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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 최진석

by mubnoos 202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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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ㆍ우리는 지금까지 철학 수입국으로 살았다. '보통 수준의 생각'은 우리끼리 잘하며 살았지만, '높은 수준의 생각'은 수입해서 산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한 사유의 결과를 숙지하고 내면화하면서도 스스로 '생각한다'고 착각해왔다. 수입된 생각으로 사는 한, 독립적일 수 없다. 

 

앎이 늘어갈수록 내 자유가 공동체의 자유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개인적인 삶의 의미가 우주의 넓이로 확장되는 것이 바로 완성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도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추상하는 능력으로 힘을 발휘하며 사는 인간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이런 일을 동양의 선현들은 천인합일天人合一 등의 어법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뜻있는 사람이라면,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찾기보다는 시대의 병을 함께 아파한다.

 

새롭고 위대한 것들은 다 시대의 병을 고치려고 덤빈 사람들의 손에서 나왔다. 이렇게 해서 세상은 진화한다. 이것은 또 나의 진화이기도 하다. 내가 시장 좌판에 진열된 생선이 아니라 요동치는 물길을 헤치는 물고기로 살아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표현된다. 나는 눈뜨고 이렇게 펄떡거릴 뿐이다. 

 

철학 수입자들은 창백한 이론을 진실이라고 하지, 울퉁불퉁한 역사와 육체를 진실이라고 하기 어렵다. 그들은 사유를 사유하려 들지 세계를 사유하려 들지 않는다. 이와 달리 철학 생산자들은 직접 세계를 사유한다. 사유를 사유하지 않는다.

 

 

 

 

 

 

1강 - 부정(否定) : 버리다

ㆍ철학의 시작은 곧 전면적인 부정이고, 이것은 새로운 세계의 생성을 기약하는 일이다. 새로운 생성이란 전략적인 높이에서 자기 주도적 시선으로 세계를 보고 스스로 자신의 나아갈 길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스스로 그 길을 결정하지 못하는 한, 항상 종속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종속적인 한, 우리는 주도권을 잡고 자신의 삶을 꾸리거나 자신이 속한 사회의 새 방향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그러니 우리에게는 우선 '부정', 버리는 일이 필요하다.

 

 

01. 명(明) - 대립의 공존을 통한 철학적 차원의 사유

ㆍ우리가 처한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것이 인문적 시선이고 철학적 시선이며 문화적 시선, 예술적 시선이다. 이 높이에서만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활동성이 나오기에 우리는 이 높이의 사유를 획득해야만 한다. 

 

‘대립의 공존’이 대립을 돌파한다

 

ㆍ사실상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이 붙들고 있거나 몸담고 있는 한쪽 세계를 온전한 전체로 쉽게 착각하고 삽니다.

 

ㆍ대립에 갇히지 않고, 오히려 대립을 품어 안는 내적 공력을 키워 지속적으로 변증법적 상승을 해야 합니다.

 

철학은 살아 있는 ‘활동’이고 ‘사유’다

 

ㆍ철학적 차원에서 사유한다는 말을 다른 방식으로 비유하면, 전략적 차원에서 움직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층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그들의 움직임에 종속적으로 반응하는 차원의 삶을 꾸릴 수 밖에 없습니다. 

 

ㆍ철학을 한다는 것은 결국 가장 높은 차원의 생각 혹은 사유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02. 패(敗) - 서양에 의한 동양의 완전 패배

ㆍ배움의 목적은 '구국구망', 즉 망한 나라를 다시 살려내는 것이다.

 

 

 

03. 복(復) - 서양을 배우다

철학적인 높이로 상승한 단계의 사람들은 어떠할까? 바로 전면적인 부정을 이야기한다. 전면적인 부정이 새로운 생성을 기약한다. 새로운 생성은 전략적인 높이에서 자기만의 시선으로 세계를 보고 자신이 직접 그 길을 여는 일이다.

