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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 정선용

by mubnoos 2024. 6. 28.

 






 

돌아가신 아버지는 평생 일을 안 하셨다. 적어도 아버지의 직장생활은 내 기억에 없다. 사업같은 건 몇 번 하셨지만 정확히 어떤 걸 하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버지는 사업'가'도 노동'자'도 아니셨던거 같다. 아버지는 그 누구에게도 아쉬운 소리하신 적도 없고, 서운한 소리를 들으실 일도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가 주신 부동산 덕분이었을 것이다. 내가 알기론, 두 분 역시 일을 하시진 않았다. 난 부동산을 그렇게 이해했다.

내가 다닌 국민학교 시절에는 아버지의 직업을 써서 내야 했다. 그때마다 아빠는 '자영업"이라고 쓰라고 하셨다. 아버지는 그 옛날에도 휴대폰도 있으셨고, 해외를 안 가본데가 없으실 정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롱 안에서 전 세계 각국의 돈과 우표 따위를 보면서 알게 되었다.
난 자영업을 그렇게 이해했다.

아버지는 같이 있기 불편하고 무서운 존재인 상태로 내가 성인이 되자마자 갑자기 돌아가셨다. 삶과 죽음은 돈보다 허무하다고 생각했다. 난 아빠의 삶을 그렇게 이해했다.

난 부동산, 자영업, 그리고 아빠를 그렇게 이해했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지금까지 아버지와 정반대로 살려고 노력했다. 아마도 지금의 내가 일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버지의 삶에서 유래된게 아닌가 생각했다. 돈이 아무리 많더라도, 사람은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과 할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말이다. 돈 못 버는 남자는 아빠도 아니고, 남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돈은 생명이고 직장은 그 생태계이다. 그렇게 난 아빠로 살고 있다. 딸에게 무엇을 주어야 할까를 생각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아빠가 많이 보고 싶다. 그리고 이런 삶을 주셔서 아빠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경제 공부라는 건 그 자체가 보이지 않는 허상을 실체로 전환하는 과정일 수 있다."


아빠, 돈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빠! 저, 결혼도 했고 딸도 낳아서 잘 키우고 있어요. 이름은 이재인입니다. 건강하고 똑똑하고 단 한 번도 속 썩인 적이 없는 착한 손녀딸입니다. 아버지 돌아가실때는 너무 황당해서 눈물도 안 흘렸는데, 어느날 갑자기 재인이의 미소를 볼 때면 그 슬픔이 찾아와서 가슴을 먹먹하게 합니다. 아빠도 재인이의 웃음을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고 말입니다. 아빠가 재인이 손 잡고 있는 모습이 너무 보고싶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돌아가시고 저 진짜 열심히 살았습니다. 죄송한 얘기지만 아버지 살아계셨으면 저 아직도 개차반 사람구실 못했을겁니다.

아빠, 우린 대화가 너무 없었어요. 인정하시죠? 제가 가출해서 집에 안 들어오고 말도 드럽게 안 듣고... 근데 아빠도 좀 너무 엄했어요. 아직도 아버지가 보여주신 '한국인의 손맛'을 기억합니다. 아빠도 잘해보려고 그러셨던 거 이해합니다. 이젠 다 지나간 이야기니까... 이젠 대화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저 요새 돈 공부합니다. 지금도 크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앞으로 돈을 엄청 많이 벌거 같아요. 재인이가 태어나기 전엔 돈이 중요한지, 왜 그렇게 필요한지 몰랐습니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면되는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얘기가 달라졌고, 돈 많이 벌고 싶습니다. 아버지께만 말씀드리는 건데, 저 엄청 부자가 될 거 같아요. 어머니한테도 아직 말씀 안 드렸습니다. 아빠, 부자 될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거대한 배를 만들 수 있는 거대한 야망을 심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돈 공부해야 하는 이유

 
ㆍ저는 우리 시대를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국가도, 회사도, 학교도 개인을 지켜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ㆍ개인은 자기만의 삶의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우리는 자기 스스로 기본적인 삶의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치열한 적자생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ㆍ절망 같은 퇴직 후 유일한 희망은 글쓰기였습니다. 글쓰기가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희망이 될 거라고. 
 
ㆍ네 친구들을 기준으로 삼지 마라. 
 
ㆍ아버지처럼 쉬지 않고 일했는데 살기는 더욱 힘들어지는, 자본주의의 굴레에 빠지지 않기를.
 
ㆍ종잣돈의 가치를 아는 것이 경제 공부의 핵심이다. 



1장. 부의 계단편

 
ㆍ돈의 맛
1) 아끼는 맛
2) 잘 쓰는 맛
3) 모으는 맛
 
ㆍ아버지는 너로 인해 이기적인 인간이 되었다. 이 사회공동체의 질서보다, 내 자식의 행복을 더 바라고 있다. 아버지는 이기적인 인간이 되어도 상관없다. 네가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은 대수롭지 않다. 
 
