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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 / 다우베 드라이스마

by mubnoos 2021. 1. 24.

윌리엄 제임스
기억이 시간감감의 핵심을 차지한다.
심리적으로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우리의 기억을 반주 삼어 우리 내부의 시계에 맞춰 똑딱거리며 사라져간다. 시간의 길이와 속도는 기억속에서 만들어진다. 인생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은 느낌은 시간에 대한 온갖 환성들 중 일부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일어나는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행동이 느려지면서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생체기셰의 속도가 이 과정에서 영향을 미친다. 젊은이의 생체시계는 대개 노인의 생체시계보다 빨리 움직인다. 카렐처럼 생리적 시계의 속도로 사람의 나이를 표현한다면, 젊은 시절은 길고 노년기는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하루가 길게 느껴지지만 나이를 먹으면 하루가 무서울 정도로 짧게 느껴진다.

 

 

파노라마 기억_ 충격과 경악을 처음 경험하는 순간 대량의 아드레날린이 방출된다. 뇌는 극단적으로 활성화되며, 여러 가지 생각과 반응들이 빠른 속도로 연달아 나타난다.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시간이 길게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이 순간이 지나면 스트레스, 통증, 산소부족 등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로 인해 엔도르핀이 생산된다. 그 덕분에 통증이 완화되고, 감각기관이 둔감해지며, 본능적인 공포로 인한 정신적 동요 대신 차분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처럼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과정에서 기억 및 시간인식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 해마, 편도체, 그리고 측두엽의 다른 부분들에 있는 뉴런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면서 일련의 이미지들이 아무렇게나 조합되어 의식 속에 매우 빠른 속도로 나타나게 된다.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은 나타나지 않는다. 아니, 이 이미지들을 지켜보는 사람이 망연자실한 상태이거나 완전히 행복감에 도취해서 모든 것을 온화하고 고요하게 바라본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런 이미지들을 보면서 마침내 의식을 잃는다. 의식을 잃지 않는 경우에는 통증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이 이미지들은 사라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