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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 최재천, 이토 요시아키

by mubnoos 2022.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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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떠나지 않는 하나의 물음이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바로 이 물음이다. 이는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에게 당위적이고도 불가피한 물음이다. 이 물음을 거론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두 개의 이유를 들 수 있다.

1) 인간에 대한 전통적 정의나 규정만으로는 인간의 존재방식이나 삶의 양식을 이해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

2) 인간의 행동과 존재방식을 원리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가 새롭게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ㆍ사회생물학: 생물학에 기초하여 인간의 행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제1장 사회과학, 다윈을 만나다 • 최재천

ㆍ사회과학과 사회생물학을 하나의 문화적 담론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연결고리 중의 하나가 바로 진화론이다. 일찍이 위대한 진화유전학자 도브잔스키는 진화의 개념을 통하지 않고서는 생물학의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화론의 범주는 이제 생물학에 국한되지 않는다. 나는 감히 진화의 개념을 통하지 않고는 이 세상 그 무엇도 의미가 없다고 말하려 한다. 

 

ㆍ다윈의 자연선택론이 등장하기 전 거의 2천 년 동안 서양의 자연과학을 지배해온 사상적 토대는 플라톤의 본질주의였다. 플라톤에 의하면 이 세상은 영원불변의 완벽한 진리 또는 전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러한 전형으로부터 변이는 진리의 불완전한 투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물의 종들은 영원불변의 존재들일 수밖에 없다. 금이 은으로 변할 수 없듯이 하나의 종이 다른 종으로 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념은 훗날 기독교 신학에 의해 더욱 굳건히 서양인들의 사고방식을 지배하게 된다. 창세기 1장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이 우주는 물론 그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생물체들이 하나님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믿음은 기존의 종 불변성과 자연스럽게 부합하는 개념이다. 

 

ㆍ라마르크의 '용불용설'에 따르면 쓰임이 많은 구조는 계속 발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퇴화하기 때문에 각 생명체가 당대에 얻은 좋은 형질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어 진보적인 진화를 가져온다. 

 

ㆍ자연선택의 조건

1) 자연계의 거의 모든 개체군에는 각 개체들 간의 변이가 존재한다. 

2) 어떤 변이는 유전한다.

3) 생물은 환경이 뒷받침할 수 있는 이상으로 많은 자손을 낳는다. 

4)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형질을 지닌 개체들이 더 많이 살아남아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

진화생물학에서는 이 네 가지를 묶어 흔히 진화의 필요충분조건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이 네 가지 조건이 모두 함께 갖춰져야 자연선택이 일어날 수 있고 또 모두 갖춰지기만 하면 자연선택은 반드시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ㆍ자연선택은 유전자, 개체, 집단 그리고 심지어는 종의 수준에서도 일어날 수 있지만 적응은 주로 개체, 즉 표현형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개체선택이 가장 강력한 진화적 요인이라고 간주해야 할 것이다. 자연선택은 표현형에 작용하고, 그 결과로 후세에 전달되는 것은 유전자다. 

 

ㆍ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란 철저하게 상대적인 개념이다. 생물은 결코 절대적인 수준에서 미래지향적인 진보를 거듭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제한된 자원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다른 개체들보다 조금이라도 낫기만 하면 선택 받는다는 다분히 상대적인 개념이 진화의 기본원리다. 

 

ㆍ다윈의 자연선택 메커니즘을 설명할 때 흔히 '적자생존'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이 표현은 다윈 자신은 한 번도 사용한 일이 없다. 스펜서가 만들어 널리 알려진 이 말은 영어 표현 그대로 '최적자의 생존'이라 해석해서는 옳지 않을 듯 싶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는 될 수 있으나, 상대적으로 더 적자인 개체가 생존하리라는 의미에서 survival of the fitter라는 비교급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ㆍ분자유전학적 분석결과에 따르면 인류와 침팬지가 하나의 공동조상으로부터 분화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600만 년 전의 일이다. 49억 년 지구의 역사를 12시간에 비유하자면 1분도 채 되지 않는 지극히 짧은 시간이다. 

