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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성 / 시몬 드 보부아르

by mubnoos 2021.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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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

 

제2의 성 = 여성

 

 

 

 

https://www.youtube.com/watch?v=s3m7chXKjvE 

 

 

 

 

ㆍ시몬 드 보부아르는 소설가, 철학자, 저널리스트, 극작가, 회고록 작가, 참여 지식인, 급진적 페미니스트, 사르트르의 동반자 등 다양한 호칭으로 불린다. 이는 생전에 보부아르가 지칠 줄 모르고 정열적으로 활동한 다양한 면모를 반영한다. 이 가운데서도 20세기 페미니즘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현대 여성 해방의 선구자요, 상징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오늘날 시몬 드 보부아르의 이름과 <제2의 성>에 나오는 그 유명한 명제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를 빼고는 페미니즘을 논할 수 없으며, 이 문장은 필경 보부아르의 작품과 참여 활동 중 가장 유명한 것으로 남을 것이다. 

 

ㆍ<제2의 성>은 사회, 정치, 신화, 문학 등 모든 분야에서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와 남성이 부여한 여성 역할이나 이미지를 역사, 사회학, 철학, 인류학, 생물학, 정신분석학을 동원해 분석한다. 즉 여성 조건에 대한 과학적이고 총체적인 연구서라 할 수 있다. 이후 출현한 페미니즘 이론의 사상적 기원은 대부분 이 책에 두고 있으며, 이론가들은 <제2의 성>의 내용과 방법론에서 영감을 받아 각자 분야별로 이론을 심화, 발전시켜나갔다. 

 

ㆍ<제2의 성>은 여성 해방 운동의 성서로 불린다. 

 

 

 

 

 

 

 

 

 

제1권 사실과 신화

 

 

ㆍ질서와 빛과 남자를 창조한 선한 원리가 있고, 혼돈과 암흑과 여자를 창조한 악한 원리가 있다. - 피타고라스

 

ㆍ남자들이 여자에 대해 쓴 것은 모두 의심받아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심판자인 동시에 이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 풀랭 드 라 바르

 

ㆍ여자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누군가가 "여자는 자궁이다" 라고 답한다.

 

ㆍ인류의 암컷이라고 해서 모두가 반드시 여자인 것은 아니다. 인류의 암컷은 여성성이라는 수수께끼이자 위기에 처한 현실에 참여해야만 한다. 여성성은 난소에서 분비된 것인가, 아니면 플라톤 철학의 하늘 저 깊숙한 곳에 응고되어 있는 것인가? 여성성을 지상으로 내려오게 하려면 나풀대는 속치마 하나면 충분한 것인가? 어떤 여자들은 여성성을 구현하려 몹시도 애쓰지만 모델이 제시된 것은 한 번도 없었다.

 

ㆍ우리에게는 질문해야 할 것이 있다. 여자란 무엇인가?

 

ㆍ암컷은 어떤 자질의 결여로 인해 암컷이다. 우리는 여자들의 본질을 자연적 결함 때문에 고통받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ㆍ여자란 불완전한 남자이며 우연적 존재이다. - 성 토마스

 

ㆍ이브가 아담의 여분의 뼈 하나로 만들어졌다고 전하는 창세기 이야기는 인류는 남성이며, 남자는 여자를 그 자체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와의 관계 속에서 상대적으로 정의한다. 여자는 자율적 존재로 간주되지 않을 것이다. 남자는 주체이며 절대이고, 여자는 타자이다. 



ㆍ현재는 과거를 이어받고 있고, 과거의 모든 역사는 남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여자들이 세계의 역사에 참여하기 시작한 순간에도 이 세계는 아직 남자들에게 속한 세계이다. 남자들은 그 사실을 의심하지 않고, 여자들은 이제 겨우 의심하기 시작했다. 

