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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시대 / 제러미 리프킨

by mubnoos 2021. 12. 16.

 

 

The Empathic Civilization

경쟁의 문명에서 공감의 문명으로!

 

 

 

 

 

 

 

 

 

서문

 

ㆍ이 책은 인류의 공감적 특성이 진화해 온 과정을 들여다보고, 지금까지 공감이 우리의 여정을 어떻게 꾸려 왔으며 앞으로 하나의 종으로서 우리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 살펴봄으로써 문명사에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려는 시도이다. 

 

 


1 인류사에 감추어진 역설

 

ㆍ근대의 정점에서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이렇게 이죽거렸다. "인간의 삶은 고독하고 볼품없고 야비하고 잔인하다. 그리고 짧다." 생존이라는 악몽에 대해 그가 내놓은 유일한 해결책은 정부 당국에 엄격한 통제를 요청하여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전쟁에서 서로 죽이는 일이 없도록 관리를 맡기는 것뿐이었다. 

 

ㆍ로크는 인간을 원래 탐욕적 동물로 단정했다. 인간은 손과 도구를 사용하여 자원을 착취하고, 지구라는 거대한 황무지를 생산적인 자산으로 변모시킨다. 생산적이 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궁극적 사명이고,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인간은 지상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썼다.

 

ㆍ벤담은 행복이라는 개념을 정의하면서 보편적 인간의 조건은 한마디로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최대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공리주의적 해석은 나중에 20세기에 들어와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의해 쾌락론이라는 성의 문제로 탈바꿈했다. 갓 태어난 아기는 처음부터 쾌락을 찾도록 정해졌다고 그는 보았다. 여기서 쾌락이란 성적 쾌락을 의미했다. 엄마의 젖가슴은 단순한 영양분의 원천 이상이다. 

 

ㆍ공감 능력은 사실 모든 인간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 조건이다. 인간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뇌의 신피질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ㆍ공감 의식이 어린 시절에서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될 때 까지 어느 정도 개발되고 확장되고 심화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어린 시절에 부모가 아이에게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런 부모의 행동을 심리학자들은 '애착'이라고 부른다. 

 

ㆍ공감 의식의 발전과 자아의 개발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간의 여정을 이끄는 사회구조를 점점 더 복잡하게 만드는 현상을 수반한다. 

 

ㆍ공감은 동정과 정서적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실제 둘의 내용은 전혀 다르다. 

 

ㆍ공감이라는 용어는 1872년 로베르트 피셔가 미학에서 사용한 '감정이입'에서 유래되었다. 감정이입은 관찰자가 흠모하거나 관조하는 물체에 자신의 감성을 투사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용어이다.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이해하는 것을 의미했다. 

 

ㆍ공감을 통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면 자신의 고통까지도 기쁨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 칼 로저스

 

ㆍ대부분의 경우 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타락한 존재이며, 쓸모는 있지만 고유의 가치는 별로 없다는 것이 교회의 입장이었다. 

 

ㆍ에드워드 윌슨은 인간이 다른 동물이나 야생과 친해지려는 동료 의식을 유전적으로 타고났다고 주장하면서, 인간은 자연에서 고립될수록 심리적 박탈감은 물론 신체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되며 그것이 인간에게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ㆍ공감의 확장과 참여는 하나의 중요한 징표로서, 그런 징표에 의해 아이들의 심리적 발달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ㆍ화해는 단순히 죄를 지은 사람을 벌하는 것이 아니라 범인과 희생자의 관계를 회복하는 쪽으로 범죄를 다루는 매우 새로운 방법이다. 

 

ㆍ네크워크는 자신의 자산과 가치를 증가시킨다. 협력이 경쟁을 누를 수 있다. 

 

ㆍ리눅스는 경제적 이타주의라는 개념이 모순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 주는 첫 번째 사례이다.

 

ㆍ자의식과 자아 인식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의 깊이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우애적 유대감을 만드는 수단이 바로 공감이다. 

 

ㆍ유대감이 우리의 기본적 본성이 아니라면, 고립이나 왕따를 그렇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기피 인물이 되고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은 곧 비인칭적 인간이 되는 것이며 다른 사람과 연관을 맺는 인간이길 포기하는 것이다. 반면에 공감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삶의 일부가 되어 의미 있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해 주는 심리적 수단이다. 

 

ㆍ구석기 시대의 인간은 동물을 죽였을 때에도 엄숙한 마음으로 자신들이 죽인 것을 추모하기 위해 기록을 남겼다. 

 

ㆍ가축 cattle 과 자본 capital 은 어원이 같다. 가축은 재산이었다. 가축은 최초의 움직이는 재산이었고, 서로 교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표준 매체였으며, 사람이나 영토를 지배하는 힘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였다. 

 

ㆍ부계 형태의 가족 관계는 새로운 가부장적 형태의 권력으로 가는 길을 열어 주었다. 전통적으로 유아기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일생의 특정한 시기를 공유하는 코호트 집단을 중심으로 편성되었던 통치 개념은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단 한 명의 지배자의 손에서 추상적인 지배가 이루어지는 길을 열어주었다. 

 

ㆍ단순한 전제일수록, 그와 관련된 종류는 더 다양해지고 적용 범위는 더 넓어진다. 

 

ㆍ에너지가 변형될 때마다 그 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은 일부 사라진다. 사용가능한 에너지의 손실을 '엔트로피'라고 한다. 

 

ㆍ평형상태는 에너지 수준의 차이가 더 이상 없는 상태이며 따라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있는 능력도 없다. 

 

ㆍ재활용에는 항상 추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추가 에너지를 사용하면 전체 엔트로피도 증가한다. 

 

ㆍ열역학 제1법칙은 우주의 모든 에너지는 일정하여 생겨나지도 없어지지도 않는다는 법칙이다. 오직 형태만 바뀔 뿐이다. 제2법칙은 에너지는 한쪽 방향으로만 변한다는 법칙이다. 즉 사용할 수 있는 것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질서에서 무질서로 변한다. 

 

ㆍ생존을 위해 환경에서 얻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사용된 에너지로 바꾸어 유지되는 조직이 바로 사회이다. 열역학법칙은 결국 정치 체제의 흥망, 국가의 자유나 예속, 상업과 산업 운동, 부와 빈곤의 기원, 인종의 일반적인 물리적 복지 등을 통제한다. 

 

ㆍ생명은 보다 더 큰 환경에서 공짜 에너지나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끊임없이 처리함으로써 평형상태, 즉 죽음과 거리를 두고 질서를 유지한다. 

 

ㆍ에너지 관점에서 볼 때 죽음과 떨어져 비평형 상태를 유지하는 작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이다. 지구에서 가장 효율이 높은 발전소인 식물도 광합성을 통해 흡수하는 에너지의 양은 극히 적다. 나머지는 흩어져 버린다. 