 

ㆍ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돌연변이가 언제나 생명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발생하리라고 기대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실제로 돌연변이의 대부분은 전혀 적응적이지 않다. 아주 드물게 생명체의 생존이나 번식을 도와주는 돌연변이가 나타나 개체군 내에 어렵사리 자리를 잡는 것이다. 

 

ㆍ개체군이 클수록 대체로 진화의 속도가 느린 편이다. 무작위적인 돌연변이가 일어나 대립유전자의 빈도가 한 방향으로 바뀌는 듯하다. 

 

ㆍ생명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복잡한 생물들이 좀 더 단순한 생물들로부터 진화한 것은 사실이나 모든 단순한 생물들의 구조가 다 복잡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보다 복잡한 생물들도 등장한 것이지 모든 생물들이 좀 더 복잡하게 변화하는 방향성을 지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진화에는 방향성이 없다. 진화에는 목적성이 없다.

 

ㆍ진화의 역사에서 객관적인 진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이다.

 

ㆍ복제인간은 출산시간이 좀 많이 벌어진 쌍둥이에 불과하다. - 그렇다면 세상에 쌍둥이들이 좀 많아진다는 것이 그렇게도 끔찍한 일인가?

 

ㆍ유전자 복제보다 우리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유전자 조작의 문제이다. 복제인간은 한 둘 만들어보다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지만 유전자 조작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마구 뻗어나갈 것이다. 유전자의 기능들이 속속 밝혀지고 내가 가진 결함들이 어떤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인지를 알게 될 때 그 유전자를 더 훌륭한 유전자로 바꾸고 싶은 욕망이 왜 일지 않겠는가. 노화의 비밀이 밝혀져 단 몇 개의 유전자만 갈면 몇 십 년을 더 살 수 있게 된다면 누군들 마다하겠는가? 내 눈에는 벌써부터 유전자 클리닉 앞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행렬이 보인다. 

 

ㆍ성은 정확하게 유전체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진화한 생물학적 현상이다. 유성생식은 유전자의 다양성을 도모하기 위해 자연이 고안해낸 방법이다. 

 

ㆍ통합생물학이 추구하는 방향의 두 가지 기본 개념

1) 생명의 다양성 연구

2) 연구 단위의 위계구조

 

 

 

 

 


제2장 사회생물학의 발전과 인간 사회 연구의 장래 방법에 미칠 영향 • 이토 요시아키

ㆍ현대의 진화론은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을 중심으로 성립되어 있다. 즉 남길 수 있는 새끼의 수를 많게 하는 돌연변이가 세대를 거치며 우월해지는 것이 진화의 주원인이다. 

 

ㆍ여자의 경우에 자기가 낳은 아기가 자기의 자식임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남자에게는 아내가 낳은 아기가 정말로 자기의 자식인지는 의심이 갈 수도 있다. 

 

ㆍ자연선택에 의한 사회적 성질의 세 가지 진화

1) 변이: 생물의 어떤 성질에 대하여 같은 종의 개체 사이에 차이가 있다. 

2) 선택: 그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개체의 생존이나 번식에 차이가 있다. 

3) 유전: 문제의 성질 차이가 다소라도 유전적이다. 

 

ㆍ사실을 무시할 것이 아니라 사실을 인정한 다음에야 장래의 진정한 방양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제3장 인간은 왜 사회적인가? • 박만준

ㆍ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에 대한 규정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오래된 것이 '사회적 존재'라는 규정이다. 

 

ㆍ한마디로 수십억 년에 진화과정 속에서 무수한 종들이 이렇게 단단하게 짜여진 집단을 형성했기 때문에 전체로서의 체계는 마치 다중으로 창조된 거대한 생물과도 같다. 

 

ㆍ집단형성은 꿀벌과 개미에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동물세계에서 사회성은 보편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성이란 사회적 존재에 관한 총체적 특징과 과정을 말하며 단순한 집합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과는 구별된다. 

 

ㆍ사회란 무엇인가? 한 쌍의 생물이 단순한 성적 활동을 넘어서서 상호 협조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때 이것이 사회 혹은 사회성을 규정하는 기준이 된다. 

