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일인칭의 미래
ㆍ기계가 자기 증식을 하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ㆍ유전공학과 가상현실이 없어도, '나'를 추구하는 태도는 지칠 줄 모르고 발명의 길을 추구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 행동의 초점과 목표를 근본적으로 바꿔놓는다. 우리에게 이 같은 사실을 설득시키는 데는 생명공학이나 인터넷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2장 최상의 시나리오 오류
ㆍ환경이 급변할 때에는 독창성이 필요하다.
ㆍ최상의 시나리오 오류 (best case fallacy): 불확실한 조건에서 선택을 요구받으면, 상상조차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ㆍ케인스는 '우리 모두는 결국엔 다 죽게 되어 있다'고 선언하면서 정반대의 관점을 취했다. 케인스의 이 유명한 발언을 달리 말하면, 미래로 넘기는 것이 많을수록 우리가 책임져야 할 것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시하여 수백 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러면 근로자들은 임금으로 받은 돈을 지금 당장 지출할 것이다. 그러면 추가 수요가 창출되고, 이 수요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ㆍ뉴딜 당시에 케인스의 정책을 채택한 것이 오히려 불황을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어 서구의 경제 회복을 20년 늦춘 한편 독일이 불황에서 빨리 벗아날 길을 모색함에 따라 유럽의 전쟁이 불가피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ㆍ자유시장과 모험에 필수인 위험의 감수는 인간의 선이자 인간의 집단 합리성을 보여주는 한 예이며 비관주의를 조금만 곁들인다면 알려진 다른 어떠한 대안보다 탁월하다. 우리를 추구하는 태도에 반드시 필요한 제약 안에만 묶어둘 수 있다면, 시장이야말로 이방인들의 사회 안에서 조화를 깨뜨리는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이다.
3장 사람은 자유롭게 태어난다는 주장의 오류
ㆍ사람은 자유롭게 태어나지만 어디서나 속박 당하고 있다. - 루소 <사회계약론>
ㆍ루소는 인간의 자유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할 언어를 제공하고 생각할 길을 텄다. 새로운 개념에 따르면 자유란 우리가 제도와 제약과 법과 상하 계급조직 등을 모두 버리게 될 때 남는 것이다. 루소의 추종자들은 이 자유가 획득되기만 하면 인류의 행보과 형제애가 구현될 것이라고 믿었다.
ㆍ타인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행동에 가장 강력한 제약이다.
ㆍ자연의 상태에서 가능하다는 '자유'는 착각에 불과하다. 단지 제약이 없는 것에 지나지 않을 뿐, 안전도 없고 또 자유를 인간의 특별한 속성이라고 여기는 인식도 없다.
ㆍ진정한 자유는 계획하고, 의도하고, 행동의 이유를 갖고, 당신이 이루고자 한 것을 성취하는 일을 포함한다.
ㆍ순수한 자유란 오직 '나'를 추구하는 태도가 극복되고 그 갈등이 상호 인정의 상태로 해결될 때에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ㆍ혜택이란 것은 명령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노력을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이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전제 조건은 투쟁을 포기하려는 의지이다.
ㆍ호혜주의의 가치는 만약에 나 자신이 권리와 주장을 갖고자 한다면, 나는 타인들의 권리와 주장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자유로운 존재로서 나는 타인들에게 책임을 져야 하고 또 나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화할 의무를 져야 한다.
ㆍ우리는 자유롭게 태어나지 않았다. 자유는 우리가 획득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복종을 통해서 자유를 얻는다. 타인을 존경하고 인정하는 것을 배운 아이들만이 자신을 존경할 수 있다.
ㆍ프랑스 혁명은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 중에서, 어떤 해방 운동이 국가의 파괴에 성공하면 가장 먼저 무질서를 낳고, 그 다음에 전제정치를 낳고, 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전체주의적 공포를 낳는다는 점을 보여준 유일한 사건이다.
4장 유토피아 오류
ㆍ유토피아 마인드는 특별한 도덕적 및 형이상학적 필요에 의해 형성되는 마음의 상태로, 부조리들을 그 부조리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부조리 때문에 받아들인다.
ㆍ칼 포퍼는 반증이야말로 과학적 방법의 등뼈임과 동시에 이성적인 존재인 인간들이 삶을 살면서 협상을 벌이는 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면서 반증의 회피를 사이비 과학의 특징으로 꼽았다.
ㆍ어떠한 중요한 선택 앞에서 희망이 이성을 지배할 때, 최상의 시나리오 오류가 일어난다. 그 중요한 선택 자체가 유토피아인 것은 아니다. 유토피아는 인간 삶의 갈등과 문제들이 모두 완벽하게 해결되고, 사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고, 또 모두가 단 하나의 의지에 따라 질서를 지키는 미래의 어떤 상태에 대한 비전이다.
ㆍ그러나 유토피아에 관한 중요한 것은 그것이 결코 도래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유토피아가 암시하는 그런 조건은 절대로 없으며, 이 같은 사실에 대한 깊은 지식도 이상주의자들이 마음에 품은 것을 실현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막지 못한다.
ㆍ유토피아가 절대로 실현될 수 없다는 바로 그 사실이 유토피아의 매력의 일부이다.
ㆍ인간이 자유롭게 태어난다는 사상의 오류에 빠진 사람들은 자연히 유토피아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다.
