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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의 시대 / 에릭 로스턴

by mubnoos 2022.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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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왜 탄소인가? 탄소로 밝히는 지구 잔혹사의 전말

ㆍ탄소는 우주에서 넷쨰로 풍부한 원소이지만, 지구에서는 순위권 밖이다. 지구는 주로 산소와 규소로 이루어진 천체다. 지구 상에서 탄소는 상위 원소 10위에도 못 든다. 그런데도 뭇 생명을 구성하고 움직인다. 탄소는 원소 중의 '시민왕'이다. 하찮은 일도 하고 특별한 일도 하고, 그럼으로써 인간과 생명의 본질을 지배한다. 

 

ㆍ탄소의 왕다움은 그 평범함에서 나온다. 탄소는 가장 많은 일을, 어느 하나 극단적이지 않게 한다. 그러한 온건함으로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다. 

 

ㆍ탄소는 편재하는 설계자요, 건축가이며,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건축재다. 탄소 분자는 모든 살아 있는 피조불 및 모든 죽은 생물의 뼈대다. 탄소는 세포의 에너지를 전하는 생명의 보급대장이다. 모든 생물은 동일한 언어, 즉 탄소 띠에 적힌 화학적 알파벳으로 유전정보를 저장하다. DNA의 정교한 나선계단에서 가장 많은 원소가 탄소다. 생물을 구성하는 원소는 20여 종이지만, 인체의 96%는 탄소, 산소, 수소, 질소, 이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산소와 수소 대부분은 물이다. 탄소는 생명의 분자들을 연결하고, 분리하고, 다시 연결하는 벨크로 테이프다. 사람의 머리카락 기름과 내장, 피부 같은 조직의 지방은 본질적으로 탄화수소, 즉 수소가 들어있는 탄소 구조물이다. 설탕에는 탄소, 수소, 산소가 들어있다. 과자의 단맛을 내는 수크로스도 DNA의 이중나선을 구성하는 데옥시리보스도 다 당이다. 아미노산에는 한 가운데의 탄소 원자를 비롯해 생명에 가장 풍부한 원소 네 종이 기보능로 들어 있다. 아미노산은 '자연의 로봇' 단백질의 구성단위이고, 단백질은 세포의 구성과 작용을 담당한다. 

 

ㆍ플라스틱은 생수 통에나 쓰이는 재료가 아니다. 플라스틱은 단위 분자가 반복적으로 연결된 폴리머(중합체)로서, 거북의 등갑에도 있고 거북 무늬 선글라스 데에도 있다. 오리에도 있고, 욕조의 고무 오리에도 있다. 폴리아마이드의 일종인 나일론은 합성 아미노선 한 종이 반복적으로 연결된 폴리머라는 점만 빼면 단백질과 똑같다. 

 

ㆍ탄소는 생명을 구성한다. 산소는 생명에 불을 붙인다. 

 

자연원소 92종이 생명의 무한성을 창조하는 쪽으로 정확히 ‘믹스 앤 매치’되었고 그래서 지구 생명이 자라왔다는 생각, 제법 그럴듯하다. 그러나 틀렸다. 물론, 대우주에는 사리가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 깊은 사리는 아니다. 탄소는 우주에서 넷째로 풍부한 원소이지만, 지구에서는 순위권 밖이다. 지구는 주로 산소와 규소로 이루어진 천체다. 지구 상에서 탄소는 상위 원소 10위에도 못 든다. 그런데도 뭇 생명을 구성하고 움직인다. 탄소는 원소 중의 ‘시민왕’이다. 하찮은 일도 하고 특별한 일도 하고, 그럼으로써 인간과 생명의 본질을 지배한다. 피터 앳킨스는 이렇게 썼다. “탄소의 왕다움은 그 평범함에서 나온다. 탄소는 가장 많은 일을, 어느 하나 극단적이지 않게 한다. 그러한 온건함으로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다.” 이 별난 사태의 전모가 이 책의 주제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의 안정기를 어지럽힌 최초의 종은 아니다. 하지만 지구가 돌아가는 모습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그 어느 때와도 다르게 지구를 바꾸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과학에서는 탄소의 순환을 단기 순환과 장기 순환으로 구분한다. 단기 순환은 지속 시간이 몇 시간, 몇 년, 또는 몇천 년이고, 그 경로는 생명, 바다, 토양, 공기다. 장기 순환에는 지각이라는 여정이 추가된다.15 땅속이나 해저에 도달한 탄소는 수백만 년에서 수천만 년간 그대로 머무르기도 한다. 또는, 2, 3억 년 이상 땅속에 있다가, 화산이나 열수구를 통해 주로 이산화탄소 형태로 지표 시스템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류 문명은 지질 현상의 하나로 등극해 탄소의 장기 순환과 단기 순환 모두에 끼어들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I 생명과 탄소

 

 

ㆍ살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실은 생명 없는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ㆍ생물은 무생물로부터 태어난다. 