 

ㆍ사회적 행동이란 무엇인가? 사회적 행동이란 다른 모든 생물학적 반응과 마찬가지로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련의 장치를 말한다. 그러므로 동물의 사회적 행동은 진화를 통해 형성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일련의 장치 그 자체가 바로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ㆍ진화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변화를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세대 간에 일어나는 생물체의 형태와 행동의 변화를 뜻한다. DNA의 구조로부터 사회생활에 이르기까지 생물의 형질은 세대를 거치면서 조상의 형질로부터 변화한다. 

 

ㆍ사회적 본능은 인간이 살아 남기 위한 적응의 한 형태이며, 따라서 생존경쟁의 한 방편이다. 자연은 구성원들의 성공적인 번식을 촉진시키는 쪽으로 선택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한다면 적자생존이 이타성과 호혜주의, 그리고 상호부조를 선택한다. 그리고 이것이 곧 자연선택에 기반을 둔 다윈 진화론의 핵심이다. 다윈은 개인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를 우위에 두었다. 상호부조와 이타성은 인간의 본성이자 진화된 본성이며 따라서 인간은 본성적으로 사회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다. 

 

 

ㆍ사회생물학이 말하는 인간의 사회성을 출현시키는 근원적인 이유

1) 생물은 그가 적응해야 할 환경에 대해 '다단계 적응 시스템'으로 해결하고 있다. 

2)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사회적 행동도 이러한 대응 시스템의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사회적 행동은 환경에 대한 하나의 적응형태이다. 이러한 적응형태는 진화적 시간의 흐름에서 본다면 여러 가지 계층들을 거쳐 학습, 놀이, 그리고 사회화로 진행되어 간다. 

3) 먹이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만이 생존경쟁은 아니다. 협동과 상호부조는 상호투쟁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법칙이다. 

4) 하나의 종이 생존경쟁에서 패배하는 것은 다른 종에 비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자연선택은 경쟁을 피하는 법을 아는 종을 선택한다. 다시 말해서 적응의 형태로 변화된 사회적 행동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곧 상호부조이다. 

5) 현재 동물들에게 합리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보편적 원리들을 사회과학에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 

6) 상호부조와 이타성은 인간의 본성이자 진화된 본성이며, 따라서 인간은 본성적으로 사회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다. 

 

 

 


제4장 진화론적 이타주의: 그 비판적 분석 • 정상모

ㆍ사람은 생물의 일원이며 따라서 사람의 행동을 다루는 모든 과학은 당연히 생물학이므로 인간의 행동도 동물과 인간의 사회 행동에 대한 진화생물학적 연구를 통해 당연히 밝혀질 수 있다. - <사회생물학>, 윌슨

 

ㆍ진화생물학에서 이타주의는 한 개체의 적응도 희생을 통한 다른 개체들의 적응도 상승으로 정의한다. 적응도가 낮아진다는 것은 선택의 기회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타적 개체와 이기적 개체가 공존하는 집단에서는 이타적 개체가 점차 도태될 것이고 결국에는 소멸될 것이다. 

 

ㆍ생식이란 유전자들이 자신들의 복제품을 퍼뜨리기 위한 수단이다. 

 

ㆍ사회적 곤충과 고등동물에 혈연선택이, 그리고 혈연 이타주의가 중요한 진화의 방식 가운데 하나임에는 틀림없지만 혈연관계를 넘어서는 협동성 내지 이타성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비혈연관계 간의 이타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이 '호혜적 이타주의' 이론이다. 

 

ㆍ호혜적 이타주의에서 이타성은 나의 적응도를 최적화 시키기 위한 방편으로서 나타나는 이타성일 뿐, 윤리에서 말하는 순수한 이타성은 아니다. 즉 대가 없는 이타성은 호혜적 이타주의 이론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ㆍ다수준 선택론: 선택이 일어나는 수준은 다양한 방식으로 구분될 수 있으나 대표적으로는 유전자 층, 개체 층, 그리고 집단 층의 세 층이 있다. 이타주의의 진화를 이해하려면, 이 세 층에서 나타는 이기적 형질 압력과 이타적 형질 압력 간의 충돌, 특히 이기적 행동을 위한 집단-내 선택과 이타주의를 위한 집단-간 선택 사이의 충돌을 이해해야 한다. 

