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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 간절함, 그게 없다면 나는 누구일까? 재능이나 유리함, 확률, 운 같은 것들보다 내가 의지하고 신뢰하는 것은 간절함이다. 내 삶에 대한 간절함,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간절함은 의지로, 의지는 습관으로 삶을 바꾼다. 그리고 그 습관들은 나를 만든다. 간절함은 목표한 바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계속할 수 있는 힘이다. 결국 언젠가는 끝날지 알면서도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는 힘. 죽음을 생각한다. 끝을 생각한다. 고장난 나를 생각한다. 무기력을 생각한다.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상태를 생각한다. 죽음으로 가는, 호흡이 힘들어지는,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버려야 하는,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나 자신만 남게 되는 바로 그 순간을 생각한다. 그리고 삶을 다시 생각한다.. 2025. 6. 30.
아무튼, 수영 <구봉도 바다수영> 아무튼, 수영 4시10분 기상, 3시간 정도 잔 거 같다. 중요한 날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수능시험날 아침의 긴장감이다. 그동안의 노력을 시험하고 평가하는 날이다. 컨디션을 확인한다. 양치를 하고 물로 대충 얼굴을 비빈다. 어차피 2시간 뒤에 바다에 들어간다. 집에서 구봉도까지 거리는 56km, 차로 1시간정도 걸린다. 5시30분 구봉도 공영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입수를 준비하고 있다.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되돌아 갈 수도 없다. 할 수 있다, 하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이젠 해야 한다고 고쳐 생각한다. 그동안 수영장에서 할 연습은 충분히 했다. 이젠 바다수영, 실전이다. 준비물을 한 번 더 확인한다. 스윔슈트, 부이, 수경, 수모, 슬리퍼, 그리고 내가.. 2025. 6. 2.
아무튼, 수영 <수중 우주> 수중 우주 수영을 하다가 문득, 물속이 마치 우주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주에 가본 적은 없지만,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본 우주의 모습과 물속에서 경험하는 감각들이 묘하게 겹쳐졌다. 겉보기엔 전혀 다른 두 공간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생존을 위한 유사한 조건과 기묘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 호흡 우주에는 공기가 없어 호흡 자체가 불가능하다. 물속도 마찬가지다. 폐에 공기가 가득 차 있어도 잠시뿐, 끊임없이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호흡해야 한다. 창세기의 하나님은 첫 번째 인간에게 호흡을 불어넣어 완성했다. 수영은 마치 지구와 우주를 왕복하며 생명에 인공호흡을 하는 행위와 같다. 우리는 하루에 2만 번 정도 호흡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3~5분 정도의 무호흡을.. 2025. 5. 30.
아무튼, 수영 <수영 잘하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면 수영장으로 간다. 퇴근하고, 다시 수영장에 간다. 마치 섬 위에 있는 회사를 수영으로 출퇴근 하는 느낌이다. '아무튼, 수영', 수영 잘하고 싶다. 물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다. 물 안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싶다. 수영을 결심하기 직전에 쓴 글이 있다: "오래 방치된 풍선은 구멍이 나지 않아도 점점 느슨해진다. 느슨하고, 시시한, 편안함. 이런 감정들이 묘하게 어우러져서 한편으로는 안정된 상태인 듯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낯설고 불안한 느낌이기도 하다. 마치 익숙하지 않은 조용한 방에 홀로 편안하게 남겨진 기분처럼."'느슨하고 시시한 편안함'을 경험하고, 수영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고요함이나 공허함을 피해 도망다니다 끝나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목표 없이 흐르는 시.. 2025. 5. 27.
느슨하고 시시한 편안함 왜 이렇게 시시하게 느껴지지? 마치 바늘로 콕, 구멍 난 풍선처럼. 느슨하고, 시시하고, 편안하기까지하다. 이런 감정들이 묘하게 어우러져서 한편으로는 안정된 상태인 듯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낯설고 불안한 느낌이기도 하다. ; 마치 익숙하지 않은 조용한 방에 홀로 남겨진 기분처럼.편안한 느낌? 어색하다. 편안한게 언제였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어색한 걸까? 시시하게 느껴진다면 내가 원하던 것들을 성취하거나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는 뜻일까?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루거나 만족감을 느껴서 이전의 긴장감이나 열망이 자연스럽게 사그러든 결과일까? ; 마치 언덕을 힘겹게 오른 후 잠시 숨을 고르는 것 처럼. 편안함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늘 무언가를 쫓고 성취하기 위해 애쓰는 삶에 익.. 2025. 5. 12.
