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뜰1 눈길/ 이청준, 유년의 뜰/오정희, 우리들의 날개/전상국 눈길/ 이청준나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늙은 어머니가 있는 시골로 갑니다. 주벽이 심했던 형이 가산을 탕진하고 마침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나는 어머니와 형수, 조카들까지 책임져야 했습니다. 집안 형편이 좋지 못해 나는 학창 시절부터 어머니에게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고, 나 역시 어렵게 자수성가해야 했기 때문에 자식 노릇은 엄두도 못 냈습니다. 어머니는 이러한 나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한 어떠한 부탁도 요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을에 지붕 개량 사업이 벌어지면서 어머니는 이번 기회에 집을 고쳐 짓고 지붕을 새로 얹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마음을 알면서도 애써 이를 모른체 합니다. 오히려 어머니에게 빚 진 것이 없으니 자신이 할 일도 없다고 마음을 다집니다... 2024. 9.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