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공선
ㆍ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따르면, 민주주의의 목표는 공공선이어야 합니다. 이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인 평등, 적절하면서도 충분한 재산, 그리고 구성원 모두의 지속적인 성장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ㆍ다른 식으로 표현해볼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지나친 부자와 지나친 빈자가 공존하는 사회를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는 오늘날 우리가 복지국가라고 칭하는 사회일 수도 있겠지만, 금세기에 이룩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극단적인 형태의 복지국가를 아리스토텔레스는 생각했던 것입니다. 내가 마요르카의 한 기자회견에서 이런 점을 지적하자, 그날 에스파냐의 언론들은 ‘오늘날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아 있다면 위험한 급진주의자라고 비난받았을 것이다’라는 논조의 기사를 실었더군요.
ㆍ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해 많은 사상가들이 결과의 평등을 공정하고 자유로운 사회의 궁극적 목표여야 하다고 주장했습니다.
ㆍ애덤스미스는 완전한 결과의 평등을 꿈꾸었으니까요.
ㆍ조건의 불평등이 지속된다면 결국 민주주의의 종말이 닥칠 것이다.
ㆍ기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법칙은 없습니다.
ㆍ문화적 자원에 다가갈 수 있는 역량, 아니 그런 욕망마저 우리는 잃고 말았습니다. 현재의 체제가 거둔 승리입니다.
ㆍ현실 세계를 직시해보세요. 그럼 자본주의와 자유는 동의어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아무도 믿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ㆍ자본주의하에서 투자는 가능한 한 위험을 최소화하게 마련입니다. 어떤 기업도 자유 시장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권력과 힘입니다.
ㆍ세계무역의 성장은 한마디로 우스갯소리입니다. 성장한 것은 다국적기업 간의 복잡한 내부거래입니다. 기업은 철저하게 중앙에서 관리되는 시스템이기 떄문에 '민간형 중앙 통제경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ㆍ거대 다국적기업은 민주주의의 기능을 훼손시키더라도 자유를 축소시키려고 합니다. 이들의 기반이 바로 민주 사회인데도 말입니다. 또한 다국적기업은 자신들을 지켜주고 지원해줄 수 있는 강력한 정부를 원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 ‘실제의 시장이론really existing market theory’입니다. 자유 시장의 옹호자들은 자신들을 제외한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계급에만 그 원칙을 적용하려고 했습니다. 현대 경제의 발전 과정을 쭉 훑어보면 언제나 그랬습니다. 정부는 보조금으로 기업의 비용을 부담해주고, 시장의 위험에서 기업을 보호해주며, 기업이 이익을 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2. 미국의 현실
ㆍ부자들이 재력으로 민주적인 민중의 세계를 훼손시키고 말살시켰습니다. 부자들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약속대로 복지 자본주의가 실천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필요성이 사라지자 복지 자본주의도 퇴색하고 말았습니다.
ㆍ자본은 넘쳐흐릅니다. 기업계는 엄청난 돈을 쌓아두고 있지만, 그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돈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습니다. 자금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결핍과 고난의 시대가 결코 아닙니다. 속임수일 뿐입니다.
ㆍ약간의 보조금을 투입해서 그들이 계속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줍니다. 그 결과가 무엇이겠습니까? 임금의 하락입니다. 모두를 고통에 빠뜨리는 방법입니다.
ㆍ복지 자본주의라는 개념은 민주주의의 쇠퇴를 감추려고 도입한 개념입니다. 사람들이 삶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막을 방법이 없을 때, 역사적으로 확인된 전통적인 현상은 '우리 부자들이 너희를 대신해서 그렇게 해주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ㆍ두 기업 정당은 처음부터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이나마 있던 차이마저도 사라지고 있는 지경입니다.
ㆍ사회보장이란 '우리 모두에게 삶의 최저 수군을 보장하자'라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이 부자들에게는 탐탁지 않을 것입니다.
ㆍ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도우면 안 됩니다.
ㆍ나는 버니 샌더스를 좋아합니다.
ㆍ군부는 미국 경제를 떠받쳐주는 주춧돌의 일부입니다.
ㆍ미국에서 범죄가 관심사로 부각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범죄가 사회통제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수가 대부분의 부를 독차지하고 다수는 자신을 방어할 수단조차 갖추지 못하는 사회로 만들려는 음모였습니다.
ㆍ남어도는 노동력을 어떻게 다루겠습니까? 무엇보다 사회가 불공정하기 때문에 혁신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노동자가 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 최선의 방법은 서로 증오하고 서로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ㆍ물론 CIA와 마약 사이에는 모종의 커넥션이 있었습니다. 미국은 중앙아메리카 곳곳에서 일어나는 국제 테러에 끼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은밀히 진행되었습니다. 정부와 언론의 고위급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았지만, 모른다고 발뺌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추적할 수 없는 자금을 마련하고 잔인한 암살자들을 고용하기 위해서라도, 미국 정부는 노리에가와 같은 마약 밀매자들에게 눈을 돌렸던 것입니다. 물론 노리에가도 미국에 등을 돌리기 전까지는 미국의 ‘절친한 친구’였습니다. 이제 이런 사실은 비밀도 아니고 놀랄 일도 아닙니다.
