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불륜 / 파울로 코엘료

by mubnoos 2021. 1. 24.
728x90

19금

 

나의 이름은 린다 (기자). 나이른 서른 하나, 키는 173센티미터, 몸무게는 68킬로그램이며 (남편의 무한한 아량 덕분에) 돈으로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옷을 입은 여자다. 나는 남자들에게 욕망을, 여자들에게는 질시를 불러일으킨다. + 성공한 정치인 동창생 제이콥 쾨니히 / 남편 백만장자 & 2아이

 

 

행복해지는 것엔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삶을 열정적으로 살고 싶어요. 위험한 일이지요.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절대로 알 수 가 없으니까요.

 

 

나는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안다. 전날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또 하루가 있겠지. 열정?

 

 

고슴도치들은 선택을 해야 했어요. 멸종될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친구들의 가시를 참고 받아들일 것인가

열정이란 단지 젊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닐까. 내 나이엔 아마도 열정이 없는 게 정상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두려운 건 그 때문이 아니다. 나는 모든 거이 변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과 평생 모든 것이 지금과 똑같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사이에 갇혀 있다.

 

 

나는 모든 것이 두렵다. 삶, 죽음, 사랑, 혹은 사랑의 결핍. 새로운 모든 것이 단숨에 습관이 되어버린다는 사실. 죽는 날까지 끊임없이 반복될 판에 박힌 일상에 내 인생 최고의 시절을 낭비하고 있다는 느낌

 

 

사랑이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그건 사실이 아니고 사실이었던 적도 없다.

 

 

마침내 체념하는 시기. 남편은 일에 파묻혀 집밖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아내는 필요 이상으로 아이들 보살피는 일에 몰두한다. 우리부부는 지금 이 단계에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기꺼이 할 것이다.

 

 

그에게 그것은 단순하지만 위험한 오락에 불과했다. 나에게 그것은 용서받을 수 없고 잔인한 어떤 것. 이기심과 뒤섞인 자이도취의 표출이었다.

 

 

남자들이 외도를 하는 것은 그들의 유전자에 새겨진 특성이다. 여자의 경우는 자존감이 부족해서 일것이다. 게다가 여자는 자신의 몸뿐 아니라 결국은 마음 한구석까지 내주고 만다.

 

 

남자에게 그것은 그저 '멍청한 실수'일뿐이다. 여자에게 그것은 자신을 애정으로 감싸, 엄마와 아내로서 지지하는 모든사람에게 저지르는 정신적 살인이다.

 

 

그렇지 않을까? 누구나 자제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 뿐이야. 숨어 있는 괴물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맞는 말이다. 누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겠어.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사는거지. 부모가 선택해준 대로 사는거고. 아무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애쓰잖아. 사랑받고 싶으니까. 그래서 자기 안에 있는 가장 훌륭한 것들을 억누르며 살아

 

 

인생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인생이 나를 선택한다. 인생이 왜 내게 기쁨과 슬픔을 안기는지 물어봐야 아무 소용 없다. 그냥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인생을 선택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기쁨과 슬픔으로 무엇을 할지는 결정할 수 있다.

 

 

보지 않으려는 사람만큼 눈먼 사람은 없다.

 

 

365에 70을 곱해본다. 답은 25550. 이것이 보통 사람의 일생에 평균적으로 주어진 나날이다. 내가 벌써 허비해버린 날은 얼마나 될까?

 

 

어른이 되면 우리가 열정적으로 추구하는 모든 것- 사랑, 일, 신앙- 이 감당하기 버거운 짐으로 변한다. 여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하나뿐이다. 바로 사랑, 사랑은 굴레를 자유로 바꾼다. 하지만 지금 나는 사랑이 불가능하다. 내 마음엔 오직 증오뿐이다. 그리고 터무니 없는 소리로 들리겠지만, 증오가 내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눈 앞에 풀밭이 보인다. 전에 내가 그리도 갈망하던, 단단한 땅을 밟는 일이 이제 어떤 것의 끝으로 바뀌고 있다. 정확히 무엇의 끝인것일까?

 

 

그러나 희망을 잃을 수는 없다. 그래서 보통은 하지 않던 일들을 시도하며, 타당하고 필요한 것 이상을 감행하게 되는 것이다. 마음속 가시가 점점 크게 자라 우리를 압도하지만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못한다. 인생이 거대한 체스게임일도 되는 것처럼 무도가 최종 점수를 확인하려 든다. 우리는 이기든 지든 상관없다고. 중요한 것은 끝까지 해내는 거라고 믿는 척한다. 진짜 감정은 보이지 않게 깊이 감춰둔다.

 

 

옆에 있어줄 사람들을 찾는 대신, 자신을 더욱 고립시키면서 침묵속에서 상처를핥기만 한다. 또는 자신의 삶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과 식사를 같이하며 의미없는 일들에 대해 떠들어대기도 한다.

 

 

아니, 나 자신한테 묻는 거야. 노력 없이 이루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믿음을 가져야 돼. 그러려면 편견이라는 장애물을 무너뜨려야 해. 또 그럴 용기를 내려면 두려움을 극복해야하고. 이런 식으로 계속 이어지는 거지. 우리, 주어진 날들에 만족하며 살아가자. 삶이 우리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삶은 언제나 더 좋은 곳으로 나아가려고 하잖아.

 

 

꿈을 찾는 사람에겐 대가가 따라. 습관을 버려야 할 수도 있고 역경을 헤쳐나가야 할 수도 있고 실망을 하게 될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대가가 아무리 커도, 꿈을 찾지 않는 사람이 치르는 대가보다는 적을거야. 꿈을 찾지 않는 사람들은 어느 날 뒤돌아 보면 이런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될테니까. ' 인생을 허비하고 말았구나.'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