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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휴먼이 온다 / 이종관

by mubnoos 2023. 7. 21.

 

 

 

 

머리말

ㆍ인간의 삶은 도구 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 인간이 지금처럼 도구를 가지고 미래의 기대를 현재에서 실현하며 사는 존재인 한, 인간과 도구의 관계는 우연적인 것이 아니라 필연적인 것이다. 

 

ㆍ미래는 예측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비전의 영역이다. 





Ⅰ. 트랜스휴머니즘과 새로운 인간 존재론


1. 들어가면서

ㆍ디지털은 하나의 거대한 존재론적 트렌드가 되어 역사의 단계를 디지털 컨버전스의 과정으로 진입시키고 있다. 

 

ㆍ디지털스페이스는 모든 존재자들의 디지털화와 광속에 가까운 연결로 인해 거리와 시간이 증발해버린 공간이다. 이 공간은 연장이 부재하는 곳이다.

 

ㆍ인간의 실존이 모순이 혼재하는 디지털 공간에 대해 끊임없이 접속을 유지함으로써 영위되는 것이라면, 이런 인간의 존재 방식은 현실을 혼합현실로 겪는 것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혼합현실에서의 실존 방식이란 자아의 정체성은 물론 타자와의 소통관계나 그로 인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까지 유발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들은 인간의 미래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자화상을 그리도록 한다. 첨단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 위에서 기술에 의한 새로운 인간의 탄생 곧 트랜스휴먼 내지 포스트휴먼을 실현하려는 테크노퓨처리즘이 그것이다. 테크노퓨처리즘은 문자 그대로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첨단기술의 내적 논리를 이해하여 그로부터 미래를 구축하려는 입장이다. 이러한 테크토퓨처리즘이 인간의 실존 방식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만들어진 미래 이념이 바로 '트랜스휴머니즘'이다. 



2. 트랜스휴머니즘의 숨은 이념

ㆍ트랜스휴머니즘은 자연으로서의 인간이 지닌 불완전한 부분을 찾아 내어 그것을 인공장기나 인공지능으로 대체함으로써 완전성을 향해 개조된 새로운 존재 즉 포스트휴먼을 생산하겠다는 비전이다. 이렇게 기술적으로 완전히 개조되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성능이 증강된 포스트휴먼에게는 죽음이라는 운명도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3. 뇌과학과 물리적 환원주의의 아이러니

 



4. 죽음을 초월한 포스트휴먼?

ㆍ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을 물리적으로 조작하여 고성능의 인간으로 개조할 수 있다는 우생학적 인간관을 숨기고 있다. 

 

ㆍ미래의 컴퓨터는 이식을 통해 인간의 몸과 하나가 되면서 인간 내부에 침투할 것이다. 이것은 인간보다 지능적인 컴퓨터가 오히려 인간을 컴퓨터의 일부로 흡수하고, 결국 인간을 포스트휴먼으로 변신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ㆍ포스트휴먼은 더 이상 인간이 몸으로 사는 실재현실에서 살지 않고, 멀티미디어의 현란한 이미지가 넘쳐흐르며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의해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가상현실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ㆍ인간은 이 세계에서 다만 일시적으로 지능을 이끌어간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는 진화의 지평에서 우리의 후계자를 이미 보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실리콘 지능, 즉 컴퓨터다. 



5. 트랜스휴머니즘과 인공생명 기술

호모사피엔스는 지구상 최초로 진화와 한계의 의식을 가진 종이며, 인간은 종국적으로 이들 제한을 넘어서 진화된 인간, 즉 트랜스휴먼과 포스트휴먼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 과정은 영쟝류에서 인간으로 진화한 과정과는 달리 애벌레에서 나비가 되듯 빠른 과정이 될 것이다. 미래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는 인간을 전혀 닮지 않을 것이며, 탄소기반 유기체는 기타 과잉 유기체와 혼합될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휴먼은 탄소기반 시스템이 아니라 우주여행과 같은 상이한 환경에 더 유리한 실리콘 및 기타 플래폼에 유지할 것이다.

 

ㆍ인공생명 개발자에게 생명이란?

1. 성장

2. 증식

3. 자기유지

4. 자율적 조절과 환경에의 적응

5. 영양분과 에너지 필요

 

ㆍ생화학자들에게 생명이란?

1. 생명은 세포로 되어 있다. 

2. 생명은 수용액에서 일어나는 탄소 염기의 화학작용에 기초하고 있다. 

3. 거대하고 복잡한 부자 DNA가 세포 활동을 통제하고 또한 후손에게 전달되는 유전인자를 담은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 

 

ㆍ생명의 일반적 정의

1. 생명은 진화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2. 생명은 형태와 기능을 지배하며 복제되고 전달되는 정보이다. 

3. 생명은 자기조직화의 몇 가지 일반 법칙을 활동 중에 드러낸다.

