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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랜드 / 올리버 벌로

by mubnoos 2022. 1. 27.

 

 

ㆍ부패는 민주주의를 잠식하고, 제도를 약화하고, 신뢰를 부식시키며, 삶을 파괴하고, 수백만 명을 가난하게 만든다. 

 

ㆍ하나님께서 부를 선사받은 사람들의 됨됨이만 놓고 보면, 하나님께서는 부를 하찮게 여기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ㆍ꼼꼼한 조사와 환상적인 불편함의 만남

 

 

 

 

Chapter 1.알라딘의 동굴

ㆍ사람 한 명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필요로 할 수 있는가? 공포 그 자체다. 속이 메스껍다. 

 

ㆍ우리가 반드시 맞서 싸워야 할 부패의 범위와 정도에 비교하자면, 탈리반 조차도 단순히 성가신 정도에 불과하다. 나는 계속해서 모두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나? 이렇게 명백한데도 말이다. 그렇지 않은가? 음, 아니었다. 돈을 찾아내기가 쉬운 것처럼 보이는 까닭은, 그 돈이 어디 있는지를 우리가 이미 알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쉬운 것처럼 보이는 까닭은, 그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이미 알기 때문이다. 

 

ㆍ왜 푸틴의 선전 책임자가 고작 관료의 봉급만 가지고도 비버리힐스에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었고, 왜 푸틴의 부총리가 런던의 국회의사당에서 지척인 곳에 아파트를 소유할 수 있었던 걸까? 서구의 이런 위선은 푸틴에게 주는 선물일 수밖에 없다. 푸틴은 단순히 이를 부각시킴으로써 정적을 무력화할 뿐만 아니라, 서구의 역외 도구들을 사용해서 정적과 싸우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호 업무에 충당하고, 반서구 선전물을 만들고, 자긱 이익에 유리한 정치적 극단주의자를 지원하는 자금의 도관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부패는 반서구 적국들에게 전력 증강 요소이지만, 정작 서구는 계속해서 적들의 더러운 돈을 수십억 달러씩 자기네 경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 돈이 우리가 서 있는 곳을 빨아들이면, 결국 땅이 무너진다. 

 

ㆍ돈의 관점에서 보자면 국경은 중요하지 않다. 돈의 흐름에 국경이 무너진지는 오래되었다. 

 

나는 이 새로운 세계를 머니랜드라고 부른다. 몰타의 여권, 영국의 명예훼손법, 미국의 사생활 보장, 파나마의 유령 회사, 저지섬의 신탁, 리히텐슈타인의 재단, 이 모두가 합쳐져서 그들의 총합보다 훨씬 더 큰 가상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 있는 법률이든지 간에, 머니랜드의 법률은 어느 때라도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부유한 사람들에게 최적화되어 있다. 만약 어딘가에 있는 나라가 머니랜드인 규제하기 위해 자국 법률을 바꾼다고 치면, 그들은 더 너그러운 다른 법률을 따르기 위해서 자기 자산을 옮기거나, 자기가 직접 옮겨갈 것이다. 만약 어떤 나라에서 새로운 치부 가능성을 제공하는 너그러운 법률을 통과시키면, 그들은 마찬가지로 자기 자산을 옮겨 갈 것이다. 그들은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로든 자기 돈, 자기 자녀, 자기 자산, 자기 자신을 옮겨 가고, 자기를 준수하기를 원하는 법률이라면 어디의 것이든지 취사선택한다. 그 결과로 엄격한 규제와 제한도 이들에게는 적용되지는 않으며, 다만 나머지 우리만을 여전히 구속하고 있을 뿐이다. 

 


Chapter 2.해적

ㆍ돈은 소유주들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국가 간을 넘나들었으며, 그 수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각국의 통화와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경제가 무너지는 동안 상당수의 부자는 더 부유해졌다. 

ㆍ채권 거래는 장기적인 금융 약정으로서, 차용인은 정해진 액수의 돈을 빌리는 대신 정해진 금리로 이자를 지불하기로, 그리고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돈을 상환하기로 약속한다. 채권은 기업과 국가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번호 계좌를 가진 고객은 그 특권의 대가로 오히려 스위스에 소액의 일시불 요금을 내야 하고, 이자라고는 단 한 푼도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 정도는 감내할 만하다. 그 계좌의 잔고는 모조리 내 것이고, 스위스의 강철 매트리스 밑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으니까.”

 

러시아의 경우에는 가계 자산의 52퍼센트가 역외에, 즉 정부의 손이 닿는 범위 밖에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에는(즉 그곳 전체적으로) 총액의 30퍼센트가 그렇다.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경우에는 놀랍게도 무려 57퍼센트에 달한다. “개발도상국과 비민주주의 국가의 올리가르히들은 자기 부를 은닉하기가 매우 용이하며,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감시도 없습니다.” 쥐크망의 설명이다.

