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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경제학 / 토마스 세들라체크

by mubnoos 2022. 3. 24.

 

 

경제학을 둘러싼 경계를 무너뜨리다

ㆍ현실은 물질이 아니라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ㆍ'인정받고자 하는 욕망, 즉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지휘하며 인도하려는 욕망은 인간의 모든 본성 가운데 가장 강력한 욕망으로 여겨진다.' - 애덤 스미스 <도덕감정론>

 

결국 모든 경제학은 선악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아무리 복잡한 수학적 모델도 우리 주위의 세계를 (이성적으로) 포착하기 위한 노력에서 나온 사실상의 이야기이자 우화이다. 나는 이 책에서 현재까지도 경제 메커니즘을 통해 전달되는 이 이야기가 본질적으로 ‘좋은 삶’에 관한 이야기이며, 고대 그리스와 히브리 전통에서 잉태되었음을 보여줄 것이다. 나는 수학과 경제 모델, 방정식, 통계 따위는 경제학에 있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이를 제외한 모든 것이 경제 지식이라는 빙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고 경제학에서의 논쟁이란 다른 무엇보다도 이야기와 다양한 메타내러티브 간의 싸움이라는 것도 보여줄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이 경제학자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는 언제나 그랬듯이 무엇이 옳으며 무엇이 그른지이다. 

 

ㆍ이 책의 목적은 경제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포착하고 반성하기 위한 것이다. 

 

 

 

 



PART 1 고대 경제학과 그 너머

 

Chapter 01 길가메시 서사시 : 효율성과 영생 그리고 우정의 경제학

ㆍ인간이 처음으로 자신의 활동을 문서로 기록하기 시작한 이유는 역사나 시, 철학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래를 하기 위해서였다. - 니얼 퍼거슨

 

ㆍ우정은 전적으로 비경제적이고 비생물적이며 문명에 불필요하고, 아무 쓸모도 없는 관계이다. - C. S. 루이스

 

ㆍ'사람은 사람에게 있어서 늑대이다.' - 홉스

 

 

모든 것은 제 값을 지니며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분업이 우리에게 펼쳐준 번영의 과정 속에서도 그러했다. 자연의 변덕으로부터 독립한 대가는 사회와 문명에 대한 의존이었다. 전체로서의 사회가 정교해질수록 사회의 구성원들이 사회 없이 개인으로서 혼자 살아남기는 불가능해진다. 사회의 분업이 심화될수록 우리가 의존하는 대상도 늘어난다. 즉, 사회는 인간에게 존재론적 의미를 지니게 된다. 

 

우리는 악을 인간에게 타고난 자연적인 특성이라고 당연시한다. 이웃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이기주의가 그 예이다. 인간은 엔키두를 꺾지는 못했지만,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1,000년이 흐른 뒤,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경제학의 중심사상으로 잘 알려진 비슷한 주제가 등장한다. 바로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다. 때로는 악에 맞서 싸우기보다 ‘악에 고삐를 매어 밭을 갈게 하는’ 편이 낫다.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부어 악과 싸우는 대신, 악이 가진 힘을 이용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 소용돌이치는 강의 물길을 잡기 위해 헛된 노력을 하는 대신 물방아를 설치하는 것이다.

 

 

 

 

 


Chapter 02 구약 : 현세주의, 선악과 효용의 관계

 

ㆍ유대교와 자본주의는 같은 정신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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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히브리 문화는 세상에 대한 과학적 탐구의 기반을 다졌다.

 

ㆍ유대인의 사고방식은 영적이고 불가사의하며 무형의 것을 강조한다.

 

선악의 경제학에 관한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만일 도덕이 보답을 받는다면 임마누엘 칸트가 말한 ‘윤리의 도덕적 차원’은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가 영리를 목적으로 선을 행한다면, 윤리의 문제는 단순히 합리성의 문제가 되어버린다. 윤리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현대사상가인 임마누엘 칸트는 이런 시각에 반대하면서 경제적 이해타산에 기초해 나중에 올 보상을 기대하고 ‘도덕적’ 행위를 한다면(따라서 쾌락주의에 따라 행동한다면) 그 도덕성은 상실된다고 주장했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칸트에 따르면 보상은 도덕을 무효화한다. 