 

사람 한 명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1년에 송어 300마리가 필요하다. 3000마리의 송어는 9만 마리의 개구리를 먹어야 한다. 그리고 개구리는 2700만 마리의 메뚜기를, 그리고 메뚜기는 1000톤의 풀을 먹고 산다. 

 

ㆍ모든 유형의 생명은 비평형 질서 상태로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전체 환경에서 더 큰 무질서를 초래한다. 에너지는 모른 살아 있는 유기체를 통해 끊임없이 흐르며, 높은 수준에 있는 시스템으로 들어가 그 시스템을 소모하여 더 낮은 상태의 시스템을 만든다. 한편, 유기체가 진화할수록, 평형을 피해 자신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더 많아진다. 

 

ㆍ어떤 시대, 어떤 민족이나 집단이 이룩한 문명의 정도는 에너지를 인간의 발전과 필요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가늠할 수 있다. - <인간의 기원>, 조지 매커디

 

ㆍ에너지와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결합은 사회와 사회적 역할의 관계를 바꾸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의식까지 바꾸어 놓았다. 

 

ㆍ새로운 에너지-커뮤니케이션-의식의 구조는 인간이 평형상태와 멀리 떨어진 상태에 있을 때 번창할 수 있는 수단이다. 

 

ㆍ에너지의 흐름은 끊임없는 파동 상태로 시스템을 유지한다. 파동이 시스템을 압도할 때, 시스템은 붕괴되거나 재편된다. 시스템이 스스로를 재편할 수 있다면 새로운 분산 구조는 종종 이전의 분산 구조에 비해 보다 복잡하고 통합적이고 흐름이 더 큰 질서를 취한다. 

 

ㆍ인간은 가장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었고 잇달아 나타나는 각각의 사회적 구조의 절적 변화는 이전의 사회구조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써대며 더 많은 엔트로피를 생산했다. 

 

ㆍ다윈주의자들은 보다 복잡한 생활 제도와 사회구조를 만들려는 인간의 충동은 우리 자신의 개인적 생존과 번식을 보장하기 위한 타고난 생물학적 필요의 구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엔트로피 법칙은 살아 있는 매순간이 유일한 것이며 반복될 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ㆍ인간이 본래 철두철미하게 물질주의적이어서 이기적이고 실리적이며 쾌락만을 추구하는 존재라면, 공감-엔트로피의 역설을 해결할 가망은 별로 없어 보인다. 

 

 

 

 

 

 

 

 

 



1부 호모 엠파티쿠스

 

 

2 인간 본성에 대한 새로운 견해

ㆍ토머스 홉스: 인간의 본성은 공격적이고 이기적이다. 인간은 날 때부터 싸우고 경쟁하고 서슴없이 다른 존재를 제물로 삼아 자신의 물질적 욕구를 채우고 빼앗고 이기려 드는 존재이다. 

 

ㆍ존 로크: 순수한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사교적이고 서로에게 우호적이다. 하지만 인간은 태생적으로 탐욕적이어서 정신적, 육체적 노동을 들여 물질세계에서 필요한 것을 찾아 생산적 자산으로 고쳐 놓는 존재라고 단정했다. 

 

ㆍ제레미 벤담: 로크의 손을 들어 주어, 인간은 본래 물질적이어서 쾌락을 최대화하고 고통을 줄이려는 존대이다. 

 

ㆍ애덤 스미스: 인간은 본래 경제적 이기심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다윈의 이론을 좇아 인간의 일차적 관심은 자신의 신체적 생존과 영속성이라고 보았다. 

 

ㆍ프로이트 유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물질적 이기심을 성적인 면으로 바꾸었다는 점이다. 어떤 면에서 지난 세기 내내 소비자 자본주의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에로티시즘의 욕구를 자극하고 소비의 성적 전환에 성공한 요인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다. 

 

ㆍ프로이트는 인간은 "인생에서 무엇을 요구하며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인간의 노력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두 가지가 있다. 한편에서는 고통과 불쾌감을 피하려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쾌락의 강렬한 느낌을 맛보려 한다. 

 

ㆍ프로이트는 인간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는 것, 그리고 실제로 모든 행복의 원형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서, 그것은 바로 '성관계'이며, 따라서 인간은 "생식기적 에로티시즘을 생활의 중심으로 삼기로" 작정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리비도이며, 리비도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공격적이다. 그리고 억제할 수 없는 성적 욕구를 채울 궁리만을 한다. 실제로 인간은 괴물이다. 

 

ㆍ프로이트 말대로 서로 파괴하고 죽이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생명이 스스로 질서 있고 복합적이며 통합적인 상태를 추구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ㆍ프로이트는 궁극적으로 모든 생명은 죽음 본능을 위해 존재한다고 결론지었다. 인간의 다른 모든 정서는 단지 성적 충동과 죽음 본능에 억눌린 잔재일 뿐이다. 문명에는 오직 한 가지 목적이 있을 뿐이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 들고 물질적 이익을 증진시킴으로써 리비도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이다. 그런 목적의 수단이 곧 문명이다. 

 

ㆍ리비디의 태도가 대상관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관계가 리비도의 태도을 결정한다. 

 

ㆍ아이가 한 인간으로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그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낄 때, 아이는 성숙을 멈추고 비정상적인 관계를 만들면서, 강박관념, 편집증, 히스테리, 공포 등의 병리적 증상을 보인다. 이런 모든 행동은 버림받았다는 느낌에서 나온다. 

 

ㆍ부모의 공감적 반응이 미약하거나 아예 없으면, 아이의 발달은 억제된다. 이런 상태에서 충동은 당연히 강한 유형이 되고 파괴적 분노가 이 아이의 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ㆍ개인이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개인을 만든다. 

 

ㆍ보울비의 애착이론, 아이가 엄마와 맺는 최초의 관계가 평생 동안 아이의 정서적, 정신적 생활을 좌우한다. 아이의 일차적 충동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추구하는 것이다. 

 

ㆍ개인이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에 만든 애착 대상과 자아를 대표하는 유형은 어른이 되어서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ㆍ애착 결합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천성과 양육 두 가지가 모두 나름대로의 역할을 한다. 

 

 

 

 

 

 

 

 

 

 

 


3 생물학적 진화에 관한 감성적 해석

 

ㆍ뇌의 '거울신경세포 (공감 뉴런)' 때문에 인간을 비롯한 몇몇 동물은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이해할 수 있다. 

 

ㆍ인간에게 공감은 내재되어 있으며, 공감이 우리의 본성이고 우리를 사회적 존재로 만들어 준다. 

 

ㆍ'충동이 항상 예상된 쾌락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 다윈

 

ㆍ불에 뛰어드는 사람은 불에 갇힌 사람의 고통으르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도우려고 덤벼든다. 이것이 다윈이 말하는 '사회적 본능'이다. 