 

 

 

 

 

 

 


1장 태초에 프라이팬이 있었다_ 빅뱅, 별, 그리고 탄소의 탄생

 

ㆍ불이라는 선물은 계몽과 진보의 힘이다. 그리고 불꽃,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그 눈부신 현상은 발광하는 탄소다. 

 

ㆍ갓 난 우주는 점점 자랐지만, 최초의 에너지는 변하지 않았다. 에너지는 새로 생기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우주가 그 때보다 클 뿐이다. 초기 시대의 팽창과 함께 에너지는 점점 더 넓은 공간으로 흩어져 나갔다. 그래서 온도가 떨어졌다. 에너지가 문득 물질이 되었다. 원자를 구성하는 세 요소는 양으로 대전된 양성자. 중성의 중성자, 음으로 대전된 전자다. 가장 가벼운 원자핵은 수소다. 

 

ㆍ빅뱅은 가장 작은 원소들인 수소, 헬륨, 리튬만 만들어 뿌렸다. 과학에서 원자 1,2,3을 차지하는 것들이다. 

 

ㆍ에너지는 불연속적으로 움직인다. 

 

ㆍ입자는 띄엄띄엄하다. 공간을 가로지르지 않고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위치를 바꾼다. 이때 지점 간 에너지 차이의 크기를 라틴어로 '퀀텀(양자)'이라고 한다. 

 

ㆍ'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작은 입자는 단 한 순간도 가만있는 법 없이 돌아다니고, 간격이 어느 정도 가까울 때는 서로 끌어당기고 너무 가까워지면 반발한다.' - 리처드 파인만

 

ㆍ탄소에는 양성자가 여섯 개, 그와 쌍을 이루는 전자가 여섯 개 있다. 탄소의 주요 동위원소는 여기에 중성자가 여섯 개 있는 C-12다. 

 

1) 은하계는 거의 텅 빈 공간이다.

2) 물질 덩어리가 있는 곳도 거의 수소와 헬륨 차지다. 

3) 여기까지도 우리가 아는 은하계의 4.4%에 한한 이야기다. 

4) 우주의 73%는 은하들이 점점 빠른 속도로 팽창해 서로에게서 멀어지게 만드는 힘인 암흑 에너지다. 우주의 23%는 별과 은하에 중력으로 작용한다는 암흑 물질이다. 

 

ㆍ생명의 원형 분자는 일산화탄소라고 할 수 있다. 일산화탄소를 원료로 해서 더 큰 탄소 분자가 생성되기 때문이다. 만약 일산화탄소가 해체되지 않았다면, 지구 상에 생물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닫. 일산화탄소를 치명적인 독 정도로만 생각하는 지구의 상식으로는 이 물질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가 없다. 

 

ㆍ단백질의 구성단위는 아미노산이다. 물을 제외한 유기체 무게의 대부분이 아미노산 차지다. 생명이 선호하는 아미노산은 20종에 불과하지만, 아미노산은 그 정의상 무수히 많은 종류가 가능하다. 모든 아미노산의 중심에는 탄소 원자가 하나 있다. 

 

 

 

 


2장 춤과 춤꾼이 하나이듯이_ DNA와 RNA, 생명의 기원들

 

ㆍ모든 생명은 그 하나하나가 완결적인 화학 현상이다. 

 

ㆍ생명

1) 화학물질과 자기 영속적인 화학변화로 이루어진 시스템

2) 탄소를 기본으로 하는 이 화학물질들은 물과 애/증 관계를 맺는다. 

3) 생명은 지구 상 어디에 있는 에너지원이든 가리지 않고 이용한다.

4) 유전 암호화에 일어난 무작위적인 돌변변이가 다윈적 자연선택을 거친 결과, 생명의 다양성이 발현되었다. 

 

 

ㆍDNA는 탄소가 수소, 산소, 질소, 인과 결합된 물질로, 질량 면에서는 탄소 그 자체라고 해도 무방하다. 

 

ㆍ모든 생물은 DNA에 유전정보를 저장한다. DNA는 서로 똑 닮은 예쁜 나선 두 개가 탄소가 왕창 든 질소 염기라는 유전 알파벳에 의해 연결된 거대분자다. 각 나선에는 5탄당과 인산 분자가 교대로 쭉 늘어서 있다. DNA의 쌍둥이 나선이 꼬불꼬불한 것은 당에 든 탄소 원자와 인산기에 든 산소 원자가 결합한 모양 때문이다.