 

ㆍ남자라면 인류 안에 수컷 남성들이 차지하는 특이한 상황에 대해 책을 쓰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려면 나는 우선 “나는 여자다”라고 선언할 수밖에 없다. 이 진실은 또 다른 표명이 나올 배경을 이루고 있다. 남자는 자신을 위치시킬 때 결코 어떤 성(性)에 속한 개인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그가 남자라는 사실은 말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관청의 기록상에서 그리고 신분증명서에서 남성·여성 항목은 명백하게 대칭적으로 나타나지만, 양성 관계는 전기의 양극이나 북극과 남극의 관계가 아니다. 라틴어로 ‘남자(vir)’라는 단어의 독특한 의미는 ‘인간(homo)’이라는 단어의 일반적인 의미와 동일시되기 때문에, 프랑스어에서 인류를 남자(les hommes)라고 말할 정도로 남자는 양성(陽性)과 중성(中性)을 동시에 나타낸다.

ㆍ여자는 음성(陰性)으로 보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제한된 성질로 여겨진다. 때때로 나는 추상적인 토론을 하는 중에 “당신은 여자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합니다”라는 남자들의 말에 짜증이 났다. 나는 나의 유일한 방어가 주관성을 배제하고 “나는 그것이 진실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합니다”라고 답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당신은 남자이기 때문에 그 반대를 생각합니다”라는 대꾸는 할 필요조차 없었다. 왜냐하면 남자라는 사실은 특이함이 아니라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남자는 남자이기 때문에 합법적이고, 잘못은 여자에게 있는 것이다. 고대인들에게 기울어진 경사면을 측정하기 위해 절대적인 수직선이 있던 것처럼 사실상 남성이라는 절대적인 인간의 전형이 있다.

ㆍ세상은 다른 성에게 고작 "차이 속 평등"을 인정할 뿐이었다. 

 

ㆍ여자들은 진정으로 자신들을 주체로서 자처하지 않는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자진 양보하는 것밖에 얻지 못했으며, 아무것도 쟁취하지 않고 주는 것만을 받았을 뿐이다. 여자들은 맞서 싸울 수 있도록 하나로 뭉치게 하는 구체적인 수단이 없는 것이다. 

 

ㆍ여자도 모든 인간처럼 자율적인 자유이면서 남자들이 타자로서 살도록 강요하는 세계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고자 고심하는 모든 개인은 초월하고자 하는 무한한 욕구로써 자신의 존재를 경험한다. 그런데 여성의 상황을 독특한 방식으로 규정하는 것은 여자도 모든 인간처럼 자율적인 자유이면서 남자들이 타자로서 살도록 강요하는 세계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자는 다른 본질적이고 주권적 의식에 의하여 끊임없이 초월될 것이기 때문에 객체로 고착되고 내재 속에 갇혀 있기를 요구당한다. 여자의 비극은 자기 자신을 언제나 본질적인 것으로 확립하려는 모든 주체의 기본적인 주장과, 여자를 비본질적인 것으로 구성하려는 상황의 요구 사이에서 나타나는 갈등에 있다. 이러한 여성 조건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자신을 완성시킬 수 있을까? 그에게 어떤 길이 열려 있을까? 어떤 길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할까? 종속의 한가운데서 어떻게 독립을 되찾을 수 있을까? 어떤 상황이 여자의 자유를 제한하며, 과연 여자는 그것들을 넘어설 수 있을까? 그러한 것들이 우리가 규명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이다. 우리는 개인의 기회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 기회들을 행복이 아닌 자유라는 용어로 정의 내리게 될 것이다.

 

 

 

 

 

 

 

제1부 운명

 

 

1장 생물학적 조건

ㆍ '암컷'이란 말이 경멸적인 이유는 여자의 동물성을 강조하기 때문이 아니라, 여자를 그녀의 성性 안에 가둬 놓기 때문이다. 

ㆍ자연에서 암수의 구분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다. 

