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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 에리히 프롬

by mubnoos 2021. 1. 22.

제1부 소유과 존재의 차이에 대한 이해

 

 

1) 일반적으로 눈에 띄는 두 실존 양식의 차이에 대한 고찰

 

존재적 실존

가진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에서 생기는 불안과 걱정은 존재적 실존양식에는 없다. 존재하는 자아=나일 뿐 소유하고 있는 것=나가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나를 앗아가거나 나의 안정과 나의 주체적 느낌을 위협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유적 실존양식, 재산과 이윤을 지향하는 태도는 필연적으로 권력에의 욕구, 말하자면 권력에의 의존성을 낳는다.

사유재산을 가지려는 욕망은 노골적으로든 내심으로든 남의 것을 강탈하기 위해서 폭력을 쓰고 싶은 충동을 우리의 마음속에 부추긴다. 소유적 존재양식의 인간은 남들과 비교하여 자신이 우월하다는 데에서, 힘을 지니고 있다는 의식에서, 그리고 결국 정복하고 약탈하고 죽일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서 행복을 발견한다. 그러나 존재의 실존양식에서의 행복은 사랑하고 나누며 베푸는 것에 놓여 있다.

 

 

2) 일상생활에 접하는 사례

 

 

-학습

소유 : 학습한 것을 기록하거나 기억한다. (수동적)

존재 : 학습의 주제에 대해 고찰하고 의문에 대해 골몰한다. (능동적)

 

 

-기억

 

소유 : 기계적, 논리적 기억. 두 낱말이 동시에 쓰는 단어라서 세트로 함께 떠오름. (연필 - 지우개 - 책 등)

존재 : 자유연상 (생산적 사고행위)

기억의 방식과 관련하여 '사진'을 보는 것은 소유양식으로 분류된다. 사진은 사람들의 기억을 도와주고 뒷받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희미했던 기억도 사진을 보면 비로소 기억이 나는 듯하다. 사진을 보고나서야 우리는 "맞다! 여기가 맞아."라는 식으로 뒤늦지만 재빠르게 기억을 확정한다. 따라서 사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소외된 기억'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기억하고 싶은 것을 기록하는 것 역시 또다른 형태의 '소외된 기억'행위라고 한다. 기억하고 싶은 정보를 종이에 옮김으로써 소유하는 것이 되고 그것을 머리에 새기려 애쓰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의 기억은 이미 나를 떠난 셈이다.

 

 

-대화

 

소유 : 자기가 가진 것에 의존하여 대화를 한다. (대화의 초안을 미리 작성하거나, 사회적 지위, 연고관계, 성공사례 등의 소스를 마련한다)

존재 :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 기탄없이 응답할 용기만 지니면 새로운 무엇이 탄생하리라는 사실에 자신을 맡긴다.

그는 자기가 가진 것을 고수하려고 전전긍긍하느라 거리끼는 일이 없기 때문에 대화에 활기를 가지고 임한다. 그의 활기가 전염되어 대화의 상대방도 흔히 자기 중심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 그 이야기판은 상품(정보, 지식, 지위)을 교환하는 장터이기를 중단하고, 누가 옳은가는 이미 문제가 되지 않는 진정한 대화의 마당이 된다.

 

 

-권위행사

 

존재 양식의 권위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능력뿐 아니라 고도로 자아실현과 자기완성을 이룩한 인간의 인격을 바탕으로 세워진다. 그런 인물에게는 저절로 권위가 배어 나온다.

 

 

-지식

 

존재양식의 지고의 목표는 보다 깊이 아는 것인 반면, 소유양식의 지고의 목표는 보다 많이 아는 것이다.

 

 

-사랑

 

소유: 사랑하는 대상을 구속하고 가두며 지배함. 생명감을 불러 일으키긴커녕 목을 조여 마비시키고 질식시켜 죽이는 행위.

존재: 그 대상이 인간, 자연, 이념이든 가리지 않으며, 그것에 대해 배려하고 알고자 하며 몰입하고, 그를 보고 즐거워하는 모든 것을 내포한다. 그것은 그를 소생시키며, 그의 생동감을 증대시킨다.

 

 

 

3) 성경- 에르하르트 수사의 저술의 소유와 존재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는 자신이 지닌 사물과 행동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렇다고 그것이 아무것도 소유하지 말고 아무런 행위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우리가 소유하고 행하는 것에 심지어는 신에게조차 묶이고 속박당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 인 것이다.