 

ㆍ석유는 우리가 뭔가를 위해 사용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석유이고, 그대로 있을 뿐이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달러화는 곱절로 늘어난다. 우리가 1달러는 은행에 예치하면 은행은 이를 다른 누군가에게 빌려주는 돈의 보증금으로 사용하며, 이는 결국 시중에는 예치한 것보다 더 많은 달러화가 있다는 뜻이 된다. 우리의 달러화,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빌려 간 달러화 말이다. 만약 그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빌린 돈을 또 다른 은행에 예치해서 은행이 그 돈을 빌려주면, 이제는 시중에 더 많은 달러화가 있게 되고,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 그 달러화 모두가 명목상으로는 고정된 양의 금만큼의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이제 미국은 그 잠재적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항상 더 많은 금을 계속해서 구입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하지만 미국이 그렇게 한다면, 결국 달러화를 주고 금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고, 이는 시중에 더 많은 달러화가 존재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게 불어난 달러화가 또다시 곱절로 늘어나면, 더 많은 금 구입이 이루어지고 더 많은 달러화가 생겨난다는 의미인데, 결국 이 시스템은 이처럼 이치에 닿지 않는 사실로 인해 결국 붕괴하고 말 것이다. 이 시스템은 역외에 대처할 수가 없는 셈이다. 마치 유조선 속의 석유가 단순히 비밀리에 탱크와 탱크 사이로 옮겨 가는 것뿐만 아니라, 한 번 옮겨 갈 때마다 용량이 두 배씩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Chapter 3. 소小앤틸리스제도의 여왕

ㆍ신탁의 기원은 중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사들은 십자군에 참여하러 떠나 있는 동안에도 아내와 자녀를 위해 자기 부동산에 대한 통제권을 보전하고 싶어 했다. 기사들은 자기 자산을 신뢰할 만한 보관자에게 넘기는 대신, 거기서 나오는 수입은 모두 자기 자녀에게 계속 주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 원칙은 영국 사법 체계에 근거한 모든 사법체계에서 다양하게 응용되었는데, 그중에는 위대한 역외 책략 하나도 포함된다. 그 책략에서는 무언가의 법적 소유권과 그로부터 나오는 혜택을 분리해 놓았기 떄문이다. 신탁은 승계 계획에서 핵심을 차지한다. 

 

 

 

 


Chapter 4. 섹스, 거짓말, 그리고 역외 매개체

 

러시아중앙은행(RCB, Russian Central Bank)은 자국의 금융이 급락하던 시기인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모두 합쳐 376억 달러, 99억 8,000만 마르크, 3,799억 엔, 119억 8,000만 프랑, 8억 6,260만 파운드를 FIMACO라는 무명의 역외 유령 회사에 송금했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은 IMF 대출금에서 나왔으며, FIMACO는 이 돈을 그 무렵 환상적인 수익을 낳던 국채 시장에 투자했다. 검찰총장이 공개한 고발 내역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은행가들은 이 거래의 수익을 이용해 호화판 생활을 즐기는 동시에 관련 세부 사항을 행정부와 입법부 몰래 FIMACO가 제공하는 역외 비밀주의의 담 너머에 숨긴 혐의가 있었다.

 

 

 


Chapter 5. 할리 스트리트의 수수께끼

 

 

 


Chapter 6. 유령 회사 게임

 

ㆍ문제는 이렇다. 누군가가 자산을 갖고 있고, 그 자산을 즐기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 자산을 얻은 방법에 대해서는 남부끄러워한다. 어쩌면 훔친 것일 수도 있고, 또는 세금을 모면한 것일 수도 있지만, 뭐든 상관은 없다. 둘 중 어느 쪽이라 하더라도 만약 그 자산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된다면 남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고, 따라서 소유주는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에 좋은 사업 기회가 생긴다. 만약 그 자산을 남부끄럽지 않게 해 주는 방법을, 그리하여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해 주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산의 소유주는 그에게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머니랜드의 핵심 산업이다. 즉 '훔치기-숨기기-소비하기'의 3단계에서 중간 단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고도로 똑똑한 사람들이 더러운 재산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새롭고도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즉 고객의 재산을 터널 아래로 내려보내서 가상 세계로 들어가게 해 주는 법적 구멍을 발견함으로써 돈을 벌고 있다. 해결책이 더 복잡할수록 그 가치도 더 올라가며, 이런 해결책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상상력이 탁월하다. 

 

다수의 사법관할구역에 걸쳐 이처럼 길게 겹싸기된 법인 구조물의 연쇄를 창조하는 것은 자산의 기원과 그 소유권 모두를 숨기는 극도로 효과적인 방법이다. 비닐봉지를 더 많이 겹쳐서 개똥을 담을수록, 외부자들은 그 내부에 뭐가 있는지를 깨닫기가 더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게다가 마지막으로 그 봉지를 유명 귀금속 업체 티파니앤드컴퍼니(Tiffany & Co)의 로고가 새겨진 쇼핑백에 넣어 두면, 어느 누구도 그 안에 똥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다.

 

충분히 부유한 사람이라면 법규조차도 협상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케이맨제도 소재 은행에 계좌를 하나 여는 데 필요한 8,000달러의 수수료를 감당할 여력이 있다면, 내가 굳이 미국에 세금을 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머니랜드의 역진 방지 톱니바퀴는 항상 부자를 위한 더 느슨하고 더 헐렁한 규제로 귀결된다. 그리고 고도로 똑똑한 은행가, 회계사, 변호사는 계속해서 자기네 고객이 돈을 흘려보낼 터널을 찾을 것이다.

