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 / 파리드 자카리아

by mubnoos 2022. 7. 19.

 

 

들어가며 박쥐 효과

ㆍ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여러 면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의 '빨리 감기' 버전이 될 것이다. 

 

ㆍ박쥐 한 마리의 몸속을 돌아다니던 조그마한 바이러스 입자가 어떻게 세계를 무릎 꿇렸는지, 이젠 우리 모두 알고 있다.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의 기후 패턴에 영향을 준다는 나비효과를 보여 주는 생생한 현실의 일례다. 

 


Lesson 1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어야 할 때

어떤 체제에서든 ‘개방’ ‘신속’ ‘안정’이란 세 요소 가운데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은 두 개뿐이다. 이런 트라일레마(trilemma) 속에서 열려 있고 빠르게 움직이는 체제는 위험천만한 통제 불능에 빠질 수 있다는 개념에 도달한다. 우리는 언제나 오버드라이브(과속) 상태에 있는 세상을 만들어 왔고, 인류의 발전은 지난 200년간 극적으로 속도를 높여 왔으며 그 페이스는 더 빨라지고 있다. 지금의 글로벌 시스템은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므로 완충장치가 거의 없다. 갈수록 심해지는 불안정한 현실에 우리는 지금 당장 적응해야 한다.

 

ㆍ우리는 언제나 오버드라이브(과속) 상태에 있는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인류는 파멸할 운명이 아니다. 경고음을 울리는 요지는 사람들에게 행동을 촉구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행동을 촉구할 것이냐이다. 모든 나라가 경제적인 성장을 멈추고 활짝 열려 있던 세계를 꽁꽁 닫아걸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좌우익을 막론하고 없지 않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궁핍한 수십억 명에게 그들은 절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해 주어야 한다는 말인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추고 재화와 용역의 전 지구적 이동을 줄이려고 애써야 한다는 말인가? 서로 관련되고 엮이는 것을 우리는 막을 수 없다. 기술의 혁신을 막을 도리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당면한 여러 가지 위험을 지금보다 훨씬 더 절실히 인식하는 것, 그런 위험들에 대비하는 것, 우리 사회가 회복 탄력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갖가지 충격과 반동을 견딜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그로부터 배우고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Lesson 2 중요한 건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능력이다

ㆍ바이러스를 잘 통제하고 있는 나라들 가운데 일부분은 큰 정부를 가지고 있지만, 작은 정부의 국가들도 그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공통되는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유능하고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며 신뢰받는 국가, 다시 말해서 '질 좋은' 정부였다. 

 

ㆍ테크노크라시 - 기술 관료 체제

 

ㆍ지금까지 미국의 성공은 아주 넉넉해서 절대로 단번에 거꾸러지지는 않겠지만, 서서히 세가 기울 수는 있다. 

 

지난 몇십 년 동안 미국 정부는 줄곧 형편없는 정치를 펼쳐 왔지만, 초강대국이라는 권위 덕분에 그 결과가 감추어질 수 있었다. 이라크 점령부터 간단하게는 지하철을 확장하는 문제까지, 미국이 최근에 시도한 너무나 많은 것들이 재앙이었다. 다른 선진국에 견주어 볼 때, 미국인들은 모든 단계에서 이류에 지나지 않는 정부를 수십 년간 감내해 왔다. 미국은 아직도 최대의 군사력을 자랑한다. 디지털 세계를 지배하는 거대한 기술 산업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저 버팀목일 따름이다. 그것들이 미국을 지탱하여 응당 받아야 할 벌을 피하도록 해 주고, 저지른 실수의 진짜 대가를 한 번도 제대로 체험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더는 그럴 수 없다. 세계는 수십 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했다. 그러나 이젠 미국이 세계로부터 배워야 할 차례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히 배워야 할 과제는 정부다.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가 아니라, 훌륭한 정부란 무엇이냐를 배워야 한다.

 

 

 


Lesson 3 시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ㆍ유료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시장에 지배당하게 된다. 

 

ㆍ어쩌면 시장이 정치 자체를 아예 인수해 버렸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일지 모른다. 

 

ㆍ정말로 중요한 것은 여러 산업이 지닌 정치적 파워이다. 다수의 기업이 경쟁자들의 진입을 막아 자신들의 높은 이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규칙을 만들수 있다는 이야기다. 