 

ㆍ인간에서 보듯 공감을 발달시키고 동물들끼리 친사회적 행동을 수립하는 데 놀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놀이는 애착, 배려, 신뢰, 애정,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해 주는 수단이고 어른이 되어서는 사회성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ㆍ놀이는 본질적으로 철저히 참여적이다. 놀이는 자아가 마음으로 행하는 어떤 것이 아니다. 그것은 놀이가 아니라 환상이다. 놀이는 다른 사람과 무언가에 몰두하는 행동이다. 놀이는 혼자만의 쾌락이기보다 하나의 공유된 즐거움이다. 순수한 놀이는 수단이기보다는 본질적 의미에서 그 자체로 목적이다. 

 

ㆍ놀이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차원에서 일어나지만 시간과 공간 개념이 없는 것으로 경험되는 경우가 많다. 경험 그 자체는 가상이어서 놀이라는 경험에서 초월적인 특성을 부여한다. 그것이 현실이라면서도 느낌으로는 다른 현실을 갖고 있다. 

 

ㆍ상상을 통해 우리는 실체적인 경험과 정서와 추상적 사고를 하나의 종합적인 앙상블, 즉 공감적 마음으로 모은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의 상상력은 정서적일 뿐 아니라 인지적이다. 우리는 정서를 표현하고 동시에 추상적 사고를 창조한다. 

 

ㆍ'놀이할 때보다 더 자유로운 기분으르 느끼는 순간이 있는가?' - 사르트르

 

ㆍ놀이는 공감 의식을 확장하여 진정한 인간으로 되는 법을 배우는 수단이다. 

 

ㆍ침팬지의 생활에서 위로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감사'의 경험이다. 감사는 우리가 오랫동안 인간관계에만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던 정서적 특징이다. 

 

ㆍ언어 능력의 형성은 공감의 크기와 범위가 확장되고 문화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몸짓으로 하는 의사소통 방식이 갈수록 복잡해져 가는 과정의 최종 단계이다. 

 

 

 

 

 

 

 

 

 


4 인간이 되어 가는 과정

ㆍ인간 의식 발달의 여섯 단계 by 스탠리 그린스펀

 

1) 아기는 부지런히 촉각, 냄새, 소리, 장면 등의 감각을 체계적인 유형으로 짜 맞춘다. 아기는 신경을 집중하는 법을 배우는데 이는 의식을 형성하는 데 매우 핵심적인 단계이다. 

 

2) 자신이 돌봐주는 어른과 처음으로 친밀한 관계로 들어가는 관문, 서서히 주변에서 인간관계라는 살아 있는 세계와 무생물의 세계를 구분하는 법을 배워간다. 

 

3) 인간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기가 다른 사람을 향해 목적의식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그에 상응하는 피드백을 받는다. 아기는 나와 너라는 경계를 구분하기 시작한다. 

 

4) 아기는 다른 사람의 표정이나 몸짓을 흉내내기 시작하여 장난감 난로에 냄비를 놓고 휘젓는 시늉을 한다. (18개월)

 

5) 이미지와 개념을 만든다. 엄마의 손을 끌고 냉장고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우유를 마시고 싶다고 직접 말한다. (2~3년)

 

6) 개념과 정서를 하나로 묶기 시작한다. 할머니를 볼 수 없어서 슬프다. (3~4년) 시간을 이해하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 같은 개념을 구분할 줄 알게 된다. 

 

 

 

ㆍ공감 능력을 일깨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추리를 유도하는 것이다. 추리 훈련을 통해 아이가 실제로 배우게 되는 것은 기본적인 도덕성, 즉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 다른 사람에 대한 동정심,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 도움과 위로를 주려는 의지, 공정한 플레이와 정의에 대한 적절한 의식 등이다. 공감의 성숙과 도덕심의 발달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같은 문제이다.

 

ㆍ죄책감은 수치심과 전혀 다른 개념이다. 죄책감은 공감적 고통과 자신이 괴롭힌 사람에게 손을 뻗어 상황을 수습해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수치심은 모욕감을 느끼게 만들어 쓸모없고 사람 축에도 못 드는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모욕당했다는 것은 거부당했다는 것이다. 

 

ㆍ산다는 것은 무자비한 경쟁이며 이기심이 지배하는 투쟁이기 때문에 오직 환경에 적합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적자생존 - 허버트 스펜서

 

 

 

 

 

 

 

 

 

 

 


5 인류 여정의 의미를 재고하며

 

ㆍ아퀴나스는 우주가 질서정연하며, 이성 덕분에 인간은 창조된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에 동의했다. 하지만 그것은 신이 세상을 질서 있고 합리적인 우주로 창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아퀴나스의 주장이다. 그때 인간의 이성은 신에게로 향하는 창이 된다. 이성의 도움으로 신의 우주르르 이해하고 그래서 우리는 신에게 더 가까이 가게 된다. 

 

ㆍ신앙적 인신과 합리적 인식(데카르트)은 둘 다 존재에 대해 비실체적 접근을 한다.

 

ㆍ감정과 느낌이 없다면 공감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ㆍ존재한다는 것은 교류한다는 뜻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위해 있다는 것이다. 

 

ㆍ우리 각자는 엔트로피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확대된 존재이다. 그래서 육체적인 나는 매순간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지만, 우리의 정체성은 어쨌든 여전히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ㆍ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사람이 장기이식을 하고 성형수술을 받고, 성전환을 해도 인공심장, 의수, 의족을 달았지만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다는 사람은 없었다. 

 

ㆍ경험은 실제적이고 신체적이지만 인간이든 동물이든 자연이든 다른 존재와 함께 나누는 교류는 비물질적 성격을 띠며 저장된 기억의 일부가 되어 우리 각자만의 고유한 역사와 정체성을 구성한다. 

 

ㆍ개념의 진정한 속성은 두뇌와 몸을 조작하는 방식과 두뇌와 몸이 상호 관계와 물리적 세계에서 기능하는 방식의 결과로 얻어진다. 

 

ㆍ은유를 통해 우리는 현실을 상상하고 만들어 간다. 은유는 몸의 경험을 풍부하게 해 준다. 은유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써먹을 수 있고 그래서 우리와 하나가 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준다. 왜나하면 그들의 경험 역시 모든 인간에게 한결같이 공통적인 몸의 공간적, 시간적 방향감각을 토대로 하기 때문이다. 

 

ㆍ데카르트의 아프리오리한 비실체적 진리가 이성의 시대에 지식 기반을 제공하고,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계시와 신의 은총이 신앙의 시대를 위한 배역을 정해 주었다면 실체적 경험이라는 개념은 공감의 시대에 튼튼한 지적 뼈대를 제공한다. 

