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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주 이론 / 스티븐 W. 포지스

by mubnoos 2022. 3. 4.

 

 

머리말_ 우리는 왜 안전을 추구해야 하는가

 

ㆍ이 책을 쓰면서 나는 치유 과정의 중요한 요소로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싶었다. 다미주 관점에서 볼 때 안전감의 결핍은 정신적, 신체적 병리로 이어지는 생물행동적 특징의 핵심을 형성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구성되어 있다. 미주신경은 부교감신경의 일부이다. 뇌에서 뻗어 나오는 12쌍의 뇌신경 중 10번 뇌신경이 미주신경이다. 이는 감각 및 운동에 관해 여러 내장 기관과 뇌의 소통을 담당한다. 미주신경은 원심성과 구심성이 있는데 80%가 구심성 감각신경이다. 구심성 미주신경은 내장 기관에서 그 기관의 상태를 뇌간 조절 구조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ㆍ미주신경의 역설적인 반응을 설명하려는 과정에서 다미주 이론 Polyvagal Perspective 이 등장하게 되었다.

 

무수미주신경 경로는 등쪽미주라고도 하며, 위험을 느꼈을 때 얼어붙고 죽은 듯이 보이기 위해 서맥, 무호흡 등을 일으킨다. 이는 파충류도 지니고 있는 기초적인 수준의 방어 전략이다. 포유류의 경우 이러한 '기절'과 같은 상태는 산소 부족으로 뇌 등의 주요 장기에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목적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더라도 결과적으로 몸에 해를 입힐 수도 있다. 

 

ㆍ유수미주신경 경로는 배쪽미주라고도 하는데, 주위 상황을 적절히 파악하여 안전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무수미주신경이 셧다운을 일으키지 않도록 신체 상태를 적절히 조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사람 간의 상호작용에서 자극이 주어지면 이를 '신경지'라는 신경 자체의 지각 과정을 통해 상황을 판단하고 얼굴 표정이나 눈빛 등을 조정하는 반응을 통해 적절히 대처하고 안정감을 유지하게 할 수 있다. 

 

 

 

 

다미주이론의 신경체계의 세가지 위계구조


1단계 부동화 immobilization:

가장 원시적인 패턴인 동결상태이며 비상사태라고도 한다. 우리가 완전히 폐쇄되고 절망감을 느끼고 탈출구가 없다고 느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울함을 느끼고, 에너지를 보존하고, 분리되고, 압도 당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생리학적으로 연료 저장 및 인슐린 활동이 증가하고 통증에 대한 역치가 증가한다. 우리의 횡경막 아래의 내장기관과 연결된다. 부동화에 의한 방어는 서맥, 무호흡증, 셧다운, 해리와 같은 증상과 관련된다.

 

2단계: 가동화 mobilizition:

교감신경계가 관여하여 투쟁-도주 반응 (fight/flight) 을 일으킨다. 이는 부동화 체계를 억제한다. 투쟁 반응을 보일 때 분노, 짜증,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도주 반응을 보인다면 불안, 걱정, 두려움, 공황 상태가 될 수 있다. 생리학적으로 혈합, 심박수 및 아드레날린이 증가하고 소화, 통증 역치 및 면역 반응이 감소한다. 


3단계: 사회참여 체계:

이는 횡경막 위의 심장과 기관지, 중이 근육, 얼굴 근육, 후두와 연결된다. 이는 교감신경계를 억제해 주고 사회참여 행동을 촉진한다. 복부 미주 상태에 있다면, 마음 챙김, 즐거움, 호기심, 공감, 연민을 느낀다. 이것은 우리 자신과 세계와 연결된 사회적 참여의 상태이다. 생리학적 소화, 감염에 대한 내성, 순환, 면역 반응 및 연결 능력이 향상 된다. 

 



1. 안전감의 신경생리

 

ㆍ인지 cognition 와 느낌 feeling 의 상대적 중요도에 관한 논쟁은, 인간의 행동과 정서적 경험을 이해하고 수정하며 최적화하는 방법에 대해 역사적으로 질문해온 그 핵심에 놓여 있다. 

 

ㆍ기본적으로 자율신경상태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일대일 방식으로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새롭게 나타나는 행동과 심리적 경험의 범위는 자율신경상태에 의해 제한받는다. 

 

ㆍ신체는 도전에 직면하게 되면 거짓말탐지기처럼 기능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편안하고 즐거울 수 있는 환경적 특징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안하고 위협적인 것일 수 있다. 

 

ㆍ다미주 이론은 안전의 중요성, 그리고 생리적 상태, 사회적 행동, 심리적 경험, 건강에 위험한 요소가 감지될 시의 적응적 대처에 초점을 두는 신경생리학적 설명을 제공한다. 이 이론에서는 방어 전략을 멈추고 자발적인 사회 참여를 유도하는 특정 회로의 신경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임상 장애를 재구성한다. 

 

ㆍ포유류에게 고립은 '트라우마'이며 건강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안전한 환경과 안전한 동종을 확인하는 능력은 포유류가 자식을 돌보고 적절한 사회적 행동을 하기 위해 방어 체계를 중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안전은 인간이 여러 영역에서 자신의 잠재적 가능성을 최적화하는 데 필요하다. 안전한 상태는 사회적 행동뿐만 아니라 인간의 창조와 생산을 위한 두뇌 구조를 갖추는 데 선결 조건이다. 그러나 교육기관, 정부, 의료치료센터 같은 기관들이 안전한 상태를 조성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안전에 대한 개인적 필요를 존중하기 위해 우리 문화와 사회는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는가? 우리는 안전감을 깨트리는 것들이 어떤 특징을 지니는지 이해하고, 불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가며 잠재적으로 치르는 대가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위험과 생명의 위협에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지 이해한다면 우리의 방어 체계를 둔화시키고, 강력한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도록 해주며, 건강과 성장과 회복을 지원하는 사회적 행동과 사회 참여 체계의 중요성을 유념하기 시작해야 한다.

