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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1,2 / 니코스 카잔차키스

by mubnoos 2021.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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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의 노래

 

살며시 스며드는 위험하고도 완전한 침묵에는 우리 귀로는 들을 수 없는 수 천개의 목소리가 숨어 있었다.

 

귀가 열리자 침묵은 고함 소리로 변했다.

 

내 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포효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 순간 부처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들었다.

 

 

 

나는 행복했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행복을 의식하기란 쉽지 않다. 행복한 순간이 흘러간 뒤에야 그것을 돌아보면서 얼마나 행복했던 가를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그 크레타 해안에서 나는 행복했고 행복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나는 먹는다는 것은 숭고한 어떤 의식이며, 고기, 빵, 포도주는 정신을 만들어 주는 원료라는 것을 깨달았다.

 

먹는 음식으로 뭘 하는지 가르쳐 준다면 준다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줄 수 있어요. 누구든 먹은 음식으로 비계와 똥을 만들고, 누구는 일과 좋은 유머에 쓰기도 하고, 어떤 이는 하나님께 돌린다고도 합니다. 그러니 세 종류의 인간이 있는 셈이죠.

 

춤으로 이야기 하다니

 

만물에 영혼이 있다.

 

지금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데 필요한 것은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이 전부였다.

 

앞날이 걱정된다고 했소? 난 어제 일은 어제로 끝내오. 내일 일은 미리 생각하지도 않소. 중요한 건, 이순간에 일어나는 일 뿐이오.

 

조르바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인간 본질은 야만스럽고, 거칠며 불순한 것이다. 인간의 본질은 사랑과 육체와 불만의 호소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과 죽을 것처럼 사는 것

 

자기 자신 안에서 행복을 못 찾는 자에게 화가 미치리라.

 

남을 즐겁게 하려는 자에게 화가 미치리라.

 

이번 생과 다음 생이 하나임을 깨닫지 못하는 자에게 화가 미치리라.

 

내가 뭘 먹고 싶거나 갖고 싶으면 어찌하는 줄 아시오? 목구멍이 터지도록 처넣는 겁니다. 그래야 다시는 그놈의 생각이 안 나거든요. 말만 들어도 구역질이 나는 거지요

 

덧없는 우리 삶 속에도 영원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혼자 그걸 발견할 수는 없어요. 우리는 그날그날 생기는 걱정으로 길을 잃기도 해요. 몇몇 사람, 인간성의 꽃같은 사람들만이 이 덧없는 삶을 살면서도 영원을 사는 겁니다. 나머지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으니 하느님이 자비를 베푸시어 종교를 주신 거에요. 이렇게 해서 나머지 인생들도 영원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 말이오.

 

조르바 우리는 벌레에요. 엄청나게 큰 나무에 붙은 아주 작은 잎사귀, 또 거기에 붙은 작은 벌레 말입니다. 이 조그만 잎이 지구에요. 다른 잎들은 우리가 밤이 되면 보게 되는 별이지요. 우리는 이 조그만 잎 위에서 불안하게 꿈틀대며 조심스럽게 살피는 거예요. 우리는 잎의 냄새를 맡아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아보려는 거지요. 맛을 보고 먹을 만하다는 것을 깨달아요. 우리는 잎을 두드려 보고 잎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소리를 냅니다. 겁이 없는 어떤 이들은 잎 가장자리까지 가보기도 해요. 거기서 혼란을 내다보는 거죠. 바닥으로 떨어지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를 알게 되는 거에요. 멀리서 우리는 거대한 나무의 다른 잎들이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걸 들어요. 뿌리에서 우리 잎으로 전달되는 수액을 감지하면 우리 가슴이 부풀어요. 끔찍한 나락을 볼 때는 공포로 떨게 되는 거고요. 그 순간에 시작되는 게 바로..

 

새로운 길, 새로운 계획. 난 지나간 일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요. 난 미래의 일은 찾을 뿐이에요. 지금, 바로 이순간. 바로 그것에만 신경씁니다. 난 스스로 이렇게 묻죠. 조르바 넌 지금 뭘 하고 있는 게냐? 잔다. 그럼 잘자라. 조르바 지금 뭘하고 있는 거냐? 여자를 껴안고 있다. 그럼 그 여자를 꼭 껴안아라. 그리고 모든 걸 다 잊어버려라. 이세상에는 그녀와 너이외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신나게 즐겨라.

 

그럼 조르바, 당신이 책을 써보지 그래요?
세상의 신비를 우리에게 설명해주면 그도 좋은 일 아닌가요? 내가 비꼬았다.
못할것도 없지요, 하지만 못했어요. 이유는 간단해요. 나는 당신이 소위 그 '신비'를 살아버리느라고 쓸 시간을 못 냈지요. 잇냉의 신비를 사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살 줄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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