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거짓말의 진화 / 엘리엇 애런슨, 캐럴 태브리스

by mubnoos 2021. 11. 17.

ㆍ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인간이기에, 우리는 모두 자신을 정당화하고 해롭거나 부도덕하거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충동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저지른 과오의 겨로가가 사소하든 중대하든 '내가 틀렸다. 내가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말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과오의 결과가 중요할수록 어려움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ㆍ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틀렸다는 증거를 직면하면 자신의 견해나 행동 방침을 바꾸기보다는 훨씬 더 완강하게 정당화한다. 

 

ㆍ자기정당화를 하는 모습이 정치가들만큼 뚜렷이 보이는 경우도 없으며, 그 때문에 그들은 대단한 흥밋거리를 제공한다. 그들은 수동태로 말하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리면 마지못해 실수는 인정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기술이다. 

 

ㆍ자기정당화는 우리의 과오와 그른 결정을 과소평가하는 것만이 아니다. 자기정당화는 위선자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그의 행동에서 위선을 알아볼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기정당화의 작용 때문에 우리의 도덕적 과실과 다른 사람들의 과실을 구분하고, 우리의 행위와 도덕적 신념 사이의 불일치를 얼버무릴 수 있다. 그러기에 올더스 헉슬리도 '의식적 위선이란 아마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ㆍ실수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누구나 사리 분별 능력은 가지고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기 마련이지만 은폐할 것인지, 자백할 것인지를 선택할 능력은 있다. 그 선택은 다음 행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항상 실수에게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하지만, 실수한 사실부터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1장 인지부조화 : 자기정당화의 엔진

부조화를 느끼는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이유는 상충하는 두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조리와 더불어 산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알베르 카뮈가 말했듯이 인간은 자신의 삶이 부조리하지 않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생을 보내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 사실을 견딜 수 없어한다. 

 

ㆍ믿는 것이 보는 것이다. 

 

ㆍ공격이 자기정당화를 낳고, 자기정당화가 더 많은 공격을 낳는 것이다. 

 

 

 

 

 

 


2장 오만과 편견 : 자기정당화의 노예

ㆍ가장 큰 결점은 결점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ㆍ모든 사람에게서 위선을 발견할 수 있으면서도 우리 자신은 예외다. 모든 사람들이 돈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명백히 알면서도 우리 자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편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편견을 자기에게서는 보지 못한다. 자아를 보존하는 맹점 때문에 자신의 편견, 즉 다른 집단에 속한 모든 사람들에 대한 비합리적이거나 속 좁은 감정, 부정적 감정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ㆍ편견은 정보를 범주 단위로 인식하고 처리하고 인간의 마음의 성향에서 비롯된다. 범주는 스테레오타이프에 비해 더 근사하고 중립적이지만 결국 같은 말이다. 

 

ㆍ우리는 뇌의 조직화 체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범주이며, 뇌에 각인되어 있다. 집합 명사 '우리'와 '그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신호다. 

 

ㆍ우리의 어떤 범주들은 우리의 정체성에서 우리가 모는 차의 종류나 우리가 어림할 수 있는 점들의 수보다 더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3장 기억 : 자기정당화에 종사하는 역사가

ㆍ우리가 자신 있게 기억이라 부르는 것은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진행되는 일종의 이야기하기이며, 때로는 그 이야기에 따라 변한다. 

 

ㆍ대다수는 자기 이야기를 할 때 내용을 덧붙이고 불편한 사실들은 제외시킨다. 이야기에 자기를 돋보이도록 약간의 손질을 가하는 것이다. 

 

ㆍ기억의 일상적인 부조화를 줄이는 왜곡은 우리가 세계와 그 안에서의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여 선택과 신념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왜곡은 자기개념을 일관되게 유지할 필요성에 의해 동기화할 때 더욱 강력하다.

 

ㆍ기억이 이야기를 만들지만 거꾸로 이야기가 기억을 만들기도 한다. 일단 이야기를 갖게 되면 우리는 이야기에 맞게 기억을 만든다. 

 

ㆍ기억의 자기정당화 메커니즘은, 우리가 삶을 산다는, 우리가 사람들에 대해 판단한다는, 우리가 길잡이가 되는 철학을 형성한다는, 그리고 우리가 때로는 옳지만 때로는 끔찍이 잘못된 기억들을 바탕으로 전체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사실이 아니라면, 단지 인간 본성에서 매혹적이고 곤혹스러운 면들의 한 가지에 불과할 것이다. 