ㆍ추상적 순수함 때문에 선택된 성취 불가능한 어떤 목표에 대해서는 어떠한 의문도 제거하지 못한다.
ㆍ유토피아의 다른 목표는 현실에 대한 보복의 욕망이다.
5장 제로섬 오류
ㆍ제로섬은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모든 상실은 곧 다른 사람의 획득이라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획득은 곧 패자들의 손해이다. 따라서 사회는 제로섬 게임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비용과 이익이 서로를 상쇄하며 승자의 획득은 반드시 패자의 상실을 초래한다.
ㆍ한쪽 당사자의 이익은 반드시 상대방의 손실을 통해서만 성취되는 것이 아니다.
6장 계획의 오류
ㆍ집단적인 문제에 대한 합의적인 해결책은 대체로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집단의 문제를 앞에 놓고 고민할 때, 그들의 마음에서 자연스런 반응으로 나타는 것이 바로 계획의 오류이다.
ㆍ최악의 정부는 실수를 저지르는 정부가 아니고 실수가 저질러졌을 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없는 정부이다.
ㆍ계획의 오류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 바로 문제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ㆍ전통은 어떤 행동 계획의 일부가 아니라 오랜 세월을 두고 사회적 협동의 결과 생겨나는 것이다.
ㆍ인간의 삶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환경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단 한 사람의 경험에서 나올수도 없고 한 사람의 경험에 다 담길 수도 없다. 또 그 지식은 보편적인 법칙들에서 추론될 수 있는 것도 결코 아니다. 그 지식은 바로 그 지식을 얻는 과정에 사라져간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통해서 오랜 세대를 내려오며 다듬어진 관습과 제도, 사고의 습관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고 있다.
7장 움직이는 정신의 오류
ㆍ자유라는 것은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같은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인식을 통해 만들어내는 인공물이다.
ㆍ시대정신은 흥미를 자극하는 오류를 하나 낳았으며, 현대사회의 문화적 및 정치적 삶 곳곳에서 이 오류가 작동하는 것이 관찰되고 있다. 나는 이 오류를 '움직이는 정신 moving spirit 의 오류라고 부른다.
ㆍ아직 일어나지 않은 무엇인가를 회고적인 관점으로 보는 오류는 정치 분야뿐만 아니라 예술 분야에서까지도 진보적인 사고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그 결과 어떤 역설이 나타났다. 우리를 자유롭게 할 역사적 힘들에 대한 믿음이 생겨나긴 했으나 그 해방이 바로 우리를 묶는 법들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ㆍ움직이는 정신의 오류에 관한 한, 이 오류는 그 공허함 때문에 오히려 호소력을 지닌다. 이 오류는 무엇이든 정당화하고, 아주 훌륭한 비평을 포함한 모든 비판을 무시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다.
ㆍ현재 순간의 현실의 본질은 하나의 연속체로 이해되어야 한다.
8장 총합의 오류
ㆍ국가는 확장되어야만 한다는 것이 미국 자유주의자의 입장이다.
ㆍ도덕의 제약이 풀린 곳은 절대로 사회가 아니다.
9장 진실을 외면하는 전략들
ㆍ신학은 옛날에도 완전히 허위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허위이다. 신학의 목적은 그때나 지금이나 전문가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주제, 즉 신에 관한 전문가들을 배출하는 것이다. 모든 버전의 신학 안에는 어떤 신앙에 대한 결론이 미리 내려져 있다. 이 기정의 결론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엉터리 학문이 이 결론을 에워싸면서 반박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ㆍ인간은 지나치게 현실적인 것에 견뎌내지 못한다. - T. S. 엘리엇
ㆍ진실은 철학이 다룰 문제라고 플라톤은 믿었지만, 군중을 움직이는 것은 철학이 아니고 수사이다.
10장 부족이었던 우리의 과거
ㆍ세상은 사실 낙관주의자들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곳이며, 비관주의가 필요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11장 시민사회인 우리의 현재
ㆍ도시의 질서는 가족의 질서가 아니다. 도시의 질서는 '시민사회'의 질서이다.
ㆍ행복은 쾌락을 추구한다고 해서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자유를 준다고 해서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희생에서 온다. 그것은 서구 문화의 모든 기념비적 저작물들이 전하는 위대한 메시지이다.
ㆍ용서는 사태를 바로잡고 또 갈등에서 멋어나 해결을 이루고 복수의 욕구를 침묵시킬 기회를 제공한다.
ㆍ테러는 협상 가능한 어떤 목표를 성취하는 데 이용되는 전술이 아니다. 테러는 그 자체로 하나의 목적이며 영광의 한 원천이다. 심지어 어떤 목표가 있을 때조차도, 테러는 그 목표와 단절되어 있다. 그리고 목표는 언제나 모호하고 비현실적일 만큼 이상주의적이다. 성취 불가능성은 테러리즘의 목표의 일부이다. 폭력의 지속적 부활을 정당화하는 한 방법인 것이다. 그리고 테러리스트들은 명분이 없거나 아니면 너무 막연하고 형이상학적이어서 아무도 성취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 어떤 명분에 집착할 수 없다.
ㆍ테러리즘은 유토피아 오류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명본의 모호하거나 유토피아적인 성격은 그것을 추구하기 위해서라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12장 우리의 미래
ㆍ트랜스 휴머니스트들은 미래 시제로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예측보다 도피의 성격을 더 강하게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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