ㆍ​ 동물 진화의 여러 단계를 훑어보면 가장 괄목할 만한 특징은 생명이 아래에서 부터 위로 올라가면서 개체화된다는 점이다. 생명이 아래에서는 종의 유지에만 사용되고, 위에서는 각각 독립된 개체를 통해서 소비된다. 

ㆍ수컷이 암컷을 지배하는 경우는 특히 조류와 포유류에서다. 

 

ㆍ포유류의 암수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는 수컷의 생명이 정자를 통해 타자 속으로 초월해 들어가는 짧은 순간에 정자가 수컷에게 나천 것이 되어 자기 모에서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컷은 자기의 개체성을 초월하는 순간 다시 거기에 유폐된다. 반대로 난자는 성숙해서 수란관에 떨어지기 위해 여포에 의해 침투된 난자는 자궁 속에 안착한다. 암컷은 처음에 침범당하고 나중에 소외된다. 암컷은 종에 따라 다양한 성숙 단계에 이를 때까지 태아를 자기 배 속에 지니고 있게 된다. 모르모트는 거의 다 자란 상태로 태어나고, 개는 태아 상태에 아주 가깝게 태어난다. 자신의 몸을 양분 삼아 양육하는, 타자를 품고 있는 암컷은 임신 기간 내내 자신인 동시에 자기가 아닌 타자이기도 하다. 

ㆍ여자는 모든 포유류 암컷 중에서 가장 심각하게 소외되어 있고, 또 이 소외를 가장 격렬하게 거부하는 존재다. 

ㆍ몸은 우리가 세계를 파악하는 도구이고, 세계는 파악하는 방법 여하에 따라서 아주 다르게 그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ㆍ실존은 자체의 형태를 부여하는 데 기여하지 않는 우연의 속성이나 내용은 가지고 있지 않다. 실존은 자기 안에 단순한 사실이란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실존은 사실에 의미를 부여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생명 속에는 서로 결합하는 두 가지 운동이 있다. 생명은 자신을 초월함으로서만 자기를 유지할 수 있고, 자기를 유지시킨다는 조건에서만 자신을 초월할 수 있다. 생명의 두 요소는 동시에 실현되고, 이를 분리한다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ㆍ생식의 양면성 - 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개체들을 창조한다. 

 

자연에서는 어떤 것도 결코 완전히 분명하지 않다. 

 

 

 

 

 

 

 

 

2장 정신분석의 관점

ㆍ여자를 규정하는 것은 자연이 아니다. 여자는 자연을 자기의 감성에서 다시 파악해 자신을 규정해 나간다. 

 

ㆍ오르가슴에 이르는 여자들은 '남성화된' 여자들이다. - 프로이트

 

ㆍ리비도는 남자에게 나타나든 여자에게 나타나든, 변함없이 적법하게 남성적 본질이다. - 프로이트

 

ㆍ프로이트는 여성 리비도의 독자성을 인정하길 거부한다. 그에게는 필연적으로 여성 리비도가 일반적인 인간 리비도의 복잡한 일탈로 보일 것이다. 

 

ㆍ프로이트의 경우 모든 행동이 욕망, 다시 말해 쾌락의 추구 때문에 야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들러는 인간이 어떤 목적들을 지향하는 것으로 본다. 그는 충동적 동기 대신에 이성적 동기, 합목적성, 복안들을 중요시한다. 

 

ㆍ모든 개인에게는 권력에의 의지가 있다. 

 

 

 

 

 

 

 

3장 유물사관의 관점

ㆍ풍부함이란 필요라는 관점에서 보아야만 우월한 것이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갖는 것이 충분히 갖는 것보다 나은 것은 아니다. 

 

ㆍ여자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시민들의 일거리를 규제하는 것보다 더 심하게 여자의 삶에 불법으로 침입하는 것이다. 결코 어떤 국가도 성교를 감히 의무적인 것으로 강요할 수 없었다. 여자는 성행위와 임신과 출산, 양육에 단지 시간과 힘만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가치를 바친다. 