 

 

ㆍ탁월하게 진화의 특성을 구현하는 실리콘 기반 디지털 생명을 진정한 생명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6. 휴머니즘, 네오휴머니즘, 탈존적 인간

ㆍ도구는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할 뿐 그 스스로 그것을 사용하는 능력이 없는 반면, 생명체의 각 기관은 역할과 기능에 있어서 생명체의 활동 그 자체이며 기관의 기능을 생명체의 활동능력으로부터 분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ㆍ인간에 대한 근대적 표상에 따르면 인간은 세계를 가공함으로써 대상의 영역으로서의 세계에 관계하는 주체이다. 그렇게 발생하는 각각의 세계의 변화는 다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7. 미래 없는 미래 전망 - 트랜스휴머니즘에서 보는 인간의 미래

ㆍ인간은 어떤 방향으로 갈 때, 그 방향으로 가면 자신에게 늘 과제로 다가오는 자신의 존재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그 방향으로 자신의 존재를 실현해 나아간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발견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그의 존재가 실현되어 있는 현재는 아직 현재 실현되지 않은 어떤 가능성과의 관계에서만 실현되다는 점이다. 

 





Ⅱ. 현상학에 비춰본 미래 기술 / 아이패드, 가상현실, 3DTV, 웨어러블 컴퓨터


1. 아이패드,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

ㆍ하이데거는 인간을 실존하는 존재자라고 부른다. 여기서 실존이란 다른 존재자, 예컨대 물체 혹은 생명체와 같이 그냥 존재하거나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미래의 사실을 미리 자신의 현재 삶에 개입시키며 항상 무엇인가를 해내가는 존재자라는 뜻이다. 그런데 인간이 항상 무엇인가를 해나가는 존재라 해도 아무것도 없이 그것을 해나갈수는 없다. 따라서 인간에게 모든 것은 우선 도구로서 다가와 도구로서 사용된다. 인간은 도구가 없을 때는 심지어 자신의 몸마저 도구화하여 그것을 사용하며 살아간다. 아니 바꾸어 말하면 인간은 자신의 몸을 최초의 도구로 만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항상 도구를 사용하며 이뤄지는 인간의 실존 상황에서 도구는 그것에 의탁해 펼쳐지는 인간의 실존에 거리 없이 밀착해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눈에 띄지 않는 방식으로 있다는 것이다. 

 

ㆍ아이패드의 특성은 사라지는 데 있다. 

 



2. 가상현실과 인간의 지각

ㆍ최근 실용적 사용 범위가 급속히 확장되고 있는 가상현실은 여러 가지 정보공학적 기술을 동원하여 인공적으로 가상의 지각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가상현실 기술은 지각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ㆍ가상현실의 핵심 구성요소는 1) 몰입, 2) 상호작용, 3) 정보강도 로 요약된다. 

1) 몰입: 가상현실의 사용자로 하여금 그가 실제로 위치해 있는 곳과 다른 장소에 있는 듯 느끼도록 사용자의 감각을 실재로부터 고립시키는 장치에 의해서 가능해진다.

2) 상호작용: 사용자의 신체 위치와 시야가 변화하는 속도에 상응하여 장면의 구도를 순간적으로 변화시키는 컴퓨터의 능력에 의존한다. 

3) 정보의 강도: 어느 정도의 지적 행동을 보여주는 원격 현전과 인공적 실체와 같은 특별한 질을 제공할 수 있다. 정보는 지속적으로 갱신됨으로써 몰입과 상호작용을 지원하는데, 이렇게 정보를 끊임없이 갱신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필수적이다. 

 

ㆍ가상현실은 네 가지 핵심기술

1) 디스플레이

2) 그래픽 렌더링

3) 트래킹

4) 데이터 베이스

을 통해 가상의 환경에 참여시키며, 또 그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끊임없이 강도 높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로서, 사용자에게 실재 환경을 지각하는 듯한 체험을 불러일으킨다.

 



3. 가상현실의 윤리학

ㆍ가상현실의 형이상학적 구조가 탈물질화, 다수성, 자유변환, 조작 그리고 체험자의 몰입을 유발하는 것인 한, 이것은 자아의 정체성과 그에 기초한 기존 윤리학의 붕괴를 초래한다. 

 



4. 3DTV가 실패한 이유

ㆍ3DTV의 기본구상은 이러하다. 우리가 사물을 양쪽 눈으로 다르게 인식하듯 하나의 대상을 일정 거리를 두고, 왼쪽과  오른쪽에 배치된 두 개의 카메라로 촬영하면, 마치 왼쪽 눈으로만 보는 듯한 상과 오른쪽 눈으로만 보는 듯한 상을 동일한 대상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이 두 개의 상을 이제 각각 시청자의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만 보이도록 TV 화면에 표현할 수 있다면, 우리의 눈은 평면화면에서도 실재 세계의 경우처럼 양논에 서로 차이가 나는 시각적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 차이는 결국 뇌에 의해 깊이 인식될 것이다. 

