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공간 공감 / 김종진

by mubnoos 2021. 12. 10.
728x90

 

 

들어가는 글_ 공간, 그 아름다운 경험

 

ㆍ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공간을 거쳐간다. 공간의 경험은 엄마의 배속에서부터 시작되어 평생 이어진다. 수많은 공간을 경험하고 기억하고 또 잊어간다. 

 

ㆍ집이란 풍경보다도 '한 영혼의 상태'이다. - 가스통 바슐라르

 

 

 


1. 공간의 경험, 의미가 되다


ㆍ진정한 공간 경험은 한 사람이 오롯한 존재로 성장하는 바탕이 된다. 공간이 우리의 깊은 심연을 건드릴 때 경험은 하나의 의미가 된다. 

 

ㆍ하이데거는 한 사람의 삶이 평안한 속에 머무르면서 자신만의 본질을 찾을 때 진정한 거주가 시작된다고 보았다. 이때 진정한 거주는 순간순간의 경험으로 만들어진다. 평안함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다. 자신의 본질을 찾는 과정도 실제 삶의 경험으로 이루어진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는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개념이 아니라 땅을 밟고 숨을 쉬며 살아있는 한 사람의 구체적인 실존이기 때문이다. 

 

ㆍ공간의 경험은 몸으로 체험되는 다양한 감각들과 기억, 무의식이 한데 섞여 만들어진다. 우리는 어딘가를 걷고 뛰고,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 맡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진다. 그리고 그 감각을 기억한다. 

 

ㆍ동일한 경험은 있을 수 없다. 사람의 지층이 다르듯이 하나의 감각 정보도 결국 다른 물이 되어 깊은 심연으로 내려간다. 

 

 

 

 

 

 

 

 

 

 

 

 

2. 공간을 거닐고 머무르다


ㆍ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은 건축이 제공하는 물리적인 환경과 관계와 행위에 의한 비물리적인 환경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건축을 하나의 살아있는 체험으로 보지 않으면 공간 경험을 디자인으로 연결하기 어렵다. 

 

ㆍ건축의 공간에서 머무름과 움직임을 만드는 일은 머무름의 장소와 움직임의 축을 만드는 일이다. 그것은 단순히 우리 신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혼을 머무르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깊이 있는 경험의 문제다. 

 

ㆍ공간과 형상은 특정한 행위를 유발한다. 우리를 모이게도 하고 흩어지게도 한다. 마주 보게도 하고 등 돌리게도 한다. 

 

ㆍ공간의 경험을 만드는 일은, 건축을 하나의 살아있는 체험으로 보지 않으면 디자인으로 연결되기 어렵다. 건축을 이미지나 형태로 생각하면 온전한 경험이 나오지 않는다. 

 

ㆍ전체적인 설계가 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3. 빛을 통해 공간을 바라보다


ㆍ빛을 경험하는 방식은 세계에 대한 가치관을 드러낸다. 대자연에서 다채로운 빛의 현상을 경험하듯 건축과 도시도 빛과 어둠을 함께 담아야 한다. 그 속에서 풍부한 감정과 정서, 그리고 기억을 얻기 때문이다. 

 

절대적으로 빈 공간이나 시간 같은 것은 없다. 항상 무언가를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우리는 침묵이라는 것을 만들어보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 존 케이지

 

ㆍ공간 경험은 몸의 경험이다. 

 

 

 

 

 

 

 


4. 공간을 향기 맡고, 듣고, 만지다

 

ㆍ감각은 촘촘히 짠 그물과 같다. 시각, 후각, 미각, 청각, 촉각은 씨실과 날실이 되어 그물을 이룬다. 공간의 체험은 이 감각의 그물을 통과하는 과정이다. 그물을 통과한 감각 정보가 개인의 고유한 경험을 만든다. 우리는 감각을 타고 내면과 영혼에까지 이르는 여행을 한다. 

 

ㆍ공간의 다양한 감각은 사진으로 전해지지 않는다. 감각은 바로 그 공간을 직접 체험할 때만 느껴진다. 

 

ㆍ건축의 공간은 실제의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5. 공간을 기억하다

 

 

ㆍ공간을 기억하는 일은 단지 물리적인 모습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공간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삶과 가치를 기억한다. 공간이 전해주는 삶의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중첩시키며 의미를 낳는다. 공간의 기억은 인간존재의 뿌리를 이룬다. 

 

지속 가능성의 문제는 첨단 재료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근본적인 삶의 태도이자 철학의 문제다. 

 

 

 

 

 

 

 


6. 시간 속에서 살아가다

ㆍ건축은 그 속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 비로소 참된 의미를 지닌다. 삶과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흘러온 시간의 무게가 느껴질 때 공간은 아름답다. 시간, 공간, 삶의 퇴적은 디자인의 일시성을 초월한다. 견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을 때 공간은 흔들리지 않는다. 

 

 

 

 

 

 


나가는 글_ 공간 속으로, 삶 속으로

 

ㆍ공간의 구축은 경험의 구축이자 삶의 구축이다. 

ㆍ공간을 기억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삶을 기억하는 것이다.

 

 

 

728x90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책 성교육 / 김경란, 신석희  (0) 2021.12.10
드론 비지니스 / 고바야시 아키히토  (0) 2021.12.10
중소기업 CEO REPORT 201  (0) 2021.12.10
2022 경제 경영 환경 변화와 대응 방향  (0) 2021.12.10
IBK Magazine 436  (0) 202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