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논 이야기, 미스터 방/ 채만식, 만무방/ 김유정, 성탄제/ 박태원, 고향 없는 사람들/ 박화성

by mubnoos 2024. 9. 25.

 

 

 

 

 

 

논 이야기/ 채만식

해방이 되던 날도 별로 기쁜 줄 모르던 한 생원은 일본인이 모든 재산을 두고 맨손으로 쫓겨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만세를 부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언젠가 왜놈이 쫓겨 가리라던 자신의 예언이 적중했기 때문에 한편으로 우쭐해지기도 합니다. 

 

한 생원은 자신이 일본인 요시카와에게 판 땅을 되찾게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그는 일본인이 쫓겨 가면 땅을 다시 찾게 된다고 큰소리를 쳐 왔던 터였습니다. 경술년 합방 이전, 고을 원에게 열세 마지기의 논을 억울하게 빼앗이고, 노름빚 때문에 남은 일곱 마지기의 논마저 팔 수밖에 없었던 가난한 소작농인 한 생원에게 땅을 다시 찾게 되리라는 기대는 아주 큰 것이었습니다. 

 

한 생원은 기분 좋게 취해 요시카와에게 팔아넘긴 일곱 마지기 논을 보러 나섭니다. 그는 길을 나서다 만난 동네 젊은 사람에게서 자신이 예전에 요시카와에게 팔았던 산림을 읍내에 사는 영남이가 요시카와 농장 관리인 강태식한테 돈을 주고 샀다는 얘기를 듣고 분개합니다. 

 

이후 일본인의 재산을 조선 사람에게 판다는 소문을 들립니다. 곧 자신의 땅을 나라에 돈을 내고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생원은 땅을 살 형편도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전 땅 임자가 있는데, 그것을 아무에게나 판다는 것은 불합리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생원은 구장에게 달려가 물어보지만 별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해방되던 날 만세를 부르지 않은 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미스터 방/ 채만식

농사를 짓던 짚신 장수의 아들 방삼복은 돈벌이를 하러 일본과 중국 등지를 돌아다니다 십여 년 만에 더 초라해진 행색으로 돌아옵니다. 그 후 서울로 올라와 신기료장수를 하던 그는 8.15 해방 이후에 자신에게 돌아오는 해방의 혜택이 없자 독립을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탓합니다. 

 

방삼복은 거리에 그득해진 미군들이 말이 안 통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는 통역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종로로 나가 대상을 물색하던 중, 말이 통하지 않아 곤란을 겪고 있는 어느 미군 소외가 담뱃대 사는 것을 도와주고 그 자리에서 통역으로 채용됩니다. 그 뒤 미스터 방으로 불리며 소위에게 조선을 소개한 공로로 한층 훌륭해진 방삼복은 미군의 통역으로서의 권세를 행사합니다. 

 

한편 백 주사의 아들은 일제 강점기에 순사로 근무하면서 온갖 비리를 저질렀습니다. 그는 해방이 되던 날 밤, 집을 습격한 군중에게 모든 재물을 빼앗기고 본집으로 도망을 오지만, 아들이 부덕하게 번 돈으로 재산을 불린 백 주사네도 무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백 주사는 서울로 피신 와 여관에서 머무르고 있었는데, 그러던 중 우연히 방삼복을 만납니다. 

 

백 주사는 미스터 방이 된 방삼복에게 자신의 재산을 찾아줄 것과 재물을 가져간 놈들을 혼내줄 것을 부탁합니다. 그리고 재산을 찾아 주면 절반을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이에 방삼복은 당장이라도 자기 말 한마디면 미군 헌병들이 득달같이 내려가 혼내줄 거라고 장담합니다. 

 

통역일을 한 뒤로 술을 마실 때 양치하는 버릇이 생긴 방삼복은 노대로 나가 양치한 물을 내뱉습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양칫물은 자신을 찾아온 소위의 얼굴에 뿌져립니다. 방삼복은 놀라서 달려 나가 손바닥을 싹싹 비비지만, 소위는 방삼복에게 욕을 하며 어퍼컷을 한 대 날립니다. 

 

 

 

 

만무방/ 김유정

응칠이는 부채 때문에 파산을 선언하고 식구를 데리고 야반도주합니다. 그는 아내와 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먹다가 결국 갈라서고, 그 후 홀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미녀 도박과 절도를 일삼아 옥살이도 여러 번 하게 됩니다. 그러다 아우가 그리워진 응칠이는 아우인 응오의 동네로 와서 하는 일 없이 놀로 먹으면서 지냅니다. 