 

ㆍDNA 알파벳으로 쓰이는 '단어'들은 세글자짜리다. 뉴클레오타이드 염기쌍 세 개로 된 이 서열을 코돈 이라고 한다. 각 코돈은 단백질 구성단위인 아미노산을 하나 만드는 주문서다. 탄소-질소 고리 세 개와 수소, 산소가 힘을 합쳐 기능하는 코돈은 장차 단백질이 될 늘어나는 폴리펩타이드 사슬에 정확한 아미노산을 집어넣는다. 코돈의 보편성은 모든 생명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말하게 하는 또 하나의 증거다. 아미노산은 20종뿐인 반면, 네 알파벳 아데닌A, 티민T/유라실U, 구아닌G, 사이토신C을 셋으로 묶는 방법에는 64가지가 있다. 

 

ㆍ생명체의 세 가지 필수품인 유전암호, 물질대사, 경계는 모두 탄소 구조물이요, 생명의 다른 원자들과 결합하고 결별하고 재결합하는 탄소의 작용이다. 탄소는 언제 결합을 풀어야 원자들이 새로운 분자로 재결합할 수 있는지 '안다'.

 

ㆍ촉매는 탄소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명 기원에서 광물이 하는 역할도 촉매이고, 생물 세포 안의 효소도, 산업 기술도 촉매다. 탄소는 뭇 원소의 보병이다. 무한히 다양한 분자적 진형을 짜는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일개 보졸처럼 기립할 때와 공격할 때의 명령을 받는다. 

 

ㆍRNA는 DNA와 달리, 이중 나선이 아니라 대개 한 가닥이다. RNA는 이 같은 구조적 특징을 바탕으로 유연하게(말 그대로 잘 구부러진다) 실로 무한한 형태를 취하는 것으로 자기의 암호화 능력을 보완한다. 

 

ㆍ진화는 보편적인 세포 기관(RNA, 리보솜, 단백질, 각종 소분자,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유입과 영향 등)을 통해 일어난다. 

 

ㆍ진화하는 것은 개체군이다. 개체는 적응한다. 생물은 개체들의 선택과 복제를 통해 유전자 풀을 재구성하면서 진화한다. 

 

ㆍ진화는 한 그루 나무가 아니라 빽빽한 덤불에 가까워 보인다. 

 

ㆍ진화에 목표 따위는 없다. 

 

ㆍ진화의 엔진은 무작위적인 돌연변이에 일어나는 자연선택이다. 

 

 

 

 

 


3장 박테리아 산소 혁명_ 광합성에서 이산화탄소 온실까지

 

ㆍ시이아노박테리아라는 작디작은 생물이 어마어마하게 번성하고 그것들의 쓰레기가 몇억 년에 걸쳐 지구의 고릿적 탄소 순환을 흔들었다. 

 

ㆍ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 산소로 바꿔치는 시이아노박테리아의 신기한 재주로 인해 탄소 순환이 대이변을 연이어 겪고 결국 재구축되었다. 

 

ㆍ탄소의 이야기는 산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탄소와 산소는 주기율표라는 밴드의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다. 둘 다 솔로 활동을 했어도, 둘이 함께 이룬 업적에 비할 순 없다. 

 

ㆍ지구는 닫힌 물질계라고 할 수 있다. 지구 시스템 내의 탄소, 물, 기타 물질의 양은 변하지 않는다. 물질은 보존된다. 사라지는 건 없다. 순환할 뿐이다. 

 

