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궁극의 이론
ㆍ궁극의 이론 final theory 이란 우주에 작용하는 모든 힘을 하나로 통일하고, 팽창하는 공간에서 소립자의 미세한 운동에 이르는 우주 만물의 안무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 원대한 목적을 이루려면 물리학의 모든 것을 우아한 수학으로 포용하는 방정식을 찾아야 한다.
ㆍ빅뱅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으며, 무엇이 빅뱅을 유발했는가?
ㆍ블랙홀의 내부 또는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는가?
ㆍ시간여행은 가능한가?
ㆍ우리 우주에는 웜홀이 존재하는가?
ㆍ4차원 이상의 고차원 공간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ㆍ우리 우주 외에 다른 우주가 존재하는가? 즉, 다중우주 또는 평행우주가 존재하는가?
1장. 오래된 꿈
ㆍ'모든 물체는 눈에 보이지 않고 파괴되지도 않는 가장 작은 단위, 즉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 데모크리토스
ㆍ'자연은 진동으 수학으로 표현된다.' - 피타고라스
ㆍ르네상스 - 과학의 복귀 (갈릴레오)
ㆍ뉴턴의 힘 이론
- 뉴턴의 목적은 하늘의 법칙과 땅의 법칙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었다. 뉴턴이 하늘과 땅의 법칙을 하나로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힘' 덕분이었다.
- 뉴턴의 중력법칙(만유인력법칙)은 회전대칭성을 갖고 있다. 즉, 중력을 표현한 방정식은 물리계를 회전시켜도 변하지 않는다. 지구를 에워싸고 있는 거대한 구(球, sphere)를 상상해보자. 중력은 구면 위의 모든 점에서 똑같은 세기로 작용한다. 지구가 구형인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지구가 처음 형성되던 무렵에 중력이 지구를 균일하게 압축시켰기 때문에 구형이 된 것이다. 다른 별과 행성들도 마찬가지다. 우주 어디를 뒤져봐도 정육면체나 피라미드 모양을 한 천체는 존재하지 않는다(대부분의 소행성은 특정한 형태가 없는 부정형인데, 이것은 소행성의 중력이 너무 약해서 압력이 균일하게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어떤 대상을 재배열해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할 때 그 대상은 '대칭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ㆍ마이클 패러데이의 장 이론 field theory (전기와 자기) : 지구는 팽이처럼 자전하고 있으므로, 지구 내부의 하전입자들이 지구의 중심축 주변을 선회하면서 자기장을 만들어낸다.
ㆍ패러데이와 맥스웰이 전기와 자기를 하나로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수학적으로 대칭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맥스웰의 방정식에는 '이중성'이라는 대칭이 존재한다. 이런 이중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전기와 자기가 동일한 힘의 두 가지 측면임을 의미한다.
2장. 통일을 향한 아인슈타인의 여정
ㆍ당신이 빠르게 움직일수록 당신의 시계는 느리게 간다. (관측자가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ㆍ등가원리 - 하나의 좌표계에서 나타난 가속도와 다른 좌표계에서 나타난 중력은 물리적으로 완전히 똑같기 때문에 구별할 수 없다.
ㆍ하나의 좌표계에서 진행되는 가속운동은 다른 좌표계에서 작용하는 중력과 완전히 동일하며, 중력이 작용하는 이유는 공간이 휘어져 있기 때문이다.
ㆍ물체가 움직이는 것은 중력이 잡아당기기 때문이 아니라, 휘어진 공간이 밀어내기 때문이다.
ㆍ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공간이 진행 방향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물체도 진행 방향으로 수축된다.
