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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지능이다 / 자밀 자키

by mubnoos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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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R FOR KINDNESS

 

 

프롤로그 우리는 더 친절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

ㆍ친절은 인간의 생존 기술이다. 

 

ㆍ감정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가 장착된 고글을 쓰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빛나는 적외선을 통해 사람들 내부에서 분노나 창피함, 기쁨이 피어오르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지켜본다면 감정이 한 사람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친구가 당신 앞에서 울거나 웃긴 이야기를 들려줄 때, 그들의 목소리와 표정은 당신과 친구 사이의 공기를 통과해 당신의 뇌로 들어와 변화를 일으킨다. 당신은 친구의 감정을 넘겨받고 그들의 생각을 해석하고 그들의 안녕을 염려한다. 친구에게 공감하는 것이다. 

 

ㆍ공감이란 사람들이 서로에게 반응하는 몇 가지 방식을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인지하는 것, 그들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것, 그들의 경험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이 바로 그 방식들이다. 

 

ㆍ공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친절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친절함이란 대가를 치르면서도 타인을 도우려는 성향을 말한다. 친절함은 호사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이 경직된 세상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부드러운 기술이라고 말이다. 

 

ㆍ공감은 친절한 행위의 밑바탕이며, 이 관계는 다른 종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이다. 인간에게서 공감은 진화상의 급진적인 도약을 이뤄냈다. 공감은 인간에게 유리하다. 우리는 육체적으로 보잘것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ㆍ공감은 타고나는 것일까?

 

ㆍ공감은 기질이라는 것, 즉 공감이 성격에 선천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유지된다는 가정이다.

 

ㆍ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은 사건이 아니다.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판단이다. - 에픽테토스

 

ㆍ우리는 연습을 통해 공감을 키울 수 있고 그 결과 더 친절해질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놀랍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이는 수십 년 동안의 연구가 뒷받침하는 사실이다. 나의 연구실을 포함하여 많은 연구실에서 나온 연구 결과들은 공감이 고정된 기질적 특징보다는 기술에 더 가깝다는 것을 알려준다. 시간을 들여 예리하게 단련할 수 있고 현대 세계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기술 말이다.

 

 

 

 




1장 인간 본성의 놀라운 유동성

ㆍ머무는 것이 어디든, 인간의 본성은 항상 일정하며 변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졌다. 이런 믿음을 '심리학적 고정주의'라고 부른다.  - 뇌는 변경할 수 없이 고정된 회로가 아니다. 뇌는 변하며, 그 변화는 무작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경험, 선택, 습관이 우리의 뇌를 빚어간다. 

 

ㆍ우리는 고정되었거나 얼어붙은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뇌와 마음은 일생에 걸쳐 변화한다. 변화가 더디고 잘 감지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움직인다. 이 개념은 '심리학적 유동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유동성이 누구나 어떤 것이든 다 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 본성은 유전과 경험이 더해져 형성된다. 여기서 논쟁할 수 있는 사항은 각 부분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가이다. 

 

ㆍ일란성 쌍둥이들은 유전자의 절반이 아닌 전체를 공유한다. 일란성 쌍둥이들이 이란성 쌍둥이보다 성격과 지능 등에서 더 비슷하게 보이는 정도를 과학자들은 유전에 의한 것으로 여긴다. 

 

ㆍ경험이 공감의 양상을 결정한다는 사실은 수십 년간 쌓인 증거가 증명한다. 

 

통을 초래한 사람들은 공감이 저하되고, 고통을 견뎌낸 사람들은 공감이 더 깊어진다. 

 

ㆍ가족의 뜻대로 선택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자신의 유전자를 선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감 정도를 변화시키는 일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 자체가 공감의 변화를 만든다. 

 

 

 




2장 공감의 작동 원리

ㆍ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는데, 생각이 좋거나 나쁘게 만들 뿐이다. - 햄릿

 

ㆍ생각을 달리함으로써 다르게 느끼기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ㆍ당신은 당신의 목적에 도움이 되는 감정을 선택하고 있다. 

 

ㆍ자신의 시간이나 돈이 걸려 있을 때는 공감이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우리는 공감을 더욱 완강히 회피한다. 뉴욕 사람들은 맨해튼 거리를 걸어갈 때 고난과 궁핍의 범람에 직면한다. 그 모든 걸 고스란히 자기 안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다. 그는 자기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남들에게 다 퍼줄 수도 있고, 주지 않는 죄책감을 견디며 살아갈 수도 있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주로 공감을 회피한다. 한 연구는 나중에 노숙자에게 기부할 기회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노숙자의 이야기 중 감정을 자극하는 세부사항이 담긴 버전의 이야기를 회피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들은 노숙자에 대해 공감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공감하지 않는 것을 능동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ㆍ탄탄한 이론만큼 실용적인 것은 없다. 