ㆍ오컴의 면도날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가정이 가장 적게 붙는 설명이 정답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ㆍADP, 양성자, 인산 이온 동맹이 ATP를 만든다. 이렇게 해서 충전된 세포의 배터리는 자기 앞으로 첫 이산화탄소 분자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어떤 이름의 미물이든 (원자, 분자, 사이아노박테리아, 껍데기 조류, 나무, 자동차, 그 어느 것이든) 대량으로 존재하면, 탄소의 경로에 끼어들어 그 지구적 흐름을 서서히 바꾸고 나아가 지구 생명의 조건을 바꿀 수 있다. 우리의 통상적인 감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이다. 수가 아무리 많기로서니, 또 시간이 아무리 길기로서니,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유기체가 너무 커서 잘 파악되지도 않는 이 행성을 통째로 바꾸었단 말인가? 사이아노박테리아가 탄소 순환을 어지럽혔다는 말보다는 차라리 원숭이 100만 마리가 어쩌다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타이핑했다는 편이 그럴싸하다. 그러나 우리가 결코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지구의 시간을 생각하면, 또한 그 세월 동안 무수한 박테리아 종이 매일 무수 곱하기 무수 개의 개체를 낳았다는 걸 생각하면, 셰익스피어는 태어나지 않을 수가 없었겠다는 느낌이 든다. 사이아노박테리아는 분자 하나하나, 세포 하나하나가 한시도 거르지 않고 무려 수억 년간 산소를 뿜어냈고, 결국, 메탄, 이산화탄소, 그리고 약간의 에탄(탄소 원자 두 개가 든 탄화수소 기체)이 지배하던 대기를 극적으로 뒤엎었다. 어쩌면 상식이란 별일 아닌 일을 파고들 때 무너지는 것인지 모른다.

 

 

 

 

 

 

 


4장 생명은 잔인함을 타고났다_ 포식과 방어 그리고 해양 탄소 순환

 

ㆍ경쟁은 본디 잔인하다. 그래서 부득불 싸움을 부른다. 

 

ㆍ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이용해 탄수화물 연료를 태우는 방법으로 30억 년이나 생계를 유지해왔다.

 

ㆍ이산화탄소는 바다의 염기성을 낮추었다. 바꿔 말해, 바다의 산성이 높아졌다. 이산화탄소가 용해된 물은 약산성을 띤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녹으면 바닷물의 염기성이 감소한다. 바다의 산성화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가장 큰 위협 중 하나다. 

 

생명이 탄산칼슘 껍데기를 만드는 법을 어떻게 터득했는가는 부차적인 문제다. 그에 앞서 유기체는 껍데기를 만들지 ‘않는’ 법을 터득했다. 선캄브리아대의 끈적끈적한 생명 입장에서는, 강물이 이산화탄소와 칼슘, 마그네슘을 잔뜩 끌고 바다로 흘러드는 상황에서 광물의 결정성장 받침대가 될 운명을 예사로이 피하기가 어려웠을 수밖에 없다. 세포와 조직은 하릴없이 탄산칼슘 생성에 촉매 역할을 했다. 졸다 깼더니 자기 목과 어깨에 석회석이 덕지덕지 붙어 자라나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이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둘 중 하나다. 바셀린을 듬뿍 발라 더는 뭐가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 아니면 건강한 삶과 2세를 볼 기회를 포기하고 그냥 놔두는 것이다. 광물의 성장을 막는 어떤 메커니즘을 취한다면, 그 유기체는 자연선택의 체를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었다. 살아남은 것들에는 점액 비슷한 물질을 분비해 석회화를 막는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분비물을 내는 유기체가 확실한 생존 능력을 보이자, 그 돌연변이가 다음 세대로 계속 전해졌다. 후손들은 이 기술을 타고났다. 탄산칼슘 결정성장에서 슬쩍 빠져나오는 능력은 생명의 ‘보급형’ 화학이 되었으니, 이것이 수천만 년 전의 공통 조상들로부터 갈라져 나온 유기체들의 공통 특성이었다. 

 

 

 

 

 


5장 살아남은 목격자가 있다_ 생명의 나무와 이산화탄소

 

ㆍ지구 상에 존재하는 탄소의 양은 일정하다. 유기탄소가 풍부한 암석이 풍화할 때 흘러나오는 탄소부터 화산과 열수구에서 분출되는 탄소, 유기 및 무기 퇴적물에 매장된 탄소까지, 이런저런 장기 저장고에 있는 탄소의 유동량의 총합이 늘 같다. 

 

화석연료를 태우는 현대 인류는 석탄기 미생물이 레피도덴드로프시스 무리에 대해 완수하지 못한 분해 임무, 즉 탄소와 산소로 이산화탄소를 만들어 빠른 속도로 온실을 강화하는 일을 대신 마무리하고 있는 셈이다. 화석연료 연소는 3억 년도 더 전에 이미 지구에 필요 없게 된 온실, 더 정확히는지구가 애써 줄여놓은 온실을 재건하는 ?위다. 현 탄소 시대는 석탄기 이전의 온실을 일부 태워 다시 하늘로 올려보내는 중이다. 지구는 이 이상의 온실을 원하지 않는다. 적어도 우리가 살아갈 지구는 그렇다. 