ㆍ'가' VS '자'
 
- 사업가의 '가'는 한자로 '家'라고 쓴다. 그의 직업이 가문을 이룰 정도 경지가 높아졌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사업가를 부르는 호칭 뒤에는 '님'자를 붙인다. 
 
- 노동자의 '자'는 한자로 '者'라고 쓴다. 그의 직업이 가문을 이루지 못하고 개인의 밥벌이 정도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노동자를 부르는 호칭 뒤에는 '씨'자를 붙인다. 
 
ㆍ본질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배움에 있어서 중요한 건 목적이다. 본질을 명확하게 꺠우치려면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배우면 된다. 목적을 가지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배움의 깊이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ㆍ최소한 전세를 살아야 한다. 거듭 강조한다. 월세는 돈이 녹아버리는 집이다. 전세는 돈을 저축하는 집이다. 자가는 바로 안전 자산의 꿈이다. 
 
ㆍ사람에게 의식주는 가장 기초적인 경제생활의 토대다. 기본 경제 토대가 바로 서야 정신적인 풍요도 기대할 수 있다. 어떤 옷을 입을 것인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가?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 이 세 가지는 인류의 시초부터 함께한 경제적 삶의 근원적인 명제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 역사는 결국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ㆍ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과거는 반복된다. 
 
 



2장. 절약편

 
ㆍ자본주의에서 돈을 버는 방법
1) 근로 소득
2) 사업 소득
3) 자본 소득
우리는 근로자이거나 사업가 이거나 자본가로 살아간다. 그리고 이 세 가지에 속하지 못한 사람을 실업자라고 부른다. 
 
ㆍ예술가가 경제적 제약에서 벗어날 때 그 예술은 빛을 발한다. (버지니아 울프)
 
ㆍ사람들의 협력, 기술의 효능, 그리고 자본의 힘을 이용할 줄 아는 경제 감각, 이 세 가지 경제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ㆍ저축은 저축과 이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고, 펀드는 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보험은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금융상품이다. 

 
ㆍ지출의 종류
1) 투자 지출
2) 필요 지출
3) 욕망 지출
 
ㆍ누구도 소비자 입장에서 현명한 소비를 제안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ㆍ현명한 소비는 불필요한 돈을 안 쓰는 일이라는 사실을 명심해라. 
 
ㆍ정리가 먼저이고, 정돈이다. 
1) 정리는 물건을 필요에 따라 구별하는 걸 말한다. 필요한 물건과 불필요한 물건을 구분해서 불필요한 건 버려야 한다. 버릴 물건을 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물건을 최근에 사용한 적이 있는가?' 또 하나는 '이 물건이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하는가?'이다. 이 두 가지 질문을 하면, 버려야 할 것과 남겨야 할 것이 구분된다. 아니다 싶은 건 바로 버리면 된다. 이렇게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고, 남은 물건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로 정리다. 
2) 정돈은 각 물건에 최적의 위치를 찾아주는 물건 제자리 찾기를 말한다. 네가 눈으로 보기 편하도록 물건의 위치를 잡아야 한다. 네가 얼마나 공간을 잘 사용하는지, 공간 감각이 필요한 일이다. 한 번 정돈했다고 끝이 아니다. 정돈의 핵심은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계속하는 데에 있다. 지속이다. 
 
ㆍ쓸 것이 아니면 사지 말아야 하고, 샀다면 물건의 본질이 느껴질 때까지 써야 한다. 이것이 소비 감각이고, 바로 경제 감각이다. 
 
 세금
1) 세금을 내는 주체에 따라 직접세와 간접세로 구분된다. 
2) 부과하는 주체에 따라서 국세와 지방세로 구분된다. 
3) 부과하는 목적에 따라 보통세와 목적세로 구분된다. 
4) 세원에 따라 소득세와 소비세, 재산세로 구분된다. 
 
ㆍ우리가 알아야 하는 세금은 소득세와 소비세, 재산세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소득세이다. 보통 세금의 30% 수준을 차지한다. 돈을 번 만큼 일정 세율로 세금을 내는 것으로 개인의 연간 소득을 합산하여 과세하는 종합소득 과세이다. 
 
ㆍ세금의 구조를 잘 아는 사람이 부자이고, 세금은 머리 아프다고 피하는 사람이 서민이다. 
 
ㆍ서태지와 아이들
1) 이주노: 예술 노동자
2) 서태지: 예술 자본가
3) 양현석: 예술 사업가
 
ㆍ돈의 기능
1) 사물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
2) 상품 교환의 매개채
3) 사유 재산 축적의 대상
 
 
ㆍ돈의 대변혁
 
1. 1694년 잉글랜드 은행의 탄생/ 현대의 화폐 발행 시스템, '현재의 돈'이 탄생
잉글랜드 은행은 최초의 현대적 은행으로, 국가의 채무에 기반을 둔 국가 화폐를 처음 발행했다. 여기에 기반해 현재 세계 국가가 자국의 화폐를 발행하고 있다. 지폐는 초기에 금 보관증에서 시작되었다.
 
