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인간사회든 저마다의 불평등에 합당한 근거를 대야만 한다. 그러지 못할 때는 정치사회적 구성물 전체가 붕괴될 위험에 처한다. 그래서 어느 시대든 불평등이 존재하고 응당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구조화하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규칙을 진술하기 위한, 일군의 모순된 담론과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지적 제도적 정치적 대결로부터, 기성의 불평등주의체제들이 근거하는 하나 혹은 다수의 지배서사가 일반적으로 등장한다.
• 현대사회에서는 특히 소유주의적이고 기업중심적이며 능력주의적인 서사가 중요하다. 요컨대 현대의 불평등은 자유롭게 선택된 과정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정의롭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시장과 소유에 대한 접근의 기회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며, 가장 기업가적이고 능력 많고 실리적인 사람인 부자들의 축적에서 모두가 저절로 혜택을 입는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우리는 경직되고 자의적이며 때로는 전체주의적인 규약적 격차들에 입각한 고대사회의 불평등과의 대척점에 놓이게 된다.
• 중요한 것은 정치체제 문제다. 공동체와 그 영토의 윤곽에 대해, 공동체 내부에서 집단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메커니즘에 대해, 공동체 구성원의 정치권한에 대해 설명하는 일련의 규칙을 다루는 문제다. 또한 중요한 것은 소유체제 문제다. 소유가능한 것들의 상이한 형식들에 대한, 관련 사회집단 간 소유관계를 정의하고 양식화하는 적법한 절차와 실무를 설명하는 일련의 규칙에 관한 문제다.
• 불평등은 경제적인 것도 기술공학적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다. 이것이 분명 이 책에 제시된 역사 연구의 뚜렷한 결론이다.
• 인간의 진보가 선형적이지 않다는 것, 만사가 언제나 최선이었을 거라는 가설은 부당하다는 것, 국가 간이나 경제행위자들 간의 자유경쟁이 우리를 보편적인 사회적 조화로 이끌기에 충분하리라는 믿음은 마치 기적을 바라는 것과 같다.
• 이데올로기적 동결과 새로운 교육 불평등
제1부 역사에서의 불평등주의체제들
• 삼원사회는 역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널리 퍼진 불평등주의체제의 범주를 구성한다. 게다가 삼원사회는 현 세계에 지속적인 자국을 남겼고 사회적 불평등과 이에 대한 정당화의 기원이 된다. 삼원사회는 결배의 세 사회집단인 사제와 귀족과 제3신분으로 이루어진다.
• 교회는 자신의 소유 덕에 사회의 정치적 종교적 교육적 구조화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고히 할 수 있었다.
• 프랑스혁명 당시 해결된 중심 문제는 정당한 소유 문제가 아니라 절대권력과 중앙집권국가 문제였다. 주요 목표는 지역 귀족 엘리트와 사제 엘리트의 절대권력을 중앙집권국가로 이전하는 것이었지, 소유의 광범위한 재분배를 조직하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두 목표를 이토록 엄밀하게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곧 깨닫게 된다.
• 1907년에 파리에서 화학자 외젠 슈엘러가 두발염색 제품 ('로레알' L'Aureale이라고 불렸는데, 이는 이 시대에 유행했던 머리를 말아 올려 후광 aureale 처럼 보이게 하는 여성 헤어스타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 부는 자연스럽게 평등을 향한다.
• 자본세가 소유에 대한 진정한 누진세 형태를 띨 때 이는 소유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세금이 된다.
제2부 노예제사회와 식민사회
• 노예제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사회제도로, 특히 기원전 2000년에서 기원전 1000년 사이 중동지역 파라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노예제가 잘 알려져 있다. 기원전 1750년경 편찬된 바빌로니아 <함무라비법전>에는 소유자의 권리가 상세히 적혀 있다. 노예가 절도죄를 저질렀을 때는 사형에 처혔으며 당시 노예의 신원을 나타내는 머릿단을 자른 이발사는 손이 잘렸다. 기원전 1000년에 편찬된 구약성서에는 전투에서 패한 민족이 원칙적으로 승리한 민족의 노예가 되며, 부모가 빚을 갚을 수 없는 경우 제 자식을 노예로 팔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노예제는 사회를 사제, 전사, 생산자의 세 계급으로 조직하려는 삼기능 도식, 즉 유럽에서는 서기 1000년경에, 인도에서는 기원전 2세기부터 정식화되는 이 도식의 명시적인 출현보다 훨씬 앞선 흔적을 남겨놓았다. 실제로 노예제 논리와 삼기능 논리는 한 사회 안에서 오랫동안 공존해왔다. 노동자계급이 하나의 동일한 신분으로 통합되는 과정은 유럽에서도 인도나 여타 문명에서도 여러 세기에 걸쳐 펼쳐져왔던 복합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 극단적 불평등이 문제가 될 때 소유 분배 문제를 소득 분배 문제와 구별해야만 한다.
제3부 20세기의 거대한 전환
• 19세기 유럽의 소유자사회는 구래의 삼기능사회의 규약적 불평등을 대체하고, 만인의 소유권 및 국가의 보호를 받을 권리로 이어지는 개인의 해방과 사회의 조화에 대한 약속에서 태어난다. 대체로 이 사회는 군사적 기술적 금융적 힘을 바탕으로 세계를 정복했으며 유럽 내부의 경쟁으로부터 이러한 역량이 배양되었다.
• 공적소유는 공권력으로 사적소유가 지닌 힘들의 균형을 잡는다. 사회적소유는 기업 차원에서 생산수단 통제와 권력 분유를 지향한다. 일시소유는 사적소유를 순환시키며 지나치게 막대한 보유가 지속되는 것을 막아준다. 사적소유 극복을 위한 이 세 가지 형태는 상호보완적이다. 달리 말해, 공적 소유, 사회적소유, 일시소유의 혼합에 의거해야 자본주의를 현실적으로 그리고 지속가능하게 극복해낼 수 있다.
제4부 정치적 갈등의 차원들을 다시 사유하기
• 1980~1990년에 구축된 현 세계화 이데올로기는 위기와 재정의의 국면에 처해 있다. 불평등 증대로 인한 실망은 부유한 나라들의 인민계급과 중위계급으로 하여금 점점 국제적 통합과 무제한의 경제적 자유주의를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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