흄은 추론은 이래요. '모든 스완은 하얗다'는 귀납추리의 진술은, 잠정적으로만, 확률적으로만, 개연적으로만 참이고, 필연적으로 참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세계에 대해 갖게 되는 모든 앎은 개연성의 수준에 머물 뿐 필연적인 수준에 갈 수 없다는 겁니다. 흄은 세계에 대한 앎을 얻을 때 확실한 참을 주장할 수 없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회의주의자라고 평가되었던 거죠. 이건 절망적인 이야기입니다. 데카르트 이후 모든 근대철학이 확실한 앎을 얻으려 했거든요. 그걸 보장받고 싶어 했어요. 그래야 자연과학이 사니까. 근데 흄이 그걸 철저하게 깨부순 겁니다. 원리상 인간으로서 확실한 앎에 이를 수 없다는 걸 증명했으니까요. 그러니까 난리가 나죠. 우리가 가진 모든 인상과 관념은 앞으로 있게 될 인상과 관념에 의해 언제든 반박될 수 있습니다. 이게 흄이 발견한 엄청난 진실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의 지식 전반을 허물어뜨리는 작업일 수 있는 거죠. 세상에 대해 안다, 이해한다고 할 때 겸손해야 합니다. 우리의 지성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지성이 있다고 깝죽거리면 안 된다고 흄이 입증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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