하루키의 리얼리티 / 트레바리 하루키를 처음 만난 건, 군시절이다. 난 GOP에서 일병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하루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고독하고, 무기력하고, 수동적이며, 비현실적이다 - 이것들은 군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서였을까, 하루키의 이야기들은 군인들에게 독특한 색깔을 부여하고, 기묘한 공감대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GOP에서 근무하는 일병에게 교묘하고 정교하게 묘사된 섹스 장면은 맥심 잡지보다 더 자극적이었다. 마라톤을 뛰며 절실하게 상상하는 맥주 만큼이나, 먼지 쌓인 턴테이블에서 바늘이 닿는 순간 흘러나오는 색소폰 소리 만큼이나 도발적이다.하루키는 스토리 보다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작가다. 난 그 스타일을 메타포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이야기하느냐(What)보다 어떻게 이야기하느냐(How)가 더 중요한 것이다. .. 2025. 5. 11.
발제문 트레바리 https://trevari.co.kr/meetings/topics?clubID=6ef7d985-c0d2-45ed-93e6-a8edccd61633&order=7 발제문 | 뭐라도 되겠지 | 트레바리김중혁 『 뭐라도 되겠지 』trevari.co.kr 2025. 4. 22.
모두가 신념에 갇혀 있습니다 2025. 3. 30.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 2025. 3. 30.
트레바리 발제문 / 뭐라도 되겠지 • 아이패드 / 클로바노트• 명찰 사진  0. 근황 CHECK• 반갑습니다. 한 달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 지난 모임, 우리는 각자의 사진방을 정리하고, 사진 3장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우린 한 명의 멤버의 집에 몰래 놀러 갈 수 있는 주소(스티커)를 받았습니다. 내가 받은 멤버의 공간에 놀러 가보셨나요? 그 곳에 대해 멤버들에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다른 멤버분들은 어떤 멤버의 장소인지 맞춰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스티커란 하나의 상징이자 압축된 시간이다. 스티커는 취향의 압축물이기도 하다. 모든 위대한 사건은 스티커처럼 작은 공간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 이번 독서 모임에서는 책을 통해, 각자의 ‘목적’과 '행복'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편안.. 2025. 3. 24.
정리 정돈 1. 정리 clean up 11 안쓰거나12 모르거나2. 정돈 arrange21 볼 수 있게 쉽게 가까이21 종류별로 2025. 3. 22.
존엄성은 높고 엄한 성질이다 존엄: 높을 존, 엄할 엄Dignity is high and strict. 2025. 3. 14.
돈, 시간, 건강 2025. 3. 4.
액체괴물, 춤 유튜브를 보던 초등학교 2학년 딸이 질문했다. "아빠! 부산 어떻게 가?" "모르겠는데,  네비 보고 가겠지."운전해서 부산 가본 적 있다. 하지만 부산 가는 길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긴 코스 위의 복잡한 방향의 선택들을 예측하거나 기억할 수 있을까? 사실 부산 가는 길은 알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냥' 네비 보고 '지금' 이 길에서 우회전, 좌회전, 혹은 직진해야 할지만 알면 다음 방향은 그때 가서 확인하고 가면 된다. 그렇게 가다 보면, 목적지인 부산에 갈 수 있다. 다시 말해, 목적지를 가는 과정 전체를 알 필요는 없다. 지금 어디로 가야 할지만 알고 간다면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내가 원하던 목적지에 있을까? 그때 지금의 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지.. 2025. 2. 28.
유퀴즈 '일상의 기록, 누구나 15분은 유명해질 수 있다' 유퀴즈 '일상의 기록, 누구나 15분은 유명해질 수 있다' 유재석: (밝은 목소리로) 이번 주는 '함께 성장, 두 마리 토끼' 트레바리 멤버, 순범님과 이번 모임의 책들을 읽고 느끼신 점과 '일상의 기록'에 관한 주제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순범님 바쁘신데 출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순범: (겸손한 목소리로) 아닙니다.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저같이 평범한 사람이 여기 출연할 수 있다니, 마치 거짓말 같습니다^^ 신기하네요. 유재석: (미소 지으며) 이번 트레바리 모임은 특별히 읽을 수 있는 책이 세 권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떠셨나요? 이순범: (차분한 목소리로) 좋았어요. 전 책 읽는거 좋아해서... 기록의 의미와 루틴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기록이라는 주제를 세 가지 다른 관점.. 2025. 2. 26.