 

 

 

 


6장 벗고 달리기 본능_ 탄수화물로 살기 vs 탄화수소로 살기

 

ㆍ이산화탄소와 산소는 가슴막을 통과해 각각 맞은편으로 확산함으로써 자리를 맞바꾼다. 혈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허파꽈리 내 산소 농도보다 훨씬 낫다. 그래서 피 속을 흐르던 이산화탄소가 허파꽈리로 들어간다. 산소 분자 네 개는 헴과 결합한다. 이것은 수송 분자인 글로빈에 붙어 폐를 빠져나간다. 헤모글로빈은 혈류를 통해 산소가 필요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하는 근육세포에 산소를 전달한다. 기체 교환은 그 역이다. 산소가 세포에 들어가면 이산화탄소가 산으로 바뀌고 혈장에 녹아 폐로 돌아온다. 

 

ㆍ무산소 호흡에서 나오는 부산물은 에탄올이다. 

 

ㆍ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락트산(젖산)에 대해 모를 수 없다. 가끔 찾아오는 일시적인 다리 마비가 락트산의 작용이다. 피가 공급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할 때, 근육에 락트산이 축적된다. 이 한계선을 최대산소섭취량이라고 한다. 산소가 근육에 도달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달릴 때, 우리의 몸은 무산소 호흡으로 부족분을 충당하고 락트산을 만든다. 락트산은 운동이 끝나고 몸이 회복될 때에 가서야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산화한다. 운동선수의 최대산소섭취량을 측정하는 지표도 락트산이다. 락트산이 생성되었다면 이미 최대산소섭취량에 도달한 상태, 그래서 근육이 무산소 ㅗ흡으로 전환한 상태다. 

 

ㆍ원래 포도당으로 존재하던 탄소는 무산소 호흡에서 탄소 원자 세 개까지 중간 물질로 분해된 다음, 산소 호흡으로 들어간다. 여기에서 탄소 원자 하나가 떨어져 나와 이산화탄소를 이룬다. 

 

ㆍ탄수화물은 뇌가 섭취하는 유일한 음식이다. 뇌는 탄수화물만 대사하는 데다 그 소비량도 상당하다. 뇌가 체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 정도이지만, 탄수화물 에너지의 20%를 쓴다. 

 

ㆍ모든 물질은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 물질은 입자 형태로 꾸려져 있는 에너지다. 

 

ㆍ격렬한 운동을 오래 하면 운동 중에나 운동 후에 고통 대신 도취감을 느끼는 '러너스하이'가 오는데, 그 원인을 아드레날린에서 찾았다. 이 추측은 10년도 못 갔고, 아편의 유효 성분과 비슷한 데가 있어서 '오피오이드'라고도 부르는 엔도르핀이 새로운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엔도르핀 하이'는 실험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대마초의 유효 성분인 THC는 1960년대에 발견되었다. 그로부터 20년 후, 우리 뇌에, 그것도 구석구석 THC의 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마초의 비범함은 우리 뇌의 쾌락 센터와 고통 완화 센터에 편승하는 능력에 있다. THC와 초콜릿이 뇌 내에서 자극하는 수용체는 일부분 겹친다. 초콜릿이나 THC를 구하기가 마땅치 않을 때, 몸은 스스로 비슷한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 엔도칸나바노이드의 작용 중 하나가 러너스 하이다. 

 

ㆍ자전거가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인 이유는 그 동력, 미토콘드리아에 있다. 인간은 걸어서 1km를 갈 때 체중 1gm 당 0.75cal를 소비한다. 말과 낙타는 그보다 효율적이다. 자전거를 탄 인간은 에너지 소비를 80%가량 줄이면서 속도를 서너 배 올린다. 자전거의 높은 연비는 자전거의 두 가지 특성에서 비롯된다. 1) 자전거를 타면 몸을 곧게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쓸 필요가 없다. 걷거나 달릴 때, 우리는 다리와 엉덩이와 허리는 몸을 전진시키는 일과 축추를 땅과 수직에 가깝게 유지하는 일 두 가지를 동시에 수행한다. 자전거를 탈 때는 안장과 몸통의 무게를 따받치므로 척추를 곧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 한쪽 페달을 누르면 다른 쪽 페달이 올라오므로, 힘들이지 않고 두 발을 교차하게 된다. 2) 자전거를 탈 때는 우리의 강력한 넙다리근육이 자연스러운 방향으로 회전하며 힘을 쓴다. 

 

 

 

 



II 현대 문명과 탄소

 

 

 


7장 기름의 전광석화_ 탄소와 자동차

 

ㆍ생각은 에너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생각이 물질의 작용을 바꿀 수 있는 걸까? 이것이 우리가 아직도 대답하지 못한 문제다. 