 

ㆍ가치는 실존자가 존재를 향해 자기를 초월하는 기본적 계획에 의해 결정된다. 

 

 

 

 

 

 

 

 

제2부 역사

 

ㆍ이 세계는 언제나 남자에게 속해 있었다. 그런 사실에 대한 여러 가지 설명이 있어 왔지만 어느 것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어떤 특권이 남자에게 이런 의지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인가?

 

ㆍ 몽둥이와 맹수의 시대, 즉 자연의 저항이 가장 세고 도구가 가장 초보적 단계였던 시대에 이러한 우월성은 지극히 중요했음이 틀림없다. 어쨌든 당시 여자들이 아무리 건강했다 하더라도 적대적 세계에 대항하는 투쟁에서 재생산에의 예속은 여자들에게 끔직한 장애를 드러내고 있었다. 아마존 여자들이 자신의 유방을 잘라 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그녀들이 적어도 전사로서 살아가는 동안에는 어머니의 역할을 거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상적인 여자들에게 임신, 출산, 월경은 노동력을 약화시켰고, 신체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장애 상태에 놓이게 한다. 

 

ㆍ 창조는 단지 여러 다른 형태 아래서 같은 생명의 반복에 불과하다. 인간은 실존에 의해 생명을 초월하면서 생명의 반복을 보장한다. 이 초월에 의해서 단순한 반복에는 일체의 가치를 부정하는 그런 가치들을 창조하는 것이다. 

 

ㆍ 여자는 왜 모성을 받침대로 삼는 데 성공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인류가 단순히 자연적 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류는 자신을 종으로 유지시키려 하지 않는다. 인류의 게획은 정체가 아니다. 인류는 자기 초월을 지향한다. 

 

ㆍ 남자가 여자를 숭배한 것은 사랑이 아닌 공포 속에서다. 남자는 여자를 먼저 왕좌에서 쫓아냄으로써 비로소 자기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ㆍ 노예이든 우상이든, 여자는 결코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신들을 만들고 여자들은 그 신들을 숭배한다" 고 프레이저가 말했다. 자신들이 최고의 신을 여자로 하는가, 남자로 하는가는 남자들이 결정한다. 사회에서 여자의 자리는 항상 남자들이 지정한다. 어떤 시대에도 여자는 자기 자신의 법을 부과한 적이 없다. 

ㆍ 남자가 여자를 동류로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여자가 남자의 노동과 생각의 방식에 참여하지 않고 생명의 신비에 종속된 채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가 여자를 받아들이지 않고 타자의 차원으로 바라보는 이상, 남자는 여자의 억압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여자를 억압하는 원인이 가족을 영속시키고 세습재산을 고스란히 유지하려는 의지 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여자가 가족을 벗어나는 정도에 따라 이러한 절대적 예속에서도 벗어난다. 만일 사회가 사유재산을 부정하면서 가족을 거부한다면 그로 인해 여자의 운명은 현저하게 개선될 것이다. 공유재산제가 우세한 스파트타는 여자가 남자와 거의 동등하게 취급받은 유일한 도시국가였다. 여자아이들은 사내아이들처럼 양육되었고, 아내는 남편의 집안에 갇혀 있지 않았다. 모든 아이가 공동으로 전체 도시국가에 귀속되기 때문에, 여자들 또한 한 명의 주인에게 예속되지 않았다.

 

ㆍ여자에게 불행인 것은 남자에게 노동의 동반자가 되지 못함으로써 인간적 공존에서 배제되었다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동류로 인정하지 않은 이유는 여자가 남자의 노동과 생각의 방식에 참여하지 않고 생명의 신비에 종속된 채 있었기 때문이다. 

 

ㆍ 악은 선에 필요하며 물질은 정신에, 암흑은 빛에 필요하다. 남자가 자기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기 존재를 영속시키기 위해 여자가 필요불가결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ㆍ기독교의 이념은 여자를 억압하는 데 적지 않게 이바지했다. 