2.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미국 달러가 '세계의 돈'이 됨
브레턴우즈 체제는 달러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금 1온스를 35달러로 정하고 각국의 화폐를 달러에 고정한 환율 제도로, 세계 국가의 통화는 이때부터 미국 달러로 환율이 정해졌다. 쉽게 말해 미국의 돈이 세계의 돈, 기축 통화가 되었다는 의미다. 이것이 '금 태환 본위제도'이다. 
 
3. 1971년 8월 15일 닉슨의 달러 금태환 중단/ 미국은 세계의 돈, 화폐 발행권을 가지게 됨
닉슨의 달러 금 태환 중단 선언은 이제부터는 금과 관계없이 자기들 멋대로 세계의 돈을 발행하겠다는 선언이다. 
 
 



3장. 투자편

 
ㆍ경제 공부라는 건 그 자체가 보이지 않는 허상을 실체로 전환하는 과정일 수 있다. 
 
ㆍ세금의 짐으로 인해 이젠 부동산 노후 대책은 힘들어지겠다는 거다. 앞으론 서민들이 부동산이라는 재산을 통해서 노후를 보장받는 인생 이모작을 설계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ㆍ서울 시내에 건물을 가진 건물주가 되어라.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자산은 건물과 땅뿐이다. 
 
ㆍ바둑판에서는 최소 두 집 이상 확보하지 못하면 미생이라 한다. 한 집만 있으면, 그 한 집에 돌을 놓아서 언제든지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살지 못했다'는 의미로 미생이라고 한다. 그리고 두 집 이상을 마련해서 자력으로 살 수 있는 걸 완생이라 한다. 
 
ㆍ단언컨대 집값은 내려가지 않는다. 특히 수두권을 더 그렇다. 
 
ㆍ근로 소득이나 소상인의 장사로는 더 이상 가족을 지킬 수 없다. 지속적으로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 
 
ㆍ금
1) 가치가 절대 변하지 않는다. 
2) 지속해서 상승한다. 
3)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경제성이 뛰어나다. 
 
ㆍ손쉽게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을 노다지라고 한다. 금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금을 노다지라고 했던 유리는 No Touch 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내 것이니, 절대 손대지 말라는 말을 노다지로 잘못 알아듣고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ㆍ사람의 의식이라는 것은 실체가 없다.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정신의 영역이다. 
 
ㆍ한국인의 마음에는 선비가 있고, (학자)
ㆍ일본인의 마음에는 사무라이가 있고, (기술자)

ㆍ중국인의 마음에는 비단 장수 왕서방이 있다. (장수꾼)
 
ㆍ한국인의 손맛: 무치다, 비비다, 주무르다, 버무리다. 
  ㆍ일본인의 칼맛: 스시, 장신정신, 기술의 내공
ㆍ중국인의 불맛: 집에서 식사하기보다 공동으로 먹거나 객잔이라는 식당에서 식사한다. 화력을 갖추고 제대로 불맛을
 
 동남아 부의 70%는 화교가 차지하고 있다. 화교 장사의 핵심은 한마디로 '겉멋 부리지 않고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서 세 가지의 방법이 있다. 1) 최첨단 기술보다 바닥에서 직접 경험한다.  2) 세련된 화술 대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3) 시작은 촌스럽고 전근대적이지만, 순간 강력한 힘으로 퀀텀 점프한다. 퀀텀 점프가 가능한 건 치명상을 입지 않는 작은 실패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4장. 인생편

 
ㆍ진정한 고수는 두 가지 음식을 먹어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눈물 젖은 빵, 그리고 눈물 담긴 샴페인이다.
 
ㆍ욕구는 결핍의 산물이다. 즉 사람의 모든 욕구는 그 사람의 결핍을 말한다. 
 
ㆍ결혼은 경제적 계약이다. 
 
ㆍ'남자의 자격'은 밥벌이 잘하고, 밥 잘 먹고, 먹은 만큼 밥값 한는 일에 있다. 
밥을 잘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것은 하루에 써야 할 몸의 에너지를 그날에 다 쏟아낸 사람만의 특권이다.
 
세상의 모든 일을 해보지 않고 그 일의 원리를 알 수가 없다. 사실은 모든 일은 막상 해보면 못할 것도 없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본 자질은 타고난다. 
 
ㆍ변화시키는 세 가지 방법
1) 시간을 달리 쓰는 것
2) 사는 곳을 바꾸는 것
3)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5장. 돈 공부편

 
ㆍ누군가에게 거대한 배를 만들게 하려면, 먼저 그에게 거대한 대양에 나아가려는 열망을 심어줘야 한다. 
 
ㆍ<지구의 정복자>, 에드워드 윌슨 - 인류의 행운
1) 인류는 육지에 살았다. 육지였기에 불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다. 
2) 인류는 지구에서 제법 큰 몸집을 가졌다. 곤충처럼 작다면 사회적 진화의 폭발력이 떨어졌다. 
3) 인류에게는 손이 있었다. 사물을 쥐고 조작하도록 진화한 손가락이 달렸다. 
4) 고기를 섭취하게 되었다는 행운이다. 식단의 변화는 단백질 공급으로 인간의 뇌의 발달을 가져왔다.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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