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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 호메로스

by mubnoos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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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IAS / HOMEROS

 

고대 그리스 호메로스의 작품으로 유럽인의 정신과 사상의 원류가 되는 그리스 최대 최고의 민족 대서사시

 

배경은 그리스 신화의 전설적인 트로이아 전쟁의 51일간을 다뤘다. 트로이아의 왕세자 헥토르와 아카이오이족의 장군인 아킬레우스,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여 원한과 복수에서 파생되는 인간의 비극과 정해진 운명을 벗어나지는 못할지언정 가능한 한 충실하고 명예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영웅들의 처절한 싸움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9년 동안 계속된 전쟁의 상황과 전쟁에 관여하는 올림포스의 신들, 그리고 영웅들의 이야기 역시 조명된다.

 

 

 

아가멤논 - 미케네의 대왕 & 아카이아 연합군의 총사령관
메넬라오스 - 스파르타의 왕
이도메네우스 - 크레타의 왕
메리오네스 - 이도메네우스의 조카
아킬레우스 - 프티아의 왕 펠레우스의 아들
파트로클로스 - 아킬레우스의 부관
오디세우스 - 이타카의 왕
대 아이아스 - 살라미스의 왕 텔라몬의 아들
테우크로스 - 아이아스의 이복 동생
소 아이아스 - 로크리스의 왕 오일레우스의 아들
디오메데스 - 아르고스의 왕
네스토르 - 필로스의 왕
안틸로코스 - 네스토르의 아들

 

 

 

 


그리스 문학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로 더불어 시작된다. 고대 그리스의 수많은 영웅 서사시 가운데 지금까지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두 편 뿐이다. 

 

<일리아스>의 배경을 이루는 트로이아 전쟁이 역사적 사실이라 해도 거기에 등장하는 개개의 인물들과 사건들이 과연 어디까지 역사적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일리아스>에서는 사납고 자제력 없고 굽힐 줄 모르고 오직 불멸의 명성만을 추구하는 아킬레우스가 이상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는 데 반해, <오뒷세이아>에서는 참을성 많고 임기응변에 능하고 유연하게 어려움을 대처해나가는 오뒷세이아가 이상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다. 

 

서사시의 주제는 '인간들과 신들의 행적'이다. 

 

호메로스적 인간은 주어진 가능성 안에서 자신이 원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행동할 뿐, 어두운 충동에 사로잡혀 맹목적으로 행동하다가 파멸의 심연 속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 

 

호메로스적 인간들은 철저한 현세주의자들이다. 

 

호메로스적 인간은 주어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 무한히 뻗으려는 하나의 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부적인 힘과 충돌하게 된다. 신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이러한 외부적인 힘들은 인간사에 깊이 개입해, 때로는 인간의 자아실현을 방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나 호메로스적 인간에게 그의 행동이 자의적이냐 타의적이냐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그를 나쁜 인간 즉 비겁한 인간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훌륭한 인간, 즉 용감한 인간으로 만드느냐 하는 것만이 문제될 뿐이다. 그가 온갖 고난과 죽음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해 추구하는 것은 오직 명성뿐이다. 명성만이 모든 것을 보상해주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자신의 참모습을 비추어볼 수 있는 양심이라는 개념이 아직 없던 상황에서 동시대인들과 후세 사람들의 평판이야말로 유일한 가치 척도였던 것이다. 

 

 

 

 


 

서문

ㆍ플롯의 완벽한 통일성이야말로 호메로스의 문학성에서 으뜸가는 가치이다. 

 

ㆍ호메로스의 또 다른 매력은 세계를 놀라운 정도로 총체적으로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호메로스가 다양한 비유들을 그토록 자주 사용하는 것도 인간의 삶과 인간 정신에 대한 총체적 구현이라는 시각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호메로스 이전의 서사적 전통에 관한 연구가 진척되면서 호메로스가 전승된 소재를 사용하고 있고 같은 자구 또는 문장을 자주 반복해 사용하고 있음이 밝혀짐에 따라 호메로스의 독창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호메로스의 독창성은 그러한 전통들을 주어진 그대로 엮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주제에 맞춰 어느 한 부분이 빠지거나 자리바꿈할 경우 전체가 무너질만큼 꼭 필요한 부분을 골라 적절히 배열하는 플롯에 있다. 플롯의 완벽한 통일성이야말로 호메로스의 문학성에서 으뜸가는 가치다. 자구나 문장의 반복은 독자가 아니라 청중을 위해 하루에 일정량의 시행을 읊었던 음송 시인에게는 반드시 필요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제1권 역병 _ 아킬레우스의 분노

제2권 아가멤논의 꿈 _ 함선 목록

 

제3권 맹약 _ 성벽 위에서의 관전 _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결투

 

제4권 맹약의 위반 _ 아가멤논의 열병


제5권 디오메데스의 무훈

 

제6권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만남


제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 _ 시신들의 매장

 

제8권 전투의 중단

 

제9권 아킬레우스에게 사절단을 보내다 _ 간청

 

제10권 돌론의 정탐


제11권 아가멤논의 무훈

 

제12권 방벽을 둘러싸고 싸우다

 

제13권 함선들을 둘러싸고 싸우다

 

제14권 제우스가 속임을 당하다

 