 

ㆍ'부자연'의 정의는 마땅히 '자연'의 의미에 따라 구성되어야 한다. 이 관계를 살피기에 좋은 은유가 분자생물학의 센트럴 도그마다. 유전정보와 그것을 담은 배배 꼬인 탄소질 골조, 즉 게놈이라는 분자적 구조는 정확히 일치한다. 형식과 내용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DNA분자는 자기의 이중나선을 묶어주는 바로 그 뉴클레오타이드 염기와 설계 정보를 주고 받는다. RNA, 단백질, 소분자는 필요한 만큼 유전자 및 조절 기능을 활성화한다. 생명이 스스로 자기를 조립하고 작동하는 것은 조립 매뉴얼과 원자재가 완벽하게 상호 연동하는 전기화학적 시스템을 이루기 때문이요, 그 전부가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인, 황 등 원소들의 오롯한 작용이기 때문이다. 이 전기화학적 자가 조립라인에서는 모든 것이, 얼마나 많은 중간 단계를 거치든 무조건 첫 단계인 DNA와 다시 맞아떨어져야 한다. 세포는 시간(수명)과 공간(물리적범위)이라는 두 한계에 속박된다. 

 

지구 역사의 40억 년을 1년으로 압축해서 생각해보자. 산소를 생산하는 사이아노박테리아가 최초의 흔적을 남긴 시점은 4월 30일 오후다. 6월 2일 조간신문이 배달될 무렵, 지구가 눈덩이로 꽝꽝 얼어붙었다. 11월 12일 늦은 점심께,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일어났다. 12월 7일 아침 출근 시간에 현생 은행나무의 가장 오래된 조상으로 추정되는 나무가 생을 마쳤다. 12월 31일 초저녁, 달리기를 해서 먹이를 주워 먹는 호미닌이 돌을 자르개로 쓰기 시작했다. 제야의 종이 울리기 6분 34초 전, 아프리카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위대한 도약’이 일어났다. 자정을 1.1초 앞둔 순간까지도 이 세계에 자동차는 없었다. 제야의 종이 울렸다. 갑자기 자동차 8억 대가 나타났다. 

 

ㆍ인간의 정보는 시간이나 공간의 한계를 모른다. 

 

ㆍ지식과 인간이 그것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방법 사이에는 균열이 있다. 이를 설명하는 적절한 용어가 '디커플링'이다. 공학에서는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문제들로 분해해 해결 속도를 높인다는 뜻으로 쓰인다. 인간이라는 종은 정보와 그것을 완성된 상품 안에 표현하는 방법을 물리적으로 디커플링한다. 

 

ㆍ화석연료를 태우는 자동차와 발전기는 따지고 보면 태양에너지를 쓰는 것이다. 햇빛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식물의 잎이나 조류나 여타 광합성 물질 안에 용접한다. 화석연료 대부분은 물과 산소가 압축, 증발된 식물과 조류다. 

 

ㆍ진화와 인간의 경제활동은 모두 복잡적응계의 현상이다.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진화'와 '선택'이다. 

 

 

 

 

 

 

 

 

 


8장 판타지에 대한 물리적 구속_ 탄소 분자의 미학

ㆍ그 자체로는 아무 뜻이 없었다. 우리가 아직 설명하지 못하는 현상에 '암흑 에너지'니 '의식'이니 하는 개념을 두는 것 처럼.

 

ㆍ합성화학의 네 가지 주요 도구

1) 질량분석기

2) 적외성분광분석기

3) NMRI 핵자기공명영상법

4) 엑스선 결정학

 

ㆍ은행나무의 징코라이드B는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식물생약이다. (한국에서는 타나민)

 

 

 

 

 

 

 

 

 


9장 총알보다 빠른 다이아몬드_ 탄소 군비경쟁

 

ㆍ일반적으로 흑색 화약은 초석을 75%, 황을 10%, 탄소를 15% 혼합해 만든다. 화학적으로 볼 때 산소를 공급하는 산화제는 초석뿐이다. 불꽃이 초석의 산소 원자 세 개를 분리한다. 황과 탄소는 손쉬운 성분이다. 질산칼퓸이 점화하면 온도가 황의 발화점인 261도를 넘어간다. 황의 연소열에 혼합물의 온도가 한층 높아지고, 그에 따라 질산칼륨에서 더 많은 산소가 풀려나오고 온도가 더 오르고, 마챔내 숯에 불이 붙는다. 탄소의 반응에서 훨씬 많은 열이 나오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진다. 반응에서 생성된 기체는 애초의 고체 분말보다 훨씬 큰 공간을 차지하므로, 내부 압력이 1제곱센티미터당 1000킬로그램을 넘어선다. 여기에서 나가는 가장 빠른 길은 총알을 밀어내면서 총신을 통과하는 것이다. 