 

안식일의 준수에는 창조의 목적은 단지 창조가 아니며 창조에는 끝, 즉 목표가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과정은 과정일 뿐 목표가 아니다. 만물이 창조된 이유는, 그 속에서 안식과 성취와 기쁨을 찾기 위해서이다. 창조의 정점에 담긴 의미는 다음의 창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창조한 만물 가운데 안식을 취하는 데 있다. 경제적 언어로 풀이하자면 효용의 의미는 효용을 영원히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소득을 가지고 안식을 취하는 것이다. 왜 우리는 소득을 즐기고 깨닫고 인식하는 방법이 아니라 끊임없이 소득을 증가시키는 방법만 배우는 것인가? 이런 안식의 차원은 현대의 경제학에서 사라져버렸다. 오늘날 우리는 달성해서 안식을 취할 수 있는 목표가 없다. 성장을 위한 성장만을 알고 있으며, 회사나 국가의 번영은 안식을 취할 이유가 아니라 더 많고 높은 성과를 내야 할 이유가 된다. 

 

ㆍ우리가 영리를 목적으로 선을 행한다면, 윤리의 문제는 단순히 합리성의 문제가 되어버린다. 

 

ㆍ선의 개념, 즉 윤리는 언제나 현지의 모든 법과 규칙과 풍습에 우선한다. 

 

ㆍ통화 정책과 재정 정책은 강력한 무기이지만, 기만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Chapter 03 고대 그리스 : 철학자들의 경제적 질문

 

ㆍ피타고라스에게 숫자는 뭔가를 해아리는 단순한 양이 아니라 조화로운 세계, 즉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는 수단으로서의 질이기도 했다. 이런 가르침은 훗날 플라톤을 통해 유럽인의 과학적 고찰에서 주류를 형성하게 되었다. 

 

ㆍ플라톤은 세상을 향한 사실상 신비주의적인 겸양과 금욕주의의 길을 열었으며, 추상적이고 이성적인 이론에 대한 믿음도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진리는 명확하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 않게 숨어 있다. 이성은 또한 이 불변의 진리에 이르기 위한 길이다. 고대 그리스의 후기 철학자들에게 있어서 최초의 논제는 변동성과 불규칙성을 없애는 것이었다. 그들의 목표는 혼란스럽고 변화무쌍한 경험적 세계를 뚫고 나아가, 변하지 않고 일정한 이성적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었다. 

 

ㆍ경제학은 여러 방면에서 신화를 이용한다. 먼저 경제학의 가정은 신화에서 나온 것이다. 두 번째로 경제학은 신화와 이야기를 창조한다. 

 

ㆍ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이 속념과 낙관주의, 실용성, 상식, 실증주의와 공리주의적 관점을 고취했다면, 플라톤의 저술은 내면으로의 침잠과 비관주의, 급진주의, 신의 계시, 금욕주의적 관점을 이끌었다. 

 

ㆍ쾌락은 완벽을 지향하는 행위에 수반되는 일종의 덤이다. 쾌락은 행위의 의미가 아니라, 행위에 수반되는 표현이다. 행위의 목적(텔로스)은 선이다.

 

 

 

 

 


Chapter 04 기독교 : 물질세계의 영성

 

ㆍ사람은 빵으로만 살 수 없다. 사람은 빵 없이 살 수 없다.

 

성경에서 부산물로서의 악을 포함해 모든 악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도덕상으로든 도덕 외적으로든 그저 생겨날 뿐이다. 

 

ㆍ외부 세계에 관심을 쏟았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은 유럽에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시대에 와서야 재발견되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플라톤의 사상을 기독교와 연결시켰듯이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기독교와 연결시켰다. 

 

ㆍ토마스 아퀴나스는 다른 의도를 갖고 있었다. 하느님이 악을 원치 않는다 해도 아퀴나스는 하느님의 존재와 섭리를 증명하는 한편, 악행이 하느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보는 이들에게 맞서는 수단으로서 악의 존재를 설명했다. 

 

ㆍ토머스 헉슬리는 '불가지론 AGNOSTICISM 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ㆍ원죄는 소비의 죄로 해석될 수 있다. 

 

여러분은《반지의 제왕》 3부작을 통틀어 어떤 물건도 매매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챘는가? 반지원정대는 여정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선물로 받는다. 극도로 신중한 J. R. R. 톨킨은《반지의 제왕》어디에서도 전혀 화폐를 언급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이 소설은 대다수의 옛이야기와 동화, 신화, 설화와도 비슷하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도 돈에 관한 내용이나 누군가 뭔가를 파는 일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중요한 물건은 다만 주어지거나 발견되거나 빼앗긴다. 절대반지는 이 모든 방법을 통해 주인이 바뀌지만, 한 번도 팔리지는 않는다. 

 

 

 

 


Chapter 05 과학에서 진리를 찾는 기계론자 데카르트

 

1. 데카르트는 전통과 신화와 미신을 없애고자 했으며, 주관적인 비체계성을 타파하고자 했다. 