 

ㆍ이타적 형질이란 그것을 소유한 형질에게는 해롭지만 그것이 나타나는 집단에게는 유리한 형질이다. 

 

ㆍ이타주의의 개념

가) 일상적 의미의 순수한 이타주의는 있을 수 없거나,

나) 개체의 적응도와 무관한 이타성이 존재해야 한다.

다) 인간의 모든 행동 성향의 근저에는 유전자가 있다. 

라) 유전자형과 표현형의 관계는 다대다이며, 유전자형의 발현은 환경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다. 

마) 모든 행동이 적응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즉 적응도 중립적인 형질이 존재할 수 있다. 

 

 

 

 

 


제5장 다윈주의 윤리학: 윤리학에서 유전자의 기능과 이성의 역할 • 이을상

ㆍ우리 일상은 행위의 옳고 그름이나 선과 악을 판단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연속이다. 이와 같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선과 악을 구별하는 물음은 '도덕성'의 문제이고, 도덕성의 본질 또는 본성을 해명하는 학문 분야를 우리는 '윤리(학)'이라 한다. 

 

ㆍ유전자는 종의 역사에서 획득된 유전정보이며, 생명체의 생명현상 가운데서 변화한다. 이런 유전자를 도킨스는 자신을 재생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복제자 또는 복제기계라고 파악한다. 이에 대해 생명체란 유전자의 표현형에 지나지 않으며, 자신의 유전자를 보존하도록 프로그램된 생존기계일 따름이다. 이런 의미에서 도킨스는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이다. 

 

ㆍ호혜성이란 나의 이타적 행위가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는 동시에 나의 미래 이익까지도 보장받을 수 있음을 말한다. 

 

ㆍ후성규칙은 윌슨이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는 핵심개념이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과 관련하여 후성규칙이 작동하는 메커니즘을 윌슨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선 후성규칙은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마음이 결정의 원자료인 인식도식으로 가공한다. 이렇게 가공함으로써 인간의 행위는 마음의 역동적인 활동의 산물로서 분출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런 역동적인 마음의 활동으로부터 문화도 나온다. 다시 말하면 개별 마음이 유전적으로 조성된 인간 두뇌의 산물이라면, 문화는 공동의 마음에 의해 산출된 것이다. 이때 문화란 후성규칙을 심적 활동과 행위의 집단적 유형으로 번역한 것을 말한다. 

 

ㆍ이성이 무능력한 것이라면, 우리는 무엇에 근거하여 행동하는가? 여기서 이기주의가 우리 마음에 자리 잡게 된다. 

 

 

 

 

 


제6장 성의 생물학적 의미: 문화비판의 새로운 근거 • 오용득

ㆍ생물은 왜 생식활동을 하는가? 이 물음에 대한 하나의 설명은 생물의 존재와 관련되어 있다. 잘 알고 있듯이 생물은 살아 있는 한에서만 존재한다. 이때 생물의 생명활동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다. 다시 말하면 생물이 생명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생물로서 존재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이 생물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생명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생물의 생식활동을 생명의 존재와 관련지어 설명하는 입장은 생식활동이 생명활동의 근본 구조 자체이며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본다. 

 

ㆍ생물의 생명활동의 본질적인 특성 가운데 하나는 물질대사이다. 즉 모든 생물은 외부환경으로부터 특정한 물질을 체내에 받아들여서 자신의 생명활동을 위한 에너지로 사용하고 (동화작용) 그 폐기물을 다시 바깥으로 내보내는 작용 (이화작용)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지속시킨다. 이러한 물질대사의 과정에서 동화작용이 이화작용보다 더 왕성하게 일어난다면 개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총량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생물의 '성장'이라고 한다. 

 

ㆍ모든 생물의 생명활동은 기본적으로 성장을 도모하지만 반드시 그 한계치를 설정하고 있다. 즉, 성장하다가 그 한계치에 이르면 동화작용과 이화작용의 규모를 등가로 유지하면서 성장을 멈춘다는 것이다. 