 

한편 순박하고 성실한 소작농인 응오는 가혹한 지주의 착취에 맞서 추수를 거부합니다. 그는 병을 앓는 아내를 위해 산치성을 올리려고 형에게 돈을 구해 줄 것을 청하지만 응칠은 이를 거절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응칠은 응오 논의 벼가 도둑질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마을 사람, 성팔이는 전과 경력이 있는 응칠을 응오 논의 벼를 도둑질한 사람으로 지목하고 의심합니다. 그래서 응칠은 동생 응오를 돕고 자신의 결백함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벼 도둑을 잡기로 결심합니다. 

 

깊은 밤, 응칠은 도둑을 잡으려고 논 근처에 숨어 도둑을 기다립니다. 결국 그는 도둑을 발견하고 싸움 끝에 도둑을 잡는데 성공하지만, 도둑이 동생 응오였다는 사실을 알고 어이없어 합니다. 응오는 형마저 자신을 못 살게 구느냐며 탓하고, 응칠은 좋은 수가 있다며 동생을 달랩니다. 그러나 응오가 형의 이야기를 무시하고 달아나려 하자 이에 화가 난 응칠은 동생을 때립니다. 매 맞고 땅에 쓰러진 응오를 보며 한숨 짓던 응칠은 동생을 일으켜 등에 없고 고개를 내려옵니다. 

 

 

 

 

성탄제/ 박태원

영이와 순이는 자매입니다. 영이가 네 살 위 언니지만 순이와 사이가 유난히 좋지 않습니다. 순이는 언니 영이가 카페에서 손님의 시중을 드는 것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영이는 순이의 학비를 벌고 식구들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수 없이 카페에서 일을 합니다. 그래서 영이는 순이가 자신을 이해해 주지 못하고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이 분하고 억울합니다. 

 

그러던 중 순이 학교의 운동회 날, 영이가 카페에서 여급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학교에 퍼집니다. 순이는 이런 사실이 너무 부끄러워서 자신을 위해 카페 여급으로 일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하며, 언니에게 이를 따지고 공격합니다. 이에 영이는 가족이 모두 자신만을 부려 먹고 못 살게 군다고 소리를 지르다 그만 기절하고 맙니다. 

 

이후 영이는 임신 3개월이라는 진단을 받고 아이의 아버지를 맞추어 봅니다. 그녀 주변으이 사내들이 점점 그녀 곁에 떠나가고 아이의 아버지까지 영이를 멀리하지만, 영이는 혼자서 아이를 낳고 삯바느질을 해 가며 아이를 키웁니다. 한편 여배우가 되겠다며 학교 다니는 것을 그만둔 순이는, 크리스마스 밤 집에 남자를 데리고 들어옵니다. 영이는 순이까지 자신과 같은 길을 걷게 된 현실이 서러워 혼자 눈물을 흘립니다. 

 

 

 

고향 없는 사람들/ 박화성

어느 날 영산강 근처의 작은 마을인 불암리에 삶의 애환이 담긴 구슬픈 노래가 퍼집니다. 이 노래는 이 마을에 살던 오삼룡네와 아홉 가족이 작년에 난 홍수 때문에 아무것도 수확하지 못하고, 평안남도 강서 농장의 소작 농민으로 이주하게 된 사실이 알려진 후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오삼료엔를 비롯한 이주민들이 떠나기 전, 마을 사람들은 작별을 고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이 자리에서 오삼룡의 이웃이자 제일 친한 친구이기도 한 강판옥은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삶을 슬퍼하지만, 오삼룡은 머지 않아 고향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고향 사람들과 이별합니닫. 

 

이들이 떠난 후, 강판옥은 오삼룡에게서 강서 농장에서 일하는 이주민들의 참상이 담긴 편지 한 장을 받습니다. 편지에는 강서 농장으로 옮겨 온 이주민들이 그곳의 생활에 실망하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총독부에 진정서를 보내고 날마다 회사에 귀향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오삼룡네를 비롯한 불암리 사람들은 결국 회사로부터 귀향 허락을 받아내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설렘과 새로운 희망에 차 고향 생각만 하며 지냅니다. 하지만 떠나기 사흘 전날, 강판옥에게서 뜻밖의 편지 한 장이 도착합니다. 편지에는 강판옥을 비롯한 몇몇 고향 사람들도 심한 가뭄으로 인해 고향을 떠나 함경북도 나진으로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었습니다. 오삼룡은 불암리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강판옥에게 어디든지 발딛고 살아가는 곳을 고향으로 만들자는 내용의 답장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