2. 아리스토텔레스와 토마스주의에 경도되어 있던 중세 이후, 물질과 정신의 양극단을 대표하는 고대의 이원론이 다시금 세계에 등장했다. 

3. 당대의 기술 진보에 힘입어 새로운 시대는 현실의 존재론적 기반으로 수리역학의 개념을 도입했다. 

 

ㆍ합리주의자 데카르트에 의해 경험적 인식은 패배를 당했다. 

 

ㆍ데카르트는 과학에 새롭고 흔들리지 않는 기초를 세우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럼으로써 과학적 지식을 통일적이고 모든 것에 자명하며 반론의 여지가 없게 만들고자 했다. 

 

 

 


Chapter 06 벌집의 악덕, 버나드 맨더빌

 

ㆍ맨더빌은 탐욕의 필요성에 대한 철학을 주창한 핵심 인물이었다. 이런 점에서 탐욕은 사회 발전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ㆍ'모든 무리 가운데 가장 못된 것도 전체의 이익에 보탬이 되었다.' - 버나드 맨더빌

 

ㆍ'오만과 허영은 모든 미덕을 다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병원을 지었다.' - 버나드 맨더빌

 

ㆍ괴상하고 우스꽝스러운 악덕이 시장을 움직이는 바로 그 바퀴를 만들었다. - 버나드 맨더빌

 

 

 

 


Chapter 07 경제학의 대장장이, 애덤 스미스

 

ㆍ우리는 스스로가 우리 행동의 관찰자라고 가정하고,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행동이 스스로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를 상상하려고 노력한다. 바로 이것이 어느 정도는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이 하는 행동의 적정성을 세심히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거울이다. 

 

ㆍ애덤 스미스는 자기애를 악덕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애'를 '자기이익'으로 바꿔 불렀으며, 사회의 운영원리가 자기 이익을 기초로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상업행위에서 자기이익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간주했다. 

 

ㆍ스미스는 그의 가까운 친구인 데이비드 흄의 철학을 살펴보았는데, 스미스는 흄으로부터 다수의 사상을 가져왔다. 가령 흄은 이성의 역할을 축소하고 감정과 느낌을 주축으로 삼는다. 여기에 애덤 스미스는 사회를 하나로 묶어주는 공감이라는 기본적인 사회원칙을 이야기한다.

 

ㆍ스미스가 경제학에 남긴 가장 영향력 있는 공헌은 윤리적 차원이라고 생각한다. 선악에 대한 논쟁은 스미스에서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스미스로 막을 내렸다. 

 

 

 

 



PART 2 불경스러운 사상들

 

ㆍ'모든 인간 본성에서 가장 하찮은 본성도 고통 없이는 변하지 않는다.' - 칼 구스타프 융

 

Chapter 08 탐욕에의 요구, 욕망의 역사

 

ㆍ공급이 과연 수요와 일치할 수 있는가? 어떻게 이 간극을 메울 수 있을까?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줄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1) 수요가 충족될 때까지, 말하자면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때까지 재화의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이는 쾌락주의의 구상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향해 분투하는 것이다. GDP가 지금껏 성장한 이유는 단 하나다. 우리가 그것을 몹시 원했기 때문이다. 

2) 기존의 공급과 일치할 때까지 수요를 줄이는 것이다. (스토아학파)

 

점점 더 많은 것을 갖기 원하는 끝없는 욕망 속에서 우리는 노동의 즐거움을 희생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원하기 때문에 너무 많이 일한다. 우리의 문명은 지금까지 존재했던 그 어떤 문명보다도 풍요롭지만, 지금과 뚜렷이 구별되는 ‘원시적인’ 과거 어느 때에 비해서도 ‘충분’ 내지 만족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면 멀었지 결코 가까워지지 못했다. 우리가 어떤 희생도 무릅쓰고 끝없이 GDP와 생산성을 늘릴 필요가 없었다면, ‘얼굴에 땀을 흘려가며’ 끝없이 과로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ㆍ효용과 만족과 기쁨은 동의어이다. 

 

ㆍ우리는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왜냐고? 아마도 더 많이 가질수록 필요로 하는 것이 더 적어지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은 그 반대로 나타났다.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은 요구가 새롭게 생겨난다. 