 

ㆍ자기 복제란 특정한 분자들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더 큰 하나의 분자가 똑같은 분자결합의 구성을 가지는 다른 분자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ㆍ지구상 존재하는 분자들의 총량은 한정되어 있는데, 하나의 특정한 분자결합체가 많아진다는 것은 다른 분자결합체의 해체를 전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상에서는 서로 다른 자기 복제자들 중에 어떤 것은 유지되고 다른 어떤 것은 해체될 수밖에 없다. 물활론적으로 표현하면 그것들 사이에 생존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은 결국 복제의 다산성과 정확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ㆍ몸집이 큰 유전적 성향을 가진 개체들이 생식에 성공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세대를 거치면서 평균적으로 수컷의 몸집이 점점 더 커지게 되었다. 

 

ㆍ자식을 낳기 위해서 남자들은 서로 경쟁할 이유가 있지만 여자들은 다른 여자들과 경쟁할 이유가 거의 없다. 여자들은 가임기간 중 각자 하나씩의 난자만 가지고 있고, 남자들은 언제나 수억 개의 정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남자들은 한 여자의 단 하나뿐인 난자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해야 하지만, 여자들은 한 남자의 정자를 서로 나누어 가져도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자들은 서로 경쟁하지만 여자들은 서로 경쟁하는 남자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ㆍ여자는 우선 생식능력이 발달되어 있는 남자를 선호한다. 생식능력이 우수한 신체적 특징을 가진 남자를 식별하기 위한 세 가지 규정은 다음과 같다. 

1) 엉덩이둘레에 대한 허리둘레 비율이 90% 정도인 체형 및 굳고 단단한 엉덩이를 가진 남자이다. 

2) 발기와 사정능력이 좋은 남자이다. 

3) 발진이나 헌 데가 없고 적당히 상쾌한 맛이 나는 음경과 냄새가 좋고 흰빛이 도는 사정물질을 가진 남자이다. 이 조건은 펠라티오나 질외 사정 유도의 자연적 이유가 된다. 간혹 여자는 생식과는 무관한 펠라티오나 질외 사정을 유도하기도 하는데, 이는 펠라티오를 통해 음경의 상태를, 질외 사정을 통해 사정물질의 상태를 수시로 검사하고 확인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 

 

 

 

 


제7장 동성애의 사회생물학 • 강남욱

ㆍ오늘날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유대적 기독교 때문이다. 동성애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사회적으로 허용되던 것과 반대로, 고대 이스라엘은 동성애를 철저히 죄악시하였다. 

 

ㆍ그밖에 비생산적인 성행위인 동성애를 비롯해 자위행위, 피임행위, 심지어 불임의 배우자와 하는 섹스까지 모두 기독교는 죄악으로 간주한다. 단적으로 말하면 쾌락추구로서 성적 욕구의 해소는 기독교에서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ㆍ동성애의 문제가 종교나 사회적 실천 규범에 의해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동성애가 인간의 본성적 행위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ㆍ동성애의 문제는 선과 악, 옳고 그름의 이분법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규범의 문제가 아니라 생물학적 설명을 통해 인간의 이해에 새롭게 도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ㆍ진화에 있어 핵심 원리는 무엇일까? 다시 말하면 진화는 무엇을 판단기준으로 삼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한 마디로 하면 다음 세대로 넘겨주는 유전자의 수에 의해 평가된다. 

 

ㆍ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에게 섹스는 곧 진화의 중심에 놓여있다. 

 

ㆍ나는 동성애가 생물학적 의미에서 정상일 뿐 아니라, 초기 인류 사회 조직의 중요한 요소로서 진화해온 독특한 자선 행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싶다. 동성애자들은 인류의 진귀한 이타적 충동 중 일부를 운반하는 유전자 담체일지도 모른다. - 에드워드 윌슨

 

ㆍ인간 진화 과정을 추적하여 인간의 본성을 밝히려는 것이 사회생물학의 목표이다. 이러한 목표의 정상에서 볼 때 종교나 사회적 습관의 '빈 서판' 전제는 허구이다. 이 허구를 분쇄하고 참된 인간본성에 나아가지 않는 한, 인간의 불행은 극복되지 않는다. 인간본성을 부정하지 않으며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다.

