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하여 / 윌리엄 데이비스 킹

by mubnoos 2022. 5. 10.
728x90

 

 

 

 

 

 

1. 내가 잃어버린 아무것도 아닌 것들

 

ㆍ중산층의 삶은 그 자체가 컬렉션이다. 

 

ㆍ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수집한다. 그것도 무척 열정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수집할 가치가 있는 것은 거의 수집하지 않으며, 누구라도 수집하고 싶어 할 만한 것은 단 하나도 수집하지 않는다. 

 

ㆍ음악은 순수한 필요를 넘어서는 이유로 뭔가를 다량으로 소유함을 가리키는 메타포이다. 

 

수집은 사물에서 질서를, 보존에서 미덕을, 모호함에서 지식을 발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수집이 가치를 찾아내기도 하고, 심지어 가치를 창조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세계를 소비하듯 우리를 소비하는 이 걸신들린 세계를 통제하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수집이다. 우리는 가치를 지배함으로써 정체성을 긍정하게 된다.

 

ㆍ수집가가 완성한 세계는 여전히 갈망되는 모든 것의 집대성이자, 그것을 여기에 위치시킨다 Place It Here 는 기대감은 총체다. 

 

수집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과거로부터의 대상물들이 현재에 수집되어 미래를 위해 보전된다. 수집은 현존을 처리하는 한편, 욕망의 미스터리들을 하나하나 연쇄시킨다. 현재의 수집가가 원하거나 원치 않는 것은 과거에 원했거나 원하지 않았던 것에 의해, 그리고 미래에 원하거나 원치 않을 것에 대한 예감 속에 규정된다.

 

ㆍ우리는 모두 뭔가를 추구하며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리고 획득의 리듬 속에서 충만감이 생겨난다. 

 

ㆍ수집이라는 행위는 '종교적'이다. 

 

 


2.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얻다

 

ㆍ수집은 소유하는 능력을 끊임없이 재확인하는 행위이고, 타자성을 통제하는 훈련이며, 궁극적으로는 일종의 기념비적 건물로서 사후의 생존을 보장하는 일이다. 

 

ㆍ수집은 삶을 써나가는 행위이다. 

 

수집은 소유하는 능력을 끊임없이 재확인하는 행위이고, 타자성을 통제하는 훈련이며, 궁극적으로는 일종의 기념비적 건물로서 사후의 생존을 보장하는 일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흔히 한 컬렉션에서 그 컬렉션의 수집가를 읽어낼 수 있고, 그다음으로는, 비록 대상물 자체에서 읽어낼 수는 없더라도, 대상물을 획득하고 유지하고 전시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그 수집가를 읽어낼 수 있다. 수집은 삶을 써나가는 행위이다.

 

ㆍ컬렉션들은 그저 소유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수행된다. 그것들은 삶을 구조화하고 역할을 부여한다. 

 

ㆍ"무에서 무가 나온다." - 리어 왕

 

ㆍ수집은 현대적 삶의 거대한 엔진을 흉내 내는 멍청난 행위이다. 

 

 


3. 또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들

 

수집에 정성을 기울임으로써, 나는 나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 훈련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수집은 실질적인 포옹의 경험을 나에게 제공해주었다. 그것은 만질 수 있는 대상물, 매혹의 대상물, 무조건적으로 사랑받는 버려진 대상물, 이런 것들을 포옹하는 경험이었다. 또한 수집은 세계를 스케치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그 세계 안의 내 자리를 스케치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불행히도 오랜 기간 동안 내가 가질 자격이 있다고 느꼈던 물건들은 죄다 버려진 물건들이었는데, 그것들이 내 황폐화된 자아 감각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그 세계는 내가 사랑했던 세계가 아니었고, 내가 사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세계도 아니었다. 그렇게 내가 뒤로 물러나서 들어간 세계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전부일 수도 있는 공상의 세계였다.

 


4. 아무것도 아니지만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들

 

컬렉션이 커질수록 보존하기도 더 힘들어진다. 컬렉션이 크면 클수록 나와 내 역사를 더 완전하게 재현하겠지만, 동시에 나는 그 컬렉션에 짓눌리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컬렉션은 커질수록 더 기상천외하고 ‘가치 있는’ 것이 되지만, 그것들을 조합하느라 소모한 수천 시간이 더더욱 한탄스러워지는 것이다. 궁할 때나 의기양양할 때나 내가 그 컬렉션을 사랑하고 또 증오하면서도 보존하는 이유는 그것이 조잡한 방식으로나마 나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풍요롭기를 소망하는 초라한 컬렉션이다. 그것은 물질문화의 경멸을 둘러싼 물질문화의 찬양이다. 그것은 공허함을 가득 담고 팽창하는 컬렉션이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컬렉션이다. 그것이 내 타이틀이다. 나는 그 컬렉션의 제왕이다. 나는 그것의 소비자인 동시에 작가다. 나는 그것의 신민이자 피해자다.

 

개인적 수준에서 수집은 사랑과 그 사랑의 상실에 대해 말해준다. 또한 수집은 자기가치와 자기혐오에 대해 말해주고, 내가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의 서투름에 대해 말해준다. 비非개인적 수준에서는 20세기 말이라는 시대의 풍요와 과도함에 대해 말해준다. 수집은 다양하고 사치스럽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저속하고 가끔은 이국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허기를 채우는 중년 학자의 범상치 않은 자유에 대해 증언한다.

 


5. 아무것도 아니지만 매우 특별한 것들

 

 

 


6.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들

 

 

 


7. 그리고 그 후

 

신은 일곱째 날에 아무것도 아닌 것을 창조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그리고 신은 그 아무것도 아닌 것을 바라보았고, 그것은 좋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우주 안에 창조될 자격과 자리매김할 자격이 있다. 그것은 돌봄과 정리, 보존과 평가의 대상이 될 자격이 있다. 그것은 수집될 자격이 있다. 나머지 엿새 동안 창조된 다른 모든 것들에 그런 자격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