 

ㆍ시장은 그들에게 제대로 보상해 주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린 그들을 존중해야 한다. 

 


Lesson 4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한다, 전문가는 사람들 얘기를 듣고

바이러스처럼 삶과 죽음이 걸린 문제에서조차 사람들은 정치라는 프리즘을 통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보고 있었다. 저들은 수십 년 동안 감염병을 연구해 온 파우치 박사 같은 공중 보건 관리들을 믿는 대신,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 지도자(트럼프)와 자기 당파를 지지하는 뉴스와 분석의 소스(폭스 뉴스)를 더 신뢰했다. 이쯤 되자 일부 평자들은 “정보 수준이 낮은 유권자들(low-information voters)”을 두고 격분하게 되었지만, 문제는 무지가 아니었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JonathanHaidt)를 위시한 학자들은 “동기를 지닌 추론(motivated reasoning)”의 힘을 강조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 이런저런 주장을 구축하는 방식의 추론 말이다. 뉴스를 폭넓게 읽고 신중하게 지켜보는 소위 “정보 수준이 높은 유권자들”이 당파적 사고라는 잘못을 더 많이 저지른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도 더러 있다.

 

팬데믹은 간격을 더욱더 벌려 놓았다. 농촌 주민들은 대도시에서 비롯된 질병이 자신들의 공동체로 확산하는 양상을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그 질병의 파괴력에도 불구하고 도시 주민들에게는 자기 생활을 유지할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다. 왜냐고? 코로나바이러스의 골은 동시에 계급의 골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서는 2019년 ‘일자리 유연성(jobflexibility)’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학사 이상의 학위를 지닌 사람들 가운데 거의 절반은 적어도 가끔은 재택근무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고졸 학력자 가운데 한 번이라도 재택근무를 해 본 사람은 10%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고등학교 중퇴자인 경우 고작 3%였다. 그러니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때 가장 극심한 피해를 본 것은 바로 집에서 일할 수 없는 이들이었다.

 

세계는 굉장히 복잡해졌다. 우리는 전문가가 덜 필요하기는커녕 더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일종의 엘리트가 될 수밖에 없고, 보유한 지식으로 인해 권위와 권력을 차지하는 집단이 되기 마련이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대안은 생각할 수 없다. 직감이나 배짱으로 움직이는 정부라든가, 무지를 찬양하는 일을 어찌 상상할 수 있겠는가. 최근에 미국, 브라질 그리고 몇몇 다른 데서 시도했던 것만 본다면, 결과는 참담했다. 그러나 전문가와 엘리트들도 어떻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욕구를 항상 염두에 둘 것인가에 대하여 궁리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Lesson 5 삶은 디지털이다

역사가 언제나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스페인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비교할 때가 바로 그런 경우일지 모르겠다. 1920년대의 사람들은 예전의 농장과 공장과 사무실로 돌아갔다. 그들에겐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을 하려면 일터에 나가는 수밖에 없었으니까. 오락거리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오로지 극장과 뮤직홀뿐이었다. 먹거리나 옷이 필요하면 실제 소매점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렇지 않다. 최근 이십 년 동안 우리는 일상의 만사를 해결할 수 있게 해 주는 디지털 경제의 부상을 목격했다. 특히 요 몇 년 사이의 변화는 화상회의와 전자 상거래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이젠 디지털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얘기다.

 

ㆍCovid-19 위기가 초래한 가장 의미심장한 경제적 추세를 딱 하나만 꼽자면, 인간이 하는 일 자체의 속성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ㆍ시장경제에서 경제적 인센티브는 중요하고, 따라서 자원과 기술은 가장 많은 수익을 실현하는 곳에 투입되는 법이다. 

 

ㆍ기술혁명의 커다란 문제점은 갈수록 기술이 너무나 많은 일을 하고 있어서 인간이 목적의식을 찾지 않으면 안 될 거라는 점이다. 케인스가 했던 말이다. 