 

ㆍ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복종하는 것처럼 여자들은 모든 것에서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

 

ㆍ모든 종류의 동물, 특히 인간에게 양성을 근본적으로 갈라놓는 신체적인 동시에 정신적인 차이가 있다. - 오귀스트 콩트

 

ㆍ 낙태에 관해서는 어디에서도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ㆍ 낳을 수 있을 만큼 여자를 낳지 않는 여자는 그만큼의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고, 임신 후에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여자 역시 마찬가지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

 

 

 

 

 

 

 

 

제3부 신화

 

ㆍ여자는 육체이며, 육체적 쾌락과 위험이다. 여자에게 성적이고 육체적인 존재가 남자라는 사실은 한 번도 포고되지 않은 진실이다. 

 

ㆍ 사실 여자도 자기가 누구인지 단정하기 아주 곤란할 것이다. 

 

ㆍ 질문은 답변을 내포하지 않는다. 그러나 숨겨진 진실이 지나치게 유동적이어서 파악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이 영역에는 진실이란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한 실존자가 그가 행하는 그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가능성은 현실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으며, 본질은 실존에 선행하지 않는다. 그 순수 주관성 속에서 인간은 아무것도 아니다. 인간은 그의 행위에 따라서 측정된다. 

 

ㆍ 여자가 자신을 위해 자신에 의해 살게 될 때, 그때 여자는 완전히 한 인간이 될 것이다. 

 

 역사상 여자 천재가 극히 적은 이유는 사회가 여자들에게 자기를 표현할 수단 일체를 박탈했기 때문이다. “여자로 태어나는 모든 천재는 공공의 행복을 위해 사라진다. 우연히 능력을 발휘할 수단이 주어진 순간, 여자들이 가장 어려운 재능에 도달하는 것을 보라.” 여자들에게 최악의 핸디캡은 그녀들을 바보로 만드는 교육이다. 억압자는 언제나 피억압자를 쓸모없는 존재로 약화하는 데 몰두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기회를 차단하는 것은 고의적이다. “우리는 여자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의 행복에 도움이 될 가장 탁월하고 풍부한 자질들을 여자들 속에서 그냥 잠자게 내버려 두고 있다.” 열 살의 어린 소녀는 자기 남자 형제보다 더 활발하고 섬세하다. 스무 살에 개구쟁이 사내아이는 기지에 찬 남자가 되고, 여자아이는 “서툴고 소심하며 거미 한 마리도 무서워하는 바보”가 되어 버린다. 잘못은 그녀가 받은 교육에 있다. 여자들에게도 사내아이들이 받는 것만큼의 동등한 교육을 제공해야만 할 것이다. 반여성주의자들은, 교양 있고 똑똑한 여자들은 괴물이라는 구실을 대며 여성의 교육을 반대한다. 그러한 비난은 교육받은 여자들이 아직도 예외적인 존재로 머물러 있다는 데서 온다. 만일 여자들이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자연스럽게 교양을 쌓을 수 있다면, 남자와 똑같이 자연스럽게 그것을 활용할 것이다. 여자들을 불구로 만든 뒤에, 자연에 반하는 법칙에 굴복시키고 있다. 즉, 여자들의 뜻에 반하는 결혼을 시켜놓고 여자들이 정숙하기를 바라며, 이혼조차도 무슨 비행인 것처럼 여자들을 비난하는 것이다. 일 외에는 행복이 있을 수 없음에도 대다수 여자를 무위 속에 있도록 한다. 스탕달은 여자들이 놓여 있는 이런 조건에 분개했고, 거기서 여자들이 비난받는 모든 결점의 원천을 보았다. 여자들은 천사도, 악마도, 스핑크스도 아니며, 다만 어리석은 풍습이 반노예로 만들어 버린 인간일 뿐이다.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 어떤 생물학적·심리적·경제적 운명도 사회 속에서 인간의 암컷이 띠고 있는 모습을 규정하지 않는다. 문명 전체가 남자와 거세된 남자의 중간 산물을 공들여 만들어 내어, 그것에다 여자라는 이름을 붙인다. 오직 타인의 개입만이 한 개인을 타자로 구성할 수 있다. 어린 아이가 자기를 위해 존재하는 동안에는 자신이 성적으로 구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에게 신체는 우선 주관성의 발현이며 세계에 대한 이해를 실현하는 도구다. 그들이 세계를 파악하는 것은 눈과 손을 통해서이지 성적 부분을 통해서가 아니다. 출생의 드라마나 이유의 드라마도 양성의 유아에게 같은 방식으로 전개된다. 즉, 그들은 모두 같은 흥미와 쾌감을 가지고 있다.