 

ㆍ'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서 '나는 참여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로 대전환하면서 공감은 인간 역사의 중심에 놓인다. 공감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중심에 있었지만 사회는 이를 한번도 제대로 인식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 

 

ㆍ참이라는 말은 가상과 대비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현실이라는 말과 통한다. 진리에 도달한다는 말은 곧 실재에 닿는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우리는 종종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사실은 현실 속에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것은 무엇인가? 데카르트식 사고의 틀에서 현실을 구성하는 것은 진리이고, 진리는 아프리오리하게 존재하는 고정불변의 것이다. 진리는 찾는 것이짖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실체적 철학의 틀에서 진리는 그런 것이 아니다. 새로운 철학자들이 주장하는 현실은 공유된 경험을 함께 만들어 나아가는 어떤 것이다. 따라서 진리는 객관적이고 자율적인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공유하는 공통의 이해에 관한 설명이다. 궁극적인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거대한 도식 속에서 모든 관계가 썩 잘 들어맞는 방법을 통째로 알려고 한다는 말이다. 진리를 추구한다는 것은 보다 더 큰 그림에 우리가 속해 있는 방법과 속해야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다. 

 

ㆍ현실이 경험이고 경험이 항상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관계가 넓어질수록 현실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질 것이다. 

 

ㆍ진리는 자율적 사실이 아니라 만물이 서로 관계를 맺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진리는 객관적이거나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공통의 경험적 기반을 함께 만들기 위해 모이는 틈새 영역에 존재하는 이해이다. 

 

ㆍ모든 진리는 우리의 현존하는 관계와 공통으로 공유된 이해를 체계화하는 것이다. 존재는 관계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 그것이 존재의 진리이다. 이런 의미에서 실체적, 철학적 접근은 우리의 경험적 존재를 무시하는 신앙과 이성과의 근본적인 결별이다. 

 

ㆍ실재적 경험을 내세우는 철학자에게 인생의 의미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가능한 한 존재의 현실을 깊이 경험하는 것이다. 인생의 의미는 가능한 한 폭넓게 그 경험을 구가하는 것이다. 

 

ㆍ자유의 진정한 토대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다. 

 

ㆍ약점이 없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고 혼자 뚝 떨어져서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들의 삶이 완벽하다고 볼수는 없다. 그들은 인간을 가장 사회적인 동물로 만들어 주는 감정적 통로를 닫아 놓은 사람들이다. 

 

ㆍ확장된 공감은 사람들을 진정으로 평등한 위치에 올려놓는 유일한 인간적 표현이다. 

 

ㆍ공감을 하는 순간에는 '내 것'과 '네 것'이 없고 오직 '나'와 '너'만 있을 뿐이다. 

 

ㆍ신분제도는 불평등을 만들기 위해 고안된 장치이다. 신분은 다른 사람에 대한 권위의 주장이고 서열이다. 모든 사회는 다양한 범위의 배타성을 만든다. 서열화가 심한 사회는 너무 많은 신분으로 쪼개지기 때문에 공감 의식이 약하다. 

 

ㆍ물질적 진보는 불멸성으로 가는 기차표이고 죽음을 벗어나고 유한한 존재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ㆍ성숙한 공감은 살아 있고 그래서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만 겪을 수 있는 현상이다. 

 

신앙이라는 개념을 해체하면 그 핵심에 세 개의 기본적인 기둥을 보게 된다. 경외감, 신뢰, 초월이다. 종교적 충동은 경외감에서 시작된다. 경외감은 존재에 대한 경이의 느낌이다. 존재의 경이감은 신비이고 숭고함이다. 경외감은 가장 심오한 삶이 예찬이다. 

 

ㆍ공감 의식은 경외감으로 시작한다. 서로 공감할 때, 우리 안에서 모든 다른 살아있는 존재와 우리를 연결시켜 주는 미묘하고 놀라운 생명력을 실감한다. 결국 공감은 존재라고 일컫는 불투명한 용어에 대해 우리가 갖고 싶은 깊은 존경의 느낌이다. 공감은 또한 신뢰를 필요로 한다. 신뢰는 우주적 차원과 우리 동료 인간들과의 일상적 차원 양쪽에서 존재의 신비에 스스로 굴복하는 의지이다. 경외와 신뢰는 공감을 자라게 하는 데 필수적인 요건이다. 공감은 만물에 존재하는 신성한 존재를 이해하게 해 준다. 

 

ㆍ이성은 경험을 짜 맞추는 방법이고, 그래서 많은 정신적 도구에 의지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성이 경험과 떨어져 존재하는 비실체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험을 이해하고 다루는 하나의 수단이라는 점이다. 

 

ㆍ칸트의 유명한 정언명령으로 근대의 황금률의 이성적 기준을 만들었다. 칸트의 명령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다. 

1) 너의 의지의 준칙이 동시에 보편적 입법 원리로 타당하도록 행동하라.

2) 네 인격과 모든 타인의 인격에서 인간성을 한갓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항상 목적으로 대하도록 행동하라. 

- 칸트가 대부분의 종교적 경험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선한 행동에서 이기적 측면을 제거했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느낌'의 경험까지 제거해 버리고 말았다. 그 느낌이야말로 동정적 행동에 힘과 강제성을 부여해 주는 경험인데도 말이다. 

 

ㆍ실체적 경험이 부적절하고 도덕법칙과 상충하는 한, 인간 행동의 실제 모습과 그래야 되는 모습 사이의 간극은 사라지지 않는다. 공감 의식은 존재와 당위의 간극을 극복한다. 공감적 행동은 실체적이고 경외감으로 차 있으며 이성에 호소한다. 공감 의식은 설명적이면서도 동시에 규칙적이다. 실제의 모습과 마땅히 그래야 하는 모습 사이에 어떤 구분이 없다. 그 둘은 하나이고 같은 것이다. 

 

 

 

 

 

 

 

 

 

 

 

 

 

 



2부 공감과 문명


6 고대 신학적 사고와 가부장적 경제

 

ㆍ의식의 여러 단계는 인간의 인식의 위치를 정신적으로 재정립하는 것이고, 그런 일은 에너지-커뮤니케이션 혁명이 새로운 사회적 제도를 낳을 때 일어난다. 

 

ㆍ의식의 각 단계는 현실의 윤곽을 정한다. 의식의 각 단계들은 또한 '우리'와 '타인'의 경계선을 긋는다. 

 

ㆍ에너지-커뮤니케이션 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타인'은 점차 친숙한 존재가 되었고 중추신경계의 영역도 확대되었다. 

 

ㆍ대화를 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입장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야 한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몰두할수록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나의 정체성도 더욱 확실해진다. 

 

이야기를 만드는 재능은 평화를 유지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ㆍ우리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우리는 그때의 과정에 맞는 정체성과 그에 따른 관계와 경험의 변화를 계속 갈고 닦아 간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야기하는 스토리와 다른 사람이 우리를 이야기하는 스토리의 구성 요소이다. 