 


 

04. 력(力) - 문화, 사상, 철학의 힘

ㆍ철학적인 활동은 먼저 '자기파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현재의 것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현재의 것을 제대로 응시할 수 있는 높이를 갖는 것. '파괴'는 그 높이에서라야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철학적 지식, 그것은 철학이 아니다. 철학은 기실 명사와 같은 쓰임을 갖고 있지만, 동사처럼 작동할 때만 철학이다. 자신의 시선과 활동성을 철학적인 높이에서 작동시키는 것이 철학이다. 

 

ㆍ정해진 숫자로만 계산할 수 있는 사람과 미지의 기호를 붙여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 사이에는 시선의 높이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것이 능력의 차이를 만듭니다. 따라서 지배력과 관력 능력 차원에서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겠지요.

 

ㆍ판 자체를 새롭게 벌이려는 시도, 그것이 철학이다.

 



 

 

 

 

2강 - 선도(先導) : 이끌다

ㆍ철학은 국가 발전의 기초다. 우리나라의 발전은 건국을 시작으로 민주화에 이르기까지 앞선 나라들을 따라하몀 진행되었다. 이제는 그다음 단계인 선진화로 도약할 때다. 선진화란 사유의 상승이 기본 조건이바, 사유의 상승에 대한 해답은 바로 철학에 있다. 철학이란 시대의 흐름을 포착해내는 지성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학적 토대로 할 때 새로운 장르가 창조가 가능해짐으로써 선도력을 갖게 되고 결국 이것이 국가 발전의 기초가 된다. 단순한 지식 습득에서 벗어나 더 높은 차원에서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때 철학은 시작된다.

 

 

01. 태(胎) - 새로 만들다

장르를 만드는 나라는 문화적 차원에서 움직이고, 장르를 만들지 못하고 수입하는 나라는 아직 문화적이지 않다. 장르를 만들면 그 장르가 새로운 산업이 되어서 경제적인 성취를 이루고, 경제적인 성취가 힘을 형성하여 그 힘으로 앞서나간다. 장르-선도력-선진은 이렇게 연결된다. 장르를 개인 차원에서 말한다면, 그것은 바로 ‘꿈’이다.

 

ㆍ선진국은 이 장르를 만듭니다. 저는 어떤 나라가 문화적인가 아닌가 하는 점은 바로 장르를 만들 수 있는지의 여부가 결정한다고 봅니다. 장르를 만드는 나라는 문화적 차원에서 움직이고, 장르를 만들지 못하고 수입하는 나라는 아직 문화적이지 않습니다. 

 

인간은 결국 질문할 때에만 고유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한다. 고유한 존재가 자신의 욕망을 발휘하는 형태가 바로 질문이다. 그래서 질문은 미래적이고 개방적일 수밖에 없다. 대답은 우리를 과거에 갇히게 하고, 질문은 미래로 열리게 한다.

 

ㆍ대답은 기능이지만 질문은 인격입니다.

 

 

02. 지(知) - 창의와 상상이 작동되는 지성적 차원

 


03. 상(峠) - 국가 발전의 단계

ㆍ스스로 사유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한 사유의 결과물로 자신을 채우면, 그것은 노예적 삶이다. 철학적으로 사유한다는 것은 노예적 삶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독립을 이루는 여정에 나선다는 뜻이다.

 

철학은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항상 시대의 자식으로 태어난다. 모든 철학은 그 시대를 관념으로 포착해서 고도의 추상적인 이론으로 구조화한 체계다. 

 

반역은 기존의 것에 저항하는 것, 이미 있는 것보다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더 궁금해하는 일이다. 아직 오지 않은 곳으로 건너가려는 도전, 이것이 반역의 삶이다. 모든 창의적 결과들은 다 반역의 결과다. 