 

“인간의 욕구와 욕망은 수적으로 무한하며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그 욕구와 욕망은 대개 한계가 있으며 충족 가능하다.” 요구는 그럴 수 있지만 욕구와 욕망은 그렇지 않다. 욕구와 욕망은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알코올중독자가 항상 취해 있듯이 점점 더 많은 소비가 필요하다면, 소비는 중독성 물질과 똑같은 특징을 가졌다는 말일까? 우리가 경기침체나 후퇴를 우울하게 받아들인다면 혹시 성장에 중독된 것은 아닐까? 왜 우리는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못할까? 그 이유는 소비가 마약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Chapter 09 진보와 새로운 아담, 안식일 경제학

 

ㆍ우리는 뭔가에 대한 생각에 몰두해 엉뚱한 믿음을 갖게 된 후에야 그 무너가를 볼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그 외의 다른 것을 보지 못한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우리는 이 영원한 최대성장이라는 개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성장을 위해 기꺼이 채무를 짊어지려고 한다. 경기침체와 위기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풍요로운 경제성장기에도 그러하다. 성장의 너무도 많은 부분이 채무라는 스테로이드에 의해 유발된 나머지, 최근 몇 년간 이룬 성장은 상당 부분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이 아니라 대출총생산(Gross Debt Product)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정말 자연스러운가? 기술 진보가 황금기로 이어지는가, 아니면 황금기에서 멀어지는가의 논쟁은 여러 문명에 걸쳐 이어져왔다. 고대 그리스인들조차 이 점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가령 헤시오도스는 이렇게 주장한다. “황금기는 지식이 없는 시기인 동시에 덕성과 보편적 행복에 아무런 오염이 없는 시기였다.”

 

경제학에서 중시하는 상황은 누군가가 불만족하고 더 많이 소비하고 싶어하는, 또한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없이 경제학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우리의 자원은 대단히 증가해서 완전포화를 훨씬 넘어서는 상태도 받아들일 수 있다. 경제학은 ‘희소한 자원의 배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나 자원이 풍부할 때는 어떻게 되는가? 어쩌면 우리는 그저 물질적 과잉을 넘어서 과포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어느 쪽도 행복한 상태는 아니며, 우리는 자신이 사들인 것의 무게에 짓눌려 저주를 퍼붓게 될지도 모른다. 소설 《파이트클럽》의 주인공 타일러 더든은 소비사회의 생활양식을 매우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사람들은 꼭 필요치 않은 것들을 사겠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싫어하는 일을 해왔다.”

 

ㆍ우리는 경제학이 그 시초부터 오랫동안 음울한 과학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ㆍ케인스는 아마도 경제 진보에 있어서 최대의 낙관론자로 꼽힐 법하다. 그는 경제 성장에서 물질적 구원을 보았을 뿐 아니라 데이비드 흄처럼 도덕적 재탄생, 도덕률 측면에서의 커다란 변화를 예측한다. 케인스가 '경제적 축복'이라고 부른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다음이 요구된다.

1) 인구 억제 능력

2) 전쟁 및 시민 간의 불화를 피할 수 있는 결단력

3) 과학의 논점에 해당하는 문제들의 향방을 과학에 맡기려는 의지

4) 생산과 소비의 차이에 의해 고정된 축적 비율

+ 100년의 시간

 

ㆍ불만족은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다. 아담과 이브가 낙원에 살 때도 불만족이 존재했으며, 사실상 그들이 낙원에서 추방당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ㆍ한편으로는 변덕과 결핍은 유용하다. 이는 우리를 새로운 발견과 새로운 행위로 이끌며, 경제가 끊임없이 성장한 이유도 바로 이같은 결핍 때문이었다. 어제까지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가던 것들을 새로운 뭔가가 끊임없이 대체하는 이 창조적 파괴 속에서 경제학자는 자본주의와 자유를 추동하는 원칙을 발견했다. 

 

 


Chapter 10 선악의 축과 경제학의 바이블

 

ㆍ더 이상은 선악에 대한 인식을 회피할 수 없다. 선악은 이제 과학을 포함해 우리의 모든 행위에 내재되어 있다. 가치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욕망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은 근본적으로 고통과 비효율, 빈곤, 무지,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것들은 악한 것이며 과학에 의해 제거되어야 한다는 규범적 판단에 기초한다. 모든 과학과 진보는 악에서 벗어나려는 인류의 희망을 토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가?

 

ㆍ아퀴나스는 자신의 글에서 이성을 사용하기를 주저하는 모든 사람을 꾸짖었는데, 그 이유는 '무지는 죄'이기 때문이다. 

 

ㆍ모든 것은 명확했다. 기계나 다름없는 경제학이 등장한 것이다. 

