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_그들은 왜 ‘9급 공무원’의 길을 택했을까
ㆍ이 책은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 1990년대 출생의 20대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9급 공무원 세대’라고도 할 수 있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아가 우리는 어떤 눈으로 이들을 바라봐야 하는지 밝히는 것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ㆍ나와 같은 세대 또한 꼭 죽음이라는 단어를 빌리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낡아 사라지고, 다음 세대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그 시점이 언제인지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내가 이제는 새로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며 공존의 길을 찾는 일일 것이다.
1부_90년대생의 출현
1. 그들 앞에 펼쳐진 새로운 세상
ㆍ월급이 많고 적음은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 월급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요?
ㆍ무엇보다도 공무원은 구조조정의 공포가 없다. 한국 정부가 수립된 1953년 이래로 단 한번도 공무원 구조조정을 진행한 적은 없다. 정부가 가장 모범적인 고용주인 셈이다. 공무원으로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생기지 않는 한 직장을 잃을 걱정은 없는 것이다. 그 공포에서의 해방은 현대 사회의 최소한의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됨을 의미한다.
ㆍ인문계의 구할(90%)은 놀고 있다. 문과생은 천민인 반면 이공계는 귀족 등급이다. 그중에서도 '전, 화, 기' (전기공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전공자는 왕족 등급으로 불린다.
ㆍ이렇게 기존의 진로 체계가 무너지면서, 이전 세대들이 기업에서 누렸던 직원 육성 과정도 함께 사라졌다. 이제 더 이상 회사는 직원들에게 의사소통 기술을 향상시키거나, 기술과 지식을 쌓기 위한 교육 훈련 과정을 제공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회사는 이제 막 입사한 신입 사원들에게조차 그들이 업무에 투입되자마자 실무에 뛰어들기를 기대하거나, 적어도 단 몇 주 만에 업무를 파악해서 빠른 일처리 솜씨를 보여주길 원한다.
2. 90년대생들은 어떤 세대인가
ㆍ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의 창조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포용력 있고 열린 자세로 그들과 적극적으로 만날 때에만, 젊은 세대에 대한 모든 편향된 평가와 논의들이 사라질 것이다. 이와 함께 젊은 세대의 문제는 더 이상 그들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사회적 현실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세대론은 그렇게 세대 간의 포용력 있는 공감대를 만드는 데 쓰여야 한다.
ㆍ젊은 세대는 그 특성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기성세대와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세대를 제대로 알기 위한 기성세대의 노력이 절실하다.
ㆍ"요즘 젊은 놈들은 버릇이 없다"라는 말은 아마도 인류가 멸망할 때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3. 90년대생의 첫 번째 특징: 간단하거나
ㆍ'길고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피해야 할 일종의 악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첫 번째 키워드는 바로 '간단함'이다.
ㆍ'스압' = '스크롤 압박'
ㆍ이제 어떤 사람들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마치 셔츠를 직접 만들어 입거나 짐승을 직접 도살하는 것만큼이나 구식이고, 심지어는 멍청한 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 니콜라스 카
ㆍ하지만 미래에도 책이 디지털 미디어 혁명에서 비켜나 있지는 않을 것이다.
ㆍ중요한 것은 이 세대의 줄임말들은 그 범위가 무한대로 확장되면서, 기존의 모든 단어에 급속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줄임말은 단순히 그들만이 공유하는 문화를 넘어 전체 언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지어 이제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한국어 줄임말을 배우고 익히는 시대가 되었다.
4. 90년대생의 두 번째 특징: 재미있거나
ㆍ90년대생들의 의식은 기본적인 자아실현의 충족을 위해 힘쓰는 ‘유희 정신’에 기울어져 있다. 이념적 세계보다 연극적 세계가 더 중요하다. 물론 이들도 앞선 세대들과 마찬가지로 적자생존의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전 세대들과 다른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 유희를 추구하며 살아간다는 점은 이들의 세계를 다르게 만든다. 이들은 스스로를 어떤 세대보다 자율적이고 주체적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갈 것이다.
5. 90년대생의 세 번째 특징: 정직하거나
ㆍ90년대생을 대표하는 마지막 특징은 '솔직함'이다.
ㆍ기업의 신뢰란 작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ㆍ정보의 홍수 속에서는 결국 투명한 정보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회사도 장점과 단점들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이를 통해 구직자의 선택을 거치는 단계가 나타날 것이다.
ㆍ사회 부조리에 적극적으로 바른 소리를 내는 불편러들의 증가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2부_90년대생이 직원이 되었을 때
1. 90년대생, 그들이 몰려온다
ㆍ한국의 조직들에 놓인 가장 큰 문제는 명백하다. 지금 기업에 몰려들고 있는 직장 새내기들을 어떻게 하면 조직에 빠르게 융화시키고,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창조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ㆍ기업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능력 있는 사람들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높은 이상을 세우고, 올바른 전략과 성과 기획안을 제출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모든 직원의 힘을 북돋우고 정비하여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ㆍ누구든 언젠가는 꼰대가 된다. 꼰대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완벽한 탈출을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단지 스스로 꼰대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개선해나갈 따름이다.
2. 90년대생 인재의 특징들
ㆍ로열티: 충성의 대상이 꼭 회사여야 하나요?
ㆍ워라벨: 저녁이 있는 삶을 꿈꿀 수 있는가?
ㆍ칼퇴라는 말부터 잘못된 것 아닌가요?
