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주의적 페시미즘으로 생애를 일관한 소설가, 토마스 하디의 대표작『테스』. 맹목적인 운명에 의해서 한 인간의 정의가 비참하게 무너져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한 순결하고 천진한 시골 소녀가 어떻게 해서 맹목적인 운명에 의해 지배당하고 파멸되어가는가 하는 것을 비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날품팔이인 존 더비필드의 장녀 테레사(테스)는 아름답고 순수한 처녀다. 어느 날 자기 집안이 사실은 옛날의 명문가인 더버빌의 후손임을 알게 된 아버지 존 더비필드에 의해 테스는 부유한 친척 더버빌 가의 하녀로 일하러 가게 된다.
바람둥이인 알렉은 테스를 본 순간 첫눈에 반하게 되고 그녀에게 끈질기게 구애한다. 결국 어느 어두운 밤, 숲속에서 테스는 알렉에게 강간당하여 임신하게 되고 알렉은 그녀에게 자신의 정부가 될 것을 제안하지만 테스는 임신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겨서 집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집에서 아이를 출산하나, 사생아로 태어난 아기는 신부가 거부해서, 세례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테스가 임의로 붙인 '소로우(Sorrow: 슬픔)'라는 이름만 얻고 병으로 일찍 죽어 초라하게 묻힌다.
테스는 자신의 비밀을 모르는 먼 지역의 목장으로 떠나 그곳에서 소젖 짜는 일을 거들게 된다. 그리고 장차 농장을 경영할 생각으로 농장 견학차 와 있던 청년 에인젤 클레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목사 집안의 막내 아들인 에인젤 역시 테스에게 열렬한 사랑을 느껴 테스에게 구애하고, 자신의 과거 때문에 고민하던 테스는 사랑에 감복하여 그와 결혼하게 된다.
신혼 첫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에인젤이 젊은 날의 실수를 고백하자 테스는 곧바로 용서하고 원하던대로 알렉과의 옛 관계를 털어놓는다. 하지만 용서해줄 줄 알았던 에인젤은 테스가 숫처녀가 아니라는 것에 실망하여 떠나고, 두 사람은 별거를 시작한다.
에인젤이 목장 사업을 더 배우기 위해 테스를 혼자 놔두고 브라질로 떠난 뒤, 테스는 다른 농장에서 일하던 도중 회개하여 목사가 된 알렉 더버빌과 재회한다. 테스가 본 그는 이성으로는 믿고 있지 않았으나 어머니의 죽음과 자신에게 설교한 목사의 진정성에 마음이 움직여 신앙만능주의 식의 설교를 하고 있었다. 알렉은 설교로 사람들을 구원할 마음을 먹었을 때 자신이 모욕한 테스를 가장 구원하고 싶었다고 하지만 테스가 들려준 에인절의 회의론을 접하고는 신앙을 버리고 이전처럼 테스의 가족을 금전적으로 도와주며 압박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죽음과 에인절의 감감무소식 등이 겹친 테스는 결국 알렉을 받아들여 그와 재혼한다.
얼마 뒤, 풍토병으로 고생하다 간신히 살아난 에인젤이 테스를 버린 것을 후회하여 다시 돌아왔으나, 이미 알렉의 아내가 되어버린 테스는 절망하여 알렉과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그를 살해한다. 에인젤과 테스는 도망치지만 스톤헨지에 이르러 결국에는 헌병들에 의해 잡히게 된다. 테스는 자신의 여동생인 리자 루와 결혼해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사형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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