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를 기대하거나, 단 한 번의 강력한 펀치로 승자가 되려하는 것은 어쩌면 처음에 누구나 가지는 있는 열정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하지만 훈련 단계와 실제 과정 속에서 그런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는 것은 그 열정을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최고일수록 낮은 자세에서 그라운드와 그래플링의 관절 하나하나를 깊이 연구하고, 타격들을 이어 붙여 상대를 이길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연습을 하며, 기본적인 체력 훈련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름길이나 필살기 같은 것은 따로 없다.
대부분의 격투 종목의 균형 잡힌 최고의 선수들은 인파이팅보다는 아웃파이팅을 구사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최고들은 전투적으로 마구 파고들기 보다는, 풋워크를 살려 치고 빠지며, KO보다는 한 라운드 한 라운드 착실하게 점수를 쌓는 것을 목표로 시합을 풀어나간다. 아웃파이팅은 내가 입는 데미지는 최소화하면서 상대방에게 유효타를 적중시켜 포인트를 따내는 스타일이다. 관객에게는 지루할 수 있지만, 상대와 나에게 끊임없이 집중해야 하는 예민함과 지치지 않는 체력이 필수적인 스타일이다.
최고는 아무리 유리하더라도 자신의 거리와 계산된 것 이상의 모험을 하지 않는다. 한 순간의 화려함보다는 체화된 자신의 스타일을 시험하고 개선한다. 모험이나 도박같은 것은 초보들이 하는 것이다. 최고는 모험이나 도박같은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단지 상대를 확인하고, 하나씩 개선하며, 한 점씩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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