검색될 수 있는 전문가 검색될 수 있는 전문가 / 이순범 2022년 11월, 비슷한 질문을 던졌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무렵 챗GPT가 세상에 등장했다. 챗GPT는 세상이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고, 나도 내가 일하는 세상을 언어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문가가 되려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 자격을 갖추고, 2) 경력을 쌓으며, 3) 검색될 수 있어야 한다. 10년 넘게 현재의 업계에서 일하며 자격과 경력은 충분히 쌓았다. 하지만 '검색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려면 더 고민이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내가 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일을 잘하고, 앞으로도 잘할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내가 이 분야에 속해 있다는 데이터를 남겨야 한다.내가 이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 2025. 2. 24.
진부한 정답보다는 흥미로운 오답 2025. 2. 22.
트레바리 파트장 나는 누구일까요?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답변하기 어려운 난제라면 혹시 정답이 없는 건 아닐까요? 나만의 고유하고 특별한 정체 같은 것은 원래부터 없는 것은 아닐까요? 난 그냥 나인데, '난 그냥 나' 라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답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특별한 의미를 찾아, 자꾸 스스로 자기기만을 만들고 부수고 반복하는 것은 아닐까요? 살아있다는 것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갱신하는 과정, 그 움직임 아닐까요? 나의 정체는 여전히 모호한 우주 혹은 애매한 신비입니다. '단 한 번 만이라도 명쾌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이 구원될 것이다.' 알베르 카뮈가 한 말입니다. 무언가를 찾으려고 사람에게는 확실한 것 단 하나만 있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명료성(Clarity)은 힘입니다. 데카르트도 .. 2025. 2. 17.
공장인의 길 / 트레바리 나는 중소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기 전, 단 한 번도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지금의 회사에 원해서 들어온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래 일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없이 나 자신에게 질문했다. '난 왜 여기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지금 돌이켜 봤을 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질문들에 명료하게 답변할 순 없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단 하루도 불량 안 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최선은 한계를 유지한다는 말이다. 왜 최선을 다했을까?  삶이 힘들면 의미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아프리카에서 살 때 배운 것이다. 물에 빠진 사람은 가라앉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한.. 2025. 2. 7.
중년선언 / 트레바리 46세가 됐다. 46억년의 지구의 역사보다 더 황당한 신비다. 내가 아저씨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중년이라는 사실은 최근이 되어서야 발견했다. 중년은 청년과 노년의 중간인가? 생각해보면, 중년도 얼마 안 남았다. 무어의 법칙 같은 이 시간의 속도라면, 늦지 않게 죽음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중년이라면 적어도 절반 이상은 산 셈이다. 그 절반 동안 난 소중한 가족을 꾸렸고, 안정적인 직장에 소속되어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중간 치고는 남들하는 건 잘 흉내내면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남은 후반전은 남들이 흉내 내지 못하는 것들을 하면서 살고 싶다. 넘버 원 말고 온리 원의 삶이랄까? 넘버 원은 타인이 만든 규칙에서 최고가 되어야 하지만, 온리 원은 내가 만든 규칙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2025. 2. 7.
중요한 건 마음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What matters is not the mind, but the mindset. 2025. 2. 3.
8. 미래 / 자서전 2025. 1. 22.
7. 청진 / 자서전 삶은 계속된다. 그 지속성의 나의 의지는 결코 아니였다. 아들을 포기하지 않는 엄마의 의지였다. 난 분명히 기억한다.  난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등 국내 회사에 지원했다. 미국에서 유학도 했고, 아프리카에서의 경험도 있으니 적어도 한 군데는 취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시험보고 발표도 하고, 면접도 보고, 결국 난 다 떨어졌다.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였다. 난 이 숨막힐 고요함에서 벗어나야만 했고, 어딘가와 연결되어야만 했다. 구직활동은 시간과 돈, 집중력이 필요한 절차들이다. 가성비로 치면 창밖으로 현금을 내던지는 정도다. 구직활동은 연속해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난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다. 김장철이였고 배추나 쌀, 선물 같은 택배의 양이 많았던 시기였다. 난 구로의 어딘가로 가서 고속.. 2025. 1. 22.
