기 몸 밑에 있었다. 지름 3센티미터가 넘는 커다란 빨판들을 포함해 빨간 28개가 달린 다른 팔 하나는 그 빨판들로 바위 굴 천장에 붙어 있었다. 또 다른 팔은 빨판들로 벽에 달라 붙어 있었다.
  • 자아란 단지 각 경험에 따라 생겼다가 다시 사라버리는 찰나의 인상에 지나지 않는다. 내적 자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아란 하나의 그럴싸한 내적 망상, 곧 유용한 허구를 낳는 여러 유사한 과정일 뿐이다.
  • 의식 자체는 허구이다.

 


5장 변태: 바다에서의 호흡

  • 정상적이며 일상적인 의식을 바꾸고 싶은 욕망이 모든 사람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 문화에서 끈질기게 유지되어온 주제다. (정신이 자아를 초월해 확장하면, 융이 이야기한 보편의식, 곧 모든 정신이 공유하고 있는 원초적이며 대대로 유전되어온 형태와 연결되어 외로움으로 부터 해방되며, 플라톤이 우주혼이라 부른 대상, 곧 모든 생명이 공유하는 포괄적 세계의 영혼과 결합하게 된다.)
  • 꿈이 실제가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6장 출구: 자유, 욕망, 탈출

  • 문어는 일반적으로 자기네끼리는 어울리지 않는데 다른 종 동물과 어떻게 지내는지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물론 사냥을 하거나 포식자에게서 숨는 경우는 제외하고 두족류 가정 사육 분야 전문가는 애호가들에게 다른 동물과 문어를 함께 두지 말라고 충고한다. 문어가 다른 동물을 죽이거나 잡아먹을 수도 있는 까닭이다. 
  • 문어 대부분은 부유기 단계에서 죽는다. 알에서 갓 부화한 새끼 10만 마리 가운데 두 마리만이 성적으로 성숙할 때까지 살아남는다. 

 


7장 카르마: 선택, 운명, 사랑

  • 어떤 욕구가 있기에 동물들은 이 같은 선택을 할까? 왜 이 짝은 되고 저 짝은 안 될까? 왜 하필이면 이 길, 이 싸움, 이 굴을 택하는 걸까? 이런 행동은 무턱대고 이루어지는 걸까 아니면 경험에 미루어 이루어지는 걸까? 외부 자극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걸까? 본능일까? 동물이든 사람이든 자유의지라는 것이 있기는 한 걸까? 이 질문은 역사상 위대한 철학 논쟁 가운데 하나지만, 만약 자유의지가 존재한다면 종에 관계없이 존재한다고 연구에서는 말하고 있다.
  • 단순한 동물조차도 일반적으로 묘사되는 바와 달리 예측 가능한 행동을 일삼는 자동 기계가 아니다.

 


8장 의식: 생각하고 느끼고 아는 것

  • 자연은 어떤 충고도 해주지 않았다. 자연이 내주는 본보기는 불친절하다. 
  • 영혼이란 무엇인가? 누군가느느 자아, 곧 육체에 깃든 나라고 말하며, 영혼이 없다면 육체는 전기가 안 들어오는 전구와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혼은 생명을 움직이는 기관 이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영혼은 생명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한다. 영혼은 신의 지문이다.
  • 누군가는 영혼이 내면 가장 깊숙이 자리 잡는 존재로 우리에게 감각, 지능, 가정, 욕망, 의지, 성격, 정체성을 부여한다. 말한다. 영혼을 마음을 오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세상이 흘러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내재 의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어에게도 영혼이 있다 혹은 마음이라고 할까. 모든 생명에게는 다 저 나름의 생각과 기분과 판단이 있어서 우리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죽이곤 하는 초파리조차 수컷이 암컷에게 성적으로 거절당하면 알코올을 찾는다고 한다. 심지어 뇌가 없는 불가사리도 기계처럼 행동하지는 않는다. 단지 육신과 정신의 다름이 있어 우리와는 다른 행동양식을 보일 뿐이다.

 

인간은 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일까. 그렇게 되면 동물을 이용해 더 이상 우리 욕구를 만만하게 충족시킬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에서 아닐까. 거리낌이라곤 없이 행하던 일들에 죄책감이라는 불편한 감정이 끼어들까봐 애초에 동물은 그저 하등하니 우리가 느끼는 것들을 그들이 느끼지 못하리라고 편리하게 단정지어저리는 것은 아닐까. 마치 노예들한테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진실은 그렇지 않다.

 

 

mubno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