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김중혁4

무엇이든 쓰게 된다 / 김중혁 누구나 쓰고 있다. 누구나 지금도 분명히 쓰고 있다. 천천히 보아야 이해가 된다. 창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재능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관찰’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관찰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다. 그냥 보는 걸로는 부족하다. 주의하여 봐야 하고, 자세히 봐야 한다. 남들과 똑 같은 걸 보지만 결국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야 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봐야 하고, 더 오래 봐야 하고, 더 많이 움직이며 봐야 한다. 글을 쓰면서 가장 괴로운 순간은 새로운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때다. 그럴 때면 글쓰기를 잠깐 쉬고 산책을 다녀와야 한다. 새로운 것을 보고 만져야 새로운 표현이 떠오른다. 생각은 언어의 형태로 나타난다. 사소한 표현.. 2021. 1. 23.
메이드 인 공장 / 김중혁 아버지는 내가 조금이라도 삐뚤어진다 싶으면, 반 등수가 조금이라도 내려간다 싶으면 '공부 당장 때려치우고, 공장에 들어가서 기술을 배우라'는 말을 하셨다. 이상하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무서웠다. 도대체 어떤 공장을 연상할 걸까? 그렇게 계속 반복하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소설가란 끊임없이 거짓말을 생각하고 그 이야기들을 종이에다 그럴듯하게 적는 사람이었다. 나는 어떤 콤플렉스에 빠졌다. 왜 나는 손에 잡히는 무엇인가를 누군가에게 줄 수 없는 것일까. 물론 지금의 나름의 답이 생겼다. 공장에서 돌아온 누군가가 피곤한 몸을 자리에 누인 다음 뜨끈뜨끈한 방바닥에 엎드려 낯모르는 어떤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으로 내 소설을 펼쳐들 것이다. 나는 글을 쓰는 일이 공장에서 하는 일보다 우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021. 1. 23.
나는 농담이다 / 김중혁 당신들 잘못이 아니야.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후회는 없어. 다트_왜 원의 가운데보다 끄트머리에 맞혔는데 점수가 더 높을거냐고! 시간의 상대성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한 날이었다. 화성이라는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는 길이 무척 멀게 느껴지겠지만 돌아오는 길은 훨씬 가까울 것이다. 수개월이 걸린다고 해도 떠날 때보다는 가볍게 느껴질 것이다. 반대의 경우일수도 있다.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클 때는, 떠나온 곳이 몹시 그리울 때는, 떠나온 곳이 몹시 그리울 때는, 돌아가는 길이 멀게 느껴진다. 돌아갈 곳이 있는 자의 슬픔이다. 우리는 늘 늦는 사람들이에요. 행동이 빠르기 때문에 판단이 느릴 수밖에 없어요. 우주에 나가면 척추가 펴지기 때문에 사람들의 키가 커진다. 멀미가 날 때는 숫자를 생각하면 속이 .. 2021. 1. 23.
뭐라도 되겠지 / 김중혁 재능이란 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 뭐라도 되겠지.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만 기록은 정지한다. 인생은 예술을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인생이 예순부터라면, 청춘은 마흔부터다. 마흔 살까지는 인생 간 좀 보는거고. 좀 놀면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면서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찌 마흔 이전에는 절대 절망하면 안되고,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체념해서도 안되는 거다. 마흔이 되어보니 이젠 뭘 좀 알겠고 이제 뭘 좀 해볼 만하다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할수 있는 나이가 된것 같다. 낭비하는 심정으로 소설을 썼다. 낭비해봤자 본전이었다. 낭비하는데도 시간은 낭비되지 .. 2021. 1. 23.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