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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모든 것들을 포용해보면 어떨까?

by mubnoos 2023.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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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하고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는 건 분명하다. 이것들을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처절히 고민했고, 그 목표와 목적을 확실하게 명시했고, 그 과정들을 꾸준히 축적해오고 있으니까,  그 '열심히'의 중심에는 타인이 아닌 내가 존재하는 것도 또한 분명하다. 즉, 별다른 문제 없이 주도적으로 나의 40대를 열심히 살고 있다. 

도서관을 다녀오는 길에, 편의점 벤치에 마주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정신지체장애인 2명을 보았다. 별다른 특이한 것은 전혀 없었다. 정신지체로 보이는 커플은 그냥 벤치에 마주 앉아 말 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시간과 장소, 행동, 어떤 것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그들의 모습이 어딘가 낯설고 생경했다. 대학교 시절, 정신지체 장애시설에서 5년 간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난 스스로에게 정신지체장애우들에게 편견이 적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느끼는 나의 감정은 편견으로 쌓인 편협함이였다.

 

'어딘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해?'  '장애인은 편의점에서 담배 피면 안 돼?'  

'그러는 넌 안 이상해?' 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기계처럼 책을 읽고, 시간에 맞춰 운동을 하고, 일을 한다.

'난 정상일까?' '정상은 무엇일까?' '내가 세운 나의 루틴이나 하루의 규칙들은 과연 정상일까?' 


'잘 하고 있는 걸까?' 운동, 일, 독서: 세 가지 전부 다 필수적인 것들이고, 균형 있게 열심히 하고 있으며, 모두 다 잘 하고 있다. 무엇인가를 더 해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나의 하루는 최적화되어 있고, 하나하나 축적하면서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내일 죽는다고 하더라도 이 루틴을 지속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하고 행복하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질문한다. 잘 하고 있는 걸까? 

 

그냥 모든 것들을 포용해보면 어떨까?

정상/비정상을 구분하는 선명한 구분선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잘함/못함, 열심히/안 열심히, 

구분한다고 뭐가 딱히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너가 잘 한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 전부 너 혼자만의 세상은 아닐까?

그렇다면 유연하고 말랑하게 구분하지 말고 마치 아무생각이 없는 듯 흘러가보는 것은 어떨까?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해보고,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그냥 모든 것들을 포용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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