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곰탕, 미래에서 온 살인자 1,2 / 김영탁

by mubnoos 2021. 1. 20.
728x90

1

  • 맨 왼쪽 맨 앞줄에 앉았다. 원래는 맨 뒷줄에 앉았는데, 거긴 오히려 어울려야 할 애들이 많았다. 교실의 생태는 그렇다. 뒷줄로 갈수록 연대감이 강해진다. 앞줄로 갈수록 혼자인 애들이 많다.
  • 시간을 견디는 것만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그 이상을 해야했다. 욕심을 내야했다. 바라는게 많아야 했다. 그래야 더 빨리 인정받고 많은 돈을 벌었다.
  • 바다에서 나온 첫날은 길에서 잤다. 해가 뜨자마자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중턱에 집들이 밀집되어 있었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집보단 공터가, 사람이 사는 곳보단 빈집이 많아졌다. 더 올라갔다. 하늘만 남을 때까지 올라갔다. 아래를 내려다봤다. 집들은 세상 언저리에 매달려 있었다.
  • 말이적은 사람이 일을 잘하는 경우가 많다. 말이 적은 사람이 말귀를 잘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말을 적게 해보면 안다. 입을 좀 닫고 얼굴에 달린 다른 것들을 활용해보면 훨씬 더 많은게 보이고 많은 걸 알게된다. 말로만 말하고 말로 오해를 만들고 말로 싸움을 걸고 말로 인생을 망치는, 문제는 언제나 말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 그냥 곳곳을 다닌다고 했다. 남들이 안다니는 길. 남들이 모르는 골목을 자기는 다 안다고.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게 재밌다고, 자기는 평생 해외여행 같은거 안가봐도 될거 같다고 했다. 그냥 이골목을 돌아 저골목으로 가면, 너무 낯설고 신기해서 재밌다고, 뒷골목들만해도 끝이 없다고.

 

 

2

  • 죽은자들의 몸은 비로소 서두르는게 없었다.
  • 세월이 흐르면서 과도하게 발달하는 기술은 쇼핑과 성형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돈만 있으면 어디서는 무엇이든 소비할 수 있게 되었고, 그 누구라도 될 수 있었다.
  • 권력을 가진 자는 그걸 나눠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권력을 나눠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며 권력가의 말을 따른다. 돈을 가진 사람이 돈을 쓸때는 본인에게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권력자들은 본인에게 뭔가 필요할때, 남을 위해 권력을 쓴다. 나눠주는게 아니라 이용할 뿐이다.
  • 사람은 보통 진실을 이야기하다가 거짓말을 해야 할 경우,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거짓말의 모든 부분이 거짓이 아닌거다. 거짓말들 사이에 '진실'은 잘 없겠지만, '사실'은 자주 있다.
  • 많은 진실을 말하고, 거짓말은 필요한 경우만, 그것도 사실을 섞어서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이 그가 말하는 것 모두가 진실이라고 믿게 만드는, 거짓말에 능한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 사실에 근거한 거짓말이기 때문에 당당할 수 있었다. 실제로 사실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진실돼 보일 수 있었다.
  • 일상은 안정감이 있다. 사람들은 일상이라 말할 때, 주로 평화롭고, 조금 소란스러울 때도 있으며, 가끔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편안함을 느낄정도의 말소리가 있고, 때론 몹시 바쁘지만, 또 화가날 정도로 억울한 일도 생기지만, 지겹도록 반복될뿐이지만, 그럼에도 위협은 없는, 죽음까지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그러한 나날을 떠올린다.
  • 히가시노 게이코 보다 낫다.

짧은 문장들과 상상력 시각화의 중요성
언젠가는 분명 영화로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