 

ㆍ사람을 바랄보는 과정은 참여 행위이고, 그 관찰자의 신체적 상태를 투사하는 것이므로 보고 듣는 행위는 사회 참여 체제의 중요한 속성이다. 

 

ㆍ사회 참여 행동과 신체적 상태 사이의 연결은 멸종된 원시 파충류에서 포유류로 변천하는 과정의 진화적 산물이다. 포유류의 진화에 따른 신경 생리적 변화는 같은 종족 내에서 개인의 정서적 상태에 신호를 보내고 알아차리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포유류에게는 접근하여 신체적 접촉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것이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 신호하는 능력이 생겨났다. 

 

ㆍ다미주 이론은 타인과의 연결 및 상호 조절이 생물학적 과제임을 일깨워준다. 이렇게 절실할 과제를 우리는 선천적으로 안전을 추구하면서 경험하는데, 오직 성공적인 사회적 관계성을 통해서만 이 안전에 도달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우리는 행동과 생리적 상태를 상호 조절한다.ㅏ 

 





2. 다미주 이론과 트라우마 치료

 

다미주 이론의 맥락에서 자율신경계의 상태와 반응은 더 이상 부교감과 교감이라는 쌍을 이루는 두 요소의 대립적인 결과물로 설명될 수 없었습니다. 자율신경기능을 설명하려면 오히려 진화생물학의 기능으로서 위계적으로 조직된 세 가지 기능적 하부 체계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과 포유류에게 이 하부 체계는 ① 횡격막 아래에 있는 기관들의 주요 미주 조절을 제공하는 무수미주신경경로, ② 횡격막 위에 있는 기관들의 주요 미주 조절을 제공하는 유수미주신경경로, ③ 교감신경계를 포함합니다.

 

내가 말하는 놀이란 비디오게임, 컴퓨터, 장난감을 가지고 혼자 ‘노는 것’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서 놀이란 사회적 상호작용이 필요한 놀이를 말합니다. 놀이는 교감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사회 참여 체계로 교감신경의 흥분을 다시 완화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모델에서는 놀이란 사회적 상호작용을 이용해서 생리적·행동적 상태를 ‘상호 조절’하는 효율적 신경훈련입니다.

 

트라우마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반응을 이해하는 것이 성공적인 트라우마 치료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트라우마 사건이 단지 위험한 사건일 뿐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같은 사건에 생명을 위협받는 반응을 보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나쁜 반응은 없다는 것입니다. 오직 적응적인 반응만 있을 뿐입니다. 중요한 점은 신경계는 우리를 생존시키기 위해 올바른 일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므로 신경계가 하는 일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체 반응을 존중할 때 우리는 이렇게 평가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자신을 더 존중할 수 있으며 이것은 다시 기능적으로 치료 과정에 도움을 줍니다.

 

나는 치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삶을 꾸릴 수 있도록 몇 가지 증상을 줄여주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리적 상태가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행동을 하게 하는 기능적 플랫폼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내담자가 도전/도피를 하는 생리적 상태에 있을 때 그가 사회적인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태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내담자가 셧다운의 생리적 상태에 있다면 기능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입니다. 치료의 중요한 목적은 내담자에게 사회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생리적 상태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입니다. 이런 능력을 개발하려면 신경계가 위험을 감지하는 과정 때문에 안전한 환경에서만 이런 생리적 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내담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3. 자기 조절과 사회 참여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기를 바란다면 그들이 잘못했다거나 나빴다고 비난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들의 몸이 반응하는 방식, 그 반응이 어떻게 적응적인가를 그들에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적응적 특징이 얼마나 유연해질 수 있으며 또 다른 맥락에서는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경이로우리만치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우리 두뇌를 사용하여 비정형적 행동들을 나쁜 짓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웅적인 적응적 기능으로 이해하는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4. 트라우마가 뇌, 신체, 행동에 미치는 영향

문제는 몸이 반사적으로 굳어버리는 셧다운으로 생존하려는 상태가 되면 여기서 빠져나와 사회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안전 상태로 들어가기가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기능적으로 생리적 상태를 바꾸는 신체 반응 들이 비자발적이었음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반사적으로 차단하는 셧다운 상태일 때 자발적인 행동 범위는 매우 축소됩니다. 달라진 몸은 자기 보호를 도울 뿐 사회 참여 행동은 돕지 않게 됩니다. 나는 내담자의 신체가 생존을 위해 훌륭하게 수행한 일들을 내담자에게 말해달라고 치료자들을 격려합니다. 생존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음을 내담자들이 이해해야 합니다. 그들은 참혹한 경험에서 생존했으며 자신을 영웅으로 대접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전을 감지하게 되면 우리 신경계는 더 이상 방어적이지 않습니다. 더 이상 방어적이지 않으면 자율신경계의 회로들이 건강과 성장과 회복을 돕습니다. 이는 하나의 위계로, 신경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안전입니다.

 

 





5. 안전과 건강의 단서, 그리고 다미주 이론

위협적인 사건에 대한 신경생물학적·적응적 반응이라는 아이디어는 트라우마를 개념화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신경계는 기능적으로 의식적인 자각의 영역 밖에서 외부의 위험을 끊임없이 평가하고 반사적으로 적절한 행동, 즉 사회 참여, 도전/도피, 셧다운을 하도록 생리적 상태를 전환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적어도 신경계가 가장 적응적이라고 해석한 것을 바탕으로 가장 적응적인 행동을 촉진하는 생리적 상태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이 과정을 ‘신경지’라고 명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