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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 두는 여자 / 베르티나 헨릭스

by mubnoos 2021.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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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치게 기름진 두 번의 임신, 섬에서 지루함이, 젊지도 마흔두 살의 여인으로 만들었다. 그녀는, 달리 수 없어서 내지는 자신을 인생의 때라며 시점에 있었다. 늙어가는 부모님과 사춘기 사이에 끼인 나이, 길을 않는 표류하는 나이, 여자들이 더는 아무 부러워 할 게 없는 나이였다. 그러나 수 일들을 비통해하는 부류의 여자가 아니었다.
  • 체스판이 눈에 띠었다.
  • 어쩌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 새는 새장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 놓아 정성을 다해 키우는데도 불구하고 노래하기를 거부했다.
  •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러 추방된 듯 체스판 앞에 홀로 있는 작은 병정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광경이 엘레니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다.
  • 길 한복판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생각 하나가 그녀의 뇌리를 스쳤다. 생일 날 체스판을 선물해야겠다. 그럼 체스 두는 법을 배울 수 있겠지.’
    이 생각은 속에서 이브닝드레스가 댄서의 어깨를 미끄러져 그녀의 머리를 스쳐 갔다. 그녀에겐 해질 무렵 샹젤리제 거니는 일도, 큰 대로변에서 일도, 그 매혹적인 언어를 것이다. 하지만 파리의 체스를 둘 것이다.
  • 엘레니가 여태 한 번도 구상해 본 적이 없는 가장 대담하면서 가장 무모한 계획이었다. 생각만 해도 숨이 멎는 듯 했다.
  • 파니스의 생일이다. 아주 멋진 체스판을 골라야 했다. 하지만 엘레니는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명백한 사실을 곧바로 인정해야 했다.
  • 누구에게 비밀을 알릴 수 있을까?
  • 선생님이 제 대신 체스판을 사주셨으면 합니다. 엘레니는 말을 하고 나서 선택한 단어들이 자신에게서 떨어져 나가 바로 목표에 도달하는 솔직함에 당황했다.
  • 말하자면 게임의 왕이야. 어려우면서도 멋진
  • 어찌나 우스운 발상인지
  • 파니스는 체스판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선물의의미는 이해하지 못했다. 얼토당토않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체스판은 그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채 콘솔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 체스를 배우는 과정은 상당히 힘겨웠다.
  • 계속 혼자서 전자 체스판을 상대할 순 없었다. 남편 파니스와 함께 체스를 두겠다는 희망은 포기한지 오래다.
  • 일주일 내내 새로운 전술을 궁리하며 시간을 보냈고 그것들을 빨리 시험해 보고 싶었다.
  • 우연히 일어난 일을 축하하는 뜻에서 건배해요.
  • 그녀의 마음을 그토록 들뜨게 만든 행복에 유일한 허점이 있다면 누군가와 나눌 수 없다.
    엘레니를 사로잡은 크나큰 기쁨은 그날 아침 널리 퍼져야 했고 마음껏 표출되어야 했다.
    마치 새가 노래하려고 앉을 가지를 찾는 모습 같았다.
  • 선생님의 결의가 술보다 더 했다. 장애물들이 카드로 만들어진 성처럼 하나둘 씩 넘어지는 게 보였다. 남은 단숨에 마셔 잔을 비우고는 선생님의 계획을 수락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이 들었다. 이 얼토당토않은 몽실몽실한 형상으로 그려졌다. 자그마한 구름 짓.
  • 체스 두기라, 그런 생각을 하다니 정말 어지간히 심심했나 봐. 따지고 보면 정말 희한한 이야기네 그려.
  • 남편과 말 한마디 섞지 않았고 필요 이상의 접축은 일체 피했다. 복잡하기는 해도 실행가능한 생활방식이었다.
  • 추방은 공동체가 암묵적 규칙에 복종하지 않는 자들에게 내리는 벌이다.
  • 어느 날 저녁, 그는 스프를 만들기 위해 당근 껍질을 벗겨내면서 생각에 잠겨 혼잣말을 했다. '모든 모험은 우리를 바다로 이끈다.' 모험은 우리를 배에 싣는다. 우리는 뭍으로 되돌아가고 싶을 때 비로소 뭍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는다.
  • 타인과 일체 교류하지 않고 고독하게 살아가려면 그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 확실한 준비도 필요했지만 우선은 성격이 거칠어야 했다.
  • 체스를 두려면 정신 집중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자연히 고독함은 잊혀졌다. 장차 챔피온이 되든, 거드름 피우는 패배자가 되든, 일을 어중간하게 할 순 없었다.
  • 엘레니가 우리 섬을 대표해 체스 대회에 참가하고자 아테네로 떠났습니다.
  • 엘레니가 모든 시합에 지더라도, 더는 전혀 중요치 않았다. 엘레니가 여행을 한 것이 중요했다.
  • 물론 잘 싸우긴 했지만 그래도 사리에 맞지 않게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다. 다음번엔 더 잘할 거야.
  • 돌아갈 용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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