 

 


 

 

 

제2권 체험

 

 

 

서론

ㆍ여자라는 것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그러나 여자의 진짜 불행은 여자인 것이 불행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 키르케고르

 

ㆍ 절반은 희생자, 절반은 공모자, 모든 사람처럼. - 장 폴 사르트르

 

 

 

 

 

 

 

 

 

제1부 형성

 

 

ㆍ어떤 상황을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생각해야 할 필요는 없다. 

 

ㆍ 유희와 몽상은 여자아이를 수동성으로 향하게 한다. 그러나 여자아이는 한 사람의 여자가 되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이다. 그리고 자신을 여자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기를 포기하고 훼손하는 것임을 이미 알고 있다. 만약 자기 포기가 매력적이라 한다면 자기 훼손은 불쾌한 것이다. 남자라든가 사랑이라든가 하는 것은 미래의 안개 속에 아직 멀리 있는 것들이다. 

 

ㆍ자기를 주체며 자주체이자 초월로서 또한 하나의 절대로서 느끼는 개인에게, 자기 안에서 열등함을 주어진 본질로써 발견한다는 것은 기이한 경험이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일자로 설정하는 사람에게, 자기 자신이 또한 타자로서 보인다는 것은 기묘한 경험이다. 이것이 바로 인생 수업을 쌓아 가는 과정에서 자기를 여자로서 파악하는 여자아이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녀가 속해 있는 영역은 남자의 세계에 의해 사방이 막히고 제한되며 지배되고 있다. 그녀가 제아무리 높이 기어 올라가도, 위험을 무릎쓰고 제아무리 멀리 간다고 할지라도 그녀의 머리 위헤는 언제나 천장이 있고, 그녀의 길을 가로막는 벽이 있을 것이다. 

 

ㆍ성장해 가면서 여자 아이는 어른들의 말을 더 이상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ㆍ사실 남자들이 보기에 여자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그녀가 인간적 가치를 증대하는 것보다 남자들의 꿈에 맞춰 자기를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여자는 경험하기 전에 이런 사실을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 

 

ㆍ성적으로 남자는 주체다. 

 

ㆍ성행위를 중대한 위험으로 변형시키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어린애를 낳는다는 공포다. 

 

ㆍ정신분석학자들은 프로이트의 학설에 따라서 마조히즘을 세 유형을 구분한다. 

1) 고통과 성적 쾌감의 결합

2) 여자가 성적으로 남자에게 의존하는 것을 수락하는 경우

3) 자기 징벌의 메커니즘 위에 근거

쾌감과 고통이 처녀성의 상실과 분만을 통해 연결되어 있고, 여자가 자기의 수동적 역할에 동의하고 있어서 마조히스트라는 것이다. 

 

ㆍ나르시시즘이란 자신의 자아 속에 자기를 소외시키는 데 있다. 

 

ㆍ정신분석학자들이 동성애를 신체기관적인 것이 아니라 심리학 현상으로 본 것은 커다란 공적이다. 

 

ㆍ여자는 객체가 될 것을 요구받는 존재다. 

