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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독 / 필 나이트

by mubnoos 2024. 9. 19.

 

 

지금까지 난 몇 켤레의 나이키 운동화를 신어 봤을까? 처음 접한 건 학창 시절의 ‘에어맥스’였다. 그 후 농구를 하면서 ‘조던’ 시리즈로 넘어갔고, 그 당시 ‘조던’은 단순한 운동화가 아니라 농구의 상징이자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후 스트리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에어포스원’을 신기 시작했다. 당시의 에어포스원은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가치가 컸고, 신발 한 켤레가 패션과 스타일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운동화는 단순한 신발 이상의 의미를 지녔고, 이를 통해 나의 정체성과 개성도 표현할 수 있었다. 크로스핏을 하면서 접한 ‘메트콘’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메트콘은 안정감과 지지력이 뛰어나 고강도의 훈련을 소화하기에 최적화된 신발이었다. 메트콘을 신으며 느꼈던 변화는 단순히 운동을 위한 신발을 넘어서, 훈련에서 나의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제공해주었다. 이 과정에서 나이키의 신발은 단순한 장비가 아니라 나와 훈련을 함께하는 동반자였다. 최근 들어서는 러닝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내가 선택한 신발은 ‘페가수스’와 ‘알파플라이 3’였다. 이 신발들은 가볍고 쿠셔닝이 뛰어나, 장거리 러닝을 할 때 발에 무리가 덜 가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특히 알파플라이 3는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되어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달리기에서 최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러닝을 하면서 나이키의 신발들이 기술적으로 얼마나 발전했는지 느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더 긴 거리를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나이키 운동화는 항상 내 신발장에 자리 잡고 있었고, 내가 가장 많이 구입한 브랜드 중 하나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나이키 운동화는 내 삶의 중요한 일부였고,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에 맞춰 변화해왔다. 운동화가 바뀔 때마다 나의 삶도, 그리고 내가 경험하는 세상도 함께 변했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그 변화를 반영했다. 나이키 운동화는 마치 나와 세상을 연결해주는 다리처럼 작용했고, 나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변화를 함께 겪은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겪는 과정은 마치 ‘고요한 줄탁동시’의 과정처럼 느껴진다.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안에서 병아리가 껍질을 쪼는 것과 동시에 밖에서 어미가 껍질을 부수어 도와주는 상황을 말한다. 나 역시 내 삶의 여러 순간에서 변화를 스스로 추구했지만, 그 변화의 순간마다 나이키 운동화가 나와 함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런닝이 대세다. 러닝을 하다 보면 내가 달리는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들의 목표는 다를 수 있지만, 건강과 자기 자신을 향한 열정은 모두가 공유하는 공통점이다. 최근 나 역시 러닝을 하면서 깨달은 점은 건강이 최고의 가치가 되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건강은 단순한 신체적 상태를 넘어, 곧 개인의 권력으로 작용한다. 자기 관리를 통해 몸을 단련하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는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다. 이러한 흐름은 필 나이트가 나이키를 창업했던 1960~1970년대에도 존재했다. 당시에도 운동과 런닝 붐이 일어나던 시기였고, 나이키는 그 흐름을 잘 타고 올라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필 나이트의 줄탁동시적 순간은 바로 이 시기였다. 그는 자신만의 운동화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갖고 있었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런닝화를 개발함으로써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기존의 운동화와는 차별화된 나이키의 런닝화는 가볍고 착용감이 뛰어나, 특히 런너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2024년 현재에도 나이키 런닝화는 건재하다. ‘페가수스’와 ‘알파플라이’ 같은 모델은 여전히 러너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나 역시 그중 하나이다. 나이키는 그저 운동화를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그들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하는 상징이 되었다. 필 나이트가 그의 자서전 슈독(Shoe Dog)에서 보여준 것처럼, 나이키의 성공은 단순히 운동화를 넘어선 비전과 열정,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 덕분이다. 아무리 요새 나이키 폼이 떨어졌다고 해도, 나이키는 나의 러닝 여정 속에서 계속해서 함께할 것이며, 나는 그 신발을 신을 때마다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