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자연이 무작위적으로 발행한 복권에서 벗어나 한 사람의 자질과 재능을 인간의 의지로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우리의 공감 능력과 포용성도 사라질까? 이 모든 조건들이 유전자 시장에서 돈을 주고 구매하는 상품이 된다면(아마 결국에 그렇게 되겠지만), 사회 불평등이 심해지다가 결국엔 인류에 영원히 새겨지게 될까?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그 결정을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겨야 할까, 아니면 사회가 어느 정도 개입해야 할까? 아무래도 우리는 규칙을 정해야 하지 싶다.
1부 생명의 기원
ㆍ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목표는 30억 인간 DNA 염기쌍의 서열을 알아내고 이 염기쌍이 코딩하는 2만 여개의 유전자 지도를 그리는 것이었다.
ㆍ인간 유전자를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쓸 수도 있으려면, DNA에 코딩된 지시 사항을 실행하는 보다 덜 유명한 분자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RNA는 DNA와 비슷하지만 당-인산 뼈대에 산소 원자가 하나 더 들러 붙어 있으며, 네 종류의 염기 중 하나가 다른 물질로 되어 있다. 실무를 당당하는 것은 RNA다. RNA는 집에 들어앉아 정보를 돌보는 대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실제로 물질을 생산하는 일을 담당하는데, 여기에는 단백질로 포함된다.
2부 크리스퍼의 발견
ㆍ과학자가 자연을 연구하는 것은 그것이 유용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서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학자가 희열을 느끼는 것은 자연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 앙리 푸앵카레
ㆍ효소는 단백질의 한 종류다. 효소의 주요 기능은 박테리아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살아 있는 유기체의 세포에서 화학반응을 점화하는 촉매로서의 역할이다. 효소가 촉매하는 생화학 반응은 5000가지가 넘는데, 여기에는 소화계에서 녹말과 단백질의 분해, 근육수축, 세포 간 신호 전달, 신진대사 조절, 그리고 DNA와 RNA를 잘라 이어 붙이는 작업이 포함된다.
ㆍ2008년까지 과학자들은 박테리아 DNA에서 크리스퍼 옆에 붙어 있는 유전자가 코딩한 소수의 효소들을 발견해냈다. 이 크리스퍼 연관 효소인 Cas 덕분에 크리스퍼 시스템은 박테리아르르 공격한 바이러스의 기억을 새롭게 잘라 붙일 수 있다. 또한 Cas는 크리스퍼 RNA (crRNA)로 알려진 짧은 RNA 조각을 만드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RNA 파편은 가위 역할을 하는 효소를 바이러스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잘라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영리한 박테리아가 적응력 있는 후천성 면역 체계를 만드는 방식이다.
ㆍ언젠가 스티브 잡스에게 자신이 만든 제품 중 최고로 꼽는 게 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그가 매킨토시나 아이폰이라고 대답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계속해서 그런 제품을 만들어내는 팀을 꾸리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ㆍ예상치 못한 것에 대비하라. - 루이 파스퇴르
ㆍ크리스퍼-Cas9 시스템이 tracrRNA, crRNA, Cas9 효소, 이렇게 세 가지 구성 요소만을 가지고 바이러스를 막아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바이러스 정보가 담긴 긴 RNA 가닥을 tracrRNA가 잘게 잘라 crRNA로 만들면, crRNA는 이 바이러스의 특정 염기 서열을 표적으로 삼아 그곳까지 Cas9을 안내한다.
3부 유전자 편집
ㆍ목표는 세포 내에서 결함이 있는 DNA 자체를 편집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유전자 편집 기술이 시작되었다.
ㆍ유전자 편집 기술을 발명하기 위해서는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1. 먼저 DNA의 양 가닥을 절단할 수 있는 효소를 찾을 것.
2. 다음은 잘라내고자 하는 정확한 지점으로 이 효소를 안내하는 수단을 개발할 것.
ㆍDNA나 RNA를 자르는 효소를 '핵산 분해요소'라고 부른다. 유전자 편집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연구자들이 표적으로 지정한 어떤 DNA 염기 서열이든 잘라낼 수 있는 핵산 분해효소가 필요하다.
ㆍ전설의 생물학자 탈렌은 다른 모든 학생들에게 그랬듯이 장에게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멘토가 되어주었다. 장이 자신을 배신했다고 믿기 전까지는.
크리스퍼-Cas9의 선구자들은 세 개의 경쟁사로 나누어졌다.
1. 노백과 포이는 둘 다 기업에 몸담은 경험이 있으며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이들은 다우느다-처치 그룹과의 협상을 중단하고, 대신 샤르팡티에와 함께 독자적으로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스위스에 기반을 두었으나 이후 미국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로 본사를 옮겼다.
2. 다우드나, 장, 처치를 주축으로 하는 연합 그룹은 2013년 8월 '젠진 Gengin'으로 설립되었다. 그들은 회사명을 '에디타스 메디신'으로 바꾸었다.
