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들의 대부분은 물론이고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과 DNA도 탄소로 이루진다. 우리의 음식, 집, 의복 등도 탄소로 만들어졌다. 즉 인류의 문명은 탄소를 토대로 세워진 “탄소 문명”이다.
현대의 과학기술 문명은 “탄소 문명”이고
21세기는 “탄소의 세기”가 될 수밖에 없다
서론 : 원소의 절대 왕자
ㆍ탄소는 이 세계에서 가장 단단하게 빛나는 물질이 된다. 모든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유연한 전달매체가 되기도 하고, 우리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그 원소는 또한 우리의 혀와 위를 만족시키는 식품, 병을 치료하는 의약품 등의 주요한 구성재료이기도 하다. 부드러운 촉감의 목재에도, 튼튼한 플라스틱에도, 그것은 없어서는 안 되는 구성재료이다. 오히려 애초에 이 원소를 빼고는 모든 생명체의 존재가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30억 년에 걸쳐 이어져온 유전자, 생명의 시스템을 지탱하는 단백질 등도 이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대지에도 공기 중에도 바다에도 우주의 먼 항성에서조차 이것은 보편적으로 존재한다.
ㆍ탄소의 원소기호는 C, 원자번호는 6번이다.
ㆍ탄소는 원소와 원소는 서로 결합하여 화합물을 만든다. 결합하는 원소의 종류와 결합 방법에 따라서 놀라울 정도로 다채로운 화합물이 만들어지고, 그 각각은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다. 종이는 셀룰로오스, 우리가 먹는 고기는 액틴과 미오신, 의복은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이다. 우리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부 이 탄소의 집합이나 마찬가지이다.
ㆍ탄소는 가장 작은 부류의 원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탄소로는 짧고 긴밀한 결합을 만들 수 있다. 결합의 팔 4개를 전부 사용하여, 단일결합, 이중결합, 삼중결합 등으로 부르는 다채로운 연결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 탄소는 작고 평범하지만, 이런 특성 때문에 원소의 절대 왕자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ㆍ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탄소의 비율은 0.08%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생활은 탄소화합물로 둘러 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ㆍ폴리에틸렌은 단순한 탄화수소의 연쇄가 길게 이어진 것,
ㆍ폴리프로필렌은 거기에 하나 간격으로 탄소의 가지가 붙은 구조이다.
ㆍ양귀비의 덜 익은 열매에 상처를 내서 얻은 유액에 진통과 최면 등의 효과가 있음이 발견된 것은 대략 5,000년 전의 일이다. 이 유액을 말려서 굳힌 것이 아편이다.
ㆍ21세기는 탄소의 세기이다.
ㆍ수소라는 상대가 있었기 때문에, 탄소화합물의 세계는 훨씬 더 풍성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산소와 질소라는 조연도 있다. 이것들은 말하자면 화합물에 개성을 부여한다.
제1부 인류의 생명을 지탱해준 물질들
1 문명사회를 만든 물질─녹말
ㆍ녹말은 포도당(글루코스)분자가 길게 이어져 나선형으로 되어 있는 물질이다. 포도당 분자는 탄소와 산소로 만들어진 육각형으로 하이드록시기(OH)가 몇 개 결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생명의 에너지원으로서 최적의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몸을 움직이는 것은 탄소화합물이 산화되면서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할 때의 화학 에너지이다.
2 인류가 빠진 “달콤한 함정”─설탕
ㆍ단맛을 좋아하는 이유는 생명 시스템 그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 설탕으로 대표되는 당류는 동물의 생명 유지에 가장 중요한 물질이다. 병이 나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할 때에 행하는 링거 주사액은 가장 기본적인 당인 포도당이 주성분이다. 여기에 아미노산과 소량의 비타민을 첨가하기만 하면 인간은 장기간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ㆍ당류야말로 생명 유지의 기본 물질이다. 당류를 입에 넣었을 때, 강한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인류가 진화한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ㆍ설탕은 장식품의 용도로 사용되었다.
3 대항해 시대를 낳은 향기─방향족 화합물
ㆍ캡사이신에 의한 통증을 느끼면, 뇌는 그 통증을 치유하기 위해서 엔도르핀과 같은 뇌내 마약을 방출한다.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은 괴로운 일인데도 식후에는 불가사의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이 때문이다.
4 세계를 이등분한 “감칠맛” 논쟁─글루탐산
ㆍ글루탐산이라는 것은 감칠맛은 약하지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소듐 이온과 결합되면, 강한 맛을 느끼게 한다. 글루탐산 소듐을 간단하게 글루탐산이라고 표기한다.
ㆍ단백질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그것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글루탐산이 존재한다. 이 '단백질의 표지'를 섭취했을 때에 쾌락을 느끼도록 인간의 몸은 진화했다.
ㆍ다시마는 건조 중량의 4%에 달하는 글루탐산을 함유하고 있다.
제2부 인류의 정신을 움직인 물질들
5 세계를 사로잡은 합법적인 약물─니코틴
ㆍ니코틴은 담배라는 식물이 곤충의 공격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드는 천연의 농약이다.
ㆍ무엇인가를 생각할 때에 니코틴을 섭취하면 신경의 움직임이 활발해져서 깊이 사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니코틴을 외부로부터 계속 보급받게 되면, 서서히 아세틸콜린의 생산력이 떨어져서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사고력이 저하되고 만다.