 

ㆍ고고학자들은 신석기 시대가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였다고 말한다. 고고학적으로 보아도 이 시기에는 무기에 관한 기록을 거의 찾을 수 없다. 

 

ㆍ초기의 글씨는 진흙에 새긴 그림문자의 형태였다. 

 

ㆍ문자 덕분에 법을 제정하고 공포할 수 있게 되어, 정의를 집행하는 일을 보다 체계적인 기반을 갖추게 되었다. 

 

ㆍ자연의 힘을 손에 넣고 뜻대로 바꾸고 조절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을 갖추었을 때야 비로소 그들은 다른 동물과 자신을 구분하며 우리와 저들 사이의 경계선을 긋기 시작했다. 

 

ㆍ시각은 늘 개인화된 경험이다. 한쪽은 다른 쪽에 집중한다. 시각에서는 보는 쪽과 보이는 쪽의 경계가 분명해진다. 시각은 주체와 객체의 관점에서 생각하게 만든다. 

 

ㆍ쓴다는 것은 아는 쪽과 알려지는 쪽을 분리하여 더욱더 분명히 자신을 성찰하게 만들고, 지금까지와는 달리 자신과 완전히 구별되는 외부의 객관적 세계뿐 아니라 객관적 세계와 대립되는 내면의 자아에 대해서도 영혼을 개방하는 행위이다. 

 

ㆍ"네가 싫어하는 것은 네 이웃에게도 행하지 마라." - 도덕의 황금률

 

 

 

 

 

 

 

 

 

 


7 국제 도시 로마와 기독교의 발흥

ㆍ로마는 모든 자유민에게 로마 시민권을 부여하는 개방 정책을 실시하여, 보편성을 공유한 인간이라는 개념을 식민지의 정치적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로마 이전의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법적 선례였다. 

 

그리스도 이야기에서 나약함은 특히 중요한 주제이다. 

 

ㆍ사탄을 활용한 것은 서유럽 기독교 전통에서 볼 때 새로운 특징이다. 사탄을 끌어들임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고 그들은 하나님의 적이자 동시에 우리의 적이라는 특이한 도덕적, 종교적 해석이 생겨났다. 그런 갈등은 기반으로 하는 도덕적 해석은 기독교 집단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서유럽 역사 전체를 통해 아주 특별한 효력을 드러냈다. 그 같은 역사는 또한 증오와 대량학살까지도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ㆍ영지주의자들은 육체를 예수까지 고통에 몰아놓은 방해물로 볼 정도로 육체를 신뢰하지 않는다. 영지주의 기독교인들은 육체적 경험을 인간 경험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ㆍ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이사악을 돌로 쳐 죽이라는 명령을 따라야 했다. 아버지 신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아내와 아이들도 가장에게 완전히 복종해야 한다는 부권 계보의 첫 고리가 확립되었다. 

 

ㆍ로마를 기독교 국가로 만든 콘스탄티누스 1세

 

 

 

 

 

 


8 중세 말의 연 (軟)산업혁명과 휴머니즘의 탄생

 

ㆍ루터는 모든 사람이 날 때부터 구원을 받거나 지옥의 저주를 받도록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사람의 운명은 하나님이 미리 정하는 것이었다. 참회를 하고 선행을 해도 운명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구원받았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 평생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끊임없이 향상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노력으로 운명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자신이 이룩한 업적을 통해 자신이 하나님의 선택을 받았는지 그 조짐은 알아낼 수 있었다. 자신이 구원받았는지 저주받았는지 알고 싶은 프로테스탄트들은 자신의 운명을 드러내 주는 선행이나 악행, 신앙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내면의 생각과 기분과 행동을 끊임없이 살펴야 했다. 

 

ㆍ마르틴 투러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장 칼뱅의 개혁 신학은 선택받고 구원받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개인의 직업을 향상시킬 것을 강조했기 때문에, 그 후 몇 백 년 동안은 시장에서 개인의 업적에 세속적으로 헌신하는 신학으로 변형되었다. 19세기 위대한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새로운 기독교가 프로테스탄트의 직업 윤리로서 개인적 업적을 강조했다고 지적하면서, 그들의 직업 윤리는 부르주아를 탄생시키는 심리학적 기초가 되었고 이들 부르주아가 시장 자본주의를 세계 역사의 중심 부대로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ㆍ철학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학문이다. 철학은 핏대를 올려 가며 사람을 가르치려 한다. 성과 속, 합리와 비합리, 엄격함과 방종, 명예와 치욕의 결합은 상스러운 관계라는 것이다. 육체의 쾌락은 현자가 즐길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말이다. - 몽테뉴

 

ㆍ16세기에 자아라는 개념이 나타나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의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도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되었다. 대개의 경우 무의식적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진정한 이미지와 공적인 이미지를 따로 마련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미지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었다. 

 

ㆍ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하고 더 많은 경험을 통해 폭넓은 생각을 갖고 새롭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정체성도 풍부해진다. 그때는 속이는 것이 아니라 초연해진다. 

 

ㆍ사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말을 의미했다. 

 

ㆍ결혼은 공동의 관심과 재산에 관한 계약 관계로서, 남편이 아내와 자녀에게 절대적 지배권을 행사할 천부적 권리를 누린다는 사고는 어디에도 없다. - 로크

 

ㆍ19세기 초에 영국에서 체벌은 완전히 사라졌다. 

 

ㆍ루소의 <에밀>은 아이들에 대한 자상한 교육법으로 유럽의 독자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낸 책이다. 그런데 그는 다섯이나 되는 자식을 전부 낳자마자 고아원에 갖다 버린 전력이 있었다. 그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그 이류를 변명해댄다. 루소의 철저한 부정은 소름끼친다. 

 

ㆍ우리 각자는 고유한 개인이지만, 그 고유성을 자유성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사회적 존재다. 즉, 우리 주변을 채워 주는 특정한 관계와 만남을 통해 삶을 꾸려 간다는 사실이 우리를 고유하게 만드는 것이다. 

 

 

 

 

 


9 근대 시장경제의 이데올로기적 사고

 

토마스 홉스의 인간은 탐욕적이어서 사회계약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

 

존 로크의 인간은 재물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예외가 있지만 원래 백지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덕을 함양해야 했다.

 

장 자크 루소의 인간은 자연의 상태에선 선하게 태어나지만 사회에 의해 타락할 위험이 있다.

 

제러미 밴덤의 인간은 쾌락을 극대화하고 고통은 최소화하려는 공리적 존재여서, 그들의 욕망을 증진시키고 미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토머스 제퍼슨의 인간은 생명과 자유와 행복을 확보할 수 있는 양도할 수 없는 성향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스스로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존재다.

 

ㆍ근대의 중요한 의문은 느낌과 생각, 이 두가지 중 어떤 것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데 적절한가 하는 문제였다.