 

ㆍ철학은 믿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04. 사(思) - 철학을 한다는 의미

ㆍ기존의 문법을 넘어 새 문법을 준비하려는 도전, 정해진 모든 것과 갈등을 빚는 저항, 아직 오지 않은 것을 궁금해하는 상상, 이것들이 반역의 삶이라면 철학은 한다는 것은 반역의 삶을 사는 일이다.

 

ㆍ꿈과 이상이 있으면 그 꿈과 이상을 실천하고 시도하면 되는 것이지, 그가능성이나 불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ㆍ불가능해 보이는 것이 꿈입니다. 가능해 보이는 것은 꿈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냥 괜찮은 계획일 뿐입니다. 그래서 꿈을 꾸거나 꿈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우선 무모해야 합니다. 무모함을 감당할 배짱도 없이 꿈을 꾸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결국은 용기입니다.

 

ㆍ꿈이 없는 삶은 빈껍데기입니다.

 



 

 

 

 

3강 - 독립(獨立) : 홀로 서다

ㆍ가장 높은 차원에서의 지적 도전이 철학은 탄생시켰다. 탈레스의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신에 대한 믿음이 주도하던 시대는 점점 막이 내려지고 인간의 생각하는 힘이 주도하는 세계가 열린다. 인류의 역사는 주변이 중심을, 소수가 다수를 전복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기존 체계를 이탈하는 새로운 생각이었던 것이 믿음으로 자리 잡고 그 믿음을 밀어내는 또 다른 생각이 거듭되는 과정인 것이다. 이러한 사유의 여정은 고독한 인간의 독립을 바탕으로 한다. 집요한 관찰과 예민함으로 기존의 것을 낯설게 바라볼 때, 그리고 홀로 세상에 부딪치는 참된 용기를 발휘할 때 철학은 탄생한다.

 

01. 이(理) - 최초의 철학적 사유와 발휘

 


02. 고(孤) - 고독을 기반으로 홀로 선 자

ㆍ독립은 홀로 서는 것이다.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만 책임성 있게 그리고 도도하게 우뚝 서는 것. 독립적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고독'이다. 

 

ㆍ독립할 때 인간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세는 바로 고독입니다. 보통은 고독을 부정적인 의미로 보는데 부정적 의미의 고독이라면 아마 외로움 같은 것을 말합 것입니다. 외로움은 무엇인가 결핍감을 느끼는 부정적인 상태이니까요. 그런데 고독은 그렇지 않습니다. 진정한 고독은 아주 고아하게 혼자 서는 것입니다. 바로 자신의 힘만으로 서 있는 자립적 상태입니다. 

 

ㆍ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사람은 기존의 믿음 체계로부터 이탈한 독립적 주체입니다. 고독한 존재이지요. 

 

ㆍ집단 속에 함께 있으면서도 자신은 단독자로 고립을 자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고립을 허용하지 않으며 그 안에 몰입되어 세계의 진실을 포착할 수가 없습니다. 고립을 자초한 후, 고독에 빠질 수 있어야 합니다.

 

탁월한 인간은 항상 ‘다음’이나 ‘너머’를 꿈꾼다. 우리가 ‘독립’을 강조하는 이유도 ‘독립’으로만 ‘다음’이나 ‘너머’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이나 ‘너머’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 불안이 힘들어서 편안함을 선택하면, 절대로 ‘다음’이나 ‘너머’를 경험할 수 없다. 이때 불안을 감당하면서 무엇인가를 감행하는 것이 ‘용기’다. 

 

 


03. 시(視) - 관찰과 몰입

ㆍ어떤 대상을 집요하게 관찰할 때, 그로써 대상이 이전과 다르게 보일 때 우리는 생소함으로 깜짝 놀라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때 비로소 대상과 나 사이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다.

 

ㆍ독립적인 인간은 대답에 빠지지 않고 질문한다.

 

ㆍ관찰을 유지시키는 힘, 그것이 바로 집요함이고 몰입입니다. 