 

ㆍ케인스는 일거리 감소와 더불어 생기게 될 그 많은 자유 시간도 골칫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사람들은 여유 시간의 활용에 별로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거리의 감소는 실로 엄청난 문제이지만, 설사 그 문제를 해결한다손 치더라도 인공지능은 그보다 훨씬 더 큰 난제를 우리에게 던진다. 우린 기계를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인가? 지금 이 순간 일어나고 있는 중차대한 변화는 ‘약한’ 인공지능에서 ‘강한’ 인공지능으로의 전환이다. 전자의 경우, 기계는 하나의 특정한 임무(예컨대 체스 시합에서 이기기)를 완성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고, 그 임무를 탁월하게 완수한다. 후자의 경우는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판단까지 내릴 수 있는 일종의 지능을 좀 더 폭넓게 개발하는 것이다.

 

ㆍ인공지능이 올바른 해답에 도달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어떻게 혹은 왜 그런 답에 이르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면 인간의 판단에는 어떤 역할이 남게 된단 말인가?

 

기계가 데이터 계산과 해답 제시에 더 스마트해질수록, 추론 능력을 넘어서서 우리가 독특하게 인간적인 점은 무엇인지 더욱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지능을 갖춘 기계들 때문에 우리는 인간 동료들을 한층 더 소중하게 여길지 모른다. 그들의 창의력, 변덕, 예측 불가능성, 따뜻함, 친밀함 때문에 말이다. 이것은 그리 이상한 생각이 아니다. 역사의 대부분 동안 인간은 계산하는 능력이 아니더라도 용맹성, 충성심, 관대함, 믿음, 사랑 같은 여러 자질로 인해 칭송을 받아 왔다. 디지털 라이프를 향한 움직임은 폭넓고 빠르고 생생하다. 그러나 그것의 가장 심오한 결과는 어쩌면 우리가 우리 내면의 가장 인간적인 것을 보듬어 아끼도록 만든다는 점이 아닐까?

 


Lesson 6 아리스토텔레스는 옳았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훌륭한 공공 정책은 도시의 삶을 안전하게 만든다. 놀랄 정도로 바이러스에 잘 대처한 거대도시들이 한둘이 아니다. 홍콩, 싱가포르, 타이베이 등은 모두 밀집도가 높은 대중교통 시스템을 갖춘 고밀도 도시들인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놀랍도록 적다. 홍콩은 해마다 중국 본토에서 수백만 명의 여행자가 몰려오는 곳이지만, 2020년 7월까지 누적 감염자가 불과 2100명, 그리고 사망자는 18명뿐이었다. 이 도시들이 바이러스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하다. 준비가 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사스의 급속한 확산은 그들에게 뼈아픈 가르침을 주었다. 그들은 헬스케어와 위생에 과감히 투자했고, 코로나바이러스에 일찌감치, 공격적으로, 이지적으로 맞섰다. 훌륭한 리더십으로 이끄는 도시라면 어디든, 인구 밀집이 필멸의 숙명은 아니었다.

 

ㆍ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오로지 도시에서만 만족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벌집 안에서만 진정으로 번성할 수 있는 벌에 비유한다. 그에게 인간이란 태어날 때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한다는 점에서 유별난 동물이다. 

 


Lesson 7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질 터

ㆍ세계적인 불평등의 감소는 크게는 중국, 인도, 기타 개발도상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덕분이었다. 

 

ㆍ혁신은 경쟁의 판을 공정하게 만드는 커다란 요소다. 허다한 스타트업과 기업가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는 동안,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대기업들은 여태껏 걸어왔던 길을 느릿느릿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젠 어림도 없다. 

 

ㆍ정보 기술의 모습을 바꾸는 새로운 힘은 빅 데이터인데, 이것은 '규모의 이점'을 몇 배로 강화한다. 

 

ㆍ민주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삶의 중요한 측면들이 누구나 평등하게 경험하는 공유된 측면이기를 바란다. 만사가 돈으로 환산되는 세계에서 그런 것들은 훨씬 더 희귀해졌다. 대부분의 나라가 시장을 포용했으며,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경제적 효율성을 가져왔다. 

 

ㆍ무엇이든 살 수 있다면, 삶의 모든 측면이 불평등해진다. 