 

 


Chapter 7. 암

 

 

 


Chapter 8. 방울뱀처럼 밉살맞은

 

ㆍ도둑 정치의 핵심은 정부 기관의 기능이 법률과 구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의 메커니즘에 의해서 결정된다. 도둑 정치 국가의 경우, 설령 그 경제가 명목상으로는 사회주의일지라도, 실제로는 이상하게도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의 일반화된 모형을 형성한다. 

 

ㆍ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들 가운데 상당수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분석하고자 할 때 '부패'처럼 부정확한 단어에 의존하다 보면 답답해 미칠 지경일 것이다. 부패 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어휘가 결여돼 있다는 사실은 부패가 그토록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Chapter 9. 여권을 판매하는 사람

 

 

 


Chapter 10. “외교관 면책특권!”

 

세계에는 200여 개 가까운 나라들이 있고, 그중 상당수는 심지어 세인트루시아보다도 더 현금이 아쉬운 형편이므로, 그중 상당수는 수백만 파운드를 내놓는 누군가에게 외교관 신분증을 기꺼이 발급해 줄 것이었다. 사실 이미 그런 일들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2013년의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올리가르히 무크타르 아블라조프의 아내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외교관 여권을 가지고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나이지리아의 전직 석유장관 디에자니 앨리슨마두에케는 2015년에 런던에서 체포되었을 당시 도미니카의 외교관 신임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중국의 억만장자 샤오지엔화도 2017년 1월에 홍콩에서 납치될 때 앤티가바부다의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었다.

 

 

 


Chapter 11. ‘쓰기 불가능하게’ 만들기

 

 

 


Chapter 12. 암흑 물질

 

ㆍ세계금융건전성기구의 분석가들은 2013년 전 세계 불법 금융 흐름의 총액을 1조 1,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했는데, 그 총액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Chapter 13. “핵의 죽음이 당신의 문을 두드려 댄다”

 

 

 


Chapter 14. 돈이 좋다고 말해요

 

 

 


Chapter 15. 고급 부동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연계설을 둘러싸고 일어난 논란 초기에, 트럼프 일가가 소유한 부동산 개발 기업인 트럼프오가니제이션에 대한 러시아의 투자 내역을 분석한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이루어진 트럼프 브랜드의 개발 사업 7건을 통해 건립된 주택 2,044채의 소유주 가운데 63명이 러시아인이었다. 이보다 훨씬 더 놀라운 사실은 그중 703채가 법인 매개체를 통한 소유였다는 사실인데, 따라서 부동산 권리 증서에 결부된 실존 인물은 전혀 없고 이들의 소유권은 완전히 흐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모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어쩌면 그것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소유일 수도 있었다.

 


Chapter 16. 금권 보유자들은 함께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Chapter 17. 스위스 박살 내기

 

ㆍ머니랜드는 지리적 위치가 아니라 시스템이며, 조건이 허락한다면 어디에서나 나타난다. 머니랜드의 규칙에 명시된 것처럼, 만약 더 이상은 스위스에서 방해받지 않은 채 돈을 놓아둘 수 없다고 치면, 그 수호자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다른 어딘가로 돈을 옮겨 갈 것이다. 

 


Chapter 18. 조세 피난처 미국

 

네바다주는 자기네 자산 보호 법령을 각별히 자랑스러워했는데, 이는 결국 (내가 재산을 신탁에 넣어 둔 때로부터 2년이 지났다고 가정할 경우) 채권자가 내 자산을 건드릴 방법이 전혀 없다는 뜻이었으며, 결국 네비스에서와 마찬가지인 상황이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소유한 회사를 신탁에 넣고서 이혼한다면, 그의 전처는 그 자산에 대해서 아무런 요구도 할 수 없으며, 그의 자녀도 마찬가지가 된다. 또한 네바다주 법률의 관대함 덕분에, 내가 만든 신탁에서 나 스스로가 수익자가 될 수도 있었다. 이럴 경우, 내가 재산을 신탁에 양도해 버리면, 다른 누군가가 그 재산을 내게서 가져갈 수는 없는 상황에서, 정작 나는 그 재산을 소유함으로써 누리는 혜택을 모두 유지하는 것이다.

 


Chapter 19. 머니랜드에 맞서기

 

지금까지는 우리가 이민자에 대항하여 국경을 강화하기만 하면 우리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같은, 또는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운동 주도자인 나이젤 파라지 같은 사람들의 말을 믿는 시민이 너무 많다. 자유 질서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가난한 이민자들이 아니라 무책임한 돈이다. 역외 강도들은 세계를 약탈하고 있으며, 이런 약탈은 민주주의를 잠식하고, 불평등을 촉진하고, 우리가 차마 따라갈 수도 없는 머니랜드로 점점 더 커다란 양의 부를 빨아들인다. 

 

ㆍ시민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는 누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우리는 도둑을 감옥에 넣을 필요가 있다. 

 


Chapter 20. 뭔가 썩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