 

 

 

 


제8장 예술발생의 생물학적 배경 • 백영제

ㆍ사실 우리 인간은 풍부한 미적, 도덕적 감수성을 지니면서 위대한 사상의 역사와 함께 드넓게 펼쳐진 미적 전망을 풍성히 담고 있는 예술문화의 역사를 또한 간직해온 정신적 존재이다. 그러나 동시에 잔혹한 폭력과 억압과 이기적 탐욕을 통해 결코 아름답다고 할 수 없는 행태를 또한 일삼는 존재이기도 하기에,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생물학적 방법론만으로는 다루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바로 우리 인간이 갖는 능동성과 자율성일 것이다. 

 

ㆍ자연선택 개념과 관련하여 볼 때, 예술이라는 이름의 행동패턴이 성립 발다랗고 결국에는 문화의 중요한 한 부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는 것은 예술적 행동이 선택적 가치를 갖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간단히 말해서 이는 예술적 행동이 생존에 유익하고 필요했으며, 그것도 절실히 요구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진화의 시간 안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ㆍ인간 본성 안에는 어떤 특정의 사물이나 행동들을 특별한 것으로 만드는 보편적이고 생득적인 경향성이 자리하며, 이에 기초하여 예술이라 불리는 인간의 제작행위나 표현행위가 생겨났다. 

 

 

 

 

 

 

 


제9장 생명과 복잡계: 베르그손의 생명진화와 윌슨의 통섭적 사유를 중심으로 • 안호영

ㆍ질서정연한 상황이 복잡함을 뜻하는 complex는 다양하게 얽혀 있어 겉보기에 쉽사리 구조가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나름대로 질서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곧 복잡하다는 의미는 전체를 이루는 구성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이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ㆍ진화 속의 변이들이 생겨나는 원인은 생명의 충격 속에 있다. 생명은 우주 속에서 물질적 운동과 대립하는 하나의 흐름 또는 운동으로 존재하며, 이것이 어느 순간 특정한 조건이 갖추어지면 물질의 운동 속에 삽입될 수 있다. 생명적 흐름은 언제나 구체화되기를 열망하는 잠재태이기 때문에 적절한 조건이 되면 물질과 타협한다. 이 순간은 하나의 폭발처럼 갑자기 일어난다. 

 

ㆍ일반적인 경험에 있어서는 무질서 그 자체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것잉 나타날 때 무질서하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로 거기에는 언제나 어떤 종류의 질서가 있다고 기대한다. 

 

 

 

 

 

 


제10장 공생, 합생, 창발성 • 조용현

ㆍ종의 진화가 발생하는 두 가지 과정

1) 다양성을 낳는 생산자: 무작위적으로 발생하는 돌연변이

2) 다양성을 걸러내는 필터: 자연환경

 

ㆍ합생은 합성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다. 이것은 생물들의 대사 작용에서 잘 드러나는데 대사는 상대의 동일성을 해체시키고 자신의 재료를 바꾸는 합성의 과정이다. 상호 상대방을 자신의 합성 재료로 사용하려고 하고 이것은 생존경쟁을 낳는다. 

 

ㆍ도킨스에 의하면 위험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미래로 향한 통로를 단일화시키는 것이다. 

 

 

 

 

 

 

 

 

 


제11장 사회생물학적 인간관 • 박준건

 

ㆍ사회생물학의 핵심적 입론

1) 사회생물학은 현존하는 모든 생물종들의 진화의 산물이며, 생물학적 진화를 초래하는 것은 유전자 재조합, 돌연변이, 그리고 자연 선택이라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성립한다. 

2) 사회적 행동의 여러 가지 양상들을 인과적으로 설명할 경우, 사회생물학은 행동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선택의 이점 등을 전제한다. 

3) 사회생물학은 본질적으로 유전 이론이다. 

4) 인간도 사회 생활하는 생물이라는 명제를 발판으로 사회생물학은 진화-유전학적 모델을 인간의 사회적 행동에 적용시키는데 여기에는 도덕적 행위도 포함된다.

 

ㆍ무엇이 생명의 주체인가? 사회생물학은 유전자라고 대답한다. 

 

ㆍ인간은 단순히 자연 존재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인간적인 자연 존재이다. - 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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