ㆍ니코틴은 뇌 안의 측위신경핵이라는 부위에 작용하여 도파민의 방출을 촉진하고, 이것이 쾌감으로 학습된다. 그러나 담배를 급하게 끊으면 도파민의 생산이 급격히 감소하여 초조함을 유발한다.
ㆍ콜럼버스가 유럽에 가지고 돌아온 것은 매독과 담배뿐이다. 이 두 가지 물질은 쾌락과 더불어 순식간에 전 세계로 전파되어 결과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ㆍ담배는 황금보다도 훨씬 더 많은 부를 생산하고 있다.
ㆍ몸에 해롭다는 것이 알려진 담배를 굳이 피우는 행동을 함으로써 무서울 것이 없는 건강한 육체를 가진 남성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는 듯하다.
6 역사를 흥분시킨 물질─카페인
ㆍ500ml의 콜라에는 50mg 정도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ㆍ커피 24잔 분의 카페인이면 중독증상이 나타나며, 80잔 분의 카페인이면 절반이 사망에 이른다.
ㆍ하지만 카페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훌륭한 약이다.
ㆍ초콜릿은 설탕과 지방이 듬뿍 들어 있어 쾌락물질 덩어리이므로, 먹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것도 당연하다.
7 “천재 물질”은 존재하는가─요산
ㆍ요산은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이므로 신체의 이곳저곳에서 석출하여 질병을 일으킨다. 요로 결석 등의 원인이 되는 것외에 관절의 틈새에서도 석출하기 쉽다. 이 딱딱한 침상결정이 이물질로 인식되어 염증을 발생시키는 것이 통풍이다.
ㆍ역사상 최초의 유명한 통풍 환자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마찬가지로 몽골의 제5대 황제 쿠빌라이칸도 이 병으로 고통을 받았다. 고기를 주식으로 하는 몽골 왕가에는 그 외에도 통풍을 앓은 사람들이 많았다.
ㆍ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또한 통풍이 있었다.
ㆍ실제로 통풍이 발생하기 쉬운 성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성급하고 시간에 엄격하고, 정력적으로 일에 몰두하는 사람이 그들이다. 의지가 강하고 마지막까지 임무를 완수해야 직성이 풀리고, 경쟁심이 왕성하여 공격저깅고, 쉽게 화를 내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ㆍ단테, 괴테, 스탕달, 모파상, 베이컨, 뉴턴, 다윈, 루터, 프랭클린, 처칠 - 전부 통풍으로 고통을 받았다.
ㆍ통풍의 위험과 맞바꾸어 높은 지능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앞뒤가 잘 들어맞는다.
ㆍ요산 수치가 높은 사람의 두뇌가 맑다고 해도 그다지 불가사의한 일은 아니다.
8 인류 최고의 친구가 된 물질─에탄올
ㆍ술에 취한 동물의 모습이 실제로 관찰되고 있다.
ㆍ술이 인간을 못쓰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원래 구제불능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ㆍ에탄올은 뇌내 마약으로도 일컬어지는 도파민의 방출을 촉진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근심도 잊고 기분이 좋아진다.
ㆍ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아세트알데하이드에 의한 중독의 고통이 다른 사람보다 더 심각하기 때문에 술을 마셔도 기분이 나빠질 뿐이다.
ㆍ포드가 처음 설계한 자동차는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나중에 동력과 가격 면에서 우세한 가솔린으로 대체되었다.
ㆍ식물의 몸을 구성하는 탄소는 거의 전부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로부터 온 것이다.
제3부 세계를 움직이는 에너지
9 왕조를 날려버린 물질─니트로
ㆍ불꽃놀이와 폭발이 왜 인기를 끄는지 생각해보면, 하나는 '신중하게 만든 것을 한순간에 파괴하는' 쾌감 때문인 듯하다.
10 공기로부터 태어난 빵과 폭약─암모니아
ㆍ암모니아는 질소 분자와는 완전히 다른 높은 반응성을 보이기 때문에, 쉽게 각종 유기화합물 속에 들어가서 다양한 생체 분자의 일부가 된다. 단순히 악취가 심한, 기분 나쁜 것이 아니라, 생명과 역사를 지탱해온 중요한 물질이다.
11 역사상 최강의 에너지─석유
ㆍ세계 각국에서 석탄 연료의 악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19세기 중반, 마침내 석유가 등장했다.
ㆍ석유는 탄화수소의 집합체이다.
ㆍ석유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1. 유기기원설: 식물 플랑크톤 등의 사체가 해저나 호수 밑에 침전되어, 박테리아에 의해서 분해되어 부식물질이 된다. 이것이 지각 변동에 의해서 지하 깊은 곳에 매몰되어 높은 지열과 압력을 받아 원유로 바뀌었다.
2. 무기기원설: 지구라는 행성이 생길 때에 지하에 갇힌 탄화수소가 역시 땅속 깊은 곳에서 열과 압력을 받아 변성되어 생긴 것이다.
ㆍ셰일 가스의 매장량은 전세계가 30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게다가 셰일 가스는 연소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석유 등에 비해서 훨씬 더 적다. 하지만 그 자신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20배 이상으로 높다. 셰일 가스의 40% 정도는 미국에 분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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