 

ㆍ더 큰 목표는 공감의 지근을 키우는 일이다. 사람들을 자기 범위 안에서 더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뿐 아니라, 그 자리에 계속 머물도록 하는 일 말이다. 이런 일은 단 한 번의 심리적 조율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ㆍ훈련은 처음처럼 안경을 쓰는 경험을 감정에 대해 실시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세상이 더 선명하게 보이고, 그때까지 자기가 못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세부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 연구에서는 남녀 참여자들에게 사람들이 감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비디오를 보게 한 다음 비디오 속 화자가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맞혀보라고 했다. 여기서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그들의 감정을 잘 알아맞히지 못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화자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에게 돈을 지불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공감의 성별 격차가 사라졌다. 몇 년 뒤 또 다른 연구팀은 이성애자 남성들에게 여자는 ‘세심한 남자’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남자들은 열성적으로 공감에 노력을 기울였다. 매력적인 사람이 옆을 지나갈 때 배에 힘을 주는 것과 비슷한 행동을 감정 차원에서 한 셈이다.

 

ㆍ공감은 우리가 배우고 연습해서 향상할 수 있는 습관이나 기술 같은 거야. 단어를 반복해서 되뇌거나 스포츠 연습을 하는 것과 비슷하지.

 

 

 




3장 증오 대 접촉

ㆍ증오는 공감을 덮어버리지만 완전히 죽이지는 못한다. 

 

ㆍ외부인에 대한 증오는 아주 오래된 것이지만, 피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놀면, 그들을 가르던 분열은 녹아 없어진다. 

 

ㆍ냉담함은 전쟁 중에는 영리한 선택일지 몰라도, 평화를 이루기에는 형편없는 방법이다. 접촉은 사람들에게 외부인을 배려할 이유를 부여함으로써 그러한 문제를 바로잡는다. 우리는 연결을 갈망하고, 사회적 유대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다수집단이나 더 높은 권력을 지닌 집단의 사람들은 많은 경우 이런 토론을 하면 상대방에 대해 더 온정적인 관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소수집단이나 낮은 권력 집단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들은 이미 다수의 관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래야만 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코미디언 사라 실버먼이 그런 느낌을 간명하게 잘 표현했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경험을 아주 예리하게 의식하고 있어요. 우리의 실존 전체가 바로 그 경험의 렌즈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죠. 반면 남자들은 여태껏 한 번도 이 세계에 존재하기 위해 여성의 경험을 이해할 필요가 없었죠.




4장 문학과 예술이 공감에 미치는 영향

ㆍ자연은 무자비할 정도로 효율을 중시하고, 뇌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런데 왜 빈둥거리고 앉아 있는데 에너지를 낭비하는 걸까? 빈둥거리며 앉아 있는 것은 우리가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손이 한가하면 말썽거리를 찾아내기 마련이라지만, 한가한 뇌는 자유롭게 몽상한다. 계획을 세우고, 회상하고, 상상하는 것이다. 이 수수께끼 같은 뇌 영역들은 시간에서 풀려나기의 조종 시스템이다. 외부 세계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과거로 미래로, 심지어 대안적 현실로 쏘아 보내는 것이다. 

 

ㆍ우리 사회가 여전히 문학을 여러 면에서 잉여의 것으로 본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ㆍ예술, 특히 문학과 같은 연극 같은 서사예술은 우리가 현재에서 풀려나도록 도와준다.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조차 공감하는 것을 더 안전하고 즐거운 일로 만들어준다.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오래된 여가활동 중 하나지만, 필수적인 여가활동이기도 했다. 

 

 




5장 지나친 공감의 위험

ㆍ어떤 감정이든 한 가지 감정적 경험이 항상 이롭거나 해롭기만 할 수는 없다. 불안은 불쾌한 느낌을 주지만, 도전에 맞설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도 있다. 기쁨은 유쾌한 느낌이지만, 너무 깊이 들어가면 조증으로 빠질 수도 있다. 우리는 공감을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공감하다 보면 기력이 다 빠질 수도 있다. 