 

ㆍ폴리머 polymer는 많은 poly 단위 mer 의 분자 사슬이다. 똑같은 차량을 여럿 연결한 열차가 폴리머다. 폴리머 열차에서 모노머는 각 차량이다. 자연의 폴리머인 단백질은 생명의 스무 가지 아미노산을 모노머로 해서 만들어진다. 종이를 만드는 셀룰로오스는 포도당 폴리머다. 폴리머는 특정한 물질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자연에나, 산업에나 폴리머에 해당하는 물질이 아주 많다. 

 

ㆍ빨주노초파남보는 전자기복사 스펙트럼의 4%를 차지한다. 가시광선은 태양이 발산하는 가장 강력한 파장 대역으로, 전체 스펙트럼의 한가운데에 위치한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전자기파로 단파, 마이크로파, 적외선이 있다. 자외선, 엑스선, 감마선은 더 짧고 더 강력한 파장이다. 대기에 갇힌 열이나 우리 몸이 내뿜는 열은 장파장이다. 

 

ㆍ흑연 또한 탄소 결정이지만, 겉으로 봐서는 다이아몬드와 비슷한 점이 하나도 없다. 다이아몬드에서는 탄소 원자 네 개가 결합각 109.5도로 사면체를 이룬다. 흑연은 광택이 있는 검은색 물질이다. 재질이 부드러워 연필심, 산업용 감마제로 쓰인다. 결정 내 탄소 원자 배열이 다이아몬드와 전혀 다르기에 성립하는 특성이다. 흑연은 탄소 시트가 층층이 쌓여 있는 구조다. 그래핀이라고 부르는 흑연 시트에는 탄소 원자 여섯개로 된 육각형이 서로 맞물려 연결되어 있다. 그래핀은 극단적으로 강하다. 아마도 탄소 원자의 가장 안정적인 배열일 것이닫. 다만, 흑연이 손에 묻어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시트끼리의 결합은 느슨하기만 하다. 

 

 

 

 

 

 

 

 


10장 지구의 투명한 덮개_ 탄소 순환의 미친 가속도

ㆍ산업화 시대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및 기타 온실 기체가 증가한 것은 인간 활동의 결과다. 

 

ㆍ공기는 78%가 질소 분자, 21%가 산소 분자다. 아르곤 비율은 0.9%다. 그 나머지를 이루는 수증기, 이산화탄소, 여타 온실 기체는 100만분의 몇인 ppm단위 양으로 존재하면서도 대단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ㆍ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고 지구에서 우주로 나가는 에너지의 흐름을 복사 수지라고 한다. 우리가 생활비를 쓸 때와 마찬가지로, 유입 에너지와 유출 에너지는 반드시 균형을 맞추고 안정을 이루어야 한다. 인간이 탄소를 배출하자, 지구는 시스템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잉여 에너지를 수용하기 위해 기온을 올리고 바다의 산성을 높이고 빙상을 녹이면서 에너지 균형을 다시 맞추고 있다. 

 

ㆍ연료가 그 자리에서 생성되는 데 걸린 시간을 생각하면 인간의 연료 소비 속도가 더욱 경이롭다. 석유는 썩어가는 생체 물질, 석회비닐편모류의 껍데기 무덤, 돌말, 요각류의 똥 덩어리, 유공충, 꽃가루, 홀씨 등 한떄 생물이었던 것들에서 만들어진다. 그것들이 열과 압력과 시간에 의해 분해되어 곧은 사슬 모양 탄화수소, 방향족 고리, 탄소질 철조망 및 각종 까만 더껑이를 만든다. 석유는 탄소가 풍부한 근원암에서 수천만 년에 걸쳐 스며 나온다. 인간은 채굴 가능한 석유의 절반을 150년 만에 태워버렸다. 

