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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5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 이정하 ㆍ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그리하여 그와는 언젠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랑은 가혹한 형벌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사실을 깨닫고도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랑은 왜 이처럼 현명하지 못한가 모르겠다. ㆍ그때까지 아낌없이 제 한 몸을 불태우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생각한 내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진실로 진실로 너를 가질 수 있음은 진정 너로부터 떠나는 데 있는 것인데 ㆍ저 꽃잎들도 언젠가 떨어지겠지만, 언젠가 떨어지고 말리라는 것을 제 자신이 먼저 알고 있겠지만, 그때까지 아낌없이 제 한 몸을 불태우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생각한 내가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떨어진 꽃잎 거름이 되어 내년.. 2022. 1. 11.
악의 꽃 / 샤를 보를레르 샤를 보들레르 샤를 보들레르는 1821년 4월 9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프랑수아 보들레르는 당시 62세로 어머니 카롤린은 28세였다. 보들레르는 여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그 이듬해 1828년 유능한 장교 자크 오픽과 재혼했다. 어머니와 누구보다 가까웠던 보들레르는 그녀의 재혼에 깊이 상심한다. 1841년 보들레르의 부모는 그가 생활을 바로잡기 바라는 마음에서 그를 인도로 여행 보내지만, 그는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파리로 돌아온다. 성년이 되던 그해 친부가 남긴 큰 유산을 쓸 수 있게 된 보들레르는 그 돈을 허랑방탕하게 썼다. 좋은 옷과 술에 탐닉하고 아편이나 마리화나까지 손대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잔 뒤발이라는 단역배우를 만나 사랑에 빠졌다. 보들레르가 유산의 절반가량을 환락에.. 2021. 5. 13.
쉰, 그님이 오셨네 / 송봉애 사람이 나이를 가장 절실하게 의식하는 시기가 언제일까? 아마 쉰 살 무렵이 아닌가 싶다. 서른 즈음만 해도 왕성한 혈기에 취해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늘 현재와 같은 젊음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이고 '늙음'이란 말은 자기와는 상관없는 단어로 생각된다. 마흔이 되어도 정도는 그리 심하지 않다. '벌써 내가?'하고 가끔씩 놀랄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흘러가는 세월이 절박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러나 쉰이 되면 다르다. 노쇠현상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흰머리가 늘고 피부가 탄력을 잃는다. 체력이 저하되고 피로가 빨리온다. 아! 마침내 나에게도 올 것이 왔구나! 세월 앞에 장사가 없다더니, 나 역시 어쩔 수 없구나! 마음은 아직도 새파랗건만 벌써 황혼이란 말인가! 속절없이 나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2021. 3. 8.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류시화 초대 당신이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무엇때문에 고민하고 있고,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당신이 몇살인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다만 당신이 사랑을 위해 진정으로 살아 있기 위해 주위로 부터 비난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알고 싶다. 어떤 행성 주위를 당신이 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슬픔의 중심에 가닿은 적이 있는가 삶으로부터 배반당한 경험이 있는가 그래서 잔뜩 움츠러든 적이 있는가 또한 앞으로 받을 더 많은 상처 때문에 마음을 닫은 적이 있는가 알고 싶다. 나의 것이든 당신 자신의 것이든 당신이 기쁨과 함께할 수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미친듯이 춤출수 있고, 그 환희로 손가락 .. 2021. 1. 25.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 이해인 삶의 절반은 뉘우침 오늘은 아무 생각 않고 하늘만 보며 행복하다 넓고 높아 좋은 하늘 내가 하고 싶은 모든 말들 다 거기에 있다.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떠나가는 제 이름을 부르지 마십시오 이별은 그냥 이별인게 좋습니다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 찾으면서 끝나지 맥박 호흡 체온 혈압 이 중 두개만 정상이어도 얼마나 기쁜지 얼마나 살고 싶은지! 한결같음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건 얼마나 주제넘은 허영이고 이기적인 사치인가요 2021.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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