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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숨결 / 로맹 가리

by mubnoos 2021.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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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ㆍ우리는 때때로 훌륭한 작가들이란 이미 죽어서 이 세상에 없던 작가들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로맹 가리는 죽어도 아주 멋들어지게 죽었다. 삶의 절정에서 수직으로 곧장 떨어져 내린,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한 죽음.

 

 


폭풍우

 


마지막 숨결

ㆍ미국인들이 사용하는 비속어 '마더-퍼커'에 해당하는 말이 프랑스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프랑스 독자들에게 미리 밝혀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ㆍ미국의 신세대들은 우리의 가장 무모한 꿈보다 훨씬 더 무모한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들어, 거기서 뭔가를 발견해낼 수 있었다. 

 

ㆍ카사부부는 루뭄바를 고문하고 죽인 후에 그의 간을 꺼내 먹었다고 한다. 나는 늘 그게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니까 내 말은, 자신의 원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신체를 먹는 게 이상하다는 것이다. 나 같으면 내가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의 간이라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증오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신체 중 아주 작은 한 조각이라도 목구멍에 밀어넣는 건 절대로 불가능할 것 같다. 

 

ㆍ그 증오심은 나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한 세대가 다른 세대에게 품고 있는 그런 종류의 증오심이었다. 매스미디어의 발달과 더불어 동서 간의 정보가 즉각적으로 전달되고 도처에서 진실이 쏟아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1970년에 스무 살인 젊은이에게 그 증오심은 지극히 본능적인 반응이었다. 

 

ㆍ정말로 사랑했던 여자가 몇 명이나 있었어요? 여자가 나에게 물었다. 단 한 명.

 

ㆍ나는 전화번호부, 사람들과 휴머니즘으로 가득 찬 그 책, 이 세상의 그 어떤 책도 아닌 바로 그 책, 한 휴머니스트의 마지막 숨결과 함께하기에 가장 적합한 바이블과도 같은 그 책을 손에 든 채로 그 방 안에 서 있던 내 모습을 기억한다. 

 

 

 


인문지리

 

 


십년 후 혹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이야기

ㆍ오직 기억만이 남아 있을 뿐!

 

 


냐마 중사

ㆍ복수하는 사람들, 끝없이 싸우는 사람들, 잔인한 사람들,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 우리는 오직 한 가지 꿈밖에 없다네. 죄지은 자들은 벌을 받을 거라는 꿈. 

 

 

 


사랑스러운 여인

 

 

 


그리스 사람

ㆍ뭘 해서 먹고 사냐니? 그건 정말 어리석은 질문이다. 당신도 그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그건 살아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질문이다. 그 질문은 삶 자체를 하찮은 것으로 만든다. 만약 이렇게 말하는 게 가능하다면, 그 질문은 삶을 부차적인 것으로 밀어낸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듯이. 또 다른 공물을 지불해야 한다는 듯이. 

 

ㆍ인간은 놀라움이라는 감정을 간직하는 한 언제나 웃을 수 있다. 웃음, 그것은 그 대가로 고통을 치를 만한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세상을 보면서 웃을 수 있는 한, 우리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 

 

ㆍ당신이 만나는 그리스인들은 하나같이 민주주의를 만든 건 바로 자기들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건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들은 이제 민주주의에 대한 자격증을 일어버렸다는 것이다. 

 

ㆍ영국인들은 지극히 관습적인 사람처럼 보이거나 아니면 전형적인 괴짜처럼 보이는 그런 방식으로, 그래서 영국인들은 어떤 행동을 해도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들이 덜 순응적으로 행동할수록 사람들은 그들이 더 전형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ㆍ겁에 질리기 위해서는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살아 있다는 것과 겁에 질리는 것, 그 두 가지가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는 알 도리가 없었다. 

 

ㆍ영국 놈들은 아무한테나 '보이'라고 부르는 고약한 버릇이 있단 말야.

 

ㆍ내 동료는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자신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고 합니다. 그리스 신들과 불멸성을 열렬히 신봉하는 사람에게 그건 말할 수 없이 불쾌한 느낌이엤죠. 

 

 

 



옮긴이의 말

ㆍ로맹 가리라는 퍼즐의 새로운 조각, 또는 그의 세계를 관통하는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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