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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없는 사회 / 우치다 타츠루

by mubnoos 2021.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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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ㆍ당연한 것이 점점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고 있는게 아닌가.

ㆍ나쁜 시대가 되었습니다. 

 

ㆍ지금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런저런 개혁은 앞으로 몇십 년만 지나도 다들 입술을 깨물며 반성할 일들뿐입니다. 

 

ㆍ왜, 정책 결정에서 정책의 적절성보다도 속도가 우선시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왜 돈을 버는 것이 유일무이한 국가목표로 채택되지 않으면 안 된느 건지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어서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고 믿고 있는 듯합니다. 

 

ㆍ포퍼는 사회개혁의 바람직한 방법을 '피스밀 picemeal'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피스밀이란 '조금씩 조금씩'을 뜻합니다. 

 

ㆍ지금의 제도가 어떤 종류의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증명할 수 있지만, 이상사회에서 만인이 행복해진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는 쪽이 효율적입니다. 

 

 

 

 

 

 

 

 

1장. 소비사회와 가족의 해체

 

ㆍ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회에서 소비 단위는 오랫동안 가족이었습니다. 그 수익은 가족이 협력하여 거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수익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서도 가족 전체의 합의가 필요했습니다. 

ㆍ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당신이 어떤 상품을 구매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 는 소비자 철학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정체성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ㆍ나답기 살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 행동의 자유를 확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을 구매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사는 것, 그 소비 활동이 분수에 맞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 것이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가족 해체는 필연적 귀결이었던 것입니다. 

 

ㆍ'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살 것인가'를 기분으로 인간의 가치를 결정할 경우, 소비의 재원이 되는 돈을 어떻게 손에 넣든지 그것은 원칙적으로 불문에 부쳐집니다.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이 좋은 노동이다.'

 

ㆍ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사용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내도 높은 수익이 따르지 않는 노동은 사회적으로 열등한 자리로 자리매김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현대인의 노동 동기는 뿌리부터 손상되었습니다. 

 

ㆍ시스템의 보전은 모두의 일입니다. 모두가 분담해서 해야 할 일입니다. 

 

ㆍ인간이란 존재는 서로 폐를 끼치는 존재라는 인간 이해가 기본에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나는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 하고 누구에게도 부담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는 바람을 공언합니다. 

 

ㆍ현대인의 규칙: 내 노력의 성과는 내 것이다. 뭣 하러 다른 사람과 나눠야 하는가

 

ㆍ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분명한 두 요소가 있습니다. 1) 교육 투자, 2) 여성의 학력. 자녀교육에 투자할 액수가 늘어날수록 아이 수는 줄어들고, 여성의 학력이 높을수록 만혼이나 저출산이 진행되는 일이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합니다. 정부가 진심으로 출산율 회복을 원한다면 방법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보육원에서 대학까지 교육비를 무상으로 하거나 여성이 지적 향상을 원하지 않도록 유도하거나. 

 

ㆍ일본은 정말 '어른이 없는 나라'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때는 더 이상 안전하지도 풍요롭지도 않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ㆍ시스템의 혜택을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동안에는 '어른'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습니다. 

 

길에 떨어져 있는 빈 깡통을 줍는 일은 누구의 의무도 아닙니다. 자기가 버린 게 아니니까요. 그런 일은 모두의 일이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이’입니다. ‘어른’이란 그럴 때 선뜻 깡통을 주워서는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으면 자기 집으로 가져가 분리수거해서 재활용품 수거일에 내다 놓는 사람입니다. ‘아이’는 시스템 보전이 모두의 일이므로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은 시스템 보전은 모두의 일이므로 곧 자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만큼의 차이입니다

 

 

 

 

2장. 아버지의 몰락과 압도하는 어머니의 등장

 

ㆍ부모와 자식이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전 사회적으로 소통이 원만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대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어느 시대나 부모 자식 관계는 그 시대 고유의 어려움을 안고 있었습니다. 

ㆍ미디어라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므로 불평할 필요도 없습니다. 

 

ㆍ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전에는 부모 자식 관계가 가까웠는데 현대에 이르러 소원해졌다고 하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소원한 '방식'이 다소 변했을 뿐입니다. 

 

ㆍ아버지란 존재는 엄마와 딸에겐 거의 따돌림 당하는 상태입니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자질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ㆍ가족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아버지

 

ㆍ가부장적 권위는 구조적으로 땅에 떨어진 것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ㆍ아버지는 지금 아내와 딸에게 '아이, 제발 저쪽 가서 놀아요.'라거나 '냄새 나요' 같은 말이나 듣고 있습니다. 

 

ㆍ사실은 불평해야 합니다. 이토록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로 아버지의 권위 상실이 체계적으로 진행된 것은, 그것이 개인의 발의와는 무관한 역사적 흐름이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3장. 확대가족론

 

ㆍ지금 일본의 표준적인 가정에서 아버지는 이제 사실상 없어도 좋습니다. 냉정히 말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어 오는 사람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없으면 안 되는 일이 집 안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습니다. 

