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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말하다

by mubnoos 2021. 1. 26.

 

 

시방 바람은 알맞게 불어오는디, 30년 채 살지 못한 나의 지나온 길에도 이리도 수다스러우니, 나무가 보이면 나무를 보고, 바위가 보이면 바위를 보고, 가끔 하늘이 보이면 하늘을 본다. 그들도 할말이 쪼까 있는 모양이다. 우주자체가 춤이요 흐름인 까닭에

 

내가 나를 스스로 깨끄시 하려고 할 때, 그것은 마술에 걸려 검댕이로 바뀐 손을 가지고 몸에 묻은 검댕이를 닦아내려는 것과 같다는 것을 사실을 요새 느껴요. 무엇을 일부러 버린다는 것은 집착의 다른 모습이요. 없는 것을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터이니

 

훈민정음을 세종이 창제했는가? 읽고 쓸 백성이 없는데 그것을 만들 수 없었으며, 하루 세끼 밥을 먹도록 쌀을 지어 바치는 여름지기들 없이 그것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며, 함께 작업한 학자들 없이 그것을 만들 수 있었으랴. 겸손은 처음부터 덕목이 아니다. 스스로 자기를 추켜세우는 놈은 우두머리가 되지 못한다 했거늘

 

크다, 작다는 상대적인 말이다. 작은 것이 있어서 큰 것이 있고, 큰 것이 있으니까 작은 것이 있다. 절대로 큰 것은 없고, 절대로 작은 것도 없다. 자기를 크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을 작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대로 자기를 작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을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큰 그릇은 작은 그릇 속에 못 들어간다. 반대로 작은 그릇은 큰 그릇 속에 들어간다. 자기를 큰 사람으로 여긴다는 말은 다른 사람 속에 들어 갈 수 없다는 뜻이다.

 

등불은 어둠을 전제한다. 그리고 죽음은 생명의 원수가 아니다. 오히려 죽음은 생명의 충족이요 완성이다. 천지가 오래 지속되는 까닭은 그들이 스스로 살고자 하지 않기 때문, 삶의 길이 이토록 분명하고 쉬운데, 어째서 그 길을 이토록 힘겹게 가야 하는가? 이제 한가지라도 좋으니 알고 있는 대로 살자, 산해진미 앞에서 굶고 있는 내 모습이 참으로 딱하구나! 쟁기를 잡았거든 뒤를 돌아보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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