제15권 아카이오이족이 함선들에거 도로 밀려나다


제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제17권 메넬라오스의 무훈

 

제18권 무구 제작

 

제19권 아가멤논과 화해하는 아킬레우스


제20권 신들의 전투


제21권 강변에서의 전투


제22권 헥토르의 죽음


제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장례 경기


제24권 몸값을 주고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다

 

 

그를 노려보며 준족 아킬레우스가 말했다.
“오오, 그대 파렴치한 자여, 그대 교활한 자여! 이래서야 어찌
아카이오이족 중 어느 누가 그대의 명령에 기꺼이 복종하여 심부름을
가거나 적군과 힘껏 싸울 수 있겠소? 내가 싸우려고 이곳에 온 것은
트로이아의 창수들 때문이 아니오. 그들은 내게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으니까요. 그들은 내 소나 말들을 약탈한 적도 없거니와
전사들을 기르는 기름진 프티아 땅에서 내 곡식을 망쳐놓지도 않았소이다. 우리 사이에는 수많은 울창한 산들과 파도 소리 요란한 바다가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오. 그대, 파렴치한 철면피여! 우리가 그대를 따라 이곳에 온 것은 메넬라오스와 그대를 위하여 트로이아인들을 응징함으로써 그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함이었소. 그런데 이런 사실은 염두에 두지도, 아랑곳하지도 않고 내가 피땀 흘려 얻었고 아카이오이족의 아들들이 내게 준 내 명예의 선물을 그대가 몸소 빼앗아 가겠다고 위협하다니! 아카이오이족이 트로이아인들의 번화한 도시를 함락할 때마다
그대와 동등한 선물을 나는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소. 

다른 장수들은 모두 부드러운 잠에 제압되어 그들의 함선들 옆에서 밤새도록 잠을 잤으나, 백성들의 목자인 아트레우스의 아들 아가멤논은 단잠을 이룰 수가 없었으니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일들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머릿결 고운 헤라의 남편이 번개를 내리치며 형언할 수 없이 큰비나 우박을 만들 때와 같이, 또는 들판 위에 하얗게 휘몰아치는 눈보라나 고통을 가져다주는 전쟁의 큰 아가리1를 만들 때와 같이, 꼭 그처럼 자주 아가멤논은 가슴속 심장 밑바닥으로부터 깊은 한숨을 쉬었고 그의 마음은 안에서 떨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트로이아의 들판을 바라볼 때마다 일리오스 앞에서 타오르는 수많은 화톳불과 피리 소리와 목적 소리와 사람들의 소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함선들과 아카이오이족 백성들 쪽으로 시선을 향할 때마다 그는 저 위에 있는 제우스를 우러러 빌면서 머리를 마구 쥐어뜯었고 그의 영광스런 마음은 크게 신음했다. 

아킬레우스는 사랑하는 전우를 생각하며 울었고, 모든 것을 정복하는 잠도 그만은 붙잡지 못했다. 그는 누워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파트로클로스의 남자다움과 고상한 용기를 그리워했다. 아아, 전사들의 전쟁과 고통스런 파도를 헤치며 그와 더불어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고, 얼마나 많이 고생했던가! 그는 이런 일들을 생각하며 때로는 모로 누웠다가 때로는 바로 누웠다가 또 때로는 엎드리기도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러다 그는 벌떡 일어나 바다의 기슭을 정처 없이 거닐었고, 새벽의 여신은 그가 모르게 바다와 해안 위에 나타난 적이 없었다. 그러면 그는 날랜 말들에게 전차 밑에서 멍에를 얹고는 끌고 다니기 위해 헥토르를 전차 뒤에 매달았다. 그러고는 헥토르를 끌고 죽은 파트로클로스의 무덤을 세 번 돌고 나서 다시 막사로 돌아와 쉬었고, 헥토르는 먼지 속에 엎드러져 길게 누워 있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러나 아폴론이 헥토르를 불쌍히 여겨 죽었어도 그의 살을 온갖 손상에서 지켜주었으니, 그는 황금 아이기스로 그의 온몸을 덮어 아킬레우스가 끌고 다녀도 그를 찢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그는 먹고 마시는 일을 이제 막 끝냈고, 그의 앞에는 아직도 식탁이 놓여 있었다. 위대한 프리아모스는 그들 몰래 안으로 들어가서는 가까이 다가가 두 손으로 아킬레우스의 무릎을 잡고 자기 아들들을 수없이 죽인, 남자를 죽이는 그 무시무시한 두 손에 입 맞추었다. 마치 어떤 사람이 무서운 미망(迷妄)에 사로잡혀 고향에서 사람을 죽이고 이방의 어떤 부잣집으로 피신하게 되면 그를 본 사람은 누구나 깜짝 놀라듯이, 꼭 그처럼 아킬레우스는 신과 같은 프리아모스를 보고 깜짝 놀랐고 다른 사람들도 놀라서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에게 프리아모스는 이런 말로 애원했다. “신과 같은 아킬레우스여, 그대의 아버지를 생각하시오! 나와 동년배이며 슬픈 노령의 문턱에 서 있는 그대의 아버지를. 혹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그분을 괴롭히더라도 그분을 파멸과 재앙에서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오. 그래도 그분은 그대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날이면 날마다 사랑하는 아들이 트로이아에서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을 것이오. 하나 나는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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