 

ㆍ사물을 볼 떄 우리 눈에서 '초점조절, 수렴(눈모음), 축동(동공 크기의 축소)이라는 세 가지 작용이 일어난다. 

 



5. 웨어러블 컴퓨터가 놓친 것 - 구글 글래스의 한계

ㆍ눈이 인간의 살아있는 눈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글래스를 벗어던지든지, 아니면 자신의 눈이 보이기를 포기하고 멍청한 렌즈가 되어 그냥 앞에서 뜨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입력받아야 한다. 물론 그 눈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눈앞에 뜨는 정보를 이미 적극적으로 그 삶의 의미로 추구한다면, 오로지 그런 한에서는 구글 글래스도 그의 눈을 도와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그럴 때뿐이다. 구글 글래스가 상시 착용하는 범용디바이스로 쓰일 경우 눈은 그것이 발휘하는 표현적이고 적극적인 시선에 방해를 받아 불편함과 괴로움을 피할 수 없을 것이고, 결국 구글 글래스에 예속되어 글래스가 띄워주는 정보만을 따라다니는 렌즈가 될 것이다. 멍청한 눈, 무언가를 자신의 삶에 의미 있는 것으로 밝혀내려는 눈빛이 없는 눈은 살아 있는 몸의 눈이 아니다. 결국 사람의 눈이 아니다. 따라서 구글 글래스의 미래는 다음과 같이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아이폰처럼 엄청난 수요를 창출하는 범용디바이스와 같은 성공을 기약할 수 없다. 




Ⅲ. 디지털 경제의 존재론


1. 제4차 경제혁명



2. 디지털 경제의 철학적 이해

ㆍ디지털네트워크는 곧 '비트'와 '네트'라는 두 가지 특징을 핵심으로 한다. 

 

ㆍ지식, 화폐, 기호라는 탈실체적 존재들은 현재 디지털 공간으로 이주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시장이야말로 그 이주를 주도하는 힘이라는 것 역시 틀림없는 사실이다. 



3. 디지털 경제의 희망 찾기

ㆍ블록체인은 탁월한 신뢰성을 발휘한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에 대한 최종 인증이 중앙집중적 관리시스템에 의해서가 아니라, P2P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는 노드들 가운데 일정 숫자 이상의 노드가 합의를 하면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만든 합의 시스템이다. 

 




Ⅳ. 협력과 융화의 과학기술을 위하여


1. 위기에 처한 과학기술



2. 융합이란 무엇인가



3. ‘융합’을 넘어 ‘융화’로



4. 인간의 미래를 여는 연구들

ㆍ무엇을 연구할 것인가?

1. 중앙에서 지역으로, 집중에서 분산으로

2. 24시간 근무로부터 벗어난 창조적 공동 공간의 조성

3. 상호창조적 도시의 건설

4. 기술, 디자인, 건축, 철학을 결합시킨 도시디자인의 구현

5. 인간의 대체가 아닌 인간과 협력하는 과학기술

 



보론: 4차 산업혁명과 인간의 미래


1.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

ㆍ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은 20세기 후반부터 출현한 정보화 기술 즉 IT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IT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을 위해 발전한 정보통신기술 곧 ICT의 단계를 이미 넘어섰다는 점이다. IT는 이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물에 스며들어 만물의 소통과 조작을 실현시키는 사물 인터넷 IoT로 발전하고 있고, 나아가 IoE라고 부르는 만물인터넷 단계에까지 진입하고 있다.



2. 사회적 창의성을 위하여



3. 독일 4차 산업혁명에서 배우기

ㆍ사회적 시장경제의 원리는 사회적 균형, 복지, 좋은 삶을 광범위한 국민이 누리는 것이다. 경제는 사회적 문제를 고려하는 한에서 모두에게 기여한다. 복지와 사회적 평화는 소비수요, 기업투자, 기술의 발전이 번영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한다. 

 



4. 미래를 위한 준비

1. 완전자동화를 목표로 한 인공지능의 개발 방향을 적응형 자동화 개념으로 전환한다.

2.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인간의 사회적 기여를 평가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3.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통합 조정하는 부처를 설치한다.

4. 4차 산업혁명은 기술 혁명이 아닌 인간과 사회를 위한 진화로 추진되어야 한다. 

5. 사회구성원들 간의 동반자 관계를 굳히는 학교/직장 문화를 조성한다. 

6. 사회적 자본의 확충을 해치는 경쟁 및 서열화 기제를 과감히 철폐한다. 

7. 협력적 창의성을 증진하는 교육 혁신을 이룬다. 

8. 민주시민 교육과 평생직업교육을 시민의 권리로 법제화한다. 

9. 시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플랫폼으로 4차 산업혁명의 방향을 설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