ㆍTV에 나오는 우주인들이 우주선 안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은 ‘지구와 너무 멀어서 중력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다(우주정거장이나 우주왕복선의 고도는 기껏해야 450km 이내이다. 이 정도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밖에 안 된다. ‘우주’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가깝다-옮긴이). 태양계 안에서 중력이 0인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주인의 몸이 둥둥 떠다니는 것은 우주선이 그들과 함께 ‘지구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ㆍ결국 중력이라는 힘은 실체가 아닌 환상이었다. 당신이 지금 의자에 앉아 이 책을 읽고 있다면, 당신은 ‘내 몸이 공간으로 날아가지 않는 것은 중력이 나를 의자 쪽으로 잡아당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지구의 질량이 당신 머리 위의 공간을 휘어지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당신의 몸이 의자 쪽으로 내리 눌려지고 있기 때문에 의자에 계속 앉아 있을 수 있다’고 강변한다.
3장. 양자이론의 도약
ㆍ과학자들은 원자핵이 양전하를 띤 양성자와 전하가 없는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아냈다.
ㆍ맥스웰에 의하면 빛은 파동이고,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빛은 입자(또는 광자)이다. 개개의 광자는 주변에 장을 형성하고 (전기장과 자기장), 이 장은 파동의 형태로서 맥스웰의 방정식을 따른다. 이로써 입자와 장의 아름다운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ㆍ파동의 실체는 각 위치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이다. - 막스 본
ㆍ전자는 입자임이 분명하지만, 주어진 위치에 전자가 존재할 확률은 파동함수로 주어진다.
ㆍ양자역학에 반기를 든 대표 주자는 양자역학의 산파 역할을 했던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였다. 그리고 반대 진영에서는 덴마크의 위대한 물리학자 닐스 보어와 불확정성원리를 제안했던 하이젠베르크가 확률해석을 지지하고 나섰다.
ㆍ슈뢰딩거의 고양이: 임의의 순간에 고양이는 살아있을까? 아니면 죽었을까? - 의식이 동반된 관측 행위가 존재를 결정한다.
ㆍ플랑크상수의 값을 점점 줄여서 0에 가깝게 하면 양자이론의 모든 방정식은 뉴턴의 방정식과 같아진다(h를 0으로 접근시키면 상식에서 벗어난 입자의 거동이 우리에게 친숙한 뉴턴의 운동법칙과 일치하게 된다). 일상적인 규모에서 양자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플랑크상수가 너무나도 작기 때문에, 우리의 무딘 감각으로는 뉴턴의 법칙이 옳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ㆍ슈뢰딩거의 고양이 역설은 18세기 아일랜드의 철학자이자 주교였던 조지 버클리의 질문을 연상시킨다. 울창한 숲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는데 그것을 보거나 듣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면, 과연 그 나무는 소리를 낼 것인가? 유아론자(자기중심주의자)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양자역학은 한술 더 떠서 ‘숲속에 사람(관측자)이 없다면 나무는 목탄, 묘목, 땔감, 합판 등 다양한 상태가 섞인 채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4장. ‘거의 모든 것’의 이론
ㆍ무한대에서 무한대를 뺴면 0이 된다. - 두 개의 무한대가 서로 상쇄되어 유한한 결과가 얻어진다.
ㆍ양자이론을 아원자입자에 적용하여 커다란 성공을 거두고 잔뜩 고무된 물리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눈엣가시였던 일반상대성이론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양자역학을 적용하여, 표준모형과 중력을 하나로 통일한다는 원대한 꿈을 꾸게 된 것이다. 만일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표준모형과 일반상대성이론에 양자보정이 모두 가능한 이론, 즉 ‘만물의 이론’이 완성되는 셈이다.
5장. 캄캄한 우주
ㆍ블랙홀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면, 빨려 들어간 물질의 종착지는 어디인가? 아무도 모른다.
ㆍ아인슈타인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양자역학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양자물리학자들은 양자이론을 일반상대성이론에 접목시키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왔고, 그 결과 현재 상대성이론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중력의 양자보정에서 나타나는 무한대를 제거하고 중력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은 (중력보정을 무시한 채) 양자역학을 별에 적용하여 수많은 사실을 알아냈을 뿐만 아니라, 우주론이라는 새로운 과학의 지평을 열었다.