 

 

 

에르하르트는 또 다른 시각에서 소유의 문제에 접근하여 소유와 자유의 연관을 구명한다. 소유와 일에, 궁극적으로는 자

신의 자아에 집착하는 만큼, 그것에 비례해서 인간의 자유는 제한받는다.

 

 

소유지향적 인간 < 존재지향적 인간

 

 

 

2부 두 실존 양식의 근본적 차이에 대한 분석

 

능동성과 수동성의 스피노자의 견해

무엇보다도 돈, 재산, 명성에의 욕구에 따라서 움직이는 사람을 정상적이며 적응력 있는 오늘날의 지배적 통념과는 반대로, 스피노자는 그런 사람들을 지극히 수동적인 인간으로, 근본적으로 병든 사람으로 간주했다.

 

 

소유의 본질

 

소유의 실존양식은 사유재산에서 파생되어 나온다. 이 양식에서 중요한 것은 오로지 나의 것으로 하는 것과 그렇게 취득한 것을 보유하는 무제한 권리이다. 소유지향의 태도는 타인을 배제하며, 나의 재산을 지키고 그것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려고 부심하는 것 이외에는 자신에게 다른 노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소유적 실존 양식, 재산과 이윤을 지향하는 태도는 필연적으로 권력에의 욕구, 말하자면 권력에의 의존성을 낳는다. 지배하려는 상대 생명체의 저항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나로서는 폭력이 불가피해지며, 나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것을 앗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맞설 힘이 필요해진다.

 

 

존재적 실존 양식

 

소유는 사물과 관계하며, 사물이란 구체적이며 묘사할 수 있는 것이다. 존재는 체험과 관계하며, 체험이란 원칙적으로 묘사할 수 없는 것이다.

 

 

존재적 실존양식의 전제조건은 독립과 자유 그리고 비판적 이성을 지니는 것이다. 그 가장 본질적 특성은 능동성이다. 능동성은 인간의 힘을 생산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에서 내면적 활동상태를 뜻한다.

 

 

체험이란 일단 사상과 언어로 옮겨지는 순간 증발해버리고 만다. 고갈되고 죽어버려서 순전한 사상으로 변질된다. 그러니까 존재양식은 언어로는 묘사할 수 없고 오로지 체험을 공유함으로써 전달 가능한 양식이다.

 

 

휴머니즘의 저항
사회적 성격의 비인간화와 산업시대 종교 및 인공지능적 종교의 확산은 이에 대한 저항운동, 즉 중세 후기에서 계몽주의에 이르는 기독교적 및 철학적 휴머니즘에 뿌리를 둔, 새로운 휴머니즘의 출현을 야기 했다.

 

 

 

 

 

3부 새로운 인간과 새로운 사회

 

새로운 인간과 새로운 사회를 태동시키는 데에서의 두 실존 양식의 중요성을 고찰하고, 파국에 맞서서, 소모적인 개인의 병든 상태와 파멸을 향해 가는 전 세계의 사회 경제적 발전에 맞서서, 그것을 대처할 선택의 가능성들을 연구해 밝힌다.

건전한 인간, 사회를 위한 과제들

  • 목표를 향해서 가는 데 중요한 첫걸음은 건전하고 이성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생산의 수행이다.
  • 건전하고 분별 있는 소비는 전적으로 기업의 이익의 성장의 관점에서 생산을 결정하는 기업 경영인과 주주의 권리를 과감하게 제한해야 비로소 가능해진다.
  • 존재 지향적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경제적 및 정치적 기능을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않으면 안된다.
  • 정치적 삶에서 능동적인 공동결정은 정치와 경제의 최대한의 분권화를 요구한다.
  •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는 참여는 관료주의적 경영이 휴머니즘적 경영으로 대체되는 한에서만 가능하다.
  • 산업광고와 정치선전에서 모든 세뇌적 방법이 금지되어야 한다.
  •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와 공산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해악은 연간수입의 최소치를 보장해줌으로써 제거될 수 있다.
  • 여성은 가부장적 지배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 정부, 정치가, 시민들에게 모든 실제적인 문제에서 지식을 조달하고 조언을 주는 과제를 수행할 최고 문화협의회가 구성되어야 한다.
  • 객관적인 정보를 전파할 수 있는 효율적인 체계가 확립되어야 한다.
  • 과학적 기본 연구는 산업 및 군사상의 적용문제로부터 분리되어야 한다.
  •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한 필수조건은 원자의 무장해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