 

 

 

 

 


Chapter 11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과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역사

 

ㆍ사람들은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이상한 말이다. 어떻게 눈에 보이는 것을 믿을 수 있는가? 명백한 것을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믿어야 하지 않는가?

 

ㆍ시장에 보이지 않는 손에 어느 정도까지 의지할 수 있는가? 자유의지의 혼돈이 결국에는 사회 모두를 위한 질서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정부의 계획과 영향력이 필요한 영역은 어디이며, 자유방임에 맡겨야 할 영역은 어디인가? 이렇게 볼 때 하나의 극단적인 해결책은 중앙계획경제다. 이 체제는 자연발생적 혼란을 지나치게 두려워한 나머지 정부가 거의 모든 것을 통제한다. 그 반대편 극단은 무정부상태이다. 

 

 

 

 

 


Chapter 12 야성적 충동의 역사

 

ㆍ합리적 계산이 이성적 충동에 의해 보완되고 지지될 때에만 개개인의 창의는 충분하게 발휘될 것이다. -케인스

 

ㆍ야성적 충동은 얼마간 비이성적으로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생기를 불어넣는 것, 목적과 목표, 희망과 꿈을 주는 무언가를 의미한다고 여겨진다. 야성적 충동은 예측 불가능하며, 수학적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언젠가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야성적 충동이 인간의 예측할 수 없는 충동이며, 바로 그 충동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경기순환을 자극한다고 규정했다. 

 

ㆍ이 책에서는 우리의 욕망, 야성적 충동이 얼마나 크고 강력한지를 인식하고 증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ㆍ위대한 영혼일수록 야수성도 크다. -네덜란드 속담

 

 

 

 

 

 

 


Chapter 13 경제학의 언어가 된 수학

 

ㆍ거의 모든 실수는 무리수이다. - 위키피디아

 

ㆍ수학이 근대경제학의 핵심 언어가 되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ㆍ수학적 사고가 낳은 최대 기적은 우리가 사는 물질계의 일부분이 일정 부분 인간의 순수한 피조물인 관념적 수학에 따라 돌아간다는 것이다. 

 

ㆍ세계의 발전이 현재와 과거의 상태에 의해 기계적으로 결정된다는 확신이 지배했다. 결정론으로는 무작위나 우연을 설명하기 어려우며, 따라서 결정론은 이런 현상을 일어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말로 대신한다. 

 

케인즈는 이렇게 예상했다. “경제 문제가 자신이 속한 뒷전으로 물러나고, 우리의 진정한 문제, 즉 인생과 인간관계의 문제, 창작과 행위의 문제, 종교 문제가 이성과 감성을 차지하거나 다시 차지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 놀라운 부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런 날은 멀게만 느껴진다. 이 모두에 있어 수학에는 책임이 없다. 나는 책임을 질 대상은 경제학의 관점이라고 확신한다. 수학에만 초점을 맞추고 사회(사회는 경제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에 대한 폭넓은 사회과학 접근법을 종종 도외시한 채, 경제와 전체 사회의 맥락을 이해하는 척하며 심지어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의 관점 말이다. 

 

 

 

 

 

 

 


Chapter 14 진리의 달인들, 과학과 신화와 믿음

 

ㆍ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추고,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려 애쓴다. 따라서 모든 진보는 비합리적인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 - 조지 버나드 쇼

 

ㆍ진리는 무엇이며 진리의 속성은 무엇인가? 가장 놀랍고도 도전적인 사실은 과학이 절대로 진리를 가장하지 않으며 가장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과학은 작업가설로 이루어진 감정적인 체계일 뿐이다. 

 

ㆍ우리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우리의 모습대로 본다. - 탈무드

 

ㆍ모든 과학의 목적은 예측이다. -콩트

 

ㆍ이성과 감정의 차이는 실제로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 예나 헤페르나노바

 

ㆍ모델은 이야기에 불과하며, 사소한 오류를 제외하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기존의 모델과 추상적 개념에 존재하는 오류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이야기로 나아갈 방법을 발견한다. 

 

ㆍ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질문이다. 

 

 

 

 



Conclusion 야성이 머무는 곳

 

ㆍ우리는 너무나도 부유하고 강력해서 외부의 한계가 존재하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우리는 거의 모든 것을 극복했으며 오랫동안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었다. 이런 자유를 갖고도 우리가 근래에 별다른 좋은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슬픈 사실이다. 

 

ㆍ우리 인간의 역사는 때로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우리는 삶의 단순한 것들을 누리고 받아들이기 위해 점점 더 진보해야 한다. 

 

ㆍ삶의 최대 역설 중 하나는 우리가 자신에게 무엇이 이로운지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