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제임스
기억이 시간감감의 핵심을 차지한다.
심리적으로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은 우리의 기억을 반주 삼어 우리 내부의 시계에 맞춰 똑딱거리며 사라져간다. 시간의 길이와 속도는 기억속에서 만들어진다. 인생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 같은 느낌은 시간에 대한 온갖 환성들 중 일부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일어나는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나이를 먹을수록 행동이 느려지면서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 생체기셰의 속도가 이 과정에서 영향을 미친다. 젊은이의 생체시계는 대개 노인의 생체시계보다 빨리 움직인다. 카렐처럼 생리적 시계의 속도로 사람의 나이를 표현한다면, 젊은 시절은 길고 노년기는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렸을 때는 하루가 길게 느껴지지만 나이를 먹으면 하루가 무서울 정도로 짧게 느껴진다.
파노라마 기억_ 충격과 경악을 처음 경험하는 순간 대량의 아드레날린이 방출된다. 뇌는 극단적으로 활성화되며, 여러 가지 생각과 반응들이 빠른 속도로 연달아 나타난다. 그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시간이 길게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 이 순간이 지나면 스트레스, 통증, 산소부족 등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로 인해 엔도르핀이 생산된다. 그 덕분에 통증이 완화되고, 감각기관이 둔감해지며, 본능적인 공포로 인한 정신적 동요 대신 차분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처럼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과정에서 기억 및 시간인식과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 해마, 편도체, 그리고 측두엽의 다른 부분들에 있는 뉴런들이 자발적으로 활동하면서 일련의 이미지들이 아무렇게나 조합되어 의식 속에 매우 빠른 속도로 나타나게 된다.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은 나타나지 않는다. 아니, 이 이미지들을 지켜보는 사람이 망연자실한 상태이거나 완전히 행복감에 도취해서 모든 것을 온화하고 고요하게 바라본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런 이미지들을 보면서 마침내 의식을 잃는다. 의식을 잃지 않는 경우에는 통증이 다시 느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이 이미지들은 사라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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