ㆍ공산주의를 넓은 의미로 해석하면, 중대한 적이 우리를 언제라도 공격할 수 있으니 국가의 보호하에서 힘을 합쳐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국민을 은근히 위협하고 국민이 주변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국민에게 두려움과 증오심을 심어주고, 사회, 경제적 상황 때문에 생긴 국민의 분노와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합니다.
ㆍ국민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으로 만드는 최적의 방법은 엄격하게 제한된 허용 범위 내에서만 활발한 토론을 허락하는 것입니다.
ㆍ미국인이 원하는 것은 상업성을 탈피한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까? 없을 것입니다.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는 대기업들이 온갖 상품을 시청자에게 팝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다른 선택을 주려하지 않습니다.
ㆍ클린턴 정부는 민주당이란 가면을 쓰고 있지만 알맹이는 온건한 공화당 정부라는 점에서 그리 놀랄 일도 아닙니다.
ㆍ왜 우리는 그들에게 양보를 요구해야 하는가 왜 그들이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가? 왜 우리에게 왕이 필요한가?
ㆍ현재의 경제구조는 결국 소멸의 길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조건들을 내포하고 있다.
3. 위협받는 세계
ㆍ독일 산업계는 몇 년 전부터 미국을 제3세계 국가처럼 취급해왔습니다. 미국의 임금이 더 낮습니다. 세금도 많지 않습니다. 게다가 해외 기업을 유치시키려고 주 정부들이 경쟁을 벌이면서 온갖 혜택을 제공합니다. 독일의 노동조합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미국의 노동조합들과 연대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둘 모두 상처를 입었을 뿐입니다. 소비에트 제국의 붕괴도 이런 현상과 적잖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측했듯이, 동유럽이 과거 500년 동안 겪었던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원조 제3세계’로 말입니다. 대부분의 동유럽은 제3세계처럼 처절한 가난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먼 옛날처럼 서유럽에 종속되고 말 것입니다.
ㆍ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지 않더라도 우리를 세계화 경제로 몰아가는 어마어마한 힘을 조절하고 교정하며 심지어 없앨 수 있다.
ㆍ한국이 1997년 유동성 위기를 맞은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강요된 자유화였다는 것은 거의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ㆍ애덤 스미스는 영국이 인도에 저지른 일을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ㆍ인도는 앞으로 많은 것을 극복해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비효율성은 믿겨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ㆍ중요한 사건이 미국 언론에는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미국과 호주가 1975년 인도네시아의 티모르 침공을 지원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미국과 호주는 티모르의 풍부한 원유 자원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침공을 지원했습니다. 지금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파렴치한 조약을 맺고 그 ‘검은’ 원유를 약탈합니다. 물론 미국의 원유 회사들도 개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직까지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없습니다. 간혹 지엽적인 사건으로 언급될 뿐입니다.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해야만 합니다.
ㆍWTO를 잉태시킨 우루과이라운드는 자유무역협정이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투자자 권리보장협정이라 불려야 마땅할 것입니다. 미국은 WTO원칙을 압세워 세상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게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규칙이 있다면 어떤 규칙이라도 무효화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4. 민낯의 미국 지식인
ㆍ'정치적 올바름'이라 비난받는 주장도 원칙적으로는 좌익에 속합니다.
ㆍ프로파간다 시스템이 목표로 삼는 것의 하나가 바로 본연의 의미를 없애는 것입니다. 최근에 내가 주목하는 극적인 예는 ‘이익’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제 이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자리job’만이 존재합니다. 클린턴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대가로 400억 달러의 계약서를 엑슨에게 선물보따리로 주었을 때, 미국 언론은 미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이익은 엑슨이 차지할 거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시대에 뒤처진 사람입니다. 그렇습니다! 엑슨의 주가가 올랐지만, 오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투자자들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박수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ㆍ좌파에 속한 평론가라면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이 숙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모든 단어마다 주석을 붙이지 않거나 출처를 밝히지 않는다면 거짓말을 한다고 욕을 먹을 것입니다. 반대로 모든 단어마다 주석을 붙이면 쓸데없이 현학적인 체한다고 비난받을 것입니다. 오웰이 지적한 대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회에서도 권력자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5. 더 나은 세계를 위하여
ㆍ정치는 대기업이 사회에 드리운 그림자이다.
ㆍ콜롬비아에서는 끔찍한 조건에서 일하는 인권 운동가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습니다. 이런 곳의 사람들은 ‘내가 뭘 해야 합니까?’라고 묻지 않습니다. ‘나는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말합니다. 이들은 이미 자신들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넋 놓고 앉아 마법의 답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마법의 답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한편 엘리트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는 ‘해결책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곧잘 받습니다. 이들은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신속하게, 그것도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열쇠를 원합니다. 하지만 그런 해결책은 없습니다
ㆍ독재적인 기구들을 이겨낼 수 있는 보편적 전략이란 것이 어떻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말은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대개 하는 반문이자 자기변명입니다. 먼저 참여하십시오! 그럼 당신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줄지어 불거질 테니까요.
ㆍ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조건과 상황을 더 유리하게 바꿔갈 수 있어야 합니다.
mubnoos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엇이 예술인가 / 아서 단토 (0) | 2021.09.02 |
---|---|
혁신의 뿌리 / 이안 블래치포드 (0) | 2021.09.02 |
무질서의 효용 / 리처드 세넷 (0) | 2021.09.01 |
너드 / 외르크 치틀라우 (0) | 2021.09.01 |
무엇이 좋은 삶인가 / 김헌, 김월회 (0) | 2021.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