 

ㆍ존 로크는 육체적 감각이 두뇌에 전달되며느, 그곳에서 정신이 그들 감각을 관념과 합리적 형태의 행동으로 체계화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느낌이 어떠하다고 알려 주는 것이 정신이다. 흄의 생각은 달랐다. 흄은 느낌이 관념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먼저 사물을 느끼고, 그 다음에 그 느낌을 사랑, 미움, 갈망 등 여러 범주로 구분한다. 그런 다음 그 범주를 비슷한 마음의 경험으르 해석하기 위한 은유로 사용한다. 

 

ㆍ근대 초의 철학자들은 대부분 인간의 본성을 정의할 때 좀 더 이성적인 입장에서 접근했다. 

 

ㆍ18세기 - 감성의 시대

ㆍ19세기 - 낭만적 시대

 

ㆍ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혁명을 같은 동기에서 촐발된 것처럼 묶어 다루지만, 사실 두 사건은 몇 가지 중요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둘 다 군주제의 종식과 제한적이나마 민주주의의 수립을 강조했다는 점, 그리고 내막이야 어떨지 몰라도 표면적으로는 평등의 원칙을 중시했다는 점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 독립전쟁이 시장에서 개인의 기회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강조한 반면, 프랑스혁명은 동포애를 더욱 강조했다. 프랑스인들은 같은 프랑스인인 장 자크 루소의 감동적이고 감정적인 저술을 선호한 반면, 미국인들은 보다 온건한 합리주의자인 영국 철학자 존 로크에게 호감을 가졌다. 특히 사유재산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인간의 본능이라는 로크의 사상에 미국인들은 전적으로 동감했다. 

 

ㆍ영국인들은 이성에 호소하는 편이었고 프랑스인은 감성에 더 눈길을 주었다. 

 

ㆍ중세 말과 근대 초의 에너지 혁명은 물레방아와 풍차 등 비활성 형태의 에너지 사용을 크개 확대시켰다. 이들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는 인쇄 혁명과 맞물리면서 원산업혁명을 이끌었고, 그로 인해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도시화가 촉진되고 개인화가 뚜렷해졌으며 자의식도 깊어졌다. 근대의 첫 공감의 물결은 새로운 에너지-커뮤니케이션 혁명의 부산물이었다. 

 

ㆍ중세 유럽은 13세기에 접어들며 거울과 렌즈 생산을 위한 유리 제조 개발에 앞장섰다. 거울이 대량 생산되면서 자기반성에 관심이 모아졌다. 거울이 널리 퍼지기 전에는 불가능했던 생각이었다. '자기반성'이란 말은 반사 표면인 거울의 중요성을 암시해 주는 어휘이다. 

 

ㆍ역사가들은 산업혁명의 시발점을 1780년대 정도로 잡는다. 

 

ㆍ영국의 목화 산업에서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진정한 증기기관이 사용된 것은 1780년대 들어와서였다. 

 

낭만주의 운동은 이성을 맹신하는 계몽주의에 대한 반발이었다. 

 

ㆍ르네상스, 특히 16세기가 끝나 가는 무렵의 인문주의는 금욕적인 생활과 내세의 구원을 이야기하는 교회에 의해 오랫동안 억눌려 있던 인간의 감정과 열정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인간의 상상력을 일깨워 줌으로써 심미적이고 세속적인 본질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낭만주의와 인문주의는 모두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지만 인문주의는 물질주의를 강조하면서 계몽주의 철학의 냉철하고 공정한 합리성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낭만주의와 다른 길을 걸었다. 

 

ㆍ계몽주의학자들은 세계를 기계론적 관점에서 보았고, 인간이 천성적으로 탐욕적이라고 믿었으며, 진보를 물질적 형편이 나아지는 것으로 정의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낭만주의는 세계를 유기적인 관계에서 바라보았고, 인간은 천성적으로 인정이 많고 사회적이라고 믿었으며, 진보란 상상력을 풀어 헤치고 자기 만족과 공동체 의식을 배양하는 인간의 창조력이라고 정의했다. 

 

ㆍ낭만주의 운동은 하나의 철학이자 느낌이다. 낭만주의 운동은 본질적으로 수학에서보다는 자연에서 영감을 찾았다. 

 

낭만주의 우주관에서 신은 자연의 창조주라기보다는 자연에 깃든 영혼이었다.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처럼 그들은 하나님과 자연을 하나로 보았다. 

 

ㆍ낭만주의의 대부 루소는 누구나 자연상태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만 타락한 문명이 방해꾼이 되어 개인의 자연적 성향과 가능성을 억누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문명을 개조하여 문명과 진정한 자연적 인간을 조화시키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프랑스혁명이 바로 그런 시도를 했지만 결과가 나빴을 뿐이다. 

 

ㆍ쇼펜하우어는 당대의 모든 주류 사상에 맞서 도덕성의 기초는 순수 이성이 아니라 동정심이며 감정과 느낌이 동정적 본능을 활성화한다고 주장했다는, 당시로선 대담한 주장을 내놓았다. 

 

ㆍ종교이든 철학이든 인간의 감정은 도덕적 기초로 삼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칸트는 본다. 종교는 계명의 복종 여부에 따라 하나님이 사람을 대하듯, 그렇게 다른 사람을 대해야 한다고 보며, 철학은 이성에 대한 의무에 따라 다른 사람을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ㆍ어린 시절에 아이를 존중해 주고 정성으로 보살펴야 아이의 타고난 본능이 제대로 성숙할 수 있다는 이론을 내세운 것은 루소가 처음이었다. 

 

ㆍ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이다. 

 

ㆍ낭만주의자들은 존재의 적을 소유라고 생각했다. 20세기 저명한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었다. 소유에 집착할수록 소유가 우리를 규정하고,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진정한 존재와 멀어진다. 우리의 존재는 희미해지고 만다. 

 

 

 

 

 

 

 


10 포스트모던의 실존적 세계에 담긴 심리학적 의식

ㆍ다윈의 진화론은 생물계를 역사라는 틀 안에서 바라보게 해 주었다. 헤겔과 마르크스는 변증법을 통해 진화 과정으로서의 역사라는 관념을 구축했다. 

 

ㆍ아인슈타인은 절대 시간이란 개념을 거부하면서, 시간 그 자체는 관찰자와 관찰되는 대상 사이의 상대적 움직임에 의해 결정되는 관점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ㆍ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은 미술에 큐비즘을 도입했다. 그림에서 두 인물은 정면을 보고 있지만 코는 날카로운 옆모습이다. 앉아 있는 인물은 관객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지만 머리는 정면에서 본 것이다. 

 

ㆍ정체성을 만들려면 사회질서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찾기 위해 부모의 현실로부터 자신을 소외시키고, 당연시 되는 기존의 권위에 어느 정도 의문을 가져야 한다. 