 

대답은 기능이지만, 질문은 인격이다. 창의성은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튀어나오는 것이다. 인격이라는 토양에서 튀어나온다. 삶의 깊이와 인격적 성숙에 관심을 가지고 그것들을 중요시해야 하는 이유다. 

 

 

04. 용(勇) - 기존의 것과 불화를 자초할 수 있는 용기

ㆍ탁월한 높이에서의 사유, 그곳으로 가는 독립은 다른 말로 용기다. 기존의 것과 빚어지는 불화를 자초하고 감당하는 용기야말로 자신이 자신의 힘만으로 우뚝 서 있을 때 발휘되는 또 하나의 힘이다.

 

자기살해를 거친 다음에야 참된 인간으로서의 자신이 등장한다. 참된 인간을 장자는 ‘진인(眞人)’이라고 한다. ‘무아(無我)’도 글자 그대로 ‘자신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참된 자기로 등장하는 절차다. 자기살해 이후 등장한 새로운 ‘나’, 이런 참된 자아를 독립적 주체라 한다. 

 

ㆍ우리는 진정 사유 그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만의 높은 시선으로 세계와 직접 접촉할 수 있어야 합니다. 

 


 

 

 

 

 

4강 - 진인(眞人) : 참된 나를 찾다

ㆍ'나는 참된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가?' 

 

 

01. 창(創) - 훈고의 기풍에서 창의의 기풍으로의 이동

ㆍ생각의 높이가 시선의 높이를 결정하고, 시선의 높이가 활동의 높이를 결정하며, 활동의 높이가 삶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ㆍ참된 사람이 있고 나서야 참된 지식이 있다.

 


 

02. 살(殺) - 기존의 가치관을 모두 벗어던지다

우리는 해를 해로만 보거나 달을 달로만 보는 지(知)에 매몰되어 한편을 지키는 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해와 달을 동시적 사건으로 장악하는 명(明)의 활동성을 동력으로 삼아 차라리 황무지로 달려가야 한다. 

 

자유란, 모든 것이 나로부터 말미암은 상태이다.


기존의 가치관을 죽여야 새로운 통찰이 생긴다

 

참된 자아는 개방적이다

 

 

03. 덕(德) - 나를 나로 만드는 힘

ㆍ덕은 자기를 자기로 만드는 힘, 덕이 온전해졌다는 말은 자기를 자기로 만드는 이 힘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말이다. 

 

 

04. 인(人) - 참된 사람이 있고서야 참된 지식이 있다

생각의 결과를 배우는 것이 철학이 아니라,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철학이다. 정해진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은 진리를 대하는 태도일 수 없다. 자기만의 진리를 구성해보려는 능동적 활동성이 진리를 대하는 태도다. 



 

 

 

 

 

 

5강 - 문답(問答) : 공유하다

 

ㆍ자신을 진실하게 대면하여 이룬 각성 후에 스스로를 황량한 곳으로 끌고 가서 고독하게 보냈던 그 기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한 번쯤 자신에게 진실해지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한다.



01. 논(論) - 사유의 높이를 나누다

 

ㆍ내 생각을 옳다 그르다의 잣대로 사용하는 순간 우리 삶은 형편없어진다. 자신을 믿지 못하면서 어떤 꿈이 가능하겠는가? 자기 꿈 마저도 다른 사람에게서 검증받으려고 한다면 여기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다. 

 

ㆍ큰 인간은 외부의 것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오직 자기 자신과 경쟁할 뿐입니다.

 

 

02. 공(共) - 철학적 삶을 공유하다

 

ㆍ탁월함을 추구하고 덕을 이루면 마치 행운이나 선물처럼 신명한 통찰력이 생기고 성인의 마음이 따라서 갖춰지게 되지요. 우리가 학문을 하고 인격을 수양하는 일을 진실하고도 성실하게 해나가면 통찰력이나 성인 수준의 마음을 작는 행운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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