ㆍ한바탕 논쟁을 벌인 후, 결국 호킹은 자신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면서 기발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블랙홀 안으로 책을 던지면 정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호킹복사의 형태로 방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희미한 호킹복사에 담긴 정보를 빠짐없이 긁어모으면 원래의 책을 똑같이 재현할 수 있다. 호킹의 주장이 틀릴 수도 있지만, 그가 발견한 복사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6장. 끈이론의 약진: 가능성과 문제점들
ㆍ1900년대 초에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뉴턴의 중력이론과 맥스웰의 전자기학)이 서로 상충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거의 10년 동안 해결책을 모색한 끝에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했다. 이로써 뉴턴의 고전역학은 근 250년 만에 물리학의 무대에서 퇴출되었고, 20세기의 위대한 과학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지금도 이와 비슷한 역사가 반복되는 중이다. 한편에는 블랙홀과 빅뱅, 우주의 팽창 등 거시적 현상을 설명하는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일반상대성이론)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미시세계에서 아원자입자의 거동을 서술하는 양자이론이 있다. 문제는 이들이 각기 다른 원리와 다른 수학, 그리고 다른 철학에 기초하고 있어서 전혀 친하지 않다는 점이다.
ㆍ아무리 생각해도 자연의 모든 상수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세팅된 것 같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미국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우주는 마치 우리가 등장할 것을 처음부터 예견했던 것 같다’고 했다. 핵력이 지금보다 조금만 약했다면 태양이 점화되지 않아서 태양계는 암흑천지가 되었을 것이고, 강력이 지금보다 조금만 강했다면 태양은 이미 수십억 년 전에 연료가 고갈되어 죽은 별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핵력의 세기가 기적처럼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ㆍ나는 개인적으로 끈이론에 대한 비관론이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론에 대한 증거는 초대형 입자가속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이론의 수학 체계를 완성했을 때 자연스럽게 발견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끈이론의 실험적 증거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7장. 우주의 의미를 찾아서
ㆍ아인슈타인은 자신을 ‘거대한 도서관에 막 들어선 아이’에 비유했다. 미스터리로 가득 찬 우주의 해답이 방대한 양의 책에 적혀 있는데, 그 한복판에 자신이 서 있다는 뜻이다. 그가 일생을 두고 추구했던 목표는 그 책의 단 몇 장(章)이라도 읽어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질문만 남겨놓고 조용히 사라졌다. 우주가 거대한 도서관이라면 그곳을 관리하는 사서는 누구이며, 책을 쓴 저자는 누구인가? 모든 물리법칙이 만물의 이론으로 설명된다면, 그 방정식은 어디서 온 것인가?
ㆍ문학작품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면서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에 대한 평가는 평론가마다 각양각색인데, 이 상황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물리학 이론은 시간이 흐를수록 몇 개의 방정식으로 축약되면서 더욱 단순하고 강력해진다. 이것이 바로 물리학의 매력이다.
ㆍ신은 우주를 창조할 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가? 존재할 수 있는 우주는 단 하나뿐인가? 아니면 여러 후보 중에서 지금과 같은 우주가 선택된 것뿐인가? 내 생각이 옳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우주를 올바르게 서술하는 방정식은 단 하나뿐이다. 그 외의 방정식들은 수학적으로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주의 최종 방정식은 하나밖에 없다. 이 만능방정식의 해는 무수히 많을 수도 있지만, 방정식 자체는 단 하나뿐이다.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계 남자를 말하다 / 이은경 (0) | 2022.02.12 |
---|---|
전기차 첨단기술 교과서 / 톰 덴튼 (0) | 2022.02.12 |
백신 거부자들 / 조나단 M. 버만 (0) | 2022.02.12 |
거대한 가속 / 스콧 갤러웨이 (0) | 2022.02.11 |
디그로쓰 / 요르고스 칼리스, 수전 폴슨, 자코모 달리사, 페데리코 데마리아 (0) | 2022.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