 

ㆍ1890년대에 이미 '착한 성격'은 중요한 문제가 되지 못했고, 그보다는 '개성'을 가꾸는 문제가 관심의 초점이 되었다.

 

ㆍ신학적 의식이 이데올로기적 의식으로 서서히 전환되면서 독실한 신앙을 가진 사람은 착한 성격을 가진 사람으로 자아의 개념이 바꾸었다. 착한 성격도 따지고 보면 신앙심이 세속하된 것에 지나지 않았다. 

 

ㆍ세상에는 오로지 두 종류의 인간만이 있다. 착한 성격을 가진 사람과 못된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착한 성격이라는 개념은 세계가 유일하고 보편적이고 기계적인 공식에 따라 움직인다는 계몽주의적 관점과 썩 잘 어울렸다. 

 

ㆍ개성이 있다는 것은 카리스마가 있고 여럿 가운데 돋보이며 관심의 중심에 선다는 뜻이었다. 갈수록 개인의 비중이 약해지고 관료화되어 가는 사회는 산업의 효율적 조건에 맞는 모범 시민을 요구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런 답답한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ㆍ프로이트 이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신화적 은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ㆍ지난 세기에 읽고 쓸 줄 아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소양만큼이나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는 데 필수적이다. 

 

ㆍ전체가 있지만, 개별적 요소의 행동이 전체의 행동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본질적 성격이 전체의 부분을 스스로 규정한다. 

 

ㆍ개인과 집단의 관계는 부분과 전체의 관계와 같기 때문에 집단 역동성의 변화는 그 집단 내에서 개인의 행동방식을 어김없이 변화시킨다. 

 

ㆍ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무엇이든 가능했을 것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ㆍ실존철학자들은 모든 인간이 우주에 홀로 존재하며, 따라서 자신의 삶은 전적으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가정에서 시작한다. 사람들은 신의 존재나 우주의 계획에 기대지 않고 철저히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간다. 

 

ㆍ신체적 생존 욕구에 대한 관심에 충족되면, 보다 더 세련된 욕구로서 사람들과 정을 주고받는 관계에 대한 욕구로 나아가며, 그 과정에서 자존감을 얻는다는 것이다. 즉 다른 사람에게 관심과 애정을 받을 만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자존감이 있으면 최상위 단계의 인간 욕구까지 오를 수 있다. 최상위의 욕구는 자아실현, 즉 자아 성취에 대한 욕구로서 삶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단계로 정의할 수 있다. 

 

ㆍ자조 모임은 보통 같은 고통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정서적으로 통하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는 소규모의 자발적 모임을 가리킨다. 

 

ㆍ개인은 소중하고 고유하고 죽을 수밖에 없고 궁극적인 가치를 가진 존재이며, 계급 의식을 둘러싼 추상적 이데올로기적 관심에 초연하며, 누가 생산 수단을 통제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

 

 

 

 

 

 

 

 



3부 공감의 시대

 

 

11 세계적 공감의 정상을 향한 등정

 

ㆍ사람들은 다이애나와 일체감을 느꼈고 그녀의 짧은 삶을 더듬어 보면서 그녀가 남 같지 않은 기분을 느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그런 반응을 유사 사회적 관계라고 부른다. 유명 인사나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인물을 자신의 삶의 일부로 동일시 하는 현상이다. 

 

ㆍ개인이 당하는 비극을 지켜볼 경우 사람들은 예외 없이 공감하게 되며 그런 일체감은 적극적인 구조 활동의 참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곤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공감의 강도가 줄어들면서 지켜보는 재미만 남는다. 

 

ㆍ코스모폴리타니즘은 세계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코스모스와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가 결합된 말이다. 코스모폴리탄이 된다는 것은 세계의 시민이 된다는 뜻을 말한다. 

 

ㆍ코스모폴리탄이 된다는 것은 타자에게 마음을 열고 다양한 문화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자주 만나 공감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코스모폴리탄은 결국 차별화되어 있고 개성이 강하며 정체성도 다양하고 소속된 곳도 많으며 세련된 자의식을 갖추고 있다. 코스모폴리탄은 어디를 가도 편안하고 쉽게 친근감을 느낀다. 

 

ㆍ경제적 형편이 좋아지고 안정감을 얻게 되면 사람들은 같은 인간을 보다 신뢰하고 자연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불행한 사람이지만 공감 의식이 갑자기 확대되는 현상은 지구 곳곳을 황무지로 만들고 많은 인류를 더욱 가난에 빠뜨린 엔트로피 흐름의 증가를 등에 업고 나타난 결과이다. 

 

ㆍ세계에서 남녀평등이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는 대부분 잘사는 나라들이다. 핀란드, 스웨덴, 캐나다, 독일 모두가 남녀평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ㆍ기술이 가장 진보한 산업국가일수록 전통적 종교 집단의 감소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ㆍ동물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은 인간이 동물을 동료로 여기고 접촉하고 교류하는 시간이 늘고 있다. 미국 가정의 69%가 개나 고양이를 한 침대에서 재우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 즉 68억의 인구는 여섯 단계 정도만 거치면 전부 아는 사이로 연결된다. 

 

 

 

 

 

 

 


12 지구촌 엔트로피의 심연

 

ㆍ가축이 온실가스 방출의 18%를 차지한다. 가축은 이산화질소의 65%, 메탄가스의 37%를 방출한다. 

 

ㆍ인격은 자신에게 현실성을 주기 위해 투쟁하는 것, 즉 다시 말해 외부 세계를 자신의 것으로 주장하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외부 세계를 자신의 인격으로 주장하려면 재산이란 제도가 필요하다. 

 

ㆍ경제적 안락을 느끼는 데 필요한 최소 수준에 도달한 이후의 평균 행복은 부의 축적이 증가할수록 오히려 내려간다. 

 

 

 

 

 

 

 


13 분산 자본주의 시대의 여명

ㆍ정점 세계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애초에 세계화의 배경에는 충분하고 값싼 석유를 바탕으로 기업이 값싼 노동 시장을 찾아 자본을 이동시키고, 거기서 식품과 제조 상품을 최소 비용으로 생산한 다음 해외로 수송하여 수익을 높인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이런 전제가 무효가 된 것이다. 

 

ㆍ태양 에너지, 바람, 물, 지열, 파도, 바이오매스 등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는 3차 산업혁명을 떠받치는 최초의 기둥이다. 

 

ㆍ21세기에는 에너지를 손에 넣는 것이 개인의 사회적 권리이자 인권이 된다. 모든 인간은 자신이 필요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만들어 그것을 지역, 국가, 대륙간 인터그리드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와 권리를 갖는다. 

 

ㆍP2P 방식에 의한 에너지 공유 체제로의 전환은 기존의 위계적 조직과 경영 방식이 서서히 무너지고 대규모 협업으로 특정지어지는 분산 네트워크를 채택하는 세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이다. 