ㆍ과거 70년대생과 그 이전 세대에게 충성심이라는 것은 단연 회사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90년대생에게 충성심은 단연 자기 자신과 본인의 미래에 대한 것이다. 충성의 대상이 다르고 그 의미도 다르니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90년대생들을 위한 조직 문화 개선 방안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충성도에 회사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느냐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3. 새로운 시대, 새로운 고용
ㆍ현재 우리나라도 일자리가 부족한 상태로, 이는 수요자인 기업에 유리한 시기다. 하지만 90년대생들이 구직 활동을 진행하는 이 시간을 지나 2000년대 출생자들이 본격적으로 입사를 하게 되는 시점에는 일본과 같이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 일자리보다 취업자가 적어지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90년대 출생자는 687만 명, 2000년대 출생자는 496만 명이다. 우리나라의 기업들도 구직자들의 눈치를 봐야 할 시기가 올 수 있다.
ㆍ직장은 가족이 아닌 스포츠팀처럼 운영돼야 합니다. 한번 고용관계가 맺어지면 평생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전술, 포지션에 필요한 최고의 선수들을 갈아 끼우는 식으로 노사관계가 바뀌어갈 것입니다.
4. 새로운 세대의 직원 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ㆍ폭스콘의 연쇄 투신 사건은 왜 일어났을까? - 폭스콘의 강압적인 관리 방식으로 이들은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는 경험을 했다.
ㆍ참견이 아닌 참여를 원하는 세대
ㆍ새로운 세대는 참여라는 말에는 긍정적이지만 참견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참견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와 별로 관계없는 일이나 말 따위에 끼어들어 쓸데없이 아는 체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함’이고, 참여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끼어들어 관계함’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그들은 자기와 어느 정도 관계있는 일이나 말 등에 직접 나서고자 한다.
ㆍ회사에서의 참여는 90년대생들에게 성장이나 성취만큼이나 중요하다. 참여는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이자 가장 얻기 힘든 것이끼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줘야 할 것은 권력이 아니라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권리다. 그들이 목소리를 내고, 주목을 받고, 성과를 내게 해주는 것이다. 참여도가 높을수록 90년대생 직원들은 더 빨리 기업에 적응하며, 그들의 의견이 더 많은 주목을 받을수록 그들의 책임감도 더욱 커진다. 그에 따른 성과를 끊임없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동기부여 방안이다.
ㆍ버티라 하지 말고 버텨야 하는 기한을 알려야 한다.
ㆍ회사가 즐거운 것이 가능한가?
ㆍ구체적인 방법은 이렇다. 일의 종류나 직위에 상관없이, 모든 직원의 업무 내용을 모두 프로젝트화한다. 모든 사람이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ㆍ업무 몰입이나 흥미 증진에 있어서 제도의 변화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90년대생들에게 '일을 통해서 배울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통해 성장을 할 수 없다면 지금의 일은 의미가 없고 죽은 시간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지금의 이 업무가 나를 성장시키는 시간이 된다면 일은 단순한 돈벌이 이상의 의미가 될 수 있다.
ㆍ새로운 세대가 정말 흥미 있고 의미 있는 일을 원한다고 해서 적은 보상을 감수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ㆍ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
3부_90년생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
1. 90년대생, 소비업계를 뒤흔들다
ㆍ지금까지 기업이 즐겨 쓰는 전략은 '어디에서 가장 좋은 조건의 거래를 할 수 있는지'를 고객에게 숨기는 것이었다.
ㆍ기존의 세대들에게 어떤 상품을 최저가로 구입한다는 것은 특정한 노력의 대가라고 여겨졌다.
ㆍ같은 제품을 남보다 더 비싸게 사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단지 호갱이 될 뿐이다.
ㆍ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수적이다. 그것은 바로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다.
ㆍHMR - 가정식 대체 식품
ㆍ90년대생들의 소비 패턴은 편리함에 가중치를 높게 둔다.
ㆍ고객센터로 전화를 하지 않는 세대
2. 90년대생들이 바꿔버린 소비 지형도
90년대생들이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거부하는 '호갱 기업'의 유형
1) 갑질 등 불공정 행위를 하는 기업
2) 국내의 낮은 경쟁 상황을 이용하여 차별적인 가격 정책을 취하는 기업
3) 기업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제품의 품질을 고의로 악화시키는 기업
4) 복잡한 프로세스를 개선하지 않아 소비자의 불편을 야기하는 기업
3. 90년대생의 마음 사로잡기
ㆍ제품명까지 짧고 간단하게
ㆍ번거로움을 없애는 기술의 발견
ㆍ정직한 제품과 서비스만이 살아남는다.
ㆍ콘텐츠를 보는 시간도 아까운 이들은 큰 흥미가 없는 경우에는 짧은 클립도 클릭하지 않고 궁금한 점을 댓글에서 해소하기도 한다. 광고로 흐름이 끊기거나, 내용이 길거나, 굳이 볼 만큼 호기심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클릭으로 가는 길이 멀어지기만 할 것이다.
4. 90년대생을 보다 깊게 이해하는 방법
ㆍ새로운 세대들이 더 이상 고객센터로 전화하지 않고, 홈페이지에도 적극적으로 글을 남기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에게 의견이나 불만이 없지는 않다는 것이다. 90년대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그들의 성향과 감성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해낼 수 있는지에 앞으로 기업들의 성패가 달려 있다.
맺는 말_혼자 이룰 수 있는 건 없다
ㆍ내년부터 대학교에 입학하고 차세대 직원이 될 이들이 기존 세대에 비해서 디지털 세상에 익숙하겠지만 구체적으로 구직 활동과 소비 생활에 있어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오로지 한 가지 자명한 것은 나와 같은 80년대생뿐 아니라 지금의 90년대생들도 낯선 그들에게 신세대의 타이틀을 내어주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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