ㆍ아저비는 어미니의 조수로 채용되는 것이 아버지의 처신으로는 가장 효과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ㆍ아버지가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가족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까요. 

 

ㆍ예절이라는 것은 초월자에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자세입니다. 예의 바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따라서 무술을 학교교육에서 예의를 가르치는 도구로 이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예의라는 것은 경외심과 두려움의 신체적인 표현이니까요. 외부에서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ㆍ자기 발견을 위해서는 반복적인 일과를 지키는 것이 주용합니다. 매일, 매주 같은 일을 반복하기,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으면 자신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변화를 알아차리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서로 돕고 힘을 모으는 생활의 지혜가 없는 사람들이 계층사회의 가장 취약계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난한 데다 고립되어 있기까지 하다면 정말 힘듭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어떻게 하면 서로의 가정을 열고 다른 가족과 연결할 수 있을지 그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교육을 위해 그렇게 해야 효과적이라는 것 이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연대하는 힘’ ‘더불어 사는 힘’을 기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숙제로 다가왔습니다.

 

 

 

 

 

 

4장. 격차사회의 실상

 

ㆍ격차사회란 구성원들을 하나의 도령형으로 평가하는 사회입니다. 단 하나의 도량형으로 모든 사람의 등급을 매길 수 있기 때문에 격차가 발생합니다.

ㆍ우리가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것은 격차사회이지 계급사회가 아닙니다. 격차사회는 모두가 같은 종족임을 전제로 만들어진 사회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민주적인 사회라 할 수 있습니다. 능력과 성과를 수치로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이 우선 그 외의 조건이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ㆍ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한다는 전제 자체가 사실은 '허구'입니다. 

 

ㆍ돈이 있고 없고를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면서 돈이 없으면 인간은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도 괜찮다는 식으로 무법상태를 용인하는 경형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ㆍ나는 가난하지만 유쾌하게 살고 있다는 말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ㆍ가난해도 품위 있게 사는 지혜를 현대인은 잃어 버렸습니다. 분수를 안다는 것은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그 나름 삶의 질을 높일 궁리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격차사회에서는 그런 삶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ㆍ분수를 안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그런 지혜를 잃어 버렸습니다. 

 

ㆍ저축이 있으면 빼서 쓰고, 없으면 빚을 내서라도 쓰고, 파산을 하거나 자신의 미래를 저당 잡히게 되더라도 지금 소비하는 것이 GDP를 높이는 바람직한 삶이라고 권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이 생활수준을 자신의 경제력보다 약간 높게 설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국책입니다. '빛을 내서라도 소비하라'는 삶을 정부가 주도해 왔습니다. 

 

ㆍ사회적 공통자본: 1) 천연자원, 2) 사회적 인프라, 3) 제도

 

ㆍ이 사회에 있는 공기에서 의료에 이르기까지 모두 누군가의 사유물입니다. 

 

 

 

 

 

 

5장. 학교교육의 한계

 

ㆍ심지어 교사들까지도 태연하게 그런 말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학교교육의 목적은 자기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국가라든가 공동체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것입니다. 

 

ㆍ공교육이 태동한 것은 프러시아였고 이론을 정비한 곳은 프랑스였지만,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가장 먼저 성공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ㆍ오늘날 학교교육의 쇠퇴는 단적으로 '학교교육의 목적은 사적 이익 추고'라는 것을 현 사회의 대다수 사람들이 믿게 된 결과입니다. 

 

ㆍ자본주의는 빈부 격차의 확대를 원한다.

 

저는 공동체의 이웃들이 자신보다 열등하기를 바라는 인간을 공동체 구성원으로 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공동체 성원의 조건은 무엇보다도 ‘공동체의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지, ‘이 공동체에서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사회에서 거론되는 거의 모든 교육론은 ‘인간이란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교육기회를 활용하는 존재’라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전제에서 출발한 이상 학교교육은 파탄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6장. 불통을 넘어서는 소통 능력

 

ㆍ진정한 의사소통 능력이란, 의사소통을 원한하게 진행하는 능력이 아니라 불화와 맞닥뜨렸을 때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예외 없이 규칙 깨기를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ㆍ의사소통이 어려워졌을 때 이를 회복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수순은, 먼저 입을 다물고 자기의 입장을 일단 보류하는 것입니다. 

 

 



7장. 다음 세대와 연결하기

 

ㆍ어떤 사람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는 나중이 되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입니다. 

ㆍ주종 관계나 사제 관계라는 것은 '인간은 변화할 수 있다'는 데 축을 둔 인간 관계입니다. 관계가 시작될 당시에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누구도 아니던 사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모하고 성숙해 가니까요. 

 

ㆍ본래 가족이란 유아나 노인, 병자를 돌보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약자에게도 구성원으로서 삶을 보장하는 것이 가족의 본래 책무입니다. 