 

ㆍ그리드 컴퓨팅이라고 불리는 분산 컴퓨팅은 새로운 글로벌 사회적 네트워크를 용이하게 하고 교육 체계를 개혁하면서 글로벌 업계를 휩쓰는 차세대 정보기술 혁신의 요체이다. 

 

ㆍ경제 활동은 더 이상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전의를 다지고 벌이는 적대적 경쟁이 아니다. 오히려 마음이 통하는 선수들끼리 힘을 합쳐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모험이다. 나의 이익은 상대방의 손해를 대가로 얻어지는 것이라는 고전적 경제 개념은 물러나고, 다른 사람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 나 자신의 행복을 증폭시킨다는 개념이 새로이 등장하고 있다.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게임은 빛을 잃고 윈윈 시나리오가 대세를 이룬다. 

 

ㆍ지적재산이라는 개념만큼이나 낡은 고전적 경제 패러다임과 새로운 분산 자본주의 모델이 상충하는 곳도 없다. 전통적 사업 계획에서 특허권과 저작권은 하나의 성역이다. 그러나 협업 경제에서는 중요한 정보를 오픈 소스로 내놓는 것이 협업의 출발점이다. 지식을 소유하고 통제하는 것은 협업을 가로막는 일차적 장애이다. 

 

ㆍ성과 계약은 새로운 에너지 시장에서 표준 요금이 되고 있다. 

 

ㆍ우리는 그동안 재산을 다른 사람이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즐기지 못하도록 배척하는 권리로만 생각해 왔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재산은 어떤 것을 사용하거나 즐기는 것으로부터 배척당하지 않는 권리로 정의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ㆍ협동 사회에서는 비물질적 가치, 특히 자아 완성과 인격적 변화가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충만한 인생에서 배제되지 않을 권리, 즉 접속의 권리는 가장 중요한 재산 가치가 되고 있다. 

 

ㆍ분산 정보 기술과 분산 커뮤니케이션과 분산 에너지 인프라가 분산 자본주의를 태동시키고 3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새로운 유형의 경영방식을 채택할 것이다. 

 

ㆍ공감은 직장 생활의 모든 사회적 효용성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요소이다. 

 

ㆍ삶의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려면 두 가지 차원에서 협력적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는 민간 차원의 공동체 참여이고, 또 하나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복지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개인의 세금을 공적 창의력과 서비스를 추진하는 데 투입하겠다는 의지이다. 시민사회에서 사회적 자본을 부활시키고 공공부문에서 공적자본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모든 나라에서 질적인 삶으이 꿈을 성취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ㆍ시장과 정부가 확장된 것이 문화가 아니라, 문화가 확장된 것이 시장과 정부이다. 문화는 사회성이라는 공감적 외투를 만들어 내고, 그 사회성을 통해 사람들은 시장이나 정부 영역에 서로 믿고 참여하기 때문에, 시장과 정부는 인간과 관련된 모든 일에서 1차적이 아닌 언제나 2차적 제도였고 앞으로 그럴 것이다. 

 

ㆍ삶의 질을 창조하려면 사회적 자본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공적자본에도 투자하여 공동의 선을 촉진시켜야 한다. 

 

 

 

 

 

 

 


14 즉흥적 사회에서의 연극적 자아

ㆍ연극적 의식의 등장은 젊은 세대를 글로벌 코스모폴리타니즘과 보편적이고 공감적인 감수성으로 몰고 가는 초기 현상이다. 

 

ㆍ인터넷 혁명은 준사회적 관계를 P2P 관계로 바꾸어 놓았다. 

 

ㆍ모든 사람의 생활은 본인이 의식을 하든 하지 않든 연극적으로 전개된다. - 어빙 고프먼

 

ㆍ모든 종류의 전문가들까지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에 관해 다른 사람들이 그들에게 갖고 있는 기대를 반영하는 페르소나를 취하고 본다. 

 

ㆍ인간의 행동을 연극적인 방법으로 바라볼 때, 자아는 더 이상 존 로크가 생각했던 것처럼 한 개인의 사적 소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자아는 하나의 의식이며 그 의식은 그것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부여받은 것이다. 

 

ㆍ연극적 의식은 진정성이라는 착잡한 문제를 일으킨다. 공연의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그 초점은 어김없이 가식이냐 믿음이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ㆍ신화적 의식의 시대에 영웅은 한 인간의 척도였다. 그런가 하면 신학적 의식의 시대에는 신앙심이 기준이었다. 이데올로기적 의식의 시대에 어울리는 사람이라면 성실하고 선한 성격을 가져야 했다. 심리학적 시대에는 남의 눈에 잘 보이려고 집착했다. 그러나 연극적 의식 속에서 자란 세대에겐, 진정성이 그 사람의 시금석이 된다. 

 

ㆍ사람들의 마음과 관심을 끌려고 하는 관계성에 대한 요구가 개인의 의식과 집단의 의식을 압도하고 정체성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ㆍ연극적 자아가 융통성 있고 극적이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면서, 진정성이란 개념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진정성은 변치 않는 핵심적 자아, 즉 자율적 영혼을 전제로 한다. 

 

ㆍ자아는 한 개인이 평생 겪는 경험의 총합으로 이루어지며, 그가 속한 관계와 그가 겪는 경험이 그 사람을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고유한 존재로 만들어 준다. 

 

ㆍ공감에 대한 의식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도 고유하고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의식에서 비롯된다. 

 

현실적 자아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자아이고, 이상적 자아는 우리가 열망하는 자아인 반면, 진정한 자아는 우리가 실제로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자아이다. 

 

ㆍ명성에 집착하는 심리는 대부분 무시당하거나 거절 당하고 있다는 느낌에서 비롯된다. 

 

 

 

 


15 절정에 이른 경제의 생물권 의식

 

ㆍ생태학에서 네크워크 개념이 부각되면서, 체계론 사상가들은 모든 체계 차원에서 네크워크 모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태계를 개개 유기체의 네트워크로 이해하는 것처럼, 유기체를 세포와 기관과 기관계의 네크워크로 보았다. 

 

ㆍ진정한 통찰력은 초연한 관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탐구하는 현상에 깊이 참여할 때 얻어진다. 

 

ㆍ수용적 전략이란 수용적 개방성, 사물이 스스로이고자 하는 간섭 없는 의지, 스스로를 우리에게 드러내기 위한 지각 표상의 내부 구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릴 줄 아는 능력, 질서보다는 질서를 찾는 행위를 말한다. 

 

ㆍ새로운 복합 정치 기구는 그것이 몸담고 있는 생물권과 마찬가지로 상호 의존적이고 호혜적으로 작동한다. 이것이 생물권 정치이다. 생물권 정치는 지구가 상호 의존적 관계로 맺어진 살아 있는 유기체이며, 우리는 우리를 포함하는 보다 큰 공동체를 보살핌으로써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