 

ㆍ허위 기억에 의지하면 우리는 자신을 용서하고 자신의 과실을 정당화할 수는 있겠지만 때로 큰 대가가 따른다. 우리 삶에 대한 책임을 지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억의 왜곡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면, 심지어 생생히 느껴지는 기억조차 잘못된 것일 수 있음을 깨달으며 우리는 자신의 기억을 좀더 가볍게 취급하도록, 자기 기억이 늘 정확하다는 확신을 버리도록, 그리고 과거를 이용해 현재의 문제들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충동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도록 자신을 다잡을 수도 있다. 만약 우리가 그것이 실현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바라는 바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면, 우리의 삶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떤 기억을 택할지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 일단 택하고 나면 그것에 의지해 살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ㆍ일단 어린 시절 고난을 겪었다는 허위 기억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대개 외계인에게 납치당했다고 믿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이해를 정당화하고 보존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ㆍ때로는 누군가 나서서 진실을 옹호하기도 한다. 심지어 진실이 편리한 자기정당화를 뒷받침하는 이야기를 훼손할 때조차 그러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쉽지 않다. 그러려면 우리가 위안 삼아 의지해 사는 기억을 새로이 회의적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기억의 개연성을 모든 각도에서 검토하고, 그에 따른 부조화가 제아무리 크더라도 거기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4장 좋은 의도, 나쁜 과학 : 의료 전문가의 자기정당화

 

ㆍ추측은 얼마나 근사한가, 추측하는 사람이 얼마나 똑똑한가, 추측하는 사람이 얼마나 유명한가는 중요하지 않다. 실험 결과가 추측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 추측은 틀린 것이다. 간단하다. - 리처드 파인만

 

ㆍ과학적 방법론은 우리의 예측과 가설이 옳음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들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설계된 절차이다. 과학적 추론은 무슨 일을 하든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거기에 의거할 때 우리는 자신이 잘못했을 가능성이나 실제로 잘못한 사실을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자기정당화를 똑바로 보고 다른 사람들이 비판할 수 있게 그것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과학은 본질적으로 오만을 다스리는 한 방법이다. 

 

ㆍ믿는 대로 보인다. 

 

ㆍ힘을 얻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자기정당화일 것일 수 있다. 

 

 

 

 

 


5장 만들어진 범죄 : 사법 전문가의 자기정당화

ㆍ만약 우리가 사형 선고에 기울인 것과 똑같은 수준의 관심을 금고형 선고에도 기울였다면, 사형 외의 오심 번복 건수는 지난 15년 동안 실제로 일어난 255건이 아니라 28,500건 이상이었을 것이다. 사법체제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불편할 정도로 부조화를 느끼게 하는 정보이다. 

 

ㆍ수사관이 수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자백이다. 

 

ㆍ체제가 스스로 자체의 오류를 정정하거나 과오를 인정하고 사람들에게 그것을 바로잡을 기회를 주지 못한다면 그 체제는 잘못된 것이다. 

 

 

 

 

 


6장 사랑의 암살자 : 결혼생활에서 자기정당화

 

사랑, 그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무언가에 실재한다는 지극히 어려운 깨달음이다. 

 

ㆍ결혼생활을 침식할 수 있는 자기정당화는 우리의 행위가 아니라 우리의 인성을 보호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이며, 거기에는 다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내가 옳고 당신이 틀렸다' 와 '내가 틀렸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이다. 

 

ㆍ결혼생활은 하나의 이야기이며, 여느 이야기처럼 당사자들의 왜곡된 인식과 기억에 영향을 받는다. 

 

ㆍ각기 상대가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삶에서 일부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한다. 자신의 관점을 뒷받침하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ㆍ암묵적 가설은 굉장히 중요하다. 무엇보다 그것이 부부가 다투는 방식뿐만 아니라 다툼의 목적 자체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ㆍ세월이 갈수록 더 친밀해지는 부부는 자기정당화를 최소화하며 사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다시 말해 자기 영역을 고수하에 앞서 배우자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는 것이다.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부부는 배우자의 비판, 염려, 제안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할 줄 안다. 

 

 

 

 

 


7장 가해자와 피해자의 심리적 메커니즘


ㆍ여러 번의 선택에 거치며 갈수록 더 깊이 함정에 빠진 뒤에는 되돌아갈 길을 찾을 수가 없다. 

 

ㆍ벽이 생기는 한 가지 이유는 고통의 양이 실제로는 같더라도 자신이 당하는 고통이 남에게 가하는 고통보다 항상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ㆍ가해자의 자기존중감이 높을수록, 피해자를 깎아내리는 정도도 크다. 

 

 

 

 

 

 


8장 짐을 벗고 용서하기

ㆍ부조화 이론의 가장 큰 교훈은 사람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 실수를 인정하고 올바로 처신할 수 있도록 해줄 도덕적 각성이나 성격 이식, 갑작스러운 회심, 또는 새로운 통찰을 이루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ㆍ우리는 우리의 행동을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듯 비판적이고 객관적으로 지켜본다면 자기정당화의 악순환에서 탈출할 수 있다. 우리는 느낌과 그에 대한 반응 사이에 작은 틈을 내어 반성의 순간을 끼워 넣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ㆍ우리는 실수에서 배운다고 말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그 말을 단 한순간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실수가 미련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잘못을 변명하면 늘 그 변명 때문에 또 다른 잘못을 범하게 된다. 한 가지 과실을 범한 사람이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현실은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것이 가장 유익하다."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로드 / 제임스 리드  (0) 2021.11.19
아주 작은 목표의 힘 / 고다마 미쓰오  (0) 2021.11.19
퓨처 모빌리티 / 과학동아  (0) 2021.11.17
뉴 이퀼리브리엄 / 정제영 外  (0) 2021.11.17
매경이코노미 2134  (0) 2021.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