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혼자 사는 사람의 자서전
• 혼자 산다는 것이 냉탕과 온탕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혼자 사는 삶은 때로는 자유롭고, 어떤 때는 처량하고 그런 것이다.
• 혼자 일 수 있는 것은 현재의 가족구성 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인간의 과제이기도 하다.
• 결혼이 하나의 선택이듯이 결혼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어떤 선택이든 양면을 지닌다. 선택했기에 얻는 것이 있는 만큼 선택으로 잃어버리는 것도 있다. 결혼이라는 선택은 안정감을 선물하지만, 가중되는 역할의 압박감은 안정감의 그림자이다. 결혼하지 않음은 역할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선택이지만, 혼자라는 조건으로 인한 불안정성을 자유의 대가로 치러야 한다. 누구나 각자의 방식으로 선택을 한다. 각자의 선택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각자는 존중받는 만큼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 혼자 사는 사람에 대한 이미지는 거의 전부가 혼자 살지 않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 화려한 싱글도 행복한 결혼도 없다.
1부 싱글을 위한 나라는 있다
Chapter 1 어쩌다 1인 가구가 되어
• 혼자 사는 사람은 우리도 모르게 소리 소문 없이 늘어났다. 단지 그들이 혼자 조용히 살고 있기에 우리가 없다고 느끼는 것뿐이다.
• 혼자 살기의 다섯 가지 고정관념
1. 1인 가구의 증가는 결혼을 늦추고 있는 젊은 세대의 증가 때문이다.
2.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야말로 역시 1인 가구 증가의 주범이다.
3. 1인 가구는 가족이 없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4. 결혼을 하면 혼자 살게 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5. 혼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세련되고 능력도 있는 화려한 싱글이다.
• 혼자 사는 사람의 증가는 결혼에 대한 부정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미혼이 당장 내일 결혼한다 하더라도 혼자 사는 사람들의 증가 추세는 중단되지 않는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증가는 핵가족으로 진입하지 않은 사람(미혼), 핵가족이 해체된 사람(이별 혹은 사별), 심지어 핵가족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나타나는 현상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미혼의 증가로만 환원될 수 없는, 더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규정되는 새로운 경향이다.
• 우리가 혼자 산다는 문제를 가족이라는 틀의 범주에 놓고 파악하는 이상, 혼자 산다는 문제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살펴보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다. 가족이라는 범주가 중심에 놓이는 순간, 우리는 객관적인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흔히 상실한다.
• 혼자 산다는 문제는 미혼/비혼의 문제로 축소될 수 없다. 혼자 산다는 것은 단순히 결혼하지 않은 노총각 노처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요구하는 보편적인 미래의 문제이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우리가 그 변화를 좋아하든 걱정하든 상관없이.
Chapter 2 개인의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우리'는 있지만, '우리'를 구성하는 '나'는 없는 세상
• 망탈리테, 집단 심성
2부 혼자라는 두려움, 우리라는 유혹
Chapter 3 4인용 테이블과 1인용 테이블
• 네 개의 의자는 하나의 의자로서는 고유성을 지니지 않는다. 한 개의 의자의 의미는 다른 의자와의 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 핵심은 오히려 일반화된 타자가 부재한 상황을 돌파하는 기술에 있다.
Chapter 4 화려한 싱글인가, 궁상맞은 독신인가?
• 섹스는 점점 더 엄숙하고 단단한 의미를 잃어버리고, 부드럽고 탄력적인 행위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 시대의 섹스는 생식이라는 생물학적 의미를 상실한 플라스틱과 같은 성격을 지닌 대상으로 변했다.
Chapter 5 고독이 필요한 시간
• 역할에 대한 만족도는 역할 행동이 거짓이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역할에 대한 만족도의 차이는 역할의 진정성의 차이에서 온다. 역할의 진정성은 모든 형태의 자기 연출을 부정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연출을 스스로 설정할 수 있는 자기 결정력이 강할 때 온다. 역할이란 그것이 사회적 관계인 한 연출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만족도의 차이는 거짓과 지니실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 역할의 내용을 스스로 결정했는지 혹은 외부에 의해 수동적으로 결정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 개체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모든 개체는 개체마다 다 복합적이다.
• 자기가 없는 사람은 무리를 떠날 수 없다. 무리를 떠나 혼자 있는 상황은 그 사람에게는 형벌과도 같다.
• 외로움의 명약은 외로움이다. 자신 큰 혼자로 살 수 있을 때 혼자인 자신에게 성실할 수 있다.
3부 홀로서기의 사회학
Chapter 6 홀로서기
• 불가피하게 개인은 모나드이다. 감정을 느끼는 촉수는 개인 단위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이 진실이다. 섹스가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일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감각을 느끼는 촉수를 개별적으로 갖고 있는 두 개의 모나드가, 동시에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아주 드문 순간을 섹스가 제공해준다. 동시에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아주 드문 순간을 섹스가 제공해준다. 공감은 언어 커뮤니케이션의 절정이다. 인간의 존재방식이 근원적으로 개별적인 것을 깨닫고 있는 사람에게 공감의 순간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러나 공감의 기쁨은 상대방의 호들갑스럽고 때로는 과장되어서 진심을 믿기 어려운 과장된 리액션이 보장해주지 않는다. 과장된 리액션이 오고가는 포르노에서 우리는 말초신경의 자극은 얻을 수 있을지언정, 내면에서 솟아나는 기쁨을 느끼기는 어렵다. 포르노에는 과장된 리액션이 있을 뿐 공감이 없다. 공감으로 향한 길은 과정된 리액션이 아니라, 모나드로서의 자기 존재를 깨달은 모나드들이 서로 조우할 때 싹튼다.
• 독단적 인물은 사회적이지 않다. 독단적 인물은 권력을 지닌 자신만을 돋보이게 하는 것을 최대한 목표로 삼고 있기에, 독단적 인물이 출현하면 그런 인물이 될 수 있는 권력을 갖지 못한 사람들은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투명인간이 된다. 독단인은 타인의 존재감을 먹고 자란다. 그렇기에 독단인의 권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주변에는 존재감 없는 평범한 사람들로 가득찬다.
• 혼자 있는 것이 항상 결핍은 아니듯, 같이 있는 것이 항상 충족은 아니다. 홀로서기의 과정은 같이 있기에 때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거리를 두는 과정이다.
Chapter 7 다 함께 홀로서기 위하여
• 그의 결심대로 쇼펜하우어는 평생 동안 그가 하고 싶은 일만을 하면서 살았다. 칸트의 잘 알려진 규칙적인 삶을 모범으로 삼아 쇼펜하우어는 "아침 일곱 시에 일어나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여덟 시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세네카, 셰익스피어, 괴테, 바이런, 페트라르카 등의 작품을 읽었고, 점심식사를 하기 전에 플루트를 연주하고, 바깥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집으로 돌아와, 두 시부터 다시 독서를 시작해, 네 시면 애원견을 데리고 산책했으며, 저녁에는 연극이나 음악회 구경을 갔다가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밤 열 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epilogue 행복한 개인들의 연대
• 자기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기를 알아야 한다. 자기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을 배려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다.
• 이기적이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기적인 사람과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은 서로 다른 종류의 인간이다. 자기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알고 있지 못하다. 그 사람은 자신이 추구하는 욕망만을 알 뿐, 그 욕망을 추구하는 자신의 내면의 진정성을 정작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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