6. 아프리카 / 자서전 시에라리온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렵고 복잡하다. 시에라리온은 기본적으로 정수, 정화조 및 전기시스템이 없다. 자연상태의 물을 마시고, 아무데서나 볼 일을 본다. 휴지도 없기 때문에 뒷처리로 풀잎따위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길에서 콜라를 마시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슈퍼스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곳에서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얻고, 컴퓨터와 프린터를 작동시켜 E항공티켓을 손에 쥐는 것은 막막한 일이다. 항공티켓을 출력하는데만해도 1주일 이상 소요됐다. 프린터가 있는 곳을 아는 것도 어려웠고, 오토바이를 4번이나 갈아타고 도착해서 발전기를 키고 컴퓨터를 키고 웃돈을 주고 항공티켓을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짐을 버리고 버렸건만, 공항에서 좀 더 작은 가방을 터무니 없는 돈을 내고, .. 2025. 1. 22.
5. 유학 / 자서전 가출 청소년이 미국 대학원에 유학가는 길은 쉽지 않다.     인생은 한 번이다. 빌 게이츠가 번 돈 보다, 테레사 수녀가 쓴 돈이 더 많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소유보다 활용이 더 가치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가출 - 공고 - 대학 - 유학 가출 : 공부를 하지 않는다. 공고 : 할 수 있는 만큼 한다.  대학 : 안되면 안되게 한다.  유학 : 내가 잘하는 건 기본, 다른 사람들을 위해 공부라는 여정에서 만난 4가지 부류의 사람들 난 내가 잘하는 건 기본이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더 넓은 세상, 더 크고 깊은 꿈을 꾸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난 취직보다는 내가 생각하는 가치들을 쫓고 싶었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로 가는가? 라는 해답을 가.. 2025. 1. 22.
4. 신학 / 자서전 말하기 이상한 일이다. 99년 2월 6일 11시 40분으로 기억한다.  그때 난 고속도로 위에서 혼자서 길을 잃었었고, 머릿 속에 음성이 있었다. 넌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신은 있을까? 2025. 1. 22.
3. 복귀 / 자서전 가출 기간이 길어지면서 누군가에서 길에서 수치스럽게 맞은 적이 있다. 그때 맞으면서 생각했다. 차라리 집에 들어가는 게 더 나을 수 있겠다고. 돌아온 탕자처럼, 부상당한 병사처럼 집으로 돌아왔다. 모든 것은 무기력하고, 의미없는 시간이였다. 인문계를 가려면 시간  난 복학을 했기 때문에 1년을 꿇었고, 같은 반 친구들에 비해 1살이 많은 형이였다.  고등학교 시절은 암울했다. 난 그 어디에서 속하지 않은 2025. 1. 22.
2. 가출 / 자서전 난 나 혼자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냥 그렇다고 확신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근거는 없다. 그래서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필요없다고 생각했고,  어떤 조직이나 구조 따위도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가족도 날 이해할 순 없겠지만 언젠가는 날 이해해주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난 그렇게 11개월 정도를 가출했다. 오토바이를 훔치기도, 아리랑치기, 집을 털고 슈퍼를 털고, 돈을 뺐고,  무엇인가가 필요해서 그랬다기 보다는,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같다. 2025. 1. 22.
1. 성장 / 자서전 난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이 있었던 날, 서울에서 태어났다. 4살까지 말을 못해서 어딘가 모자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 아기였다눕혀 놓으면 그대로 있는 순한 아기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뒤통수가 납작하며, 내성적이였고, 지금도 내성적이다. 노점에서 파는 오뎅을 먹고 싶지만 너무 부끄러워서 못 먹는 정도였다. 식당에서 밥을 혼자 먹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 였고, 버스에 올라타서 버스카드를 찍는 것도 나에게는 부끄러운 절차였다. 난 사람들의 눈을 마주치는 것도 너무 무섭고, 나의 감정이 전달될까봐 고개를 숨기고 피할 정도였다. 만약에 하나의 신체적 제한을 선택할 수 있다면 말을 할 수 없는 것을 선택하고 싶었다. 말, 언어라는 것은 내게 복잡함이고, 갈등의 씨.. 2025. 1. 22.
질문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고, 선택은 그것을 알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 말야. 알고 할까? 오히려 알고 싶어서 선택하는 것은 아닐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든 것을 알고 하는 선택을 과연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모르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은 아닐까? 선택은 모르기 때문에 알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닐까?  질문은 내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이미 알고 있다면, 진정한 의미의 선택을 할 수 없다. 그리고 모른다는 것을 인정해야 알기 위한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질문은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도 또 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반복하는 것이다. 어제까지 불행했더라도, 오늘을 살아 갈 수 있는 힘은 오늘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2025.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