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전
동해 용왕이 병이 들었지만, 어떠한 약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세 명의 도사가 말하길 왕의 병은 낫기 어려운 것이나, 토끼의 생간을 먹으면 나을 것이라고 했지요. 문어와 자라가 서로 토끼를 잡아 오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이다 결국 자라가 토끼를 잡아 오기로 합니다.
자라는 토끼의 초상화를 가지고 육지로 나와 마침내 토끼를 찾아냅니다. 그러고는 육지 생활이 매우 위험함을 강조하고 용궁에 가서 함께 행복하게 살자고 유혹하지요. 결국 토끼는 자라의 유혹에 넘어가 자라 등에 업혀서 수궁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용왕이 토끼를 잡아서 간을 내오라는 말에 놀란 토끼는 간을 육지에 빼놓고 왔다고 거짓말을 하지요. 용왕은 토끼의 말을 믿고는 자라에게 토끼와 함께 육지로 가서 간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육지에 도착한 토끼는 간을 빼놓고 다니는 짐승이 어디 있냐며 자라를 놀리고는 달아나 버리지요. 수궁에서 겨우 살아온 토끼는 경망스럽게 행동하다가 독수리에게 잡혔으나, 또다시 꾀를 내어 위기를 모면합니다.
흥부전
흥부와 놀부는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가지고 한집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형 놀부는 흥부 가족을 집에서 내쫓았지요. 흥부네 살림살이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먹을 것도 없고 입을 것도 없었지요. 그래서 흥부는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놀부 집에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놀부는 도와주기는커녕 매만 안겨서 돌려보냈지요.
흥부는 어느날 생각다 못해 환곡이나 한 섬 얻어 보려고 관가를 찾아갔다가 죄를 지은 김 부자 대신 매를 맞기로 하고 받은 돈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못하게 되어 매품을 팔지 못했지요.
어느 봄날, 강남 갔던 제비가 날아와 흥부 집 처마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흥부네 식구들은 가난한 제집에 둥지를 튼 제비를 정성껏 돌봐 주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큰 구렁이 한 마리가 새끼 제비를 잡아먹으려고 둥지로 기어 올라갔습니다. 그 바람에 새끼 제비 한 마리가 땅에 뚝 떨어졌지요. 흥부 부부는 정성을 다해 다친 제비를 치료 했습니다.
그 제비는 몸이 회복되자 강남으로 날아갔다가 다음 해 보은 박씨를 받아 가지고 돌아왔지요. 흥부는 가을날 커진 박을 보고 박속이라도 지켜 먹을 생각으로 박 하나를 톱으로 켰습니다. 그런데 그 속에 온갖 보물이 쏟아져 나왔지요.
이 소문은 곧 온 동네에 퍼져 욕심쟁이 놀부의 귀에도 들어갔지요. 부자가 된 흥부를 찾아온 놀부는 한껏 심술을 부린 후 흥부의 재산 중 화초장을 빼앗아 가지고 제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고는 흥부처럼 큰 부자가가 되고 싶은 욕심에 동짓달부터 제비가 오기를 기다렸지요.
봄이 되자 놀부의 집 처마에도 제비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하지만 구렁이가 나타나지 않자 놀부는 제 손으로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고는 대충 싸매 주었지요. 이듬해 강남 갔던 제비가 보수 밖시를 가지고 돌아왔고, 놀부는 반가워하며 그 박씨를 심었습니다.
가을이 되자 놀부는 보물을 바라고 10여 개나 되는 박을 켰지만, 그 속에 보물은 없었습니다. 대신 노승, 무당, 사당걸사, 왈패, 소경, 장군 등이 나와 놀부의 대산을 탕진하고 놀부를 혼내 주지요. 그리고 마지막 하나 남은 박에서는 똥이 나와 놀부의 집을 덮어 버립니다.
흥부는 놀부가 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부의 가족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대접하고 새로 집도 지어 주지요. 결국 흥부의 어진 덕에 감동한 놀부는 잘못을 뉘우치고, 두 형제는 의좋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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