 

어휘 중에는 서로 다른 종류의 공감을 구분하는 언어도 포함되었다.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에는 타인의 고통을 떠안지 않으면서 그들을 염려하는 일이 포함된다. “그런 분리가 필요해요. 너무 멀리 떨어지면 그건 ‘그 사람 일이지 내 문제가 아닌 게’ 되고, 분리가 일어나지 않으면 주변의 고통에 너무 심하게 동일시하게 되기 때문이죠.”
심리학자들도 이와 유사하게 ‘공감으로 인한 괴로움’과 ‘공감으로 인한 염려’를 구분한다. 괴로움은 정서적 공감에서 생기는 한 가지 결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간접적으로 떠안음으로써 그 사람과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반면 염려는 누군가의 감정을 함께 느끼고 그들의 안녕이 향상되기를 원하는 마음이다.

 

자애 명상 수행을 한 사람들은 다른 무리 사람들에 비해 더 관대해지고 괴로움을 덜 느꼈다. 이런 변화는 그들의 뇌에서도 관찰되었다. 반면 타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법을 배운 사람들은 고통에 대한 강화된 미러링 반응을 보였다. 그들의 뇌는 마치 자신이 고통받고 있는 것처럼 반응했다. 그러나 자애 명상을 수행한 사람들은 동기부여와 연관된 뇌 영역들이 활성화되었고, 심지어 보상과 연관된 뇌 영역들까지 활성화되었다. 그들은 피해자의 고통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고통이 줄어든 세계를 상상한 것이다.




6장 친절이 보상되는 시스템

ㆍ우리의 강력한 문화적 흐름 상당수가 공감과 충돌한다. 우리는 성공하려면 경쟁이 필요하고 때로는 잔인함도 필요하다고 배운다. 탐욕은 진화의 본질을 명확히 밝히고, 관통하고, 포착한다. - 이것은 착각이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여러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대중적 기준은 아직도 이 통찰을 따라잡지 못했다. 

 

ㆍ힘 있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해야 할 책임 뿐 아니라, 친절이 예상되고 보상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책임도 있다. 




7장 디지털의 양날

ㆍ우리는 온라인에서 누구든 볼 수 있지만, 우리는 대개 그 가능성을 우리의 시야를 넓히는 쪽이 아니라 좁히는 쪽으로 사용한다. 소화하기엔 너무 많은 이야기와 통계수치의 범람 앞에서 우리는 어디로 주의를 향할지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 선택은 우리의 가장 게으른 심리적 충동을 따른다. 우리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부합하는 사실을 찾고, 나와 같은 생각이 메아리치는 방안에 자신을 가둔다. 또한 정서적으로 우리가 옳다고 확인해주는 이야기 쪽으로 끌리는데, 이는 우리가 항상 옳다는 걸 증명하는 데 공감을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개 친절을 자신을 희생하여 타인을 이롭게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상처를 덜 입게 하려고 스스로 고통을 감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타인에게 도움을 주면서 혜택을 입는 경우도 있다. 너그러움은 베푸는 이를 충만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노인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심지어 수명도 늘어난다. 나와 동료들은 베푸는 사람이 선의의 대상에게 공감할 때 특히 더 이로운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에필로그 공감의 미래

지금 함께 살아 있다고 해도 우리와 멀거나 우리와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것은 어렵다. 그런데 결코 알지 못할 사람을 걱정하는 것을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 피터 싱어는 이 문제에서 우리의 감정이라는 변수를 빼라고 제안한다. 싱어는 효율적 이타주의자들은 “자신의 마음을 가장 강하게 울리는 대의에 헌신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가장 많은 선을 행하는 대의에 헌신한다”라고 썼다.

 

태고부터 존재해온 형식의 공감은 자기보호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자녀를 보살피는 것은 그들이 우리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 부족을 염려하는 건 그들이 존속과 섹스와 안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누구인지 기억도 못할 미래세대를 위해 마음을 쓰는 것은 다윈주의가 말하는 우리의 충동에 어긋난다. 하지만 그런 배려의 마음을 키우는 방법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 마음을 키울 수 있다면, 우리는 실시간으로 우리의 공감을 진화시켜 더욱 크고 지속적인 무언가로 키워내게 될 것이다.

 

의도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사는 편이 더 쉽다. 보답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을 향해 새로운 종류의 공감을 키우는 일에는 노력과 희생이 따른다. 하지만 점점 증가하는 잔인함과 고립에 직면하여 지금 우리는 도덕적 삶을 살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 쉬운 일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경우는 별로 없으며,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그런 일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고, 우리가 한 선택들의 총합이 미래를 창조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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