 

ㆍ레즈비언은 확실히 남성을 거부하고 여성의 육체를 좋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모든 사춘기 소녀는 남자의 성기 삽입이나 지배를 두려워하며, 남자의 육체에 대하여 어떤 혐오감을 느낀다. 반면에 여자의 몸은 남자에게서와 마찬가지로 그녀에게서도 욕망의 대상이다. 

 

ㆍ동성애 여자의 특징은 여자를 사랑한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여자만을 사랑한다는 데 있다. 

 

 

 

 

 

 

 

 

 

제2부 상황

 

 

ㆍ결혼은 일반적으로 사랑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ㆍ'구멍은 언제나 구멍이다'라는 격언은 상스럽게 해학적이다. 남자는 거친 쾌락 이외의 것을 구한다. 그런데도 여러 종류의 매음굴이 번창하는 것은 남자가 아무 여자와도 어느 정도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 

 

ㆍ결혼이란 얼마나 기이한 발명품인가! 그런데 한층 더 기이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자발적인 행동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ㆍ사랑하는 것이 결혼하는 것은 아니며, 사랑이 어떻게 의무가 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ㆍ육체적 사랑은 절대적인 목적도 단순한 수단도 될 수 없다는 것이 진리다. 육체적 사랑은 무엇보다 자유로워야 한다. 

 

ㆍ결혼은 남자가 지배적 성격을 멋대로 휘두르도록 장려한다. 지배욕은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저항하기 힘든 것이다. 

 

ㆍ여자에게 이 세계에서 할 일을 부여함으로써 남자는 해방될 것이다. 

 

ㆍ변비, 설사, 구토는 언제나 욕망과 불안이 혼합되어 있는 것이다. 

 

ㆍ여자는 하나의 대상물이기 때문에, 어떻게 치장하느냐에 따라서 그 고유한 가치가 달라진다. 실크 스타킹, 장갑, 모자에 그토록 많은 중요성을 부여하는 것은 단순한 경박함이 아니다. 자기 지위를 지키는 것은 긴박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ㆍ여자가 옷을 잘 차려입는 것은 다른 여자들의 질투를 자극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런 질투는 확실히 그 목적을 달성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그러나 그것만이 유일한 목적은 아니다. 부러워하고 감탄하는 칭찬을 통해 여자는 자기의 아름다움, 세련됨, 취향, 즉 자기 자신에 대한 절대적 긍정을 추구한다. 그녀는 자기를 보이기 위해 옷을 차려입는다. 자기를 존재하게 하려고 자기를 내보인다. 

 

ㆍ여자들의 관계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 관계가 내포하는 진실이다. 남자 앞에서 여자는 언제나 자기를 가장하고 있다. 

 

ㆍ매춘으로 자기를 파는 여자들과 결혼으로 자기를 파는 여자들 간의 유일한 차이는 계약의 금액과 기간에 있다. 양쪽 모두에게 성행위는 하나의 서비스다. 후자는 한 남자에게 종신계약하는 것이고, 전자는 돈을 지불하는 여러 명의 고객이 있는 것이다. 후자는 한 남자를 통해 다른 모든 남자로부터 보호되고, 전자는 모든 남자를 통해 각 남자의 배타적 횡포에 대해 방어된다. 

 

ㆍ부부의 의무의 이행은 은혜가 아니라 계약의 실행이다. 

 

ㆍ매춘부들의 생활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도덕적, 심리적 상황이 아니다. 대부분 물질적 조건이 비참한 처지에 있다. 

 

ㆍ매춘과 예술 사이에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불확실한 통로가 있다. 이는 미와 관능을 모호하게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욕망을 낳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다.

 

ㆍ고급 창녀가 쾌락과 사랑과 자유를 희생 제물로 삼아 추구하는 것은 출세다. 가정주부의 이상은 남편과 아이들과의 관계를 에워싸고 있는 정태적 행복이다. 

 

ㆍ출세란 시간을 통해 전개되는 것이지만, 하나의 이름에 요약되는 내재적인 것임에 변함이 없다. 