 


Lesson 8 세계화는 끝나지 않았다

ㆍ표현이야 어떠하든, 많은 나라들은 외국에 의존하는 것을 두루 불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특히 중국에 의존해야 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팬데믹 이전부터 존재했던 이 우려는 공급이 한 나라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한 타당한 걱정이다. 일부 소비재의 경우 중국이 전 세계 생산의 70~80%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이용해서 오랫동안 선호해 왔던 방향, 즉 중국과의 디커플링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 

 

ㆍ바이러스와 관련된 이러한 우려에서 장기적을 가장 혜택을 보는 나라는 사실은 멕시코다. 이러한 움직임의 좋은 점이 무엇이든, 그것이 세계화의 종말을 예고하지는 않는다. 그런 움직임은 교역과 국가 간 투자의 세계 안에서 그저 구조 조정으르 대변하는 것일 따름이다. 

 

ㆍ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최근 몇 년 새 세계경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전환은 속성 자체가 글로벌한 디지털 경제의 부상이라 하겠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계속해서 먹어 치우고 있는 와중에, 디지털 상품과 실물 상품을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법도 하다. 

 

ㆍ인간은 꼼짝 않고 가만히 있는 걸 싫어한다. 지난 수만 년 동안 움직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였다. 

 

ㆍ역사는 반복되지는 않지만 운을 맞추어 흘러간다. - 속담

 


Lesson 9 온 세상이 양극화하고 있다

ㆍ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미국은 온갖 결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영향력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글로벌 파워 면에서는 여전히 훌륭한 성과를 과시하고 있다. 

 

ㆍ미국은 환상적인 장점과 약점을 모두 지닌, 지저분하고 너덜너덜하며 불평등한 나라다. 

 

미국의 쇠퇴라기 보다는 다른 나라들의 부상이다. 

 

ㆍ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논의하든, 그 근저에 깔린 '경제성장'이라는 핵심을 추세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ㆍ중국이 경제력에서 떠오르면서 반대로 미끄러진 것은 미국이 아니라 유럽이었다. 

 

ㆍ시진핑은 네 개의 전선에서 움직였다.

1) 자신을 위한 더 강력한 힘

2) 경제 사회분야에서 공산당의 더 큰 역할

3) 정보와 자본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

4) 한층 더 자신만만한 외교정책

 

양극체제는 불가피하다. 그리고 냉전은 선택의 문제다. 

 


Lesson 10 때론 최고의 현실주의자가 이상주의자다

ㆍ중국의 경제적 성공의 세 가지 근본 요인 

1) 공산주의 경제에서 한층 더 시장 기반의 접근법으로 전환

2) 대규모 투자를 가능하게 만든 높은 저축률

3) 생산의 증가

 

ㆍ황금기는 사실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흔히 떠들어 대듯이 그토록 심하게 부패한 적도 없었다. 바로 이것이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진실이다. 

 

ㆍ서로 연결된 세계는 중국과 맞설 수 있는 레버리지를 미국에 제공한다. 그로부터 디커플링(탈동조) 하는 것은 그 레버리지를 줄여 버린다. 그렇다, 미국은 중국처럼 어마어마한 적수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미국이 압도하는 국제 질서를 회복하기는 불가능하다. 너무 많은 신진 세력이 부상하고 있고, 길들일 수 없는 힘들이 너무 많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다자주의를 열정적으로 신봉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중국은 이미 경쟁자가 되어 있고, 많은 영역에서는 동료이기도 하지만 미국 패권의 리부팅을 수락할 것 같진 않다. 그리고 다른 세력들의 부상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제 세계는 여러 집단과 기구로 차고 넘치며, 대다수가 지역적이란 속성을 띠고 있다.

 

자유주의의 기저에 깔린 이상주의는 단순하고도 실용적이다. 사람들이 힘을 합치면 혼자서 행동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고 더 튼튼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국가들이 전쟁을 피할 수 있다면, 그들의 국민은 더 장수하고, 더 부유하며, 더 안전한 삶을 영위할 것이다. 그들이 경제 면에서 서로서로 엮이게 된다면, 모두에게 한층 더 득이 될 것이다. 협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허황한 꿈이 아니다. 그것은 상식이다.

 

 

 


맺으며 쓰여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ㆍ인간은 스스로 역사를 만든다. 그러나 자기들 좋은 대로 역사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직접 선택한 것이 아닌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거로부터 주어지고 전해 내려오는 상황에서 그렇게 한다. - 칼 마르크스

 

ㆍ팬데믹은 변화와 개혁의 가능성을 마련해 주었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 준것이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낭비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미 쓰여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