 

기후는 변덕이 심하다. 격렬한 충격 없이도 얼마든지 혼돈의 시기로 접어들고 생태계의 존립 가능성을 흔들 수 있다. 현대 지구 시스템 과학의 선구자인 컬럼비아대 레이몬트도허티 지구 관측소의 월러스 브뢰커는 이렇게 썼다. “고기후 기록은 우리에게 소리치고 있다.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스스로 안정을 꾀하기는커녕, 사소한 자극에도 과잉 반응하는 심술궂은 짐승과도 같다고.” 기후가 약한 압박만 받아도, 대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알 수 없는 비선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인위적인 기후변화는 ‘약한 압박’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기후에 가해지는 지구물리적 스트레스 인자를 복사 수지에의 폭행, 또는 탈선이라고 표현한다.35 화산, 태양에너지의 변화, 각종 온실가스가 다 기후에 대한 폭행이다. IPCC의 제4차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인위적인 복사 폭행으로 지구의 에너지 수지가 1제곱미터당 1.6와트 늘었다. 20세기에 지구 시스템은 이미 0.6°C 뜨거워졌다. 우리가 지금 당장 자동차와 발전소를 전부 멈춘다 해도 돌이킬 수 없는 온도 변화다

 

 

 

 

 

 

 


11장 자연에는 매뉴얼이 없다_ 합성생물학과 에너지의 미래

 

ㆍ화석연료라는 일회성 선물은 우리를 생계형 농업에서 구원했고, 결국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굴러가는 미래로 우리를 이끌 것이다. 

 

ㆍ기후변화 문제의 해법은 탄소 광물을 태워 대기로 기체를 배출하길 멈추고 삼림 파괴를 그만두는 것이다. 

 

ㆍ화석연료가 등장하기 전까지 동물의 근육을 움직이고 그리하여 문명을 일으킨 것은 모든 세포에 들어 있는 발전소, 미토콘드리아였다. 미토콘드리아는 포도당의 파생물들을 태우고 그 에너지를 생물 보편의 연료인 ATP로 옮긴다. 미토콘드리아에는 고유의 DNA가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에는 우리의 모든 세포핵 안에 꼬여 있는 핵 DNA와 구별되는 특징이 하나 있다. 인체의 핵 DNA에는 염색체 23쌍이 들어 있다. 양친으로부터 23개씩 받아 한 세트다. 게놈은 부모 두 사람의 팀워크다. 미토콘드리아는 다르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엄마 것을 그대로 물려받는다. 엄마는 외할머니에게서, 외할머니는 증조외할머니에게서 물려받았다. 15만 년도 더 전에 아프리카에 살았던 한 여성이 지구 상 모든 인간의 공통 조상이다. 그가 인류의 어머니, '미토콘드리아 이브'다. 

 

ㆍ미토콘드리아 DNA가 모계로 유전되는 것과 똑같이, Y 염색체는 남성에서 남성으로 유전된다. 

 

ㆍ진화라는 말의 의미를 구조화된 정보가 동적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는 양상으로 한정한다면, 유기체는 세포막, 세포질, 단백질이라는 '하드웨어'로 DNA라는 '소프트웨어'를 돌린다고 표현할 수 있다. 

 

ㆍ설계라는 기준에서 게놈은 뒤죽박죽이다. 유전자는 중복된다. 유전자는 서로를 상쇄한다. 상호 협력하에 작동하는 유전자도 많다. 유전자는 암호로서는 쓸데없이 정확한데, 이것이 생물공학자에게는 좋은 조건이다. 

 

 

 

 

 

 


12장 우리 모두의 모험입니다_ 탈탄소 문명의 가능성

 

ㆍ생명 일반, 특히 인간은 넘치는 에너지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 광합성 세포는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이산화탄소를 탄수화물로 용접한다. 어떤 세포는 지열을 이용한다. 지구 상에 에너지원이 있으면 세포가 그것을 찾아낸다. 

 

ㆍ탄소화합물은 무기물에 없는 중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탄다'는 것이다. 인류의 조상이 불을 지핀 순간, 평소와 다른 일이 일어났다. 에너지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을 텐데, 지구 생물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개시한 것이다. 에너지가 탄소 분자에 저장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평범했다. 그것을 세포 바깥에서 소비하고 조절한다는 점이 전혀 달랐다. 

 

풍요로운 삶과 1인당 수입을 등호로 처리하는 경제학 교리에 묶여 있는 한, 그 리고 그것을 대체할 경쟁력 있는 개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한, 우리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인자를 해결할 수 없다. 싸고 풍부한 화석연료가 있기에 가능한 물질주의, 천박한 영리주의, 낭비… 인간이 지금과 같은 생리학적 특성을 획득하기 수천 년 전부터 공동체를 구성했던 것은 불 때문이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불은 인간이 다스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지구 규모의 공동체적 협력, 평등과 정의를 둘러싼 분규를 극복하는 행동을 요한다는 게 렌슬러 공과대 연구소의 존 가우디가 외치는 바다. 감동적이긴 하나, 강제력 없이는 통하지 않을 이야기다. 

 

ㆍ탈탄화 decarbonization

 

ㆍ달의 바위는 44%가 산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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