3. 에디타스를 떠나 몇 개월이 지나 다우드나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이자 자신의 제자, 2011년 함께 카리부 바이오 사이언스를 설립했던 레이철 하우어비츠와 함께 일하는 게 가장 마음 편하리라는 결론을 내렸다. 마침 카리부에서는 크리스퍼-Cas9의 상용화를 전담할 '인텔리아 테라퓨틱스'라는 자회사를 등록한 터였다.
ㆍ다른 공학 분야와는 달리 실험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생물학에서는 '일반적인 기술을 가진 자' 또는 '성공의 합리적인 가능성'과 같은 묵구가 적용하기가 모호하다. 살아 있는 세포의 내부를 건드릴 때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니 말이다.
ㆍ이 모든 특허 전쟁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다우드나와 장이 법정에서 싸우는 대신 서로 협상했다면 어땠을까? 다우드나의 사업 파트너 앤디 메이는 그 편이 더 나았을 거라고 본다. '어떤 식으로든 함께 했다면 저 모든 법적 싸움에 들어간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실제로 이 싸움은 감정과 분노로 인해 불필요한 수준으로 장기화되었다.
ㆍ'역마차를 다 털 때까지는 수익 배분 문제로 싸우지 말 것.'
4부 크리스퍼의 활용
ㆍ크리스퍼는 생명을 구하는 일에 활용될 수 있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환자 한 명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이 초기에만 최소 100만 달러에 이른다. 크리스퍼의 가능성이 곧 의료 시스템을 파산시킬 잠재력과 맞물리는 셈이다.
5부 공공 과학자
ㆍ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수술의 가능성은 실제로 민주적인 정치 이론과 실천의 중심 요소인 '기회의 평등'이라는 약속을 의심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ㆍ"후손의 유전자 구성을 바꾸는 목적이 아닐 때에만 허용한다."
6부 크리스퍼 아기
ㆍ'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에이즈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 편집 아이가 태어나다.' 허젠쿠이
ㆍ허젠쿠이에게 유죄가 선고되다. 불법 의료 행위의 혐의를 인정했으므로 판결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허젠쿠이는 3년 징역형에 43만 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이후 평생 생식과학 관련 분야에서 일할 수 없게 되었다. '개인의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관련 국가 규정을 고의로 위반했으며 연구와 의료 윤리의 마지노선을 넘었다'는 죄목이었다.
7부 도덕적 문제
ㆍ체세포 편집은 괜찮지만 유전되는 생식세포 편집은 안 된다. 치료는 좋은 것이지만 향상은 나쁜 것이다.
ㆍ결정은 누가 내려야 하는가?
8부 전선에서 날아온 특보
9부 코로나바이러스
ㆍPCR은 게놈 DNA에서 원하는 구간을 증폭하는 기술이다. 이론적으로 PCR은 하나의 DNA분자에서 시작해 한나절 안에 동일 분자 100억 개를 생성할 수 있다.
ㆍ백신은 인간의 면역계를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1) 전통적인 접근법은 약화되고 안전한 버전의 바이러스를 주입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진짜와 거의 유사하기 때문에 면역계의 선행 학습을 위한 좋은 선생이 된다. 몸은 이 약체를 본보기로 항체를 만들어 대응하며, 이렇게 생긴 면역은 평생 지속되기도 한다.
2) 또 다른 전통 방식은 바이러스 표면에 붙은 단백질과 같은 바이러스의 일부를 분리해 주사하는 '아단위 백신'이다. 그러면 면역계는 이것을 잘 기억했다가 바이러스 본체와 맞닥드렸을 때 빠르고 강격하게 대응한다.
3) 코로나로 인해 전통적인 백신들이 유전자 백신으로 대체되었다. 불활성화된 바이러스, 살아 있지만 약화된 형태의 바이러스, 또는 위험한 바이러스의 일부를 주입하는 대신, 이 새로운 형태의 백신은 인간 세포가 자체적으로 바이러스의 구성 요소를 생산하게끔 유도하는 유전자 혹은 유전자 코드의 일부를 주입해 환자의 면역계를 자극한다.
ㆍ유전자 편집 기술은 박테리아가 RNA를 사용해 효소로 하여금 위험함 바이러스를 절단하는 방법을 이해하면서 시작되었다. 위대한 발명이란 기초과학에 대한 이해에서 온다. 이런 게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ㆍ"크리스퍼는 바이러스 감염 문제를 처리하는 진화의 놀라운 방식입니다. 우리는 이번 펜데믹으로 그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ㆍ생명의 진화가 수백만 세기에 걸쳐 '자연스럽게' 일어난 끝에, 우리 인간에겐 이제 생명의 코드를 해킹해 우리 자신의 유전자 미래를 설계할 능력이 생겼다.
ㆍ진화는 변덕스럽다. 그래서 진화는 느린 과정일 때 가장 잘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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