 

ㆍ유아는 '과거의 자신'이며, 노인은 '미래의 자신' 환자나 장애인은 '언제든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는 자신'입니다.

 

문제는 지금 젊은이들이 이러저러하다는 게 아니라, 미성숙한 젊은이들이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미성숙한 노인’이 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개인적인 책임이 아닙니다. 사회 전체의 흐름 속에서 이른바 이데올로기적으로 조장된 미성숙이기 때문입니다. 

 

나이 들고 권력이나 경제력, 문화자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젊고 아직 그런 사회적 자원을 갖지 못한 사람을 개인적으로 지원하는 일 정도라면 누구나 오늘부터 당장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거래 관계도 아니고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교환도 아닙니다. 그냥 선물입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증여도 아닙니다. 우리가 이전 세대로부터 지원받은 것에 대한 ‘보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넘겨받은 것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 다시 말해 ‘패스’를 하는 것입니다. 

 

 

 

 

 

8장. 안테나 감도를 높이기

 

ㆍ남녀고용기회균등법은 경쟁을 부추긴다. 

ㆍ인간이라면 남자나 여자나 누구나 권력을 갖고 싶어 하고 돈을 원한다는 논리로, 부권제 이데올로기와 모성애 이데올로기를 무장해제시켜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ㆍ운이 좋은 사람은 계속 운이 좋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르는 미세한 신호를 감지하는 센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글로벌 자본주의 사회는 바로 ‘인류사의 지혜를 버리고서야’ 성립합니다. 글로벌 자본주의가 목표로 하는 ‘평평한 시장’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칠십억 명의 인간이 하나의 시장을 형성해, 같은 상품에 유사한 욕망을 품는 것을 이상적인 그림으로 제도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칠십억 명 모두가 각자 원하는 것이 조금씩은 달라 잘 조정하면 모두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칠십억 명 전원이 ‘원하는 것을 구할 수 없다’는 선망과 박탈감으로 안달하는 구조를 만들어내려 합니다.

 

 

 

 

 

 

9장. 자아 찾기의 함정

 

ㆍ이런 시대에는 서로 간섭하면서, 공공적인 일을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ㆍ'세미퍼블릭'은 공과 사, 그 사이를 연결하는 준공공성 같은 것입니다. 

 

ㆍ공공적이지 않은 사람은 자기자신에 빠져 있습니다. 

 

ㆍ준익명성은 언제나 뒤로 숨을 수 있는 익명성이 아니라 언제든지 얼굴을 맞닥뜨릴 수 있을 것 같은 종류의 익명성입니다. 

 

ㆍ세상이 어떤 식으로 달라지고 있는지를 잘 몰라서 사람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ㆍ오늘날 이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결정을 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자신을 내려 놓고 정해진 진로를 조용히 따르면서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여 성공했습니다. 그들의 성공 비결은 자기 이익이나 자기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공동체 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충실하게 연기해 온 것입니다. 

 

ㆍ자아 찾기는 자멸적인 이데올로기이다. 

 

ㆍ장기적으로 자기 이익을 확보하려고 한다면, 주위 사람들의 이익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이 정도는 상식이에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비상식으로 여겨집니다. 

 

 

 

 

 



10장. 제자라는 삶의 방식

 

ㆍ배움이라는 것은 어떤 실증적인 지식이나 기술, 정보에 관한 가르침을 받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ㆍ배움의 스위치가 켜지면 멈추는 일은 없다. 

 

ㆍ스승을 발견하면 절반은 성공이다. 

 

ㆍ공공이라는 것은 개인들이 서로 신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것이지, 미리 앞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하면 됩니다. 할머니가 짐을 들고 전철을 타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벌떡 일어서서 “그 짐, 이리 주세요” 하며 서로 짐을 들려고 하는 풍경을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그냥 한 사람만 있으면 됩니다. 할머니가 짐을 들고 타는 것을 모두가 멀뚱히 쳐다보고 있을 때, 그 중 한 명이 ‘음, 내가 가장 가까이 있는 건가’ 하면서 벌떡 일어나 “그 짐 이리 주세요. 제가 들어 드릴게요” 하고 말하면 그걸 본 주위 사람들은 마음을 놓는, 그 정도면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교육하려면 그 정도의 사람만 있어도 됩니다. 전철 한 칸에 두어 사람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펴낸이의 말 _ 종적 연대를 위하여

 

ㆍ타인은 지옥이라는 말을 몸으로 경험한 이들이 애써 지옥을 탈출했지만 우리를 기다리는 천국은 김밥천국 정도인 것이 현실입니다. 

 

ㆍ공생의 기술이야말로 생존의 기술이라는 것은 생태학적인 이론이 아니라 생명력을 북돋는 방법을 평생에 걸쳐 몸으로 수련한 무도인으로서 신체성에 근거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ㆍ타인이 지옥인 까닭은 타자성을 제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레비나스는 말합니다. 타자와 공존하는 기술은 인류사적인 과제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개개인들에게도 무엇보다 필요한 기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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