 

ㆍ절제와 정숙함의 전통에 눌려 있는 여자는 언제나 행동으로까지는 옮기지 못한다. 

 

ㆍ여자가 늙는 것을 받아들이는 날부터 그녀의 상황은 달라진다. 그녀는 무성의 다른 존재가 된다. 하지만 완성된 존재, 즉 나이 든 여자가 된다. 

 

ㆍ손주들에 대한 할머니의 감정은 딸에 대한 감정의 연장선이다. 

 

ㆍ세계가 전체적으로 남성적이라는 것을 여자 자신이 인정하고 있다. 세계를 만들고 규제하고 오늘날도 여전히 지배하는 것은 남자들이다. 여자는 자기가 이 세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여자는 열등하고 의존적이다.

 

ㆍ비본질적 수단에 결부된 유일한 가치는 유용성이다. 

 

ㆍ남자는 여자가 자기의 지배력과 허영심을 만족시켜 주는 연극을 하도록 장려한다. 

 

 

 

 

 

 

 

 

 

 

 

 

 

제3부 정당화

 

여자는 자기를 잃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자기를 잃어버린 상태로 있다. 

 

여자는 어떤 신비적인 운명에 좌우되는 희생자가 아니다. 여자가 이러이러하다고 규정하는 특수성은 모두 선입견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런 특수성은 우리가 새로운 관점으로 여자의 개별성을 파악할 수 있을 때 장차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ㆍ정신분석학자들은 보통 여자가 애인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추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릴 적 아버지가 아이의 경탄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가 남성이었기 때문이지 아버지였기 때문이 아니다. 

 

ㆍ자기 소멸의 꿈은 존재하려는 강한 의지다. 

 

ㆍ자유를 올바르게 실천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바로 적극적인 행동으로 자유를 인간 사회 속에 투사하는 것이다. 

 

 

 

 

 

 

 

제4부 해방을 향해

 

 

14장 독립한 여자

ㆍ여자가 남자와 분리하는 거리를 대부분 뛰어넘은 것은 노동을 통해서다. 오직 노동만이 여자에게 구체적 자유를 보장해 줄 수 있다. 

 

ㆍ생산적이고 활동적인 여자는 자기의 초월성을 회복한다. 자기 계획 속에서 그녀는 자기를 주체로서 구체적으로 확립한다. 

 

ㆍ정력을 아끼지 않고 책임감이 있으며 세상에 저항하는 투쟁의 격렬함을 아는 여자는 자기의 육체적 욕망을 채울 필요뿐만 아니라, 행복한 성적 모험이 가져다주는 긴장의 완화와 기분 전환을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ㆍ여자 대부분에게는 단지 자기의 욕망을 채우는 것만이 아니라, 욕망을 채우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ㆍ우리가 위대하다고 부르는 남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들의 어깨에 세계의 무거운 짐을 짊어진 사람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은 그 일을 잘 해내었다. 그들은 세계를 재창조하는 데 성공도 하고 실패도 했다. 그러나 우선 그 엄청난 중책을 받아들였다. 그것이 바로 어떤 여자도 결코 하지 못한 일이며 할 수 없었던 일이다. 

 

ㆍ여자의 한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내세워야 할 것은 그녀의 상황이지 신비스러운 본질이 아니다. 미래는 활짝 열린 상태에 있다. 

 

ㆍ확실한 것은 지금까지는 여자의 가능성이 억압되어 인류에 손실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바야흐로 여자 자신을 위해서, 모두를 위해서 여자가 마침내 모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할 때라는 것이다. 

 

 

 

 

 

 

 

 

 

 

결론

ㆍ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동류로 인정하지 않는 한, 다시 말해 여성성이라는 것이 현 상태대로 영속되는 한 싸움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ㆍ주어진 세계의 한 가운데에서 자유의 지배가 승리하도록 하는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권한이다. 이 숭고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여자와 남자가